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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클 돌아보기. 그리고 필승 전략

Super_Karim 2011.12.09 21:34 조회 2,581 추천 19

엘클이 이제 정말 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모든 축구팬들이 친레알-친바르셀로나 두 부류로 나뉘어 온통 엘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ㅎㅎ   비단 팬들뿐이겠습니까  축구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전부 두 부류로 나뉘어 엘클에 대해서 한마디씩을 하고 있네요. 

그 와중에 양 팀이 어떤 스쿼드로 나올 것인가에 대한 예상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구요.  
여러 예상들을 보면, 이번 홈 엘클에서 무리뉴 감독이 4-3-3을 들고 나올거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4-3-3... 포백 위에 알론소와 케디라, 라스를 배치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엔 코엔트랑을 배치) 플레이메이커 자리를 비운 채로, 호날두, 디마리아, 벤제마를 선발 출장시킬 거라는 것인데요..


무리뉴 감독 이후 엘 클라시코를 돌아보면요.. 


2010-2011 프리메라 리가 1차전. 누캄프. 

우리는 4-2-3-1 우리가 가장 즐겨쓰고 있던 대형을 들고 나갔습니다.  결과는 비참했죠.  4-2-3-1이라고는 하나, 가장 주요한 위치에 배치되었던 두 선수, 외질과 디마리아는 레알에 합류한지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신입생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누캄프는 일종의 충격일 수 있어서였을까요.. 모두가 칭찬했던 디마리아의 왕성한 활동력은 전혀 눈에 띠질 않았고, 전방 우측에서 공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구요.  공이 오더라도 시원스레 수비진을 흔들지 못하고, 주눅들어 있는 모습이 역력했죠. 

외질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앞에서부터 정밀 기계처럼 조여오는 바르셀로나의 1차 압박선을 뚫지 못한채로 변변한 공격 시도 한번 못해보고 경기를 마쳤죠.  외질이 레알에 입단한 이후 가장 부진했던 경기였습니다. 

중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어야 했을 케디라는, 부상에서 막 복귀한 직후라 컨디션 회복조차 안된 상태였구요.  세밀하게 조여오는 상대의 중원 앞에서 별다른 역할을 해내 주지 못했죠.  알론소를 도와주는 것도, 외질을 도와주는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4-2-3-1은 박살이 났습니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주어야할 세명-외질, 디마리아, 케디라는 엘클의 의미조차 아직 완벽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말로만 들어보았던 엘클라시코를 치루게 되었고, 누캄프의 9만 꾸레들 앞에서 주눅들고 말았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 전까지 유럽 무대에서 승승장구 해오던, 챔피언스에서 밀란과 아약스를 혼내주고, 리가에서는 환상의 플레이를 보여주던 우리의 4-2-3-1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죠.  그래서 졌습니다. 


2010-2011 프리메라 리가 2차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무리뉴 감독은 지난 엘클라시코의 충격적인 패배 이후,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그리고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의 거침없는 공격을 막아내고 지난 3년간 유럽 무대에서 유일하게 바르셀로나를 꺾었던 팀, 인테르의 전술을 레알마드리드로 가져와서 적용시킵니다. 

레알 팬으로서는 굉장히 생소할 수 있는 전법, 4-3-3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둘을 중원에 배치하여 중앙에서부터 수비를 두텁게 하고, 발빠른 양 윙 플레이어들을 이용해 역습을 꾀하는, 소위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시도하게 되죠. 

이때 가장 제 역할을 해준 선수는 모두가 기억하다시피 페페였죠.  페페-케디라-알론소가 구성하는 미드필드는 단단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75퍼센트가 넘는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계속 공격을 시도했지만 뚫어낼 수가 없었죠.  페페는 113만 수군을 막아냈던 을지문덕 장군처럼 단단하고 강했습니다.  그 옆의 케디라 역시도 페페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바르셀로나의 공을 수없이 따냈죠.

그리고 알비올이 실책을 범합니다.  패널티킥과 퇴장을 허용한 우리 팀은, 경기 막판에 파상공세를 펼쳐 겨우 패널티킥을 얻어냈고, 1-1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주도권과 공격권을 거의 완전히 내주다시피하면서도, 실리를 추구했던 전술이었죠.  

