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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레알의 플레이를 단조롭게 만드는가?

Raul~ 2012.04.29 03:21 조회 3,405 추천 14

사실 왠만하면 팬들 심기를 건드릴까봐 쓰고 싶지 않았는데, NocTune님께서 던진 화두가 있어 제 생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엘클, 뮌헨전 등을 보면서 실망하신 분들도 꽤 될거라고 보는데요. 다른 글에서 저는 그걸 '스쿼드의 한계'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엘클을 이기긴 했는데, 점유율 등을 보면 현저하게 차이가 나죠. 사실, 이건 첨부터 노림수였다고 보는데, 어찌됐건 중원에선 이길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작정하고 역습 위주로 간거라고 봅니다. 무리뉴가 현실적인 판단을 한거죠. 무리뉴도 지금 스쿼드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겁니다.


레알이 최고레벨의 팀과 경기를 할 때 드러나는 결정적인 취약점은 플레이의 '단조로움'에 있습니다. 이게 뭐냐? NocTune님이 말씀하셨죠? 레알에 전술이 있냐? 전부 호날두한테 패스하는거지...라구요.


솔직히 전 그 말씀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단조로운 공격패턴... 그 패턴이 읽히고 오직 적은 수의 기회만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역습상황에 노출되거나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뺏김으로써 상대가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게 되죠.


공격의 단조로움... 이것이 중원에서부터 전방으로의 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지 못함으로 해서 결국 레알은 끊임없이 위험에 노출되는거죠.


레알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전방으로의 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듦으로써 다양한 공격패턴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지속적인 추구는 결국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볼점유율의 우위를 만들어내고 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죠. 위험은 줄고 기회는 느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체 왜 레알의 공격패턴은 단조로워진 것일까요? 저는 그게 바로 '호날두의 존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날두 스스로가 왼쪽 측면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굉장히 선호하고 있는데, 공격전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해서 날두가 볼을 소유하는 순간부터 날두는 일단 스피디하게 측면으로 돌파를 시도하죠. 그런데 돌파를 시도해도 성공하는 빈도가 높지가 않죠.


물론 한 시즌에 40골을 넘게 넣는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고 대단한 기록임에는 틀림없지만, 저는 호날두가 골을 많이 넣는 것이 중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레매팬 여러분들도 대부분 알고 있지만, 가슴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게 한 가지 있다고 봅니다. 제가 콕 찝어 얘기해볼까요? 호날두는 윙어로서는 그다지 파괴력이 없습니다. 특히, 기술을 이용한 돌파는 기대하기 힘들고 볼키핑 자체도 매우 우수하다고는 보기 힘들죠. 간단하게 말해서 윙어로서는 로벤이라 리베리보다 그 '기능적 역할'에 있어서 상당히 떨어집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측면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호날두가 실제로는 측면에서 뛰는 것을 선호하고 또한 몸싸움을 즐긴다는 데 있습니다. 호날두는 몸싸움을 좋아하는 선수에요. 스피드에 자신이 있어서 그럴텐데 밀리거나 할 때는 결국 본인이 파울을 얻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는 진실이지요. 날두가 측면에서 돌파를 할 때 상대선수가 파울을 많이 하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날두가 측면에서 볼을 받아서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시키던가요? 그로 인해서 다른 선수들이 플레이하기가 편해지도록 해주던가요?


아니죠. 호날두는 보통 돌파를 하다 안되면 다시 패스를 주거나 첨부터 벽이 있다 싶은 경우에 볼을 내주고 다시 돌아서 들어가죠. 아니면 중아으로 쇄도하면서 슛을 하거나 패스를 하죠. 간단하게 말해서 호날두는 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지도 않고, 볼소유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형의 선수도 아닙니다.

호날두의 이러한 성향은 볼의 흐름을 자주 끊기게 해요. 게다가 지금 레알의 중원은 볼을 중앙에서 전진시키기 위한 기술적 능력이 있는 선수가 사실 없기 때문에 호날두 자신도 자신의 이러한 성향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죠. 그리고 다른 선수들 또한 호날두에 대한 의존이 심화되고 볼이 지속적으로 호날두에게 전달됩니다.


