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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2011-2012 시즌 정리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

슈카님 2012.05.24 20:07 조회 3,131 추천 35

길고도 흥미로웠던, 하지만 못내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한 시즌이 지나갔습니다.  

황금색 줄이 들어간 유니폼을 처음 보고 "와 이건 진짜 레알 간지다" 라고 했던 것, 외질이 10번을 단걸 보고 드디어 레알의 10번이 제 주인을 찾았다고 기대했던 것, LA갤럭시와의 평가전에서 호날두가 넣은 원더골을 보고 "올해도 호날두는 쩔겠구나" 라고 했던 것,  바르셀로나와의 수페르코파를 보면서 이제 정말 조금만 더 있으면 바르셀로나를 잡고 우리가 우승을 할거라고 기대했던 것.. 이런 것들이 불과 며칠 전의 일 같은데 벌써 시즌이 저물었습니다.  참 시간 빨라요 ㅎㅎ 그만큼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게 조금은 서럽긴 하지만 그래도 뭐 ㅋㅋ 한시즌 동안 경기 보면서 즐거웠죠.  이번 시즌처럼 경기 하나하나가 긴박하고 재밌었던 것도 참 오랜만이었으니까요. 

간단한 총평과 함께 시즌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어떤 부분이 잘 되어서 좋은 결과가 있었고, 또 어떤 부분이 아쉬웠고,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 얘기나눠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많은 부분에서 이야기해보고 싶지만, 제 능력의 한계로 어려울것 같고..ㅠㅠ  전술, 선수단, 엘클라시코의 결과 위주로 이번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이것을 토대로 다음 시즌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보는 방식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1. 스쿼드와 전술

1-1. 4-2-3-1과 4-3-3

무리뉴 체제의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에도 우리가 즐겨 썼던 전술은 4-2-3-1입니다.  알론소와 케디라가 허리를 구성하고, 앞선에서 메수트 외질이 공격의 실마리 역할을 하며, 측면의 호날두와 디마리아가 좀 더 골에 근접한 찬스들을 만드는, 레알마드리드가 가장 자신있게 사용하는 전술이죠.   

두번째 시즌에 이르러, 무리뉴의 4-2-3-1의 완벽히 정착되었고, 여기서 "무리뉴식 공격축구"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무리뉴식 공격 축구는 현재 레알마드리드의 색깔을 완벽하게 드러내는 특징이 되었죠.  레알마드리드가 다른 팀들과 비교해서 가장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속도" 입니다.   이 속도로 인해, 레알마드리드는 세계에서 가장 위력적인 역습을 구사하는 팀이 되었고, 그 속도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전술이 2시즌에 걸쳐 완성이 된 거죠.   이로서, 무리뉴의 축구를 수비적이라고 비판하던 사람들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 전술로 레알마드리드는 리그 38경기동안 121골을 넣었으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격축구를 하는 팀이 바르셀로나라고 떠들고 다니는 크루이프에게 꼭좀 알려주고 싶네요.  이번 시즌 레알마드리드의 득점은 121점이고 바르셀로나의 득점은 114점이라고 말이죠.  

한편, 후반기에 들어서 디마리아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측면에서 휘저어줄 선수가 부재함에 따라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모습도 기대를 했습니다.  팀은 그라네로와 사힌이라는 좋은 중앙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변화를 줄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카카를 중앙에 두고 외질을 우측 측면으로 보내는 방법이 생각보다 좋은 결과들을 얻어냈습니다.  덕분에 큰 변화 없이 4-2-3-1의 틀을 유지하며 경기들을 치룰 수 있었죠.  이런 것들로 보면, 4-3-3은 어디까지나 대 바르셀로나전에 국한된, 무리뉴 1년차의 아직 덜 다듬어진 레알마드리드가 내세웠던 미봉책이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물론 다음 시즌부터 누리 사힌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4-3-3이 우리의 주된 전술이 될 확률도 있습니다.  혹은 루카 모드리치가 영입된다면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변화죠.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선수단의 핵은 샤비알론소이고, 알론소가 건재한 이상, 2미들을 놓고 윗선에서 4명의 선수가 찬스를 노리는 이 전술이 주무기가 될 겁니다.  중간 중간 상대했던 "달려드는 팀들_중원에서부터 우리를 강하게 압박해오던 팀들"에게 몇 가지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이런 약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레알 마드리드의 4-2-3-1은 리그에서 승점 100점을 가져다준 전술입니다.  이 전술로, 한시즌 동안 레알마드리드는 단 4패만을 기록했구요. (리그에서 2패, 챔피언스리그 1패, 코파델레이 1패)  

잘 통하는 전술은 안통할 때까지 계속해서 사용하면 그만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4-2-3-1이 한계를 드러냈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건 4-2-3-1 전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술을 구사하는 선수들의 체력 문제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홈에서 있었던 2차전에서는, 우리 선수들의 체력 문제때문에 후반전의 주도권을 뮌헨에게 내어줄 수밖에 없었고,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라고 봅니다.  


