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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아쉽긴 하지만 괜찮은 결과입니다.

슈카찡 2012.04.18 18:40 조회 2,153 추천 8

뮌헨 원정은 역시나 녹록치가 않군여.  기대했던 상황보다는 약간 못마땅하긴 하지만, 예상하고 있었던 결과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백중세인 두 팀이 홈에서 한번, 원정에서 한번 경기를 치룰때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스코어인 것 같습니다.  기록으로도, 우리 팀은 뮌헨 원정에 약하기두 하고 말이죠. 

경기 전에 2점차 이상으로 패배하면 최악의 결과가 될 거고,  1점차 패배면 그럴 수 있겠다, 비기면 매우 좋은 상황, 이기면 최고의 상황일 거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봐서 그런지.. 우리 팀은 할만큼 하고 왔다고 생각하네요.  

1점차 패배인데도 원정골이라는 보너스가 있기 때문에 아주 나쁘기만 한것도 아닙니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가 어려울 것이니까요.  2차전에서는 우리 페이스대로 해나가면 됩니다.  오늘 보니 뮌헨 관중들 장난아니더군요.  베르나베우에서도 관중들이 팀과 하나되서 계속 기운을 불어넣어주면 2점차 승리는 충분히 가능할겁니다.


다만 이제 조금 속이 상한건, 동점골까지 잘 만들어내고 경기 잘 하다가 마지막에 그 흐름을 지키지 못하고 실점했다는 것.  뭐 그정도인데요..

그 원인은 무리뉴 감독의 선택의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팀은 후반 동점골을 만들 때까지 현명하게 잘 하고 있었습니다.  경기 양상 자체가 서로 꺼내들 수 있는 카드들을 꺼내들어서 치고 받는 모습이었고, 원정인 것을 감안해서 우리 팀이 조금 더 수비적으로 임하다 역습을 노리는 식으로 흘러가고 있었죠.  외질-디마리아-호날두-벤제마와 리베리-로벤-고메즈-크루스가 서로 아낌없이 자신들의 공격을 했던 경기였어요. 

그러던 와중에 리베리한테 불의의 실점을 했지만,(뭐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셋피스 고착상황에서 리베리의 발에 떨어진 행운의 골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후에도 비교적 흔들리지 않고 우리 축구를 잘 했습니다.   

외질은 경기를 현명하게 잘 풀었는데요.  알론소 쪽이 뮌헨의 강한 압박에 비교적 고전했지만, 외질이 볼을 잘 분배하면서 공격의 흐름을 잘 잡아주었죠. 수비시엔 케디라가 자기 역할을 잘 해줬습니다.  요즘 말이 나오던 아르벨로아는 어제 리베리가 이끄는 뮌헨의 왼쪽공격을 정말 잘 막아줬죠.  가장 좋은 상황은 아르벨로아 스스로가 다시 경쟁력을 갖추는 거였는데 어제 보니 역시 베테랑은 베테랑이더군요.  


동점골도 좋은 과정을 통해 나왔습니다.  

역습에서 시작된 패스가 외질의 발을 거쳐 벤제마로, 그것이 호날두로 이어졌고, 호날두의 슈팅이 선방에 막히긴 했으나, 곧바로 흘러나온 볼을 살려 외질에게 잘 보내주었죠.  외질이 침착하게 성공시켰구요.  
호날두가 바로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약간 다른 점이긴 해도, 골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는 우리의 전형적인 패턴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정말 좋았죠.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문젭니다.  뮌헨이 슈바인슈타이거를 빼고 토마스 뮐러를 투입하는 강수를 둡니다.  뮌헨에서 수비적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가 한명 줄어들게 된 거죠.  이때 우리 팀이 던진 "외질을 빼고 마르셀로를 투입하는" 그 수가 실패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패배했다고 생각되네요.


