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스페인 U-20 몇가지 이야기
1. 한국 유쓰를 키우는 감독들은 아주 재미난 삽질을,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범하고 있다.
말 그대로 단순히 '빠르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빠른 선수들은 죄다 공격수로 집어넣고 있는데, 그 결과가 유럽에서 성공한 '스피디한 윙어' 0명이라는 처참한 결과물이다.
이번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스피디하다'라는 좌우 측면 선수는 정작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 특히 후반전에 들어온 11번 김경중과 17번 문상윤은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공을 달고 뛰는것은 둘째치고, 방향전환이 굉장히 투박했다는 점인데 특히나 17번 문상윤 선수는 과거에 호날두가 안 풀리던 날의 플레이를 똑같이 답보하고 있었다.(호날두랑 드리블 모션도 비슷했다.)
순수한 '치달'로 유럽에서 유명한.. 가레스 베일과 히카르도 카카는 정말 '압도적'으로 빠르다. 이 둘의 테크닉이 부족한 것도 아니거니와, 다른 것도 다 좋은 상황에서 압도적으로 주력이 좋은 것이다. 근데 한국은 한국 레벨에서도 조금 빠른 수준의 선수들을 계속 윙으로 키우는 그런 실수를 범하고 있는데 이게 언제쯤이나 고쳐질지 궁금하다. 스피드도 좋지만 유연성, 민첩성, 탄력에 초점을 맞추고 선수들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좌우 측면에 있는 선수들을 센터백으로 키웠다면 정말 초호화 드림팀이 나왔을 것 같은데. 루시우나 마이콘이나 둘 다 100m 달리기 하면 비슷하게 나올지 몰라도 단순히 좁은 공간에서 방향 전환을 하는 능력에서 마이콘이 앞섰기에 마이콘은 오른쪽 풀백으로, 루시우는 센터백으로 성공한 것.
또 솔직한 말로 한국에서 설기현, 박지성 빼면 모든 세대를 통틀어서 1:1에서 아시아를 벗어난 레벨의 수비수를 농락한 윙어는 없는 현실에서 앞으로 몇년간은 윙어 수준 처참할듯.
2. 못한 선수들을 쭉~ 언급해봤자, 단기적인 토너먼트의 특성 + 고지대 + 유망주 크리 때문에 틀릴 확률이 높은지라.. 최대한 장점이나 인상 깊었던 점 중심으로..
8번 백성동은 여러모로 한국에서 나오기 힘든 재능이다. 이때까지 한국형 재능이라함은 동궈, 밥줘영처럼 키 크고 슈팅 포인트를 잡는 능력이 좋은 장신 스트라이커거나, 아니면 이관우나 고종수처럼 활동폭이 좁지만 순간적인 재치와 프리킥으로 승부를 보는 타입인데, 백성동은 이질적이다. 굳이 따지면 2002-2003년 센세이션 최성국(승부조작)을 닮은 타입 같은데, 그보다 높게 보는 이유는 온 몸 어디로 공을 던져놔도 안정적으로 터치하는 능력이 타고났다는 점과, 왼발을 거의 안 쓰는 것 같은데 오른발 아웃사이드, 인사이드, 토우킥, 인스텝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점이다.
공과 발간격사이를 선천적으로 좁게 가져가는, 그런 신이 주신 재능을 지닌 것 같다.
내가 본 범주내에서는 최문식과 동급, 혹은 그보다 반수 위인것 같음. 이관우보다 더 퍼스트 터치가 좋은 것 같고 고종수'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퍼스트 터치를 지닌 것 같음.
다만 단점이라함은, 경험이 적은건지, 얘도 반쪽짜리 천재로 끝날건지 별로 상황판단이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원터치로 바로 크게 벌려줘야 하는데 볼을 끌고 간다던지 하는? 뭐 이건 정말 프로 2-3년차까지 봐야할 것 같은데.. 글쎄. 171이라는 숏다리의 피지컬적인 단점이 너무 뚜렷한지라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정말 흔히 봐오던 반쪽짜리 천재꼴이 나지 않을까 싶다.
20번 장현수와 12번 민상기 둘 중 한명 조만간 조광래가 부를듯. 다만 민상기는 집중력이 좋은 편은 아닌것 같고, 장현수는 클리어링이나 상황판단이 아주 좋아 보였음. 위치 잡는 능력도 좋고.(주전 센터백 황도연이 인저리 프런으로 대회 아웃당한게 좀 아쉽)
골키퍼 1번 노동건은 집중력이랑 기본기는 별로인것 같은데(키퍼로써의 센스가 좀 부족하지 않나 싶음. 근데 각급 청소년 대표팀에서 죄다 주전이였다고 하니.)킥이 정말 좋고 선수들 리딩이 괜찮은듯. 키가 워낙 크다보니까(191) 중용받는 것 같은데 그러다가 프로레벨에서 똥망한 애들 많으니 노력 많이 해야할듯. 이런말 하면 안 되지만 이름도 그렇고, 생긴것도 그렇고 진짜 북한 선수같았음.