하지만 이 경기 이후,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전문가들과 팬들은 홈에서 선수비 후역습 축구를 구사했던 레알마드리드를 비판했습니다.  팬들 역시도 레알마드리드와 가장 거리가 멀 것 같은 "선수비 후역습"을 보고는 실망스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냥 넘어갔죠.  그만큼 누캄프에서의 5-0은 충격이었고, 4개월만에 충격적인 패배를 극복하고 체면을 세워준 팀과 무리뉴 감독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구요.  
이렇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4-3-3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2010-2011 코파델레이 결승전.

무리뉴 감독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선보였던 4-3-3을 위시로 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은 우리에게 국왕컵을 선물했습니다.  팀은 90분 동안 파도처럼 밀려오는 상대의 압박과 패스에 맞서,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고목처럼 그 태풍을 견뎌냈습니다.  그리고 연장전에 만들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죠.  그리해서 호날두의 결승골로 18년만의 국왕컵을 들어올리게 되죠. 

이 경기는, 무리뉴와 레알마드리드에게는 하나의 지표와도 같았습니다.  현재 유럽에서 독보적이라는 바르셀로나를 최소한 완벽히 봉쇄하는 방법을 알아냈고, 봉쇄해냈으니까요.  처음엔 선수비 후역습을 구사하는 레알마드리드를 비판하던 팬들과 전문가들은, "코파델레이 우승" 이라는 결과 앞에서 무리뉴의 "대 바르셀로나 한정 전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0-2011 챔피언스리그 1차전

바르셀로나를 공략하는 것까지는 아직이지만, 최소한 바르셀로나를 봉쇄하는 법을 익힌 레알마드리드는, 챔피언스 리그 무대, 결승으로 가는 길목 바로 앞에서 바르셀로나와 2연전을 갖게 되죠. 

팬들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선수비 후역습이든, 주도권과 점유율을 내준 플레이든 뭐든 좋으니 바르셀로나를 이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만큼 레알 팬들은 오랫동안 챔피언스 리그에 목말라 있었고, 10번째 우승컵을 그리워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앞선 2경기에서 무리뉴가 보여준 "대 바르셀로나 한정 전술"은 효과가 확실했으니까요.  

그러나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도 같은 전법에 여러번 당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은 수비 위주로 나오는 마드리드를 붕괴하는 방법으로 "심리전"을 들고 나왔습니다.  원래 전쟁에서도 난공불락의 성을 공략할 때에는, 내부의 방어벽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죠.  그리고 그 방법으로 그들은 "젊은 레알마드리드의 심리를 건드리는 방법"을 썼습니다. 

조금만 거친 태클이 들어오면 엄살을 부리고, 심판에게 어필을 했죠.  물론 그들이 주창하는 뷰티풀사커와 가장 상반되는 전법이었으나,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득점은 패널티킥 한 골이 전부였거든요.  
그만큼 단단한 레알마드리드를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심리전이 가장 좋은 방법일 거라 생각했겠죠. 

그리고 젊은 레알마드리드는 말리고 말았죠.  단단한 비석처럼 우뚝 서 있던 페페는 그라운드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큰 균열이 생긴 성을 공략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그 과정이야 어쨌든 간에, 레알마드리드라는 성을 공략한다는 목적은 달성했습니다. 

페페의 든든한 부장이었던 케디라는 코파델레이에서 당한 부상으로 1차전에 출장할 수 없었고, 페페가 퇴장당한 중원을 라스와 알론소가 지켰으나, 빠른 스피드로 밀고 들어오는 메시를 막아내기에는 부족했죠.  메시가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흔드는 동안, 라스는 뒤에서 쳐다봤고, 라모스는 제쳐졌고 알비올은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죠.  그리고 그렇게 바르셀로나는 레알마드리드를 이겼습니다.  


2010-2011 챔피언스리그 2차전 

수세에 몰린 레알마드리드는 정공법을 꺼내듭니다.  바르셀로나를 봉쇄하는 데 가장 주효했던 4-3-3을 버리고, 4-2-3-1이 가장 처참하게 실패했던 누캄프에 다시 4-2-3-1로 도전하게 됩니다.  