원래 우리팀.. 맘먹고 잠그는거 잘 못하죠.  
말라가에게도, 비야레알에게도 막판에 추가골을 허용했을 정도로, 오히려 잠그기로 마음먹으면 더 수비가 안됩니다.  원래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럼 우리가 잘 하는 것은 뭐냐.  
상대가 공격의 수를 하나 늘리면 그만큼 헐거워진 틈으로 역습하는 겁니다.  상대가 앞으로 많이 나와줄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게 우리의 축구죠.  우리 진영 깊숙이 상대를 끌어들이고 거기서 볼을 탈취해 한번에 화살처럼 쏘아져나가는 역습.  이게 우리가 잘하는 축구요, 필살기입니다.  


그런데 역습의 시작점인 외질을 너무 빨리 빼버렸죠.  외질 교체 이후 우리 팀의 포메이션 변화는 이렇습니다. 

------------------벤제마(이과인)-------------------
-----------------------------------호날두-----------
------마르셀로--------------------------------------
----------------------그라네로----------------------
----------------알론소----------케디라--------------
--코엔트랑-------라모스-----페페------아르벨로아--
----------------------카시야스----------------------

마르셀로는 왼쪽으로 가고, 호날두가 오른쪽으로 갔습니다.  호날두가 오른쪽으로 갔기 때문에, 그동안 호날두에 대한 부담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빈도가 적었던 람이 천천히 올라오면서 공격을 시도하게 되었구요.  두번째 실점은 람의 발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외질이 중앙에 있고, 호날두가 왼쪽에서 계속 플레이했더라면 람이 쉽게 올라오지 못했을겁니다. 

이게 아쉬운 겁니다.    윙셀로는 09-10부터 여러차례 시도했으나 재미를 못 본 전술이에요.  마르셀로의 플레이는 그가 윙백으로 출전해서 앞에 있는 동료선수와 (호날두나 왼쪽에서 공격하는 카카) 연계해가며 공격할 때 제 위력을 발휘합니다.  앞에 있는 윙어가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마르셀로에게 드리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혼자서 상대 수비들을 뚫고 공격하는게 마르셀로에게는 더 어렵죠.  이것이 번번히 윙셀로 전술이 실패해온 이유입니다.  차라리 옐로카드가 있는 코엔트랑을 빼고 그 자리에 마르셀로를 넣었다면 훨씬 더 좋은 교체였을 거라 생각하네요. 

외질을 너무 빨리 교체아웃시켰기 때문에, 간간히 오는 역습의 기회에서 우리는 호날두의 "원맨 속공"에 기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반대쪽의 디마리아도 그라네로와 교체된 상황이었구요.(이것이 '이번 경기는 지키겠다.'는 무리뉴 감독의 의중을 반영한 교체였다고 할 수 있죠)  제 아무리 호날두라도 뮌헨의 수비진을 혼자 헤집고 들어가서 결과를 만들수는 없습니다.  호날두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마찬가지죠.  

적어도 역습시에 좋은 패스를 보내줄 플레이메이커는 필드 위에 있었어야 합니다.  그랬더라면, 슈바인슈타이거를 빼고 뮐러를 투입하느라 조금은 헐거워진 뮌헨의 중원을 뚫고 위협적인 역습.  우리가 가장 잘 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을텐데 그 부분이 너무 아쉽네요.  


뭐... 그 상황에서 무리뉴는 원래 잠그는 전술을 선호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그 성향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추가골을 적극적으로 노리지 않는 듯한 그 교체가 결과적으로 아쉬운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네요.   2차전에는 우리 홈이니까 우리가 잘 하는 것, 항상 해오던 것을 하는 축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결과에서 무언가 얻은 것이 있을거라 기대해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나쁜 결과는 아닙니다.  챔스 토너먼트 경기의 특성으로 볼때, 이제 전반적이 막 끝난 상황이고 우리는 1점차로 뒤지고 있지만 원정골이라는 히든카드를 들고 있는 셈이죠.  후반전에 잘 해주면 됩니다.  안방에서 뮌헨에게 2골차 승리.  어렵지 않아요.  충분히 해낼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팀을 믿고, 2차전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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