1-2. 아쉬웠던 부분과 누리 사힌

4-2-3-1에 대한 무한 찬양을 했습니다만, 이 전술이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현 시점의 4-2-3-1은 무조건적으로 알론소가 필요합니다.  아니, 샤비 알론소라는 플레이어의 특성 때문에 우리의 전술은 "오히려 4-2-3-1에 국한되고 있다." 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샤비 알론소는 지금 상태로도 최고의 선수지만, 어디까지나 "전진이 되는 중앙 미드필더"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중앙 미드필더인 알론소와 최전방의 벤제마-호날두를 이어주는 외질이나 카카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이것이 레알마드리드가 4-2-3-1에 집착(?)하게 되는 가장 정확한 이유일 겁니다.   

여기서부터 자연스럽게 4-2-3-1의 약점이 드러납니다.  
레알마드리드의 4-2-3-1에 맞서는 팀들은 알론소를 집중적으로 마크하면 됩니다.  알론소를 계속해서 괴롭힌다면 레알마드리드의 빌드업을 충분히 방해할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은 알론소에게 끊임없는 압박을 가했고, 우리 팀은 꽤나 고전을 했습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수비진에서 외질을 통해 바로 이어지는 패스, 그리고 외질의 발끝에서 호날두나 벤제마로 바로 이어지는 속공의 패턴이 있습니다.  덕분에 알론소가 묶인 상태에서도 대등한 스코어로 경기를 해나갈 수 있는 힘이 있긴 하지만, 오히려 속공에만 매달리는 경기는 상대팀이나 우리팀이나 위험하다는 것을 라요바예카노 원정이나 말라가와의 홈경기,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스경기에서 확인한 바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누리 사힌이 아쉽습니다.  솔직히 이번 시즌의 사힌은 매우 실망스러웠죠.  누리 사힌이 알론소의 대체자 역할 보다는 "알론소 체제의 대체자"가 되어 주길, 즉 알론소로 대표되는 4-2-3-1의 틀에서 레알마드리드를 좀더 자유롭게 해줄 선수가 되어 주기를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누리 사힌은 자신의 색깔을 입힌 레알마드리드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출전한 경기 자체가 몇 경기가 안되죠.. 이 부분이 가장 아쉽네요.   물론 리가 승점 100점을 따내 주고, 챔피언스리그 4강에 2년 연속 진출하게 해준 알론소 체제이지만, 누리 사힌이 여기에 좀 더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이 있네요.   

이제 사힌이 부상을 어느 정도는 떨쳐냈고, 이번 프리 시즌부터 사힌을 제대로 사용하면서 경기 감각을 조율해 준다면, 사힌을 좀더 요긴하게 쓸 수 있을겁니다. 다음 시즌에는 레알마드리드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 사힌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사힌이 전진이 되는 미드필더라면, 우리는 훨씬 더 다채로운 전술로 상대 팀을 상대할 수 있으니까요. 


2. 두드러진 선수와 아쉬웠던 선수

두번째 이야기는 선수들의 플레이 부분입니다.  이번 시즌 레알마드리드는 23인의 선수단 구성으로 시즌을 치뤘는데, 뭐.. 다 잘하면 좋겠지만 그럴 순 없겠죠.  몇몇 부분들을 통해서 이번 시즌 팀에 크게 이바지 한 선수들과 약간 아쉬웠던 선수들,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될 선수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네여. 


