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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와 무리뉴의 사이클

카림 2013.05.10 20:40 조회 2,492 추천 8
무리뉴와 마드리드의 미래에 관해서 많이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데, 저는 무리뉴를 단지 축구적인 면에서만 보려고 합니다. 주관적인 견해이니 많은 분들과 생각이 조금 다를수도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1. 무리뉴의 첫시즌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시즌입니다. 두 차례의 리그 엘클라시코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결국 리그를 내주고,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챔스도 날리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 바르셀로나에 대한 레알 팬들과 무리뉴의 적개심이 극에 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결과적으로 지금 독이 되어 돌아오고 있지만...

3년에 걸쳐 할일을 1년만에 해야한다던 페레즈의 일성과 함께 시작된 갈락티코 2기는 첫시즌에 무관으로 마치며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승청부사 무리뉴를 데려옵니다. 이때 카날레스, 외질, 케디라, 디마리아, 카르발료 등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명성은 아직 최고가 아닌 선수들을 끌어옵니다. 물론 발라노의 입김이 아직 살아있을때지요. 무리뉴는 페예그리니 시절보다 약간 라인을 내리고 전방의 압박을 강화하면서 차츰 수비를 안정화 시킵니다. 많은 선수들이 물갈이 되었지만 점차 팀은 안정화되고 공수전환에 엄청난 향상을 보여주면서, 특히 엄청난 수준의 역습능력을 보여주며 6년 연속 16강에 머무르던 팀을 단숨에 유럽 정상권의 강팀으로 만들어놓습니다. 특히 챔스 조별리그에서 밀란을 압살하던 모습, 16강에서 리옹을 꺾는 모습은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모습이었지요.

당대 최강팀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고전을 거듭하던 무리뉴는 리그 후반기 엘클 4연전을 앞두고 드디어 해답을 찾아냅니다. 바르셀로나에 5연패를 당하고 있던 마드리드는 한번만 더 지게되면 마드리드가 가지고있던 엘클 6연승기록과 타이를 허용하게 되는 상황에서 첫경기에 페페를 전진시켜 메시를 압박하는 트리보테를 꺼내 무승부를 거둡니다. 이때만 해도 무리뉴의 트리보테에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지요. ㅎㅎ 그 이후 이어지는 경기에선 코파 델 레이를 들어올리고 다시 엄청난 찬사를 받습니다. 하지만 챔스 1차전에서 페페의 석연찮은 퇴장으로 결국 석패. 트리보테의 해답을 결국 찾아내지 못한 바르셀로나에게 결국 패하고 리그와 챔스를 모두 내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 모두가 희망에 부풀어 있었죠. 다음 시즌이 무리뉴의 두번째 시즌이라고.

2. 두번째 시즌
약간 불필요한 영입이 아닌가 하는 코엔트랑의 영입 정도로 이적 시장을 큰 변화없이 보냅니다. 수페르코파에서 선수들이 극도로 흥분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지만, 리그에서는 처음부터 승점을 무지막자하게 쌓아나가며 바르셀로나를 압박합니다. 초반 팀에 엄청난 성공을 안겨주던 역습이 점차 상대에게 막혀나가자 무리뉴는 팀에 큰 변화를 줍니다. 라모스를 중앙 수비수로 올리고 그라네로를 알론소의 파트너로 기용하며 라인을 끌어올려 훨씬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합니다. 이 변화는 엄청난 성공을 가져와 전에도 준수하던 경기력이 정말 눈부시게 변해버렸죠. 아마 이때가 무리뉴가 최대의 지지를 받았을 때 일겁니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거의 끝장내버렸고 챔스에서도 순항하고. 단지 이 시스템의 최대 단점은 실점이 도대체 줄지가 않습니다. 상대에게 공격할 기회를 거의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두번의 실수로 매경기 실점을 기록합니다. 
정확히 이 이유때문인지는 몰라도 챔스 4강전을 앞두고 있을 즈음 무리뉴는 다시 변화를 줍니다.  라인을 극도로 내리고 전방에 최대한 선수들을 남겨놓고 공수 간격을 의도적으로 벌려놓습니다, 장기인 역습을 극대화 하기 위한 전술이고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 최적인 전술입니다. 아마 뮌헨의 3미들에 대항하기엔 마드리드의 단단함이 그에 미치지 못할거라는 생각도 있었겠지요.
재앙과도 같은 챔스 4강전이 승부차기로 마무리 되고 마드리드는 리가 우승컵을 또 하나 추가하지만 뭔가 알수없는 불안감이 몰려듭니다. 물론 더 나아질거란 희망은 조금씩 가자고 있지만 전 시즌만은 못한..? 이번엔 라모스가 무사히 우승컵을 가져옵니다. 

