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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월요일 5시

두근거리는 마드리드 더비

아쿠아리스 2012.11.26 18:55 조회 2,431 추천 2
속칭 자판기라고까지 조롱받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제가 리가를 꾸준히 본 이래 이 아틀레티코가 레알에 이긴 걸 본 기억은 없습니다. 아니 이기기는커녕 비기는 것조차도 거의 기억이 안 나는군요. 그만큼 아틀레티코는 레알에게만큼은 정말 약했는데, 사실 전력만 놓고 보면 그렇게까지 일방적으로 질 만큼의 차이는 아닌데 참 신기하더군요. 그만큼 레알이 아틀레티코를 상대할 때는 확실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본연의 플레이를 한다는 얘기로 설명이 가능하겠죠.



현재 바르셀로나는 37점, 아틀레티코는 34점, 레알은 26점으로 간단히 승점만 본다면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의 양강에 레알이 추격하는 형국입니다. 경기력을 보면 이 승점 페이스가 합당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경기력으로는 비기거나 질 경기를 어떻게든 이겨 버리는 경기가 참 많아요. 바로 소위 말하는 꾸역승이죠. 반면 레알은 올 시즌 이 꾸역승을 거두는 경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기는 경기는 확실하게 이기지만, 비기거나 질 것 같은 경기는 정말로 비기거나 져 버리죠. 그 이유야 주전들의 체력저하와 줄부상, 전술적 단조로움, 에이스 호날두의 기복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얘기하면 길어지니 넘어가기로 하고요.



오늘 아틀레티코는 챔스권 라이벌 중 하나인 세비야를 홈으로 불러들여 무려 4대0이란 대승을 했습니다. 아틀레티코는 주중에 유로파를 치렀고, 세비야는 그 전 라운드에서 베티스를 무려 5대1로 대파했던 걸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죠. 전력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양팀인 만큼,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고 상승세에 있던 세비야가 아틀레티코에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박살이 날 줄은 정말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물론 장소가 비센테 칼데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고라도요.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금까지 제가 봤던 아틀레티코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팀입니다. 전형적인 중앙 공격수 중 가장 탁월한 골게터인 팔카오, 기술과 득점력을 두루 보유한 공격형 미드필더 겸 윙어 아르다 투란, 팔카오와 투란과 함께 공격을 지원하는 루이스 가르시아와 디에구 코스타, 미들에서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고 윗선에 패스를 제공하는 중앙 미드필더 마리오 수아레스와 가비, 정력적인 활동량으로 미들에서 팀에 활력을 불어 넣는 코케, 여전히 위협적인 오버래핑을 보유한 윙백 펠리페 루이스, 수많은 슈퍼 세이브로 여러번 팀을 구한 골키퍼 쿠르트와. 그리고 4백과 미들의 간격을 좁혀 수비의 안정감을 높이고 양 윙어와 미들의 2선 침투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짜서 공격의 파괴력을 살려낸 지략가 시메오네 감독까지.



단점이라면 공격형 미드필더 쪽에 예전의 디에구와 같은 창의적인 옵션이 없고 팔카오의 파트너이자 드리블과 득점에 능한 아드리안 로페스가 극도로 부진하다는 점인데, 시메오네 감독은 이 단점을 다른 여러 선수들의 장점을 다양하게 살리는 전술로 보완해 가고 있죠. 즉, 예전처럼 공격 쪽의 두세 명의 컨디션에 의존하기보다는 팀 전체적으로 활동량을 높이고 공수 간격의 폭을 좁혀 더욱 팀의 전술적인 완성도를 높인 점은 정말 높은 점수를 줄 만합니다. 즉 다양한 스타일의 자원을 팀 전술에 녹여서 매우 이상적인 공수 밸런스를 갖춘 게 바로 지금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고 할 수 있죠.



레알로서는 조심스럽게 가기보다는 최대한 몰아치는 방향으로 가되, 주득점원인 중앙의 팔카오보다는 2선과 측면의 침투를 차단하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합니다. 투란, 코케, 펠리페 등의 침투를 잘 차단한다면 그 무서운 팔카오는 고립되는 양상이 되어 파괴력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레알이 의외로 손쉽게 승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틀레티코는 그렇게까지 강한 맞불은 자제할 겁니다. 레알 원정인데다 1위 바르셀로나와 3점차라는 승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분명 아틀레티코는 레알보다 모든 면에서 한수 아래의 팀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도르트문트와의 챔스에서 경험했듯이, 정신력과 전술의 대결에서는 전력의 우열이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걸 또한 감안해야겠죠. 그 동안 더비에서 일방적인 패배를 당해왔던 아틀레티코는 이번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나올 테고, 무리뉴 감독은 이걸 잘 역이용하는 지략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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