2-1. 여름 이적 시장은 실패?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레알마드리드에 합류한 선수들은 라파엘 바란, 파비우 코엔트랑, 하밋 알틴톱, 누리 사힌. 호세 카예혼 이렇게 다섯명입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이 중에서 팀에 정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고 생각한 선수가 있을까요.  잘 쳐줘서 카예혼, 코엔트랑 정도입니다.   바란은 어차피 미래를 보고 영입한 것이니 논외로 하더라도, 재깍 재깍 써먹을 수 있는 자원으로서, 큰 기대를 받고 이적해 온 누리 사힌의 부상으로 인한 적응 실패와, 오셔류 종결자가 될 것이라 기대했던 코엔트랑이 나중에 가서는 왼쪽 풀백 그 이상을 못보여준 것.  알틴톱은 확실한 승리가 보장되는 경기나, 주전 선수가 못나오는 경기에서만 겨우 볼 수가 있었다는 것.   2011-2012를 준비하는 이적시장에서 우리는 아쉬운 선택을 했다. 고 정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팀 우승에는 2010년 여름 시장에서 영입해온 외질이나 디마리아의 역할이 컸으니까요.  그렇다해서 2010-2011에 이 선수들이 제 실력을 못 보인 것도 아니구여.  

물론 코엔트랑과 사힌이 다음 시즌부터 팡팡 터질거란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힌은 반드시 터져주어야 하는 자원임을 위에서 말씀드렸구요.  바란은 페페를 잇는 레알 수비의 핵이 될 거라 기대할 수도 있죠.  그러니, 미래가 더 기대되는 영입들이었다.  라고 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죽음의 3연전에서 코엔트랑을 제외하면 거의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선수들이었다는 것.  이거 역시 부정하긴 어렵습니다.   이 선수들이 좀더 분발해주었다면, 리그를 조금 더 여유롭게 운용할 수 있었을 것이고, 말라가나 발렌시아에게 체력 문제로 발목을 잡히느라, 바르셀로나와의 승점이 좁혀졌고, 결국에는 더욱 더 주전 멤버들만 기용해야 했던 그 빡빡한 상황을 더 유연하게 풀 수 있었을 겁니다.  그 부분에서 이번 이적시장은 아쉬웠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비약이 있다고는 하더라도, 이 선수들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더라면 팀이 더블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높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2-2. 전반기의 디마리아 후반기의 호날두.

어쨌든 우리 팀은 전무후무한 기록들을 남기며, 라이벌이자 끝판왕이었던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우승했습니다.  어느 한 선수나 못해준 선수가 없지만, 특별히 잘했던 선수들을 꼽자면.. 전반기엔 디마리아와 벤제마, 후반기엔 호날두와 외질이라고 생각하네요. 

특히 디마리아가 부상 직전까지 보여주었던 퍼포먼스는 놀라웠죠.  지난 시즌에도 많이 뛰는 선수에 패널티킥을 잘 얻어내는 선수라는 인식은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한차원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팀내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어시스터였죠.   레반테전에 케디라 퇴장의 빌미가 되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디마리아의 퍼포먼스는 대단했습니다.  슈팅도 정확해졌고, 기술은 더 날카로워졌죠.  바르셀로나에게 홈에서 충격패를 당한 이후, 분위기 반전이 반드시 필요했던 세비야전.  디마리아의 미친 활약에 힘입어 6-2로 승리했습니다.  이 경기 하나만 봐도 디마리아가 당시 레알에 얼마나 유용했는지 알 수 있죠.  호날두가 라인을 부수고 들어가는 상황에서 아웃프론트로 넣어준 디마리아의 패스.  이번 시즌 최고의 플레이 중 하나였습니다.  

벤제마 역시, 초반의 놀라운 퍼포먼스로 이과인을 밀어내고(라는 표현이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만..) 팀의 첫번째 선택지가 되었죠.  세번째 시즌 만에 완전히 터져서 20골 고지를 돌파했습니다.  후반에 그의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던 걸 감안하면, 전반기에 그가 얼마나 잘했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이건 디마리아도 마찬가지구요.)  연계면 연계, 득점이면 득점 아쉬운게 없었죠.  때로는 호날두보다 놀라운 플레이로, 팬들을 감동시키기도 했구요.  그의 센스가 만들어낸 좋은 장면들이 많았죠.   

후반기에 들어 결정력이 조금 떨어진 듯한 모습이 아쉬웠지만, 시즌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벤제마는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고 봅니다.  이과인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 시즌 절반 정도를 소화하고 20골을 돌파했다고 하는데, 그건 벤제마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벤제마가 이과인보다 조금 더 많은 경기를 뛰긴 했지만)   이제 벤제마는 유럽의 다른 스트라이커의 아래에 있는 선수가 아닙니다.  레알의 확실한 무기 중의 하나이고 유럽에서 가장 잘 하는 공격수 중의 한명입니다. 