라스와 알론소가 중원을 맡고, 카카와 호날두, 디마리아를 동반 출격시키고 최전방에 이과인을 배치하여 공격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죠.  그리고 경기 양상은 놀랄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1차전에서의 경기 결과가 2-0이었기 때문에, 레알마드리드는 골이 필요했죠.  그래서 골을 노릴수 있는 우리가 가장 자신있는 전술 4-2-3-1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바르셀로나가 이미 2점을 확보해두었기 때문에 수비적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그날 레알마드리드의 공격은 날카로웠죠. 

불과 5~6개월 전에 절망감을 맛봤던 누캄프에서 레알마드리드는 물러서지 않고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이과인은 한골을 만들어 냈으나, 축구 역사상 가장 수긍이 되지 않는 파울, 등으로 넘어지면서 상대 선수의 다리를 걸었다는 이유로 취소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인을 올린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의 역습에 한골을 허용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총공격, 마르셀로가 동점골을 뽑아내고 한참 공방을 주고 받다 그 경기는 끝이 났죠. 

결과적으로 탈락할 수 밖에 없었지만, 한번 쓴맛을 봤던 누캄프에서 마드리드는 물러서지 않고 공격했습니다.  거기서 다음 번부터는 우리의 축구를 하겠다는 기대를 할 수 있었죠. 


2011 프리시즌 수페르코파 

1,2차전 모두 레알마드리드는 4-2-3-1을 들고 나왔습니다.  레알의 젊은 선수들, 이적생들은 5번의 엘클라시코를 거치면서 엘클라시코의 의미와, 그 경기에서는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레알마드리드는 인테르가 바르셀로나를 침몰시켰던 그 전술을 빌려 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레알마드리드만의 전술로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런 확신을 준 경기가 1차전이었죠.  선수들의 움직임은 유기적이었고, 우리의 전방압박은, 가장 압박을 잘한다고 알려진 바르셀로나의 그것을 압도했습니다.  사비와 티아고 알칸타라는 레알마드리드의 압박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전반이 다 갈 무렵에 불시에 터진 비야의 원더골, 그리고 메시의 원맨 플레이.. 이것이 그들이 선보였던 위협적인 움직임의 전부였습니다. 

2차전 역시 양상이 많이 다르지 않았죠.  마지막 장면이 많은 팬들을 속상하게 만들긴 했지만, 경기 양상 자체는 비슷했습니다.  불과 4개월 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7-3이던 점유율은 4개월 후 누캄프에서 거의 5-5로 대등해졌습니다.  다만 이때도 메시였죠.  메시의 88분 역전골을 봉쇄하지 못해서 결국 패배하고 말았던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프리시즌 이 경기들에서 레알마드리드는 4-2-3-1을 이용한 플레이로 1차전에서는 바르셀로나를 압도했고, 2차전에서는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잘 싸웠습니다.  


이상이 무리뉴가 부임 한 이후 치뤘던 엘클라시코의 대략적인 내용입니다. 

지금껏 치뤄온 엘 클라시코를 돌아보면, 이번 엘 클라시코에서 어떤 전술로 나오면 어떤 장점이 있고 또 어떤 단점이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4-3-3입니다.  

4-3-3은 한마디로 견고합니다.  
철의 성을 쌓을 수가 있죠.  페페가 올라오든 올라오지 않든, 마드리드는 중원에 세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함으로써 상대의 흐름을 이겨내고,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엘 클라시코마다 가장 골치 아픈 메시를 "효과적으로 봉쇄" 할 수 있게 됩니다. 

레알마드리드가 3미들을 선보인 경기에서 메시의 골은 단 한골입니다.  그것도 페널티킥이었죠.  챔피언스리그 1차전 페페 퇴장 전까지 메시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3명의 미들은 유기적으로 메시의 공간과 드리블을 차단했구요.  비단 메시 뿐만이 아닙니다.  놀라운 사실 하나 알려드릴게요.  코파델레이 결승전에서 이니에스타는 선발이었습니다.  그 경기에서 이니에스타가 뭘 했는지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요?  레알의 3미들은 메시뿐만 아니라 이니에스타까지 완벽하게 봉쇄해냈습니다.  

