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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팬 이전에 축구팬으로서

아쿠아리스 2012.01.26 13:17 조회 1,465 추천 1

정말 감명받은 경기였습니다.


델 보스케의 갈락티코 이전부터 레알을 쭉 지켜봐 왔지만 펩의 바르샤 부임 이후에는 엘클에서 이렇다 할 만한 멋진 경기를 한 적은 없었죠. 기본적으로 바르샤가 워낙 강하기도 하고, 그나마 전력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페페를 올린 트리보테로 상대의 플레이를 망가뜨리는 전술이 근소한 성과를 냈던 게 유일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기억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절대 이런 모습은 아니었거든요. 공격에 공격을 가하면서 상대를 압도하는, 어찌보면 현재의 바르샤와 비슷한 위압감을 보여주는 클럽이었지, 상대의 위압감에 눌려 소극적인 전술로 일관하다 자멸하는 클럽이 절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무링요의 레알 마드리드의 모습을 최소한 엘클에서만큼은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레알은 저의 예상을 보기좋게 깨고 근래 보기 드문 강력한 경기력과 정신력으로 맞섰습니다. 상대는 캄프 누에서의 세계 챔피언 바르샤였고 누가 봐도 레알이 비기기조차 어려운 게 사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링요의 라인을 끌어올린 공간압박 전술에 선수들의 투혼의 활동량이 어우러져 근래 최고의 엘클에서의 경기력이 나왔네요. 세세한 전술이나 선수들의 퍼포먼스는 다른 분들이 많이들 언급하셨을 테니 중언부언 더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다만 무링요와 선수들 모두 오늘 경기를 어느 정도의 표본으로 삼을지언정 다음 맞대결에서 그대로 가져가기엔 위험하다는 생각입니다. 펩과 바르샤 선수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두번 당하진 않겠지요. 반드시 대비책을 갖고 나올 겁니다. 카멜레온, 팔색조 같은 전술 변화가 무링요의 장점이니만큼, 지나치게 수세적이거나 오늘처럼 지나치게 공세적인 것 모두 장단점이 극명한 양면성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그 중간점에서 절충점을 잘 찾길 바라 봅니다.


어찌 보면 저는 레알 마드리드의 모든 것에 열광하는 팬이라기보다는 레알 마드리드의 멋진 경기를 보고 싶은 흔한 축구팬에 가까운 편인데요. 오늘과 같은 모습을 올 시즌 마지막까지 보여준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오늘과 같은 축구의 제왕, 황제와 같은 면모를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상대가 누구든간에요.

좋은 명경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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