이 두 선수의 엄청난 활약이 결과적으로 전반기 상승세의 1등공신이었다고 봅니다.  덕분에 레알은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격차를 5점으로 벌려둔 채 후반기에 돌입할 수가 있었죠.  

반면 후반기에는 외질과 호날두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위기가 있었다면, 그건 디마리아의 부상입니다.  전반기 팀의 독주를 맨 앞에서 이끌던 디마리아가 스쿼드에서 이탈하고, 전문 측면공격자원은 팀에 호날두와 카예혼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 왔었죠.  카예혼의 측면 플레이가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걸 감안한다면, 이때 팀이 페이스를 잃지 않고 오히려 더욱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외질의 측면플레이 덕분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디마리아가 빠진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정말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바르셀로나와의 코파델레이나, 빌바오와의 리그 경기(미뤄진 1라운드)에서도 잘해주었죠.  레알마드리드는 카카와 외질을 동시에 기용하는 방법으로 디마리아의 빈 자리를 훌륭히 메꿨습니다.  호날두의 플레이가 측면에서, 혹은 투톱의 한 자리에서의 플레이로 한정된다고 했을 때,  외질의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플레이는 레알마드리드의 공격에 다양성을 더해주고, 위력을 배가시키는 증폭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죠.  

그리고 중요한 경기때마다 결과를 만들어주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네요.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 바르셀로나 원정, 코파델레이에서의 엘클라시코.  중요한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어시스트를 필요한 때마다 해줬습니다.   이제는 "외질이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다."  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2년 연속 유럽 어시왕이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니라면 누가 최고일까요.  외질이 최고입니다.   최근 레매에서 다비드 실바의 레알 이적에 굉장히 호의적이죠.  저도 마찬가집니다.  실바가 오면 너무너무 좋겠죠.  근데 실바를 원하는 건 외질보다 실바가 나아서가 아니라, 외질과 실바가 필드에서 동시에 뛸 때 발생할 시너지효과 때문임을 분명히 해두고 싶네여.  적어도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그리고 호날두..

뭐 호날두가 잘하는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딱 두경기만 언급하겠습니다.  
후반기 리그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던 두경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더비(이게 아마 승점차가 4점까지 좁혀졌던 때의 경기일 겁니다.  발렌시아와의 홈경기에서 무기력하게 무승부를 거둔 바로 다음 경기였죠.)  그리고 엘 클라시코 원정이었습니다.  

이 두 경기에서 주인공은 호날두였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호날두의 진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틀레티코와의 경기는 호날두 혼자 3점을 가져온 경기였으니까요. 
우승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해줬습니다.  이런걸 해주는 선수를 에이스라고 부릅니다.   비록 피치치는 안타깝게 놓쳤지만, 호날두는 레알의 우승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죠. 


2-3. 히카르도 카카 

민감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선수단 이야기를 하다 보니 카카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네여.   사실 이 선수의 이름을 가리고, 이 선수가 이번 시즌에 팀에 기여한 것을 평가하자면,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외질의 백업으로서, 또는 외질과 함께 나와서 팀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 승점을 가져다주는데 좋은 역할을 해준 선수.  이렇게 보거든요. 근데 이 선수 이름이 카카라서... 그게 문제죠.   25라운드의 에스파뇰전(제가 생각하는 이번 시즌 카카의 최고의 경기)이나 1라운드 아틀레틱 빌바오전 (뒤로 미뤄졌던 경기지만 형식상으로는 1라운드죠)에서의 크랙급 활약, 아포엘과의 8강 1차전과 전반기에 보여줬던 괜찮은 활약들을 생각해보면.. 선수단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 선수가 카카이기 때문에, 죽음의 3연전이나 우승의 중요한 길목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카카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이제 외질과 동급으로 경쟁하는 선수가 아닌.. 백업 선수가 되고 말았으니까요.   누군가로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되었다는 것.  참 그의 팬으로서 씁쓸하고 슬픈 일입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한참 그의 이야기가 나올 때, 언제나 옹호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부상에서 복귀하면 분명 그만의 스페셜한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  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거든요.  솔직히 믿었어요.  부상만 털고 나면 전성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외질이나 디마리아와는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거라고 말이죠.    그랬는데, 이제 한시즌을 더 보았고, 카카가 대체가능한 선수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제는 냉정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카는 물론 스쿼드에 있으면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되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지만 (창조성 면이나 역습 전개 면에서 벤치의 어떤 선수들 보다도 한수 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뭔가 베스트 11이 안풀려서 변화를 준다면 카카밖에 없었죠.)  새로 들어올 주전급 선수와의 치열한 경쟁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요.  새로운 스타, 새로운 재능이 팀에 합류하게 되면.. 아마도 카카는 다음 순위로 밀리게 되겠죠.  

