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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은하수에 닿길 꿈꾼 키프로스의 파도

백의의레알 2012.03.28 22:56 조회 1,655 추천 4

국내 모 스포츠 채널에서 레알과 아포엘의 2011-2012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중계를

안 해줘서, 아프리카 TV를 통해 레알 VS 아포엘 경기를 시청하게 됐습니다.

생중계 해줘서 한글로 해설해 줬으면 참 좋았을텐데... 첼시 VS 벤피카나 중계해주고...

물론 첼시와 벤피카의 일진일퇴하는 팽팽한 경기가 더 재밌긴 했는데, 전 레알 팬이니까요.


경기 결과 자체는 예상대로 승리였는데, 그 과정이 참 험난한 경기가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초반부터 일방적인 공세로 밀어붙였습니다만, 아포엘의 밀집수비에

엄청난 고전을 했죠. 그리고 35분경에 얼마 안 나온 찬스를 벤제마가 날리면서 경기 보는 내내

답답했네요. 지난 수년간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보인 레알의 모습과 비슷했죠.

상대의 수비에 고전하다, 역습 허용하고, 멘탈 붕괴되서 허무하게 되버리는...

하지만 무리뉴 감독에게 그런 공식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카카와 마르셀로를 투입하면서,

베스트 11을 가동했고, 카카의 크로스에 이은 벤제마의 다이빙 헤딩골,

마르셀로에 의한 미친 오버래핑 후, 카카의 추가골, 그리고 외질의 낮은 크로스를 깔끔하게 넣은

벤제마의 쐐기골, 덤으로 무경고, 무부상, 2군으로도 2차전을 치룰 수 있게 된 것...

고진감래(苦盡甘來)란 말이 실감이 나더군요.


확실히 아포엘의 파도는 매섭습니다만, 그 파도는 은하수에까지 미칠 수 없었습니다.

마치 한 여자를 유혹하려는 남자가 "저 하늘의 별을 따다줄게"라는 말이

객관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 것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그 비현실적인 말을 믿는 것처럼 아포엘의 관중들은

아포엘의 선수들을 믿었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줬죠.

마지막에 이 장면이 너무 훈훈했습니다.

승리의 기쁨보다도, 골보다도 더 감격적이었습니다.


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이 은하수에 닿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꿈꾸는 것은 아름답다.'

'승리, 골,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 대한 격려와 박수 한 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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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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