그런데 상대팀들은 레알의 이러한 정형화된 패턴을 잘 알고 있죠. 이로 인해서 레알은 플레이가 단조로워지는 겁니다. 물론, 벤제마나 디 마리아가 볼을 운반함으로 해서 다른 패턴의 플레이도 나오죠.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호날두가 측면에서 볼을 자주 소유하기 때문에 플레이가 단조로워진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호날두를 탓한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측면에서의 호날두의 존재는 중원에서의 돌파력 또는 패스를 통한 공격전개가 가능한 선수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호날두 의존증을 심화시켜 생기는 현상이라고 전 봅니다. 호날두 탓만을 할 수는 없죠.


만약에 호날두가 지금과 같이 측면에서 뛰더라도 중앙에서 카카나 외질이 제 역할을 함으로써 다양한 돌파 또는 패스연결 또는 슛팅을 통해서 다양한 패턴을 가질 수 있었다면, 이러한 호날두 의존증은 심화되지 않았을겁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레알의 중앙에서의 공격은 강팀에 비교하자면 그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쩌란 말인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레알의 단조로운 플레이를 다양한 공격패턴으로 바꿔놓기 위해서는 '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 마리아와 같이 드리블과 키핑이 가능하며 패스 또한 훌륭한 윙어성향의 선수를 한 명 이상 영입해서 좌우에 하나씩 배치해야 합니다. 디마리아와 그 선수 또는 외질 등을 측면에서 배치가 가능하죠.


대신 호날두는 이제 벤제마의 바로 뒤 셰도우 또는 완전한 프리롤로 놔두는 것이죠. 왜냐? 윙어로서의 호날두는 그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스스로 좁은 공간에 갖히게 되기 때문에 수비에 자주 막히죠. 호날두는 좁은 공간에서는 경쟁력이 없어요. 그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려면 넓은 공간에서 활약하게 해줘야 합니다. 때문에 최전방 바로 밑에 배치함으로써 좌/우 양쪽으로 공간을 갖게 하는거죠. 처진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자리 배치는 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를 아주 자유롭게 만들어줍니다. 여의치 않으면 볼을 좌우나 후방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볼을 뺏김으로 인한 기회박탈, 점유율 감소로 인한 위험노출도 줄어들죠.


바르싸 상대로 역전골은 호날두가 중앙으로 쇄도하면서 넣었죠. 바이언 상대로도 2번째 골 역시 중앙에서 넣었구요. 좀 더 올라가면 작년 코파 결승전에서도 중앙에서 헤딩으로 골을 넣었습니다.


호날두는 중앙이 오히려 편한 위치입니다. 거기서 좀 더 많은 자유를 얻게 됩니다. 애초에 카카한테 기대했던 역할을 호날두가 하는거죠. 호날두가 지금이 전성기이긴 한데, 나이가 조금씩 줄면 스피드도 줄겁니다. 중앙으로의 이동은 진지하게 고려해봄이 좋다고 봅니다.


저는 아구에로 얘기가 나오는게 절대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아구에로는 드리블이 매우 뛰어난데다 키핑도 뛰어나고 많이 움직여서 팀에 대한 기여가 아주 높은 선수죠. 아구에로를 영입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와 같은 유형의 선수 얘기가 나오는 것은 선수간(특히 날두와 다른 선수) 포지션 스위칭이나 공격루트 다양화를 꾀하고자 하는 의도라는게 제 느낌이거든요. 그러나, 아구에로 영입은 사실 크게 도움이 안 될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아구에로가 경기장에서 뛰게 되면 실제로는 호날두의 현재 위치가 측면에서 그대로 굳어질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영입을 할거라면 아구에로가 아니라 '진짜 윙어'를 영입해야 합니다. 호날두를 대신해 호날두의 자리에 배치될 선수요.


