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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패배자 바르셀로나 : GAME OVER

Elliot Lee 2012.04.25 07:00 조회 2,951 추천 57

패배자 바르셀로나라는 말은 어색하고 매우 오랜만에 듣는다. 그렇지만 어찌됬든 그 것은 현실이고 미래에 꾸준히 들을 수도 있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난공불락의 성처럼 보였던 바르셀로나가 첼시와 마드리드에게 연속적으로 패배함으로 유럽은 다시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무한 경쟁의 시대로 들어갔다.

영원히 이기지 못할 것 같던 바르셀로나가 지난 3경기에서 1무 2패를 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저 3경기 중 2경기가 홈경기였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보기 민망할 정도이다. 세월은 지나고 선수들은 늙어간다. 이 것이 완벽이나 완전함을 가지고 있지 못한 인간의 최대의 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연의 법칙 앞에 바르셀로나는 철저히 무릎을 꿇고 있다.

사실 발렌시아-마드리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이후 처음 라 리가 팀끼리의 결승전을 기대했었기 때문에 뭔가 바르셀로나의 탈락은 시원섭섭했다. 




포스트 샤비-푸욜의 시대가 다가 온다 : 리빌딩의 중요성이 역설되다
첼시와 마드리드를 상대한 바르셀로나를 살펴보면 샤비와 푸욜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영리하지만 발이 느린 피케의 뒤를 봐주던 든든한 보디가드 푸욜의 부재를 마스체라노가 얼마나 채워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중앙에서는 샤비-부스케츠-티아고 라인이 얼마나 잘 맞아들어가는가, 이미 미드필더보다 좀 더 공격적인 위치로 올라간 이니에스타를 대신해서 티아고와 세스크등이 얼마나 발을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바르셀로나의 포제션 사커의 가장 큰 키워드는 볼 키핑이다. 너무 당연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선수 개개인의 키핑과 패싱 그리고 빈 공간을 찾아가는 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포제션 사커를 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초 세스크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는데 뭔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지나치게 완벽주의적인 볼키핑을 구사하려는 바르셀로나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샤비의 폼이 떨어질 수록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는 세스크가 될 공산이 큰데 세스크가 여기에서 얼마나 적응하느냐는 바르셀로나의 향후 경기력을 좌우하는 큰 과제가 될 것이다.

바르셀로나를 지탱하는 3명의 중추는 바로 푸욜-샤비-메시 라인이다. 2002년 한국 월드컵대표가 4강에 오르는데에는 홍명보-유상철-황선홍 이라는 라인 정신적이면서도 실질적으로 경기력을 이끄는 리더들이 있었다. 이들이 떠나고 한국 대표팀은 뚜렷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지금의 최강 바르셀로나의 기틀과 경기력을 가져온 것은 바로 이 세명인데 두 명의 선수생활이 황혼기로 치닫고 있고 메시같은 경우는 최근 경기에서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과 같은 파괴력이 없는 뭔가 정체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바르셀로나의 다음 시즌 준비는 상당히 고단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펩 과르디올라가 더이상 이룰 것이 없는 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된다면 상당히 곤란해질 것인 것은 뻔하다.

피구를 잃고 히바우도, 루이스 엔리케, 데 부어가 고령화 되면서 바르셀로나는 2000년대 초반 상당히 추락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마드리드도 지단, 피구, 이에로, 마켈렐레로 인한 경기력 저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것을 회복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마드리드의 상징들인 구티와 라울을 내보내는 사실상 대규모적인 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 히바우두의 대체자로 리켈메를 영입했으나 리켈메의 실패로 인해 영입한 호나우지뉴와 함께 다시 정상에 올라섰고 데코등으로 팀을 꾸려가다 메시라는 엄청난 선수를 통해 다시한번 최강을 유지 해나갔다. 그렇지만 지금 메시를 서포트해주던 선수들이 나간다는 것. 식물로 보자면 푸욜은 뿌리, 샤비는 줄기인데 이 두 가지를 대체하지 못하면 메시라는 꽃이 필수 없고 꽃이 피지 못하면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일 것이다. 여기서 바르셀로나의 리빌딩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는 최대 라이벌인 마드리드에게 있어 미래의 상대를 이해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테요 : 또다른 메시의 탄생 혹은 또다른 막시의 탄생
약관의 나이로 지구상에서 가장 치열하고 가장 큰 더비 경기를 치루었다. 테요는 올 시즌 처음 바르셀로나 1군에서 활약을 하였고 사실상 경험이 많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잔치인 엘 클라시코에 상대적으로 명성도 실력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험이 부족한 선수였다. 올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마무리 격인 리그 엘 클라시코 2차전에서 실패한 것은 그에게 있어 힘든 일이 될 것이다. 특히 메시 이후 특급 유스에 대한 기대가 큰 바르셀로나에게는 아픈 상처가 될 것이지만 아직 어린 테요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다만 헤프렌, 막시와 같은 모습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최선의 수비는 좋은 공격이다 - The Best Defense is a Good Offense
전쟁론의 저자인 프로이센 출신의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말한 군사적 전술은 축구적 전술에서도 충분히 효력을 보았다. 엘 클라시코 이전에 바르셀로나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마드리드의 득점력에 대해서 말한 바가 있는데 그 것이 유효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특히 마드리드의 최근 득점이 후반 말에 집중되어있다는 것은 마드리드가 전세를 뒤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크게 시사하는 바일 것이다.