하지만, 견고한 성은 방어에는 능하지만 공격의 끝이 무릅니다.  우리 역시도 중앙에 3미들을 배치하면서 플레이메이커를 쓰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당연히 패스 루트는 단조로워지고, 주로 호날두와 디마리아의 개인 능력에 의존한 공격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죠.  그리고 볼을 오래 소유하지 못하니, 주도권을 내어주고, 그걸 막아내는 보기에 너무나 아슬아슬한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갑니다.  

사실 너무 초조하고 조마조마했었네요.  코파델레이와 리그 2차전,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1차전을 보는 동안요.  시즌을 치루는 동안 거의 보지 못했던, 너무나 생소한 모습.  우리 쪽 필드에서만 볼이 도는 모습.  그리고 그걸 필사적으로 막아내는 마드리디스타들.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물론 승리를 위한 포석이었지만,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제한된 공격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되죠. 

두번째 4-2-3-1입니다. 

누캄프에서 5-0은 잊어도 좋습니다.  그런일은 앞으로 일어나지 않아요.  선수들이 이미 그때 어리버리했던 그 신입생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이 두번이나 저러한 결과를 받아낼 감독이 아니죠.  챔피언스리그 2차전부터 수페르코파에 이르기까지 레알마드리드가 사용했던 4-2-3-1은 다섯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첫 경기에서는 1골 (이과인의 골을 생각하면 두개의 골이군요), 수페르코파 1차전에서도 2골, 누캄프에서의 2차전에서도 2골을 만들어냈죠. 

우리의 패턴으로 바르셀로나를 공격할 수 있는 포메이션입니다.  그리고 메수트 외질은 1차전 선취골을 넣었고, 카림 벤제마와 호날두도 각각 한골씩을 득점했네요.  이제 한시즌이 지나서, 레알마드리드는 그들이 가장 자신있는 전술로 바르셀로나와 정면으로 화력싸움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걸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점유율입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있었던 1차전 양 팀의 점유율은 5:5 였구요, 2차전 누캄프에서도 양팀의 점유율은 5:5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네요.  유럽이 벌벌 떠는 레알마드리드의 화력을 바르셀로나에게도 보여줄 수 있는게 지금의 4-2-3-1입니다. 

다만, 우리가 화력싸움을 펼쳤음에도 결국 승리하지 못한 건, "메시를 확실하게 묶을 수 없었기 때문" 입니다.  4-2-3-1은 4-3-3에 비해 확실히 견고함이 덜하죠.  수비적인 미드필더 두명을 배치함으로써 세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메시가 이끄는 공격진을 확실하게 막아내는 것에 비해 2명의 미드필더 조합은 단단함이 떨어집니다.  결국 메시를 막지 못해서 우리 팀은 1차전에 비겼고 2차전에 졌으니까요. 


두가지의 포메이션이 각각 장단점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선택은 하나이지요.  
만약 4-3-3을 들고 나온다면, 우리는 케디라-라스-알론소로 이어지는 단단한 중원을 갖고, 메시를 비롯한 이니에스타, 사비의 봉쇄까지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대신, 창조적인 플레이 메이킹을 잃을 수 있죠.  호날두와 디마리아에 의존한 단조로운 플레이로 공격 루트가 제한이 될 수 있습니다. 

4-2-3-1을 들고 나오면, 이번 경기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인 만큼, 확실히 우리의 공격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보다 한경기를 덜 치룬 체력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데다, 아약스전에서 외질,케디라,페페는 휴식을 부여받았습니다.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 팀보다 더 단단한 전방 압박을 펼칠 수가 있을 거라 기대해 볼 수가 있습니다. 
대신, 상대의 키 플레이어 메시를 어떻게 확실히 봉쇄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나요. 

