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엘체일요일 5시

바르까의 리그 우승을 축하하며 - 도망치려는 펩을 위한 조언

2011.05.16 13:38 조회 1,860


 우선 바르까의 리그 우승을 가식으로 축하합니다. 

챔스는 지금 생각해도 열이 받지만(가급적이면 생각 안하려고 함...) 

사실 리그는 두 말할 여지없이 바르까가 잘해서 챙긴 게 맞죠.

승점차도 승점차고 결과적으로 저희와의 두 차례 대결에서 1승 1무를 거뒀으니
(이 두 차례 리그경기는 경기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특별히 언급할 게 없는 게 사실이죠)

속이 쓰리긴 해도 그들이 저희보다 리그에서 더 나았음은 사실입니다.

무감독님 입장에선 단 한번의 패배가 리그 타이틀 상실로 이어지는 라리가의 현실이

여느 때보다 야속했을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3년 연속 라 리가 우승을 차지한 그들의 기쁨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클 것이라고 짐작이 됩니다.
(실제로 그들의 세레모니가 그간보다 더 격해보이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왜냐면 표면적인 성적상으로는 지난 시즌에 비해 더 여유로운 격차로 우승했지만
 
시즌 내내 무링요라는 존재가 주는 압박감에 시달리면서, 또 레알과 시즌 막판
 
연속으로 부딪치면서 머리가 새하얗게 다 빠진 펩 뿐만 아니라 선수들조차도

최근의 몇 년간처럼 '상황이 온전히 자신들의 능력과 의지안에서 통제되는' 게 힘들어졌음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메시 역시도 전에 없이 "레알을 꺾고 우승한 게 기쁘다"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했을 정도이니까요.

(상황이 감당이 될 때는 신사적인 태도를 유지하다 뭔가 간당간당해지니 감정적으로 되고,

 때문에 상대의 감정에 대한 도발도 서슴지 않게 되는 건 사람이 다 원래 그런듯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엘클 4연전에 대해 시작전부터 일관되게 갖고 있던

단 한 가지 생각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이건 모로가나 도로가나 우리한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거였습니다.


 사실 바르까가 같은 축구를 구사하는 팀은 지구상에 바르까 한 팀 뿐이기에

그들의 스타일에 대한 적응이랄지, 연습 대비랄지 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계속됐던 엘클에서의 패배 이유 중 하나도 아마 10경기면 9경기를 뜻대로 지배하는 우리가

몇 달에 한 번 만나는 그들의 플레이 스타일에 매번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있었구요.


 쨌거나 예상대로 그 4경기를 통해 우리팀은 바르까가 어떤 축구를 구사하는지 진저리나도록

체험하게 됐고 그 덕에 그들의 표면적인 강력함 뒤에 숨겨진 약점들이 존재함을,

그런 '희귀한' 축구를 구사하는 팀을 상대로 득점하고 승리하는 법을 몸으로 알게 된 것이죠.


 그래서 결과 또한 1승 2무 1패로 동률이었고, 비록 수비축구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긴 했지만

(바르까 같이 완성된 스타일을 상대할 땐 어차피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거나'
 '어쩔 수 없이 수비를 해야하거나' 이 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이기기 위한 플레이를 펼친 우리 감독님의 선택은 옳았다고 봅니다.


 또 저는 바르까가 '이기고자 하는 열정'에서 항상 우리팀보다 앞서왔다고 생각하는데,

계속되는 연전을 통해서 지독하리만한 열정을 보인 우리팀은 그 끝인 4차전 캄프 누 원정에서

더 이상 그들의 패스 플레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에 이르렀었죠.
(그런 열정에서 밀렸던 순간은 3차전 페페의 퇴장 후와 4차전 동점골 이후였구요)




 결론을 정리하면, 무감독님은 다른 어떤 감독도 할 수 없었을 일을
 
단 1년만에 해냈다는 것과(그것도 월드컵이 끝난 뒤의 시즌에서!)

그 기간동안 바르까 파해법에 대한 완벽에 가까운 메뉴얼을 만들었다는 것이고


이미 언론 싸움에서부터 상대가 안 됨을 깨달은 펩이 모든 면에서 자신이
 
팀이 아닌 감독 개인으로서 여전히 한 수 아래라는 것을 실감했을 거란 것, 

그간  팀 전체 시스템의 덕을 많이 보고 있었음을 재차 실감했을 거란 거죠.



 가끔씩 펩의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데, 사실 현실적으로 서로를 위한 최상의 관계인
 
바르까와 펩이 특별한 이유 없이 결별할 일은 없다고 보지만
 
만에 하나라도 펩이 깜짝 이적을 하게 된다면 그건 아마도 다른 어떤 이유보다
 
이미 자신과 자신의 팀을 간파한 '무링요'라는 존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 아닐까 싶은 겁니다.

(지금까지는 심판 덕과 천운을 따라 어찌어찌 버텨왔지만 당장 최소 4번은 마주칠
 다음 시즌에 받을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굳이 펩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펩의 커리어는 바르까를 떠남과 동시에 쫑이라는 겁니다.

천운과 자신의 치열한 노력이 결합되었기에 그간의 커리어가 가능했을 뿐

그걸로 자신의 능력을 퍼거슨/무링요급으로 과대평가했다간 나락을 경험하게 될 테니까요.

바르까를 떠나고 새 팀의 훈련장에 도착한 첫 날 깨닫게 되겠죠.

혀비와 인헤, 메시, 푸욜이 한 팀의 존재하는 것 자체가 다른 팀에서 재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그간 자신의 화려한 커리어가 자신이 밑바닥부터 새로 다지고 일궈낸 게 아니었음을.


그가 명장으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남기려면

둘 중 한 명이 나가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바르까에 남아 내년 시즌에

무감독님과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올해 무감독님은 얻은 것 만큼 많은 걸 잃으셨죠)


왜냐면 무감독님과 달리, 펩은 퍼거슨-벵거-안첼로티 등등 사이에서

첫 시즌부터 살아남을 적응력과 결단력이 있음을 입증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게 과연 가능할지???)


  비록 처절하게 발리면서 그간 3년의 공적이 무색해지는 상황을

감당하는 상황이 오는 걸 감수해야 할지라도  바르까에 남는 것,

그것이 펩과 바르까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이자,

우리팀 입장에서도 가장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며 또한 고대하는 일이 되겠죠.







 (이 모든 건 물론 진심어린 조언이되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 조언은 아닙니다.)















 > 만약 지금, 다음 시즌 레알의 전력과 초래될 상황을 가장 두려워할 이가 있다면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펩일 거란 사실. 왜냐면 그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충분히 간파할만큼은 똑똑한 인물이니까요.
 


format_list_bulleted

댓글 27

arrow_upward 다음시즌... 그의 거취는? arrow_downward 발다노 안 떠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