알론소-케디라 조합에 대한 의문이 상당히 컸었다. 그렇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달랐다. 미드필더에서 체격적으로 마드리드가 우월함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선수 때문이었다. 뮌헨 원정과는 다르게 상당히 밀착하기도 하고 좋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팀의 승리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 둘의 좋은 모습은 바꿔 말해 팀의 공수 간격 유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호날두가 득점을 하기 위해서 또 카시야스가 상대의 슛을 최대한 선방할 필요가 없어지기 위해서는 알론소-케디라의 조율이 필요한데 탈압박뿐만이 아니라 공격 작업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 것은 이 둘만의 공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비에 참여한 공격수들의 공도 컸다.

이 경기의 프리마돈나는 역시 호날두였다. 산체스의 동점골로 경기가 어려운 양상으로 갈 수 있는 것을 조기차단한 득점을 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농락한 외질의 패스와 호날두의 간결한 마무리는 최고였다. 이번 엘 클라시코에서 만큼은 해줄 것을 해준 진정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 것은 계속 되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선수단에게 가장 칭찬해주고 싶었던 것은 바로 정신력이다. 관중 동원력이 엄청난 캄프 누에서 보여줬던 바르셀로나 관중들의 조직적이고 매우 열광적인 응원과 1위를 지켜내야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캄프 누에서 매우 안좋은 승률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것을 모두 다 이겨버렸다는 것이다. 
 


뮌헨으로 가는 길 - 10년만의 10번째 빅이어
이 것도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생각하면서 천천히 한걸음씩 차분하게 나가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아직 탈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2년에 우승한 이후 마드리드는 10년간 우승을 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상징적이다. 10년만에 10번째 우승. 와신상담.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모택동 - 최고의 수비는 적극적인 수비이다
첼시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보여준 두번의 경기는 수비의 승리라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 2차전은 볼 점유율도 7 : 3 그리고 경기장을 사용하는 것을 봐도 하프게임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기록상으로 그리고 육안상으로도 밀려보이는 경기였다.

그렇지만 다음 시즌 감독 대행이 아니라 감독으로 첼시를 이끌고 싶은 욕망이 있는 디 마테오에게 바르셀로나를 꺾는 것만큼 안전한 백지수표는 없을 것이었다. 그와 첼시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록이 아니라 승리였다. 화려한 부분은 바르셀로나가 다 가져갔지만 승리라는 실리는 첼시가 챙겼다. 수비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공격에 집중하고 있는 상대의 빈 틈을 노린다는 의미이고 실제로 첼시는 토레스와 드로그바의 득점을 그렇게 얻어냈다.

물론 수비적인 전술을 주로 하는 바람에 출혈도 심했다. 하울, 하미레스, 그리고 존 테리가 결승전에 결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수비적인 전술 사용도 혹은 미드필더 장악을 주로 하려는 전술 기용도 모두 어려워져 겨우 올라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어느 때보다 힘들어진 첼시다. 

첼시는 마드리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왔지만 목표는 같았다. 승리. 그리고 마드리드와 같이 성공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마드리드가 결승전에 나갈 경우 첼시를 상대하는 것은 진정한 창과 방패의 경기가 될 공산도 어느정도 있다고 본다.



바르셀로나의 패배는 심리적인 패배 - 바닥을 친 적이 없다
바르셀로나의 패배는 전과 다름이 없는 전술을 유지함으로 상대에 맞추는 것이 아닌 자신의 전술을 상대방이 막을테면 막아봐라는 매우 거만한 이유로 전술적 패배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바르셀로나의 전술은 매우 강해왔다. 자신의 경기를 펼치는 것이 남의 경기를 망치는 것 이전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본다면 바르셀로나의 전술을 상당부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바르셀로나의 패인은 전술보다 심리적 요인이 크다. 엘 클라시코가 그 패인을 극대화 시킨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바르셀로나는 엘 클라시코에서의 패배로 인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모두에서 멀어져버렸다.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맹점은 바로 뒤따라가는 사람의 마음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몇년간 패배를 잘 몰랐다. 패배에 익숙해져서 무기력을 가지게 되는 것도 나쁘지만 승리에 익숙해져서 패배의 마수를 모르는 것은 더 위험하다. 최근 바닥을 쳐본 적이 없는 바르셀로나는 위기의식이 결여되어있고 이기는 것이 당연한 상태였는데 최근 몇 주간 이러한 것들이 모두 변해버렸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을 하지 못한 바르셀로나의 패배는 너무도 당연하다. 

위기대처능력 결여. 이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첼시 2차전을 보면 바르셀로나는 70분부터 완전 수비적인 전술로 나온 첼시를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공격했다. 그렇지만 그 방식이 효과적으로 상대를 무력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 1차전 패배와 2차전에서도 힘든 경기를 야기 했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보였다. 좀더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면 더 많은 득점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개인적 소견이지만 답답할 정도로 완벽성을 보이기 위한 노력은 좋지 못했다. 그리고 변화를 몰랐던 바르셀로나는 패배하게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변화는 바르셀로나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마드리드에게도 그랬듯 말이다. 축구의 순환주기는 계속 되가고 있고 펩과 바르셀로나의 교체주기도 상당히 가까워졌음을 이번 첼시와 마드리드의 경기에서 충분히 볼 수 있었다. 패배를 빨리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깊은 나락으로 바닥을 친다. 바르셀로나는 어떻게 이 것을 이겨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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