위에서 얘기를 이어오면서 문제를 두 부분으로 압축했습니다. 호날두의 측면과 중앙... 중앙엔 알론소와 케디라가 있죠. 사실, 중앙 미드필더에 대한 보강 얘기는 좀더 두고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애초에 사힌을 영입할 때 알론소와 사힌을 나란히 배치하는 개념으로 생각을 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그런 시도는 별로 보이지가 않더군요. 활동성이 뛰어난 코엔트랑을 배치하는 경우는 꽤 있었는데 말이죠. 사실 알론소는 대체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항상 문제되는 것이 바로 그의 파트너입니다.


알론소가 하는 역할이 멀까요? 안첼로티 체제 하의 3미들 즉, 시도르프, 피를로, 가투소 이 셋 중에서 피를로랑 가투소가 하는 역할을 알론소 혼자서 합니다. 알론소 얘기를 할 때 자주 언급되는 것이 압박에 취약하고 전진이 안된다는 것인데요. 솔직히 알론소가 그것까지 되는 선수면 벌써 발롱도르 후보에 최종5인 정도에는 들어갔을 수도 있었을겁니다. 피를로가 드리블이 되던가요? 피를로는 흔히 말하는 개싸움을 피하기 위해 시도르프와 가투소가 만들어주는 보호박 뒤에 서있는 선수였습니다. 그로 인해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죠.


볼의 흐름을 중앙에서 원활화시켜주는 것은 결국은 드리블에 의한 볼운반이나 숏패스입니다. 따라서, 알론소가 이러한 역할까지 하는 건 무리고 결국 그의 파트너가 이러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것이죠. 알론소한테 필요한 파트너는 바로 '레알의 시도르프'인겁니다. 바르싸에서는 미드필더들이 볼의 흐름을 원활하는 데 필요한 역할들을 분담하죠.


그런데, 잠재적으로 '레알의 시도르프'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은 지금 스쿼드에서도 사힌이나 케디라 그라네로 등 꽤 되기 때문에 저는 영입에 대한 판단을 유보합니다. 물론, 애초의 제1순위는 기동성과 뜬금포가 있는 사힌이지만 현재까지는 장미빛은 아닌 것으로 보여지고 아마도 무리뉴가 좋아하는 그라네로가 중용될 가능성이 꽤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찌됐건, 중앙에 배치하는 2명의 미드필더의 볼의 운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건 분명한 과제라고 봅니다.


수비는 매우 안정적이라 보기 때문에 딱히 코멘트할게 없고, 단지 코엔트랑을 좀더 중용해서 공격력을 배가시킬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코엔트랑은 수비 마저도 '잘하죠.' 1.5인 이상의 몫을 하는 선수라 팀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볼 소유를 오래 가져갈려면 공격전개시 여러 옵션을 가져갈 필요가 있는데 바르싸에 아우베스, 바이언에는 람, 예전 밀란에는 카푸, 예전 레알에는 카를로스가 있었죠. 살옹도 공수 모두 상당히 뛰어났구요.


지금 수비진 자체도 뛰어날뿐더러 솔직히 키퍼가 카시야스인데 수비에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수비진이 침착성만 좀 가진다면 좋을일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하자면, 레알의 단조로운 플레이와 볼운반의 어려뭄은 서로가 서로의 원인과 결과로 귀결된다. 이로 인해서 유효한 공격기회가 줄어들고 볼소유를 뺏기며 지속적으로 위험에 노출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1. 측면에서 볼의 이동이 가능한 볼컨트롤,키핑, 패스 등이 뛰어난 윙어 또는 윙포워드 성향의 선수를 영입해서 배치하고


2. 호날두를 처진 스트라이커 위치에 배치하여 완전한 프리롤을 부여함으로써 보다 많은 자유를 부여한다.


3. 중원에 배치되는 2명의 미드필더 특히 알론소의 파트너의 볼의 운반기능 및 기동성을 향상시킬 방법을 찾는다.



이상이 제가 레알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점을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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