그 외 선수들은 그냥 무난. 14번 김영욱은 파이팅이 좋은 편인것 같았음. 도중도중에 경기장 크게 비춰줄때 선수들 독려하면서 라인 올리고 몸 던지는게 굳굳.
3. 무링요가 왜 카날레스 안 좋아했는지 어렴풋이 느낀 경기. 라싱 시절에도 그랬는데, 공을 안 가져다주면 받으러 오는 타입 같지가 않음. 뭐 그 잘난 용어로 뭐시기냐, 오프 더 볼이 심히 안 좋았고 부상 회복이 되다가 만건지, 그냥 컨디션이 안 좋았던건지 볼 터치'만' 좋았고 너무 질질 끌면서 스페인이 경기는 지배하는데 골은 못 넣는 기이한 현상의 주범이 됨.
체력 많이 길러서 활동폭 넓히는 거에 목숨 걸지 않는 이상 무링요뿐만 아니라 스페인 국대에서도 자리 잡는 일 없을듯.
이스코랑 오리올 로메우, 바스트라는 당장 라리가 중상위권팀 레벨에서 실전 투입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 포백이 작년, 올해까지 계속 바뀌는 와중에도 바스트라는 계속 주전이였던 점과, 개인 역량만으로 한국 공격진을 털어버린걸 보아하니 진짜 청소년 레벨에서는 먼치킨 같음. 뒤집어 말하면 이용재가 그만큼 못했다는 거.
로메우랑 이스코는 축구에 눈을 뜬 듯. 존 오비 미켈이 원래 청소년 대표팀때는 공격형 미드필더였는데, 그 존 오비 미켈이 청소년 대표팀때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다면 로메우처럼 했겠구나..하는 생각. 스페인 청대도 바르셀로나 흉내를 내는건지 좌우 풀백을 위로 올리고 로메우가 쳐져서 리베로처럼 움직였는데 인상 깊었음. 첼시가 좋은 영입 한듯.
이스코는 원래 천재라는거 레매 동영상 게시판 보면서 알았는데 그냥 아주 쩔어주는듯. 디에구 리바스(브라질) 어렸을때 보고 느낀 그 감동을 그대로 재현해줬음.
4. 한국은 기대 이상으로 잘한 경기, 스페인은 기대 이하로 못한 경기였네요. 한국은 대부분의 선수가 실수는 있더라도 자기 몫 다 해줬는데 스페인은 빌드업까지는 잘 하다가 마지막 페넌트레이션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역습 몇번을 내주고, 그 와중에 한국이 역습 찬스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는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스페인이 움츠러들었던게 승부차기까지 가게 된 비결 같음.
다만 예전에 한번 '한국의 일본화'라고 걱정투의 글을 적었는데, 이번 세대도 역시 '일본화'.. 소위 말하는 '위닝 일레븐을 너무 많이 하고 자란 세대'같음. 공을 간결하게 이어가는 것도 좋지만 한번에 뻥뻥 질러주고, 또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마냥 개같이 이리저리 뛰는 것보다 수비라인이랑 부대끼면서 째는 그런 모습이 필요했는데 그런게 부족한듯. 한마디로 위닝일레븐에서는 안 통하는 플레이를 현실에서도 안 통한다고 생각하고 안 씀. 무조건 숏패스 + 측면 교란 + 중앙에서 킬패스. 위닝하셈????
2007년이나, 2009년이나, 2011년이나. 예년에 비해서 나아진 기본기. 하지만 퇴보하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의 역량만 거듭 확인한 대회가 아니였나 싶네요. 밥줘영이 못하면 치고 올라오는 떡대가 있어야 하는데 이동국, 조재진 이후로 아무도 없음. 김신욱이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친구도 공중볼 경합하는 기본을 아는 선수는 아닌 것 같음. 하긴 한국에서는 농구해야 되는 키로 스트라이커를 보니까 아시아 레벨에서는 공중볼로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동궈처럼 수비수 신경 건드리면서 공중볼 따내는 타입도 아니고, 박주영처럼 압도적인 서전트점프와 순간 스피드로 공을 선점하는 타입도 아님. 그냥 자기 피지컬 하나만 믿고 우격다짐으로 공중볼 따낼려고 하는데 그러다가 국대에서 똥망한 선수가 우성용이라고..
여튼 지금 얼라들은 죄다 짭퉁 안정환, 이근호... 짭퉁 이천수가 정확한 표현일려나...