참 안타깝네요.  그의 부활을 기다린 카카의 팬으로서, 그리고 카카-호날두가 합류해서 새로운 갈락티코를 열던 그 때의 설레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레알의 팬으로서, 한시대를 주름잡던 카카가 레알마드리드에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는게.. 하지만 이게 현실이고, 팀은 언제나 최고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니, 카카의 이적에 대한 아쉬움을 준비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혹시나 카카가 팀에 남게 되면 꾸준히 응원하겠지만,  팀의 경기력과 경쟁력 면에서 젊고 우수한 재능이 영입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3. vs FC 바르셀로나 

이번 시즌 들어서 드디어 바르셀로나를 잡았습니다.  그냥 잡은 것도 아니고 무려 9점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죠.  09-10에는 3점차, 10-11에는 4점차이로 쓴잔을 마셔야만 했었는데, 이번에야말로 복수를 한 거죠.  그것도 엘클라시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을 99퍼센트 확정했다는 것이 더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이번 시즌 수페르코파부터 시작해서 있었던 엘클들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한끗차이였습니다.  수페르코파에서는 비야의 한방으로 패배해야만 했고, 리가에서는 호날두가, 코파에서는 이과인이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고개를 떨궈야만 했죠. ( 솔직히 아비달한테 골 먹은 건 지금 생각해도 개그입니다 ㅋㅋㅋ ) 엘클때마다 한끗발까지는 좁히는데, 이기기가 힘들었습니다.  대등한 경기력으로 치고 받다가도 마지막에는 그네들이 웃어왔기에, 적잖이 속이 쓰렸었죠. 

하지만, 그들이 승리를 자신하던 누캄프에서, 리그 우승의 향방을 놓고 벌였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게 되었죠.  원래 싸움이란건 마지막에 서있는 사람이 이기는 겁니다.  내내 맞고 있다가도 결국 마지막에 눕혀버리고 내가 서있으면 그건 내가 이긴 거거든요.  마찬가집니다.  코파델레이에서도, 리그 1차전에서도, 수페르코파에서도 결과적으로는 패배했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이겼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우승했죠.  그러면 우리가 이긴겁니다.  이번 시즌의 승자는 레알마드리드에요.  

어느 정도 갚아주긴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솔직히 부족합니다.  앞으로 최소한 5년은 찍소리를 못하게 만들어야 성이 찰 것 같습니다.   마침 그들의 황금기를 이끌던 펩이 사임했고, 푸욜이 한계를 향해 가고 있고, 샤비의 체력 문제가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니, 다음 시즌은 절호의 기회입니다.   필요한 부분들을 확실히 보강해서, 다음 시즌엔 지금까지 맞았던걸 하나하나 갚아주어야 하겠습니다. 

바르셀로나 찬양 일색이던 한국 언론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정말 궁금하네여 ㅋㅋㅋ 메시의 시대에 살고있다.  전무후무한 역대 최고의 팀이다.  라고 바르셀로나를 평가하던 그 언론들이 레알마드리드에겐 어떤 소릴 하는지 두눈으로 똑똑히 봐야겠습니다. 


4. 2012-2013 시즌의 밑그림 

사실 레알마드리드도 자체 최고의 사이클에 올라와있다고 해도 좋습니다.  100점이라는 승점은 그리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발전의 여지가 더 있다는게 놀랍고도 무서운거죠.   일단 선수들의 나이 자체가 아직도 어린 편입니다.  외질과 디마리아는 20대 중반으로 막 넘어가고 있고, 벤제마와 이과인은 전성기의 나이를 향해 가고 있죠.  호날두 역시도 기량이 유지될 나이에, 사힌과 케디라 역시도 젊구요.  

주전들 중에서 알론소가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합니다 . 그러나 알론소 스타일 상, 한 시즌에서 두 시즌정도는 지금의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비진들은 여전히 젊고, 부상이 없는 이상 갑작스러운 폼의 하락은 생각하기가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의 기량은 어느정도 유지되거나,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거기다가 지난 시즌에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는데 실패했기에, 이번 시즌은 챔피언스리그를 정조준하는 팀 운영을 하게 될 겁니다.     
 
