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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체일요일 5시

한일전을 보는 여섯가지 관점

내사랑YHS 2011.08.10 22:38 조회 3,035 추천 29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하겠습니다.



0. 일단 우선적으로 '그나마' 조광래가 부진했던 이유를 억지로나마 이해해보기.

지동원, 이청용, 손흥민등이 빠진 상황.
시작과 동시에 김영권, 박원재같은 왼쪽 풀백의 부상.
http://isplus.joinsmsn.com/article/072/5931072.html?cloc=
일본이 한국 대표팀을 호텔에서 '40분' 떨어진 시 외곽의 경기장에서 훈련하도록 지시했고, 그 경기장은 라이트마저 안 켜지던 막장 경기장. 이 기사에는 안 나왔는데 다른 기사 보면 구자철이 스트레칭 하다가 잔디 파인거 발견하고 유심히 보는 짤이 있었음.



1. 예전에 한국이 일본을 이길 수 있던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일본은 이제 한국에 대해 별 악감정이 없는데(역사교육을 별로 안 하니까) 한국은 여전히 악감정이 많이 남아있어서 으로 붙이던거. 그리고 압도적으로 우리가 나은 피지컬

이건 스페인vs독일같은 팀의 경기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경기는 스페인이 앞서는데 스코어는 비슷하거나 독일이 이기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은 이유기도 함. 이러나 저러나 독일이 매번 메이져 대회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즘 스페인은 개사기이므로 생략)

1-1. 개개인의 역량차이. 일본의 개인기는 한국보다 월등함. 똑같은 기성용급의 재능이라고 해도 20년을 잔디에서만 찬 유망주랑, 15년을 흙에서, 5년을 잔디에서 찬 친구랑 기본기가 같을까? 노노. 절대로. 


1-2.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일본보다 잘해왔던 이유는? 
흙에서 뒹굴던 우리의 유망주들은 일본보다 깡이랑 내구력이 좋지. 잔디에서 넘어져도 안 아프지만 흙에서 넘어지면 아픈데, 그걸 몇백, 몇천번이나 견뎌내던 애들이니까. 그 기술적 갭을 기존의 허정무나.. 뭐 다른 감독들이 '깡+피지컬'로 극복해냈는데, 조광래는 그 틀을 버리고 이제 기술vs기술로 맞짱을 뜨자고 하니 당연히 안 되는거. 


2000년대 중반을 퉁쳐서 대표팀 3톱을 이야기한다면 박지성-이동국-설기현/이천수. 이중에서 이동국, 설기현은 일본애들보다 신장과 공중볼에서 월등하고 박지성은 모든게 우월함. 근데 현재의 이근호-박주영-지동원-이청용같이 쓰리톱 구성 멤버는 박주영을 제외하면 신체나 테크닉적으로 우월한 애가 없음. 

결국 돌아돌아 이야기했는데 예전의 그런 악이 담긴 육체적인 부비부비로 일본 호빗들을 압도하던 그런 압박이 없어진 상황. 



2. 조광래와 허정무 축구의 차이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 허정무 축구는 수비를 단단하게 굳히고 공격은 기성용, 박주영, 이청용같은 창조적인 삼각형이 구성하고 박지성과 이근호는 창조적인 공격전개, 뭐 이런것보다 기동력으로 승부했음. 박지성이야 사실 지금 와서는 대표팀에서도 완벽! 이랬는데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건 2008년에 왼쪽의 이영표-박지성 라인은 기대 이하라는 목소리가 많았음. 그때만 해도 나도 이영표가 이렇게 늙어서 가는구나.. 김동진이 뒤를 이을려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여튼 수비는 단단하게, 그리고 역습 한두번으로. 최대한 기성용, 이청용, 박주영을 풀어주고 이근호, 박지성, 김정우로 역습을 막는다, 라는 모토. (그렇게 기대 이하다..라고 욕을 할려는 찰나만 되면 박지성이 빈공간 침투로 대표팀 최다 득점자의 명예를 가졌으니, 캡틴 박은 위대하도다!)
 
