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 대처하는 어느 서포터의 자세
팬으로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지 고민을 하게 되네요.
사람마다 다른 대처 방식이 있고, 그 방식들에 좋고 나쁨은 함부로 측량할 수 없습니다.
'그건 팬의 자세가 아니다, 팬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 있냐'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고.
'팬이라면 이래야한다', 혹은 '이럴 필요도 있다'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있고.
저처럼 '당신은 그렇군요. 나는 이래요'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경기 분석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려 합니다. 이래야한다가 아니라 '나는 이렇다' 입니다.
오늘 패배이후,
'우리에게 문제는 없었나?'라고 돌아봅니다.
어쩌면 이 질문은 바르샤가 강하다는 것보다 우리가 부족했다고 말하는 것이
그나마 덜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서 먼저 떠오르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레알마드리드는 강팀입니다.
수년간 이 정도 퍼포먼스를 보였던 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바르샤는 역대 최고의 팀이냐 아니냐로 논쟁이 벌어지는 수준의 팀이네요...
레알에 뚜렷한 문제점이 있었다기 보다 한끗차이의 실력으로 졌다고 봅니다.
'그럼 바르샤의 강함을 인정해야하나?' 라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어제까지만해도 시즌 중의 모습은 레알이 바르샤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았고,
또 오늘 경기는 바르샤의 두번째 골이나 호날두의 헤딩 등
골 장면, 주요 장면만 보면 무리뉴의 말처럼 실력보다는 약간의 운이 승부를 결정했다고 볼 수도 있어서
그렇게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마인드 게임에서 바르샤가 레알을 이겼다는 걸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바르샤 선수 개개인이 레알 선수들 보다 더 정신력이 강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난 몇년의 팀의 상황과 상대 전적이 바르샤에겐 자신감을, 레알에겐 압박을 주었고,
그 덕택에 바르샤는 선제골을 뺏긴 상황에서 차분히 자신들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죠.
오늘 경기를 비기는 것만으론 만족할 수 없는 마드리드는
동점골을 먹힌 이후에 초조해질 수 밖에 없었구요.
그런 분위기와 흐름이라는 것도 그들의 실력과 강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르샤는 강하고, 우리가 더 잘하는 것은 힘들다...앞으로도 질거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대급 팀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역대급 퍼포먼스를 선보여야한다는 것.
그리고 그게 정말 어려운 일이고, 열심히 노력한다고, 많은 돈을 쓴다고 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정말 안타깝네요.
생각해보면 제게 오늘의 승리가 절실했던건,
라이벌 팀의 팬으로서 그들의 활약을 인정하는 것이 슬프고
레알이 적어도 그들의 전성기에 압도되었다고 평가 받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같은 이유로 이번 시즌을 꼭 우승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지고 말았습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습니다만, 바르샤가 이번 시즌에도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바르샤의 전성기 중 하나로 기억되는 시즌이 되겠지요.
그것을 막고 싶은 것이 레알 팬들의 바람이겠지만, 이 시즌이 그렇게 끝나버린다면.
대범하게 역사의 흐름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고, 그래서 씁쓸합니다.
바르샤의 전성기도 있고 레알의 전성기도 있고.
한번의 바르샤 전성기 때문에 레알의 역사가 묻히는건 아니라고.
그렇게 밖에 할 수 없겠죠.
라이벌팀을 인정하는 것과 부정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 죄송합니다.
단지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게 될지만 생각해 봤습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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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KHAM 2011.12.11생각해보면 제게 오늘의 승리가 절실했던건,
라이벌 팀의 팬으로서 그들의 활약을 인정하는 것이 슬프고
레알이 적어도 그들의 전성기에 압도되었다고 평가 받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같은 이유로 이번 시즌을 꼭 우승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와 닿는 구절이네요 크허휴ㅠ큐ㅠㅠㅠ -
El_Nino 2011.12.11지난시즌 코파결승전 이후로 그래도 어느정도 흐름은 가져왔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쉽네요 너무.. -
David Moyes 2011.12.11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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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 2011.12.11하아.. 참 아쉬워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