저는 이번 엘클라시코는 4-2-3-1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주된 예상은 4-3-3으로 전반전 상대를 묶어놓고, 후반전에 플레이메이커를 투입하여 분위기 반전과 결승골을 한번에 노린다는 전술입니다만,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홈입니다.  그리고 체력적 안배도 확실하게 된 상태구요.  오히려 우리는 선제 실점을 걱정해야 하는게 아니라, 선제골을 노려야 합니다.  쉴새 없는 전방압박으로 그들의 전진을 막으면서 선제골을 노리며, 그들을 흔들 수 있는 체력이 충분히 갖춰져 있습니다.  오히려 베르나베우에 오면서 뒤로 물러서야 하는건 바르셀로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반전엔 수비를 하고 후반전엔 공격을 하는 것보다, 전반전부터 체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강하게 앞에서부터 압박하고, 볼을 탈취해 선제골을 노리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마리아는 말할 것도 없고, 외질 역시도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잘 가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오히려 바르셀로나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분위기에, 아직 제 패턴을 찾지 못하고 있는 비교적 이른 시간.  이때 득점을 하면 백퍼센트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수페르 코파 1차전에서도, 장소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였고, 우리는 그들을 강하게 압박해서 12분만에 선취골을 득점했습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외질이었구요.  그리고 그 경기에서 내내 프레싱을 걸면서 훌륭하게 경기했던 경험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시의 봉쇄는 어떻게 하느냐.  역시 여기에 대한 답도 수페르코파 1차전을 대입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4-2-3-1에서 상대방을 막아내야 하는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는 단연 케디라입니다.  그 경기에서 케디라는 전반전에 최선을 다해 상대 미드필더를 막아냈습니다.  그리고 옐로카드 한개를 받았죠.  그리고 후반전에는 레알에서 가장 활동량이 좋은 편에 속하는 코엔트랑을 투입합니다.  그래서 전반전엔 케디라, 후반전엔 코엔트랑. 활동량이 좋고 끈질긴 두 선수를 활용해서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냈었습니다. 

티아고 알칸트라는 전반전 내내 지워졌고, 58분에 교체되어 나온 사비도 거의 한게 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이 방법은 효과적이었거든요.  메시를 효과적으로 봉쇄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단 한개의 플레이를 막지 못했을 뿐이죠. 그래서 비겼을 뿐입니다. 


전반전부터 강하게 앞에서부터 압박하고,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필승패턴입니다.  변화는 그 후에 주어도 괜찮습니다.  전반전에 선제골을 따내면, 벤치에서 대기하는 라스나 코엔트랑을 활용해 충분히 후반전에는 잠궈낼 수가 있습니다.   

누캄프에서의 경기라면 4-3-3을 사용하다 후반전에 기회를 노리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고, 초반에 더 조심스러운 것은 분명 바르셀로나일 겁니다.  이때 계속 밀어붙이는 게 낫다고 생각하네요.  
만약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다고 하더라도 벤치에는 카카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추어 수비적으로 변환했다가 다시 공격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여건도 갖춰져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가 생각하는 엘클의 필승전략입니다만.. 이번만큼은 우리의 가장 자신있는 전술로 바르셀로나를 이기는 것을 보고 싶네요.  물론 4-3-3으로 시작하는 경기가 되더라도, 무리뉴 감독님 머릿속에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3점을 획득할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 들어있겠지만, 팬으로서 욕심을 부려보자면 저는 4-2-3-1로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는 마드리드를 보고 싶네요.  그리고 그 효과는 이미 수페르코파에서 확인했으니까요.  

지금 승점이 6점이 차이가 나고, 우리가 앞서있기 때문에, 우리가 추격해야 하는 때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충분히 우리의 플레이를 시도해봄직한 환경이 갖춰져있다고 생각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써놓고 보니까 진짜 기네요;;)

이제 정말 3일 남았습니다.  정말 떨리네요.  엘클때문에 기말고사고 뭣이고 간에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네요.  
오늘도 도서관에 갔더니, 매점에서 남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가지고 엘클 얘기를 하고 있더라구요.  레알 승리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바르셀로나 승리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아주 얘기를 주고받고 하면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엘클라시코를 주목하고, 기대하고 있구나 하는게 학교 도서관에서도 실감이 되더라구요. 


이번이 정말 기회입니다.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바르셀로나를 꺾고, 레알마드리드가 최고의 자리로 한발자국 더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이번 시즌, 바로 이번 경기입니다.
확실히, 착실히 준비해왔으니 반드시 승리하길 기원합니다. 

다른 생각이나 논의할 내용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그리고 영하 7도랍니다.  바람이 춥다 못해 맵더군요.  잠바 입고 잠깐 학교 안을 돌아다녔을 뿐인데 코가 매큼한 것이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엘클라시코 보려면 아프면 안됩니다.  대학생 분들은 이제 시험기간인데, 시험도 치고, 엘클도 보려면 건강 관리 잘 하셔야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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