여튼 활동폭 넓게 움직이는것만 닮았지, 그 위치에서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전혀 모르는 애들만 양산되는 느낌. 그나마 2009년 세대인 전북의 서정진이 단순 일변도의 짭퉁 이근호가 아니라 진퉁 재능의 냄새가 나기에 기대중. 유리몸인게 안습이긴 하지만.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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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G 2011.08.11조별리그에서는 진짜 경기가 ㅆㄹㄱ였는데 스페인이랑 붙어서 나름 선전한 덕분에 과대평가 받는것도 없지 않아 있는듯... 조별리그 마지막경기 콜롬비아전은 진짜 역대 최악의 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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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내사랑YHS 2011.08.11@Raul.G 한국의 정확한 평가는 스페인에게 3-0으로 완패해야 하는 경기인데 테요와 카날레스, 파체코의 무한 자비 + 갑자기 한국애들이 스팀팩을 맞은 버프로 비긴 경기라고 보는게 정답일 것 같네요. 뭐 그리고 \'어린애\'들이니까요. 10-3 참패를 재현하지 않는 이상 비난보다는 개개인에 대해서는 격려를, 팀 전체적으로는 유쓰들의 발전 방향의 옳고 그름을 점검하는걸로도 만족... 이라고 하고 싶은데 우째 발전이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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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호날두7 2011.08.11그래도 진짜 선전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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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내 2011.08.11카날레스는 확실히 기대감을 크게 가지고 봐서 그런지....
너무 걸어다니는 모습만 보여주더라구요...생각보다 많이 실망스러웠음.
키핑 자체는 괜찮아보이는데... -
subdirectory_arrow_right 내사랑YHS 2011.08.11@미내 접는건 전성기 안정환 접기 수준. 근데 2차동작이 정말 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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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크파브레가스 2011.08.11전 김영욱 선수가 정말 인상깊더라구요. 많이 뛰고 또한 태클도 괜찮고 투지도 대단하더라구욮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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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zinedine 2011.08.11이번엔 사실상 1.5군으로 나갔고, 거기다가 경기력은 매우 좋지 않았으나, 경기력 쩔었다는 2007년을 넘어서는 결과인 16강에 그것도 최강이라던 스페인 상대로 승부차기로 져서(모두가 대패를 예상했지만..) 나름 만족스럽네요. 그러나 차후 국대가 될 선수는 그닥 안보이는 듯 해요. (전 말리전, 프랑스전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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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agonist 2011.08.11한국은 분석보다 정신력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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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illa 2011.08.11우리나라는 어찌된게 성인 대표팀도 그렇고 꼬꼬마 얘들도 그렇고 메이저대회 나가서 앞선 경기에서 죽쑤다가 꼭 마지막에 좋은 경기력 보여주고 탈락하더군요. ㅋㅋ 철저하게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거지만 항상 그래왔던 것 같네요. 앞써서 죽쑨 경기들을 잊어버리게 만들 정도로 잘하고 탈락한다는 느낌이 ㅋㅋ 그래놓고 \'졌지만 잘 싸웠다. 아쉽지만 희망을 봤다.\' 언론에서 때려주면서 금의환향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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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lgado 2011.08.11*카날레스는 중원에서 공 유지하고 넘겨주는 것보단 2선침투해서 골넣는 역할이 더 맞더군요. 버뜨, 로드리고가 전방에서 몸싸움하면서 수비를 무너트리는 역할을 못하니까 중원플레이로 카날레스의 경기가 한정되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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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no.7 2011.08.12점점 유망주들이 양산화 되는거 같음
스타에서도 양산형테란 나오면서 루즈해지고 재미없어졌듯이 축구도 똑같이 될까 두렵네예 -
Laudrup 2011.08.12저는 6시에 일어나서 그냥 후반전만 봐야지 이러고 8시 에 일어났어요 그래서 tv키자마자 스코어 보드가 나오는곳 계속 보고있었는데 0:0 !! 근데 진짜 제가 본 승부차기에서 항상 먼저 차는 팀이 이기더군요 확률로 먼저 차는게 좋다던데 제가 본것중에서 늦게 찬팀이 이렇게 피말리게 하는 경기 오늘이 처음이에요 챔스0708 결승전 느낌 이라 할까?? 암튼 형들보다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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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0이과인 2011.08.12투지는 높이 살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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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HOLIC 2011.08.12저는 어제 개인적으로 세계 최고급인 스페인 청대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점 자체가 너무나도 기뻤고요, 백성동이랑 김진수, 이기재는 정말 좋았던것 같습니다. 이셋은 벌써 A매치 나가도 될만한 실력(?)까지는 아니어도 좀만 더 다듬으면 크게 됤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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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Castle 2011.08.12질줄알앗지만 승부차기까지가는 패기는 높게살만하네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