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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월요일 5시

올 시즌의 카시야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

붐업지주 2013.04.20 22:23 조회 2,567 추천 3
아시다시피 올 시즌 초중반에 라커룸 불화설이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무리뉴 감독과 ‘일부 선수들’ 사이에 문제가 있고, 그 유력한 후보는 카시야스, 라모스라는 얘기였죠.

여러 언론의 반복된 보도, 그 보도에 담긴 정황과 증언들,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해명 부재 등으로 불화가 있었던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페레스의 대응은 한 걸음 나아간 루머 - “무리뉴가 남으면 선수들이 떠난다” - 에 대한 부정, 그리고 분위기 수습용으로 봐야겠지요).

이후 팀이 눈앞의 경기들에 집중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된 상황이지만 ‘무리뉴vs카시야스’ 구도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로페스가 잘해주고 있지만 챔피언스리그 4강, 결승까지 갔는데 카시야스가 벤치에 앉아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운 일이죠. 올 시즌 내에 다시 문제가 될 가능성은 많지 않겠지만 (로페스가 계속 나오겠죠) 지금의 상황이 카시야스의 커리어를 통틀어서도 워낙 중대한 사태라 이에 대한 갑론을박은 언제든 이어질 겁니다.

그렇다면 올 시즌의 카시야스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두 가지 차원을 구분해서 평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1)무리뉴와 불화했다는 점, 그리고 2)여자친구를 통해 언론에 그 사실을 공개했다는 점

많은 분들께서 2)여자친구를 통해 언론에 그 사실을 공개했다는 점 때문에 카시야스를 비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2)번 측면보다는 1)번 측면이 훨씬 평가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야 하며, 결론적으로 올 시즌의 카시야스를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는 ‘사라 사건’은 그다지 크리티컬한 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이미 불화설이 사실상 사실로 받아들여졌고, 사라의 발언은 이를 확인한 것에 불과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레매에서는 많은 분들이 이전의 언론 보도를 날조에 가까운 얘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지만 제가 느끼기에 현지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 발언으로 한바탕 다시 소란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제서야 불화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던 것은 아니라는 거죠.

물론 이후에 카시야스가 사라의 말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좀더 안심이 되었겠지만, 실제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는 립서비스밖에 되지 않았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것일 테니까요.

따라서 더 근본적인 문제는 1)대체 왜 카시야스가 무리뉴와 불화했느냐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우선 카시야스에게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찌됐든 팀에 불화가 있다는 것은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무리뉴의 리더십이 성적 측면에서는 항상 옳은 방향으로 작용해왔으며, 본인의 경기력도 때마침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오로지 한 쪽의 책임만 있는 경우는 많지 않죠. 어떤 과정을 거쳐 카시야스와 무리뉴가 불화하게 됐는지 모르기 때문에 갈등의 책임을 카시야스에게만 묻는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카시야스의 목표도 무리뉴와 같이 팀의 승리였고,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을 텐데 누구의 의견이 더 정당한 것이었느냐는 평가하기 이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감독과 선수 사이에 이견이 있을 때, 감독의 뜻을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카시야스가 바로 그렇게 했다는 겁니다. 무리뉴가 아단을 선발로 기용했을 때 카시야스가 불복했다거나 분위기를 흐렸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로페스가 뛰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죠. 제 생각에는 카시야스가 남은 시즌을 뛰지 못하더라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리지는 않을 것 같은데, 평소의 그를 생각해보면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일지 짐작할 수 있죠. 팀을 위해, 혹은 감독의 권한을 존중하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카시야스를 비판/비난하려면 불화의 원인이 카시야스의 해이함,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으로 밝혀지거나,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팀 분위기를 흐리는 일이 발생하거나, 무리뉴가 레알을 떠나도록 종용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의 일이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무리뉴가 부당한 처분을 한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겠지요.

조금 장황하게 이야기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올 시즌의 카시야스에 대한 공정한 평가는 ‘팀을 생각하면 아쉽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정도가 아닐까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으로선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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