3. 세번째 시즌
시즌 초반 마르셀로가 부상으로 아웃되며 마드리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사라집니다. 코엔트랑이 초반에 헤매고 외질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초반부터 승점을 계속 잃어갑니다. 호날두의 슬프다 발언에 그때쯤 들려오던 팀내 불화설. 점차 구체적인 루머가 들려오며 지난 2년간 가다듬은 팀 케미스트리가 깨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언제는 안그랬냐싶지만 점점 더 후방에 쳐지는 알론소에게 늘어나는 비중. 능수능란한 빌드업에 이은 외질의 페너트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손쉬운 득점루트가 더이상 가동되지 않으며 팀의 경기력에 엄청난 기복이 생깁니다. 예전 5-0, 3-1, 1-0으로 끝나던 경기가 5-0, 2-1, 0-1로 끝나는 기분이 듭니다. 카시야스의 부진에 이은 아단의 대체 투입, 또 아단의 부진과 카시야스의 부상이 겹치며 팀은 최악의 위기에 빠져듭니다. 
하지만 신의 한수 로페즈의 영입으로 뒷문이 안정되자 팀은 다시 안정을 되찾지만 롱패스에 의존하는 빌드업은 여전히 계속됩니다. 경기력, 결과 모두 예전 잘나갈때에 미치지 못하지만, 챔스 16강 맨유전에서 나니의 퇴장으로 간신히 승리하고 죽음의 6연전을 무사히 통과하게됩니다. 리그에서 높은 수준의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모든 전력을 챔스에 맞추지만 도르트문트에게 양 측면을 허무하게 내주며 패배. 이어지는 홈경기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추격하지만 결국 탈락. 

무리뉴는 아직 팀에 남아있고 다음 시즌 팀에 남겠다고 말했지만 개인적으로 축구적인 면에서 무리뉴의 마드리드에서의 사이클은 끝났다고 봅니다. 팀의 전권을 부여받았지만 결국 선수단의 장악에 실패했으며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팀의 경기력은 작년 이맘때쯤 정점을 찍고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32살 알론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팀 전술은 한번 읽히면 답이 없으며 팀의 잠재력을 갉아먹고있는 느낌까지 듭니다. 쉽게 흥분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페페, 아르벨로아, 이과인, 디마리아. 물론 너무나 좋은 선수들이고 그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우리에게 주었지만 그 수가 너무 많습니다. 팀을 위해 장기적으로 이들의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라고네스의 스페인과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가 바뀌놓은 세계축구의 흐름이 다시 한번 변하고 있습니다. 점유율의 우세를 실제 경기 결과로 연결해내는 그들의 축구를 강력한 압박과 바이탈존의 효과적인 보호를 동시에 가능하게 한 새로운 흐름이 축구계에 불어오고 있습니다. 무리뉴의 마드리드가 이 흐름에 효과적으로 편승할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봅니다. 특히 지금의 선수구성으로는요. 자신이 공들여 만들어낸 선수단을 다시 리빌딩하는 작업을 해낼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사람 뿐입니다. 몇주후면 아예 없어지겠군요.

알론소의 비중은 점차 줄여나가야 하고 모드리치의 비중을 늘려야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리고 벤제마는 무조건 남겨야한다고 봅니다. 오른쪽 풀백과 윙어 쪽에 보강이 필수적이고 외질의 부재가 현실로 다가온 이번 시즌을 볼때 새로운 공미의 영입도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카카가 나가지 않는다면 어쩔수 없이 한시즌더... 

그동안 무리뉴에게 고마운 일이 너무 많습니다. 노팅엄 포레스트 취급당하던 마드리드를 다시 유럽의 내노라하는 강팀으로 만들어준것도 고맙고, 어린 선수들로 팀의 중심을 잡아준것도 고맙습니다. 바르셀로나에 대한 증오를 공유해준것도 고맙고 바르셀로나의 시대를 끝장내준것도 고맙습니다. 개인적으로 싫었던건 그냥 적지 않겠습니다. 

다음 시즌 팀을 위해 무리뉴가 떠나고 다른 새로운 감독으로 팀을 다시 재조립해야한다고 믿습니다만, 만약 무리뉴가 팀에 남더라도 끝까지 지지합니다. 누가 새로운 감독이 되던 다음시즌엔 리가와 챔스를 시벨레스로 다시 가져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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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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