허정무는 전형적인 무링요식 축구임(무링요 클래스라는건 죽어도 아니니 오해 마시길). 경기를 1골차로 이기든 2골차로 이기든 절대로 '지지 않는다'라는 마인드. 솔직히 말하면 이건 한국 대표팀을 맡은 대부분의 감독의 마인드. 한국 축구를 언급할때 네티즌들이 '너도 나도 막장되는 축구'라고 하는데 그게 정답. 어떤 팀을 만나든 수비적으로 무조건 걸어잠그다가 상대방이 약하다 싶으면 기성용-이청용-박주영의 센스로 경기를 만들고 역습에 허무하게 털릴거 같으면 김정우, 박지성이 몸 날려서 막고. 상대방도 빡치고, 우리도 빡치고. 하지만 승점은 우리가 챙겨가지.

허정무가 공격축구를 싫어하는건 죽어도 아니고, 아마 2000년 올림픽때 이관우, 고종수 중심으로 공격축구 비슷하게 해볼려다가 이관우 인저리 프론, 고종수 기복으로 올림픽 대표팀을 망친 경험이 있어서 그런듯.


반대로 조광래는 그런게 아니라 웽거식 마인드. 조광래의 축구는 장담하는데 바르셀로나식 축구는 죽어도 아님. 정작 본인도 XX식 축구 블라블라 해봤자 스포츠 여론에서는 바르로나식 패싱 축구라고 할걸 아니까 그냥 바르셀로나식 축구라고 하는듯. 

바르셀로나식 축구가 팀의 엄격한 틀을 짜고, 롤을 세세히 부가한 톱니바퀴라면 조광래가 추구하는 축구는 세스크-나스리의 개인 역량과 선수들간의 개인전술을 팀 전술보다 위에 놓고 플레이하는 아스날식 축구임.

이게 장점은 말 그대로 한두명의 크랙이 (위닝) 이라면 아주 경기를 씹어드심. 생각해보자구. 패스능력치 94의 세스크가 라면 능력치 +10%해서 패싱이 99가 되는데 이건 위닝 능력치 최고임. 말 그대로 경기 지배자. 근데 뒤집어 말하면 세스크나 나스리가 조금 폼이 안 좋으면 바로 경기를 말아먹게 됨. 왜냐하면 개개인의 역량에 기대고 틀만 잡아놓고 경기를 이끌어나가는데 그 틀을 이루는 애들이 완전히 막장이니까. 2002월드컵때 그 강대했던 프랑스가 공격전술 그 자체 지단 사라지니까 막장이 된걸 생각해보자구.

바르셀로나도 (이유랑 과정은 달라도) 경기가 말리면 짜증나는건 마찬가지이긴 해도 그팀은 메시가 있잖수? 우리도 결국 호느님이 다 해주잖수? 

기니까 여기서 잡소리 짜르고.



대표팀의 공격 전개는 전적으로 기성용, 박주영 두명의 축에 의해 구성됨. 박주영이 움직이는 모습에 따라 이근호, 구자철(지동원,이청용)등이 빈공간으로 들어가고 기성용이 전개함. 그리고 김정우가 타이밍에 맞춰서 역시 빈공간 들어가고.

근데 오늘은 그게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 



3. 경기내용 복기

3-1. 일본은 초반부터 밥줘를 담그기 시작했음. 한국은 기성용이 혼다 담근답시고 초반에 거칠게 했는데 쓸데없는 백태클로 기성용이 경고를 받은 이후 완전히 말린거에 비해 박주영을 너무 일본이 잘 담궜음. 이런거 보면 유상철이랑 김남일이 얼마나 영리했는지 깨달을 수 있음. 그네들은 선수 담그면서도 경고는 잘 안 받고, 받아도 계속 쌩까고 상대방 담금.

박주영에게는 전담마크가 들러붙고, 기성용은 완전히 얼어서 공격 못하고 있고, 이용래랑 이근호는 위치도 못 잡고 어버버버버버버버버.


3-2. 미드필더에서 추를 잡아줘야 할 김정우, 기성용, 이용래가 정신을 놓기 시작했음. 가장 큰 원인은 이용래라고 보고, 두번째는 기성용. 기성용을 알론소, 혹은 피를로 롤로 쓰는건 죽어도 아님. 피를로의 수비적인 센스나 위치선정은 이 선수가 왜 천재인가,를 알수 있는데 기성용은 절대로 그런 타입은 아님. 차라리 알론소처럼 우직하게 많이 뛰기라도 하던가. 

