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긴박했던 7월 31일 -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한 데포르티보

2013.08.03 17:41 조회 2,305 추천 3

 2013년 7월 31일, 틀림없이 데포르티보 구단 역사 상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승격한 지 1년 만에 강등이라는 큰 시련을 겪었음에도 부족했는지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해 세군다 B(3부 리그)로 강제 강등당할 위기에 놓였었기 때문이였다. 데드 라인이였던 8월 1일까지 클럽 운영진, 은행 그리고 선수들 간의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데포르는 세군다 B로 강제 강등 수속을 밟게 될 예정이였고 이는 데포르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왜냐면 3부 리그 행은 단순한 강등이 아니라 데포르의 존폐 여부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였다.   

 

 팬들은 해결책이 1초라도 빨리 나오길 기다렸고, 선수들은 오랫동안 미납된 주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선 경기에 불참하는 강경책을 펼쳤다. 선수들의 이런 행동은 상당히 이례적이였는데 그만큼 그들의 인내심 역시 한계에 다달랐다는 뜻이였다. 한편 구단 운영진과 투자자, 마누엘 파블로와 아란수비아 같은 데포르의 베테랑 선수들, AFE(스페인 축구 선수 협회) 측은 몇 일 동안에 걸쳐 피말리는 협상을 펼쳤다. 7월의 마지막은 끔직했다. 긴장과 우려가 라 코루냐 전체를 감돌았고 데포르 팬들에게는 손에 꼽을 정도로 최악의 순간이였다. 과거 알바세테나 레알 오비에도처럼 되지 않기를 바라며 단지 기도만 할 수 있을 뿐이였다. 데드 라인까지 2시간 정도를 남겨두고 타협점을 찾아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헤피 엔딩이라고 하기엔 아이러니하다. 이번 사건은 축구 내외적으로 데포르를 혼란에 휩싸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위기의 발단은 선수들의 미지급된 주급때문이였다. 스페인 축구계에서는 이런 일이 빈번한 일이라 알려져 있다. 데포르 역시 내리막길을 걸어온 후부터는 이적료 미지급은 물론이요 선수들의 주급 미지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번 시즌은 11/12 시즌 강등으로 인해 수입이 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그로인해 12/13 시즌 중엔 선수들이 주급을 거의 지급받지 못했다. 올해 초 잠시 데포르티보 감독을 맡았던 도밍게스 파시엔시아는 사임한 후 있었던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9월(시즌 시작)부터 주급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프로 선수기에 돈은 중요한 문제다. 선수들의 사기는 바닥을 쳤고 팀을 추스리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2월 말 당시 인터뷰였고 이는 시즌 내내 거의 주급을 받지 못했다는 말이다. 게다가 강등이라는 악재가 데포르를 한 번 더 덮쳤고 정신적 지주였던 발레론마져 은퇴가 아닌 라스 팔마스로 떠나갔다. 선수단 분위기는 뒤숭숭할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 볼 때, 이번 사건은 최악으로 치닫을 수 밖에 없었던 조건들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

 

539004_621967381168788_378730936_n.jpg

▲ 회의장으로 향하는 아란수비아와 마누엘 파블로

 

 라 코루냐 중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데포르티보의 미래가 결정될 터였다. 협상은 마지막 한 순간 고비를 맞이했다. 담당 판사였던 라파엘 가르시아가 1100만 유로 중 600만 유로(1월 이후의 주급)만 우선적으로 지불하고 나머지 500만 유로(12년 9월~12월)는 500만 유로 중 70%의 액수만 향 후 10년 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조율했다. 그러나 현재 선수단에 있는 일부 선수를 비롯 과거 데포르에 몸 담았던 선수들이 주급을 한꺼번에 받길 원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조율된 의견을 거부했던 선수들은 단순한 보증은 원하지 않았다. 클럽의 재정 상태를 볼 때 보증은 결코 미지급된 주급을 받기에는 전혀 효력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들로썬 보증은 단지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을 것이다. 선수들이 투자자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 한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는 이름과 소속을 밝히지 않았는데 어쨌든 이 구세주로 인해 선수들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개인적으로는 ZARA의 CEO인 아만시오 오르테가 혹은 에이전트 계의 큰 손 호르헤 멘데스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상당한 재력가로써 그 시작, 즉 ZARA 1호점을 바로 라 코루냐에서 열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랜 데포르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호르헤 멘데스의 경우 마드리드의 호나우두의 에이전트로 유명하다. 그는 렌도이로 구단주와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써 최근 몇 년간 브루노 가마, 피찌, 제 카스트로 등등 재능있는 포르투갈 출신들을 데포르에 공급해왔다. 그가 만약 투자했다면 차기 구단주는 호르헤 멘데스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인다. 

 

970666_621966591168867_523783787_n.jpg

▲ 성난 팬들 중 일부는 렌도이로에게 맥주병을 던지기도 했다.

 

 선수들이 제안을 받아들인 후에, 주주들은 렌도이로가 채무를 갚겠다는 것에 대해 서명을 요구했고 만약 그가 서명을 하지 않을 경우 주주(은행)들은 현금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주주들은 동시에 렌도이로의 퇴임을 요구했다. 데드 라인이 1시간 전이였던 오후 11시, 클럽 운영진들은 채무를 지불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했고 데포르티보는 겨우 3부 리그 강등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채무를 지불하겠다는 계약서 상에 렌도이로의 퇴임 역시 포함되었다는 점이였다. 운영진들은 렌도이로가 2013년 12월까지만 머무르길 바라고 있고 렌도이로 구단주 본인은 2013/2014 시즌이 끝난 후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렌도이로의 퇴임은 이번 시즌을 계기로 데포르티보가 상당히 큰 변화를 겪을 것을 의미한다.

 

954771_621967657835427_927421887_n.jpg

▲ 7월 31일 당일 모인 팬들

 

 어쨌거나 다행히도 데포르티보는 3부 리그 강등 어쩌면 잠정적인 클럽 폐지에서 살아남게 되었다. 그러나 팬들은 일부 선수들의 강경책, 특히 마누엘 파블로에게 화가 나있고 렌도이로 구단주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며 그가 퇴임할 가능성까지 높혔다. 한편으론, 흩어졌던 팬심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아니였나 생각도 해본다. 두 번째 강등으로 인해 팬들이 등을 돌리려는 찰나에 클럽이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으로 인해 말이다. 8월 1일 하루 동안 무려 726명의 팬이 새롭게 쏘시오(연간 회원권)에 등록했을 정도다. 큰 시련이 있으면 좋은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다. 프레-시즌 우려곡절을 겪은 만큼 시즌 안에서 만큼은 좋은 성적을 거둬 다시 라 리가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

비바라리가 - 마누엘파블로님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5

arrow_upward 소소한 베일 소식들 arrow_downward 아 진짜 베일 95m이나 120m은 아닌거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