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이제 남은 것은 정신력입니다.

슈카찡 2012.04.05 18:40 조회 2,354 추천 31

우선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팀과 선수들, 감독님과 코치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09-10시즌까지 8강의 문턱앞에서 좌절하는 것을 몇년동안이나 되풀이해왔기에, 수많은 레알 팬들은 챔피언스리그 이야기만 나오면 기가 죽었었죠.. 참 힘든 기간이었습니다.  

리버풀과의 참사를 겪고, 리옹한테 호구취급 받고, AS로마한테도 졌던.. 과거의 기억들.. ㅠㅠ 
진짜 지금 생각해도 억울한데... 지금에서야 비로소 그 기억들을 완벽하게 보상해주네요.  드디어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런 팀이라는 걸,  유럽에서 가장 빠르고 경쟁력있는 팀이라는걸 새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팬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레알마드리드라는 팀을 응원할 수 있도록,  2시즌 연속 4강에 진출해서 레알마드리드 축구가 이렇게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준 팀이 자랑스럽네요.  


팀은, 지금까지 주어진 일정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카시야스가 느긋이 키프로스 관광을 할 정도"로 여유있는 경기를 했죠.  
카카와 마르셀로가 들어오기 이전까지는 약간 힘들게 풀어가던 경기였는데, 두선수의 투입으로 인해서 완전히 승기를 잡을 수가 있었고, 1차전에서 3-0이라는 좋은 결과를 들고 홈으로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여력은 남겨둘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와 마르셀로를 끝까지 아끼지 못했던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과감히 두 선수를 투입함으로써 우리 팀은 원정 경기에서 3골을 넣고, 무실점으로 베르나베우로 돌아와, 어느 정도 페이스 배분을 하며 2차전 경기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리하여 오늘 있었던 2차전에서, 생각보다 많은 선수들을 실험하고,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포지션에 배치해 보면서 안정감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알비올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워본다든지, 사힌과 그라네로를 같이 배치한 중원의 위력을 실험해본다든지, 알틴톱이 어느 어느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뛸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죠.  

최근 제한된 기회만을 받아오던 카예혼은 골을 넣으면서, 앞으로도 자신은 쓰임새많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걸 보여줬고, 누리 사힌은 그라네로, 케디라와 호흡을 맞추어 탄탄한 중원을 꾸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디마리아 역시도 본인의 컨디션을 체크하면서, 왼발의 정교함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구요.  바란은 믿고 쓸 수 있는 든든한 수비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죠.  카카는 팀이 가장 중요한 상태에 있을 때, 확실히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팀의 핵심 전력인 사비알론소, 외질, 벤제마는 오롯이 한경기 휴식을 취하며 향후 다가올 일정에 대비해서 체력을 비축해 둘 수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 오늘 경기의 가장 긍정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이번 시즌동안 선수들과 감독님이 애써온 모든 것들은, 이 시기를 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그 막바지 승점 싸움과, 챔피언스 리그 4강전, 그리고 결승.  두개의 대회에서 레알마드리드가 영광의 정점에 오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바로 지금부터의 경기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호날두가 매 경기 1골 이상을 꽂아넣었던 것, 벤제마와 이과인이 서로 기회를 나눠받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던 것, 외질과 카카, 디마리아를 가지고 수많은 실험을 했던 것.  라모스를 중앙으로 돌리며 수비의 탄탄함을 꾀하고, 마르셀로가 있으면서도 코엔트랑을 굳이 샀던 것.  모두 이때를 대비한 것이죠. 

아시다시피 향후 일정은 우리 팀이 바르셀로나보다 어렵습니다.  

당장 다음 경기부터 일정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리가에서는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 빌바오등 쉽지 않은 상대들이 기다리고 있구요, 앞으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는 "엘 클라시코"를 전후로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 경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가히 혀를 내두를만한 경기 일정이에요.

이럴 때 가장 필요한것이 바로 정신력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남은 것은 선수들이 본인들의 플레이에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치룰 수 있는지, 우리의 전술에 확신을 가지고 우리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 험한 일정을 앞에두고 모든 팀의 구성원들이 하나로 뭉쳐서 단단하게 맞설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프리시즌부터 지금까지 우리 팀이 해왔던 모든 것은, 바로 이순간을 위해서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외부의 잔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들의 플레이를 해내야 합니다.  얼마만큼 챔피언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강한지, 팀과 함께 최고의 자리에 오르길 얼마나 바라는지, 하는 동기부여 역시 매우 중요하겠죠.  


우리 팀에는 이러한 압박감에 맞서, 압박감을 이겨내고 정점에 오른 선수들이 많습니다.  
카시야스,라모스,아르벨로아, 사비알론소는 유로와 월드컵을 치루면서 그 토너먼트의 정점에 오른 경험이 있구요.  소속 팀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해본 적도 있죠.  카카 역시도 AC밀란과 브라질을 이끌고 우승해본 경험들이 있고, 호날두 역시 맨유를 이끌고 유럽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결국 토너먼트를 치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정신적 요소가 될겁니다.  아직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과 이 경험을 공유하면서, 노련하게 경기를 치룰 수 있다면 우승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레알마드리드는 이러한 경험을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이기도 하니까요.  팀 자체로나, 그 구성원들로나, 감독까지 말이죠. 

또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시즌 우리 팀이 보여준 끈끈한 모습입니다. 

팀의 주기 역시도 올라갈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는 것인데, 얼마 전에 우리 팀은 말라가전과 비야레알전을 거치면서 어려움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그쯤 해서 한번 정도는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었죠.  그것이 리그의 묘미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패할 뻔 했던 경기들에서 승점 2점을 획득했습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안좋은 경기력을 보이더라도 꾸역꾸역 이겨왔죠.  라요바예카노 원정이라든지, 마요르카 원정 등의 경기가 그렇습니다.  팀이 흔들리던 그 상황에서도 놓치지 않고 벌어둔 승점이 끝판의 끝판까지 가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레반테-라싱과의 전반기 위기때에도,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 1차전 이후에도 팀이 빨리 제 사이클을 찾고 승점 전쟁을 잘 치뤄온것. 이런 것들이 분명히 절실해지는 순간이 올겁니다.  


무대는 갖추어졌고, 부상선수들은 돌아오고 있습니다. 
남은 일정, 선수들이 뚜렷한 동기와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해낼 수 있기를, 감독님과 코치진은 지금까지 실험해온 많은 것들을 바탕으로 순간 순간 가장 효과적인 전술을 운용해 주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이 중요한 시기에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하나로 단결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딱히 정신적인 보상을 바라고 팬 노릇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삼시 세끼 밥보다 좋아서 숱한 새벽잠을 설쳐가며 졸린 눈으로 레알마드리드를 응원해온 팬들에게, 모든 경기가 끝나고 시즌이 종료된 후에 레알을 응원해서 행복했다는 그 자부심 하나를 꼭좀 선물해주길 바랍니다. 
이번 시즌만큼은 정말로 욕심이 나네요ㅎㅎ 

format_list_bulleted

댓글 26

arrow_upward 4월5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결과 및 순위 arrow_downward 무리뉴 \"바르사 PK, 새로운 규칙 배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