이용래는 공을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능력에 비해서 위치 선정 능력이나 순간적인 민첩성이 너무 후져서 공수의 빠른 전환에 전혀 기여를 못함. 이 부분은 다음에 좀 더 시니컬하게 까도록 하고. 결국 남는건 김정우 혼자서 자기 역량으로 만들어가야 하는건데, 김정우는 허정무가 그리울듯. 자기가 가장 잘 하는걸 시켜준 유일한 감독.


3-3. 미드필더에서 공 전개를 못하니까 좌우 측면 윙어들이 공을 받으러 우리팀 진영으로 내려옴. 근데 이근호, 박주영이 다 친절하게 국밥에 역습찬스를 말아드심. 일본 좌우 풀백은 안심하고 공격에 전념. 


3-4. 여기서부터 이제 한국과 축구 선진국간의 '머리'싸움이 얼마나 부족한가가 나옴. 라사나 디아라와 에시앙의 차이가 과연 무엇인가.....를 떠올리면서 보시면 도움이 될.... 되겠죠?

상대방이 테크닉적으로 우월하다면 우리가 일본보다 나은 육체적인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압박을 가하면서 공을 뺏어야 함. 근데 뒷공간 털릴게 무서운 이 멍청이들이 뒷걸음질을 치면서 일본에게 공간을 내주기 시작함. 압박을 흉내는 내는거 같은데 전혀 조직적이지가 않으니 더더욱 문제. 압박을 너무 안 하는건지, 압박을 너무 하는건지 분간이 안 갈정도로 공간을 허접하게 내줌. 

대표팀이 전반전에 단독찬스보다 중거리슈팅 기회를 겁나게 많이 내준걸 생각해보면 알거임. 페널티에어리어안에는 수비가 바글바글한데 중앙에는 텅텅빔. 아니면 수비수들이 어버버하고 애들이 전체적으로 달리다가 중간에 툭 끊기고 어라? 하면서 어버버버버...

이렇게 수비하다가 망한 대표적인 팀이 지난시즌 호지슨 시절의 리버풀.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으니까 뒷걸음질만 치고, 덕분에 상대팀의 미드필더는 더더욱 공간이 살아나고.

이 부분은 조광래가 100번 1000번 까여야함. 지난 가나전때도 똑같은 레퍼토리로 기얀에게 몇번이나 털렸는데, 


3-4-1. 무링요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할때 아예 엉덩이를 빼고 경기에 임한적이 있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알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안 졌는데 왜 한국은 일본에게 탈탈 털렸느냐? 바로 '자발적'으로 수비조직을 짠 팀과 경기가 말려서 '강제적'으로 수비조직을 짜게 된 팀의 차이. 

조광래는 다들 아시다시피 무조건 공격축구. 전진축구임. 일본도 미들싸움에서 패배시켜버리겠다, 라는 마인드로 나왔을거임. 만약 역습 위주로 나갔을거면 오른쪽에 구자봉대신에 남태희나 김보경을 미리 넣었겠지. 아니면 아예 밥줘-김신욱-이근호로 구성해서 뻥축구로 나가던가. 근데 반대로 오른쪽에 구자철을 넣은 것 자체가 구자철을 마치 이니에스타처럼 측면에 쳐진 게임메이커로 쓰겠다는 마인드. 

아예 경기내용이 말린 상태에서 잇달아 왼쪽의 김영권, 박원재가 부상으로 실려나간 상태. 돔에서는 처음 하는 경기. 원정경기.... 아 최악.


3-4-2. 싸움을 할때도 상대방이 우리보다 강하다고 해도 깡으로 계속 밀어붙여야지 상대방이 겁을 먹고 뒷걸음질을 침. 근데 우리가 안그래도 약한데 뒤로 물러서서 눈치만 보고 있으면 상대방은 마음껏 가지고 놀 것 아님? 안 그런가요? 학교 일진들이 싸움 못해도 깡 있는 애들은 빵 셔틀로 안 시키고 그냥 아부 떨고 눈치밥 좋은 애들만 빵 셔틀 시키잖아요? 




4. 그럼 대안은 있느냐?

없어요. 


조광래가 지금 하는 행태는 마음에 안 드는데, 짤라봤자 데리고 올 감독도, 부임시킬 한국 감독도 없는 상황.

솔직한 말로, 원정 16강이라는 대업 달성했던 허정무에게 인맥축구니, 무재배 축구니 온갖 비난을 가했던 나라의 상황과, 히딩크도 부임한지 14개월되는 2002.2월까지 까이다가 3월부터 찬양 받은거 생각해보면..