당연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에 어울리는 영입이 있을 거구요.  어떤 선수가 가장 먼저 도착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적 시장이 열리면 무릎을 칠 만한 좋은 영입이 분명 성사될 것이라 생각하네요.   그렇게 되면 팀 스쿼드에 힘이 더 실릴겁니다.  지금 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새로 마드리디스타가 될 선수의 재능이 더해져서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축구를 할 수 있는 팀이 될 겁니다.    


이번 시즌에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우승할 수 있었던 데에는 스쿼드의 깊이가 큰 몫을 했습니다.  비야가 아웃되자 그 자리에 테요를 올려 쓰고, 주전 멤버를 쉬게 하기 위해, 쿠엔카나 폰타스, 티아고 알칸테라를 써야만 했던 팀과, 디마리아가 스쿼드에서 이탈하자 카카가 그 자리를 메꾸고, 이과인과 벤제마가 적절히 시간을 배분받아 뛰고, 그라네로나 코엔트랑이 벤치에서 준비하고 있었던 팀의 스쿼드 차이에서 우승이 결정된거죠.  

다음시즌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다가 조금 더 바라는 것이, 대체되는 선수와 주전으로 출장하는 선수의 기량차이가 거의 없었으면 한다는 겁니다.  욕심인건 압니다만, 바르셀로나와의 승점차가 좁혀지자, 계속해서 쓰는 선수들을 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나, 애초에 체력 문제 때문에 승점차이가 좁혀져서 주전들을 계속 써야만 했던 좋지 않은 순환을 생각했을 때.. 벤치에 주전만큼이나 믿음을 줄만한 선수가 더 많았으면 하네요.  

아마, 최전방 벤제마의 바로 아래자리, 호날두-디마리아-외질이 배치되는 그 라인에 한명의 큰 영입이 있을 것 같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가 나왔듯이 알론소 파트너 (라스가 떠날 것이 분명해지고 있으니 더욱 그 자리의 영입이 중요해졌죠.) 자리에 좋은 영입이 있어야 하며, 알비올이 잔류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만약 이적하게 된다면 믿을 수 있는 3번째 중앙수비수가 있었으면 합니다.(카르발료는 이제 나이가 너무 많..) 라모스의 센터백이동은 성공적이었지만, 워낙 성향이 카드와 친하다보니 ㅠㅠ 그리고 혹시 모를 센터백들의 부상에도 대비해야 하구요.  바란은 좀더 길게 보고 키울선수라고 한다면, 당장 쓸 수 있는 경험있는 수비수가 있다면 아주 유용하겠죠.  마지막으로, 아르벨로아에게 휴식을 줄 수 있게 하는, 혹은 아르벨로아와 출전 시간을 비슷하게 받을 수 있는 측면수비수의 영입 정도가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누리 사힌을 좀더 제대로 활용해서, 전술의 선택에 조금 더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그라네로나, 모드리치기가 영입된다면 모드리치도 마찬가지죠.  결국 알론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레알의 플레이와는 약간 다른 색깔의 선택지가 있다면 팀 전술의 깊이가 훨씬 깊어질 테니까요. 


5. 맺음말. 

최대한 여러 가지 각도에서 이번 시즌에 대한 정리를 해보려고 했습니다만,  부족한게 많았을 거라 생각되네여.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이렇게 이렇게 되면 좋겠다.  는 기대를 적어봤습니다.  팀이 120 득점, 100승점을 이뤘기 때문에.. 시즌을 통틀어 정규경기에서 4패만을 기록한 팀이기에.. 비판적으로 쓰려고 해도 딱히 비판적일 것이 많이 없네여.  
이제 남은 건, 부상과 실책을 줄이는 것.  이것만 제대로 이루어지면 다음 시즌 레알마드리드는 이번 시즌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외부 영입과 방출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구요.  

이번 시즌 최고의 수확이라면 역시, 리가 우승컵을 되찾아 온 것과, 엘클라시코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거겠네요.    아쉬운 부분이라면, 핵심 선수들의 체력을 조금 더 안배해 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구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시즌 레알 경기들은 재미있었고, 시즌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이겼으니까 더 재미가 있죠.  작은 여운이 남긴 했지만 이번 시즌은 즐거웠고 행복했네요.  다음 시즌에는 그야말로 다른 팀들이 넘볼 수 없는 절대강자의 모습으로 거듭나주기를 바랍니다. 

아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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