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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시즌을 통해 본 이스코와 외질의 공존 가능성

온태 2013.07.08 23:00 조회 2,200 추천 8
11/12시즌의 카카&외질 조합은 수비부담때문에 강팀 상대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지만 리가 내에서는 승점쌓기용으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레매 내에서도 78910라인이라 불리며 이 조합이 마드리드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 조합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던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디마리아가 크레이지모드에서 부상당한 직후였는데도 불구하구요.


카카와 외질의 조합은 외질에 비해 좀더 정통 플레이메이커의 모습을 보여줬던 카카를 중앙에 기용함으로써 외질의 플레이메이킹 부담을 줄이고 찬스메이킹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였습니다. 도비가 나올때보다 앞선에서의 볼 순환이 훨씬 원활하게 이루어졌죠. 여기에 그라네로까지 기용하면서 마드리드에서 볼을 가장 잘 다루는 선수들을 죄다 라인업에 집어넣었고, 이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가패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상대팀은 앞으로 나올수도 뒤로 물러날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며 쉽게 무너지곤 했고, 안정적으로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나간 팀은 그시즌 리가 타이틀을 획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12/13시즌의 모드리치&외질 조합은 대부분의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모드리치의 더딘 적응이 원인이 아닐까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어느정도 적응을 끝낸 시즌 후반기에도 두 선수의 같은 라인에서의 공존은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죠. 카카의 몸상태가 괜찮았다면 모드리치에게 그라네로의 롤을 맡기고 11/12시즌의 전술로 회귀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모두들 아시다시피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일로인 카카덕분에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개인 능력의 차이라고 보기엔 모드리치의 후반기 퍼포먼스가 전시즌 카카보다 확실히 위였고 외질도 후반기엔 폼자체가 나쁜 편은 아니었죠. 이 조합의 특징아닌 특징이라면 외질이 영 힘을 쓰지 못한다는 점인데, 이걸 단순 호흡 문제로 치부하기엔 서로 다른 선에서의 둘의 호흡이 썩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걸립니다.


나름의 결론을 내보자면 스타일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외질은 수비를 떨쳐내는 움직임을 약간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횡적으로만 가져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빌드업에 기여하는 정도가 여타 탑급 공미들에 비해 약간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케디라의 강점이 여기서 나타나는데, 그건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얘기하는 걸로 할게요. 여튼 저런 특징 때문에, 중앙에서 뛰는 것이 최적인 건 맞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측에서 카카와의 조합이 좋았던 이유는 카카가 횡으로의 움직임에 큰 제약이 없는 선수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카카는 비록 활동량이 많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어릴 때 전방위의 모든 위치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고, 밀란 시절에도 넓게 움직이며 공격을 풀어나가던 선수였죠. 체력과 신체능력의 한계 때문에 스위칭까지는 무리였지만, 외질이 우측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탈압박을 시도할 때 외질을 편하게 해주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줬죠. 카카의 1선으로의 침투 성향 역시 외질에게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반면 모드리치는 중앙 미드필더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탓인지 외질이나 카카보다 플레이를 시작하는 위치가 낮은 편입니다. 때문에 빌드업에 기여하는 정도가 셋중에 가장 높아요. 풍부한 활동량에 볼을 갖고 전진하는 능력도 뛰어나지만, 종으로의 움직임에 훨씬 능숙한 선수입니다. 때문에 외질이 중앙으로의 움직임을 시도해도 이를 돕는 움직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거죠. 활동량은 많지만 1선 깊숙히 침투하는 성향을 가진것도 아닙니다. 이렇다보니 외질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최대한 사이드라인 쪽으로 붙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도 압박이 강한 팀을 상대할 때는 별 효과가 없는게, 모드리치가 빌드업에 더 많이 관여하기 위해 내려와서 플레이를 하다보니 외질과의 거리가 더욱 멀어져버립니다. 가뜩이나 지난시즌 우측 풀백은 누가 나와도 공격 기여도가 상당히 아쉬운 수준이었기에 외질의 고립 정도는 더 커졌고, 이런 모습들 때문에 외질의 우측 기용은 해서는 안된다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글이 꽤 길어졌는데 이제서야 이스코 얘기를 좀 하자면 모드리치보다는 11/12 카카에 더 가까운 성향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좌측을 선호하는 선수이긴 해도 횡으로의 움직임이 어색한 선수는 아니고, 1선으로 뛰어들어서 수비에 균열을 만들줄도 아는 선수죠. 게다가 카카보다 체력 수준도 훨씬 좋은 선수고, 볼을 지켜내는 것뿐만 아니라 볼을 갖고 전진하는 능력도 현 스쿼드에서 최고 수준입니다. 2선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질과의 잦은 스위칭도 기대할 수 있죠.
더구나 카르바할도 합류했고, 아르비 역시 휴식을 부여받을 경우 활약이 나쁘지 않다는걸 후반기에 어느정도 보여줬다고 보기에 지난시즌만큼 외질이 고립되는 경우는 쉽게 나오지 않을거라 봅니다. 외질과의 클래스의 차이는 어느정도 나지만, 외질이 우측에서 충분히 잘한 사례가 있고, 이스코는 그 사례를 충분히 재현할 능력이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단순한 로테이션을 넘어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는게 제 의견이에요. 이스코&외질에 모드리치까지 합세하면 11/12시즌보다 더 좋은 축구를 보여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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