2002년 히딩크 - 1년 반 :4강
2003년 코엘류 - 1년 : 광탈
2004년 본프레레 - 1년 : 아시안컵 8강, 아시아 최종예선 2위
2005년 아동복 - 1년 : 본선 광탈
2006년 핌 비어백 - 1년 : 아시안컵 3위
2008년 허정무 - 2년반 : 원정 16강. 거의 30경기 가까이 무패기록.
2010년 조광래 - 1년 : 아시안컵 3위. 한국축구 사상 최초로 '공격축구' 시도


조광래가 답인지 오답인지는 안 나온 상황. 우리나라도 2002년만 해도 유럽에 비해 피지컬도 딸리고 머리도 딸리는데 뭔 놈의 실험을 그렇게 하느냐고 엄청 비판을 많이 했죠. 히딩크는 반대로 우리나라에 양발잡이가 많다는 것과, 시키면 다 하는 명령 복종, 평균적으로 발이 빠르다는 점을 이용해서 무한 멀티플레이어 + 무한 압박축구를 부임 15개월 되던 3월에야 완성했습니다. 그동안 히딩크가 불렀던 대표팀 소집원수는 대충 60명에 육박했구요. 

뭐 여기서 갑자기 안첼로티? 둥가? 데리고 오면 당연히 조광래 경질 찬성입니다. 이건 레알에 리베리 줄게, 레온 다오. 이런 느낌이라서.

근데.... 조광래보다.. 좋은 감독이 한국에 올려나요?.. 근 10년 사이에 감독들 평균 수명이 1년 남짓한 아시아에? 히딩크때는 정몽준 아찌가 자비를 써서 그 비싼 연봉에다가 코칭 스태프 다 채워준거고. 

지금 일본의 [짜]가 연봉이 20억원이에요. 한국은 히딩크때 맥시멈으로 10억원 투자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빅네임밸류' 감독이 10억원? 그것도 감독 전권 보장도 안 되는 나라에? 

절대로 올리가 없죠. 오면 그건 자원봉사임.


조광래가 앞으로도 똑같이 수비라인 못 잡는다면 그건 진짜 각성의 여지가 없는건데, 조광래가 이제는 어느정도 깨달았을거에요. 우리나라 상황으로는 마냥 공격축구만 하기에는 한계가 자명하다는거. 다만 역습을 허정무보다 좀 더 스무스하게, 그리고 지공상황에서 좀 더 공격패턴을 다변화 시키는 방법으로 한국축구 실정에 맞는 축구를 찾아야겠죠. 사실 거기까지가 한계라고 보고 있구요.


이 상태에서 또 조광래 경질하는건 축협, 네티즌 호구 인증 밖에 안 되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두경기로 일희일비하는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다만 앞으로

A. 차두리-이정수-4번-5번이 포백라인 일자유지가 전혀 안 되는데 그 부분 개선
B. 기성용-김정우-6번로 삼 미들 구성. 김정우를 밑으로 내리고 기성용을 과거 허정무처럼 자유롭게 풀어주기.
C. 쓰리톱의 유기적인 움직임 개선.


이 세가지에 중점을 맞춰서 조광래 축구를 본다면 조광래가 산으로 가는지, 브라질로 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5. 기성용이 생각보다 아직 멘탈적으로 높은 경지까지 올라온것 같지는 않네요. 아직까지는 제 잘난 맛에 축구하는 선수 같음. 팀이 말릴때 덩달아 같이 흥분해서 경기를 망치는 전형적인 유망주. 이건 나쁘다는게 죽어도 아님. 그 나이때 당연한거. 근데 트윗에다가 똘끼 충만한 이야기 적어놓고, 매번 상대팀 도발하길래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여서 굳이 적어보는거네요. 하긴, 이영표나 박지성, 송종국처럼 20대 초반부터 경기가 산으로 가도 자기 플레이 할것 다 해주는 선수는 많지 않죠. 아니, 매우 드문편. 

그리고 대표팀 주장이 세컨이 차두리인데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 분명 차두리는 인격적으로 매우 훌륭한 아버님을 닮아 훌륭하다는건 알겠는데 전술적인 머리는 그닥. 주장이면 경기가 안 풀릴때 선수들에게 위치 선정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 조율을 해줘야 하는데 ... 글쎄요. 차라리 뼈정우가 세컨 주장으로 낫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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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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