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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오늘 경기의 MOM은 과연 누구?

호당이 2011.01.10 06:47 조회 4,255 추천 51

동점골, 동점골, 역전골의 세골을 쓸어담고 카카의 골까지 어시스트한 영웅 호느님?

아니면 무려 8개월만에 골맛을 본 돌아온 황태자 각카?




물론 이 크랙급 선수들이 있었기에 이런 난장판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겠지만
 
저는 오늘경기의 MOM를 우리 무감독님꼐 드리고 싶네요 ㅎ


정말 그동안
무감독 독하다, 무감독 엉뚱하다, 무감독 사차원이다, 무감독 용감하다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정도로 승부사의 기질을 타고난 분이실 줄이야....
진짜 이런감독은 처음 뵙는것 같습니다 ㅎㄷㄷㄷ

승리를 위해서 상식을 뒤엎는 용병술을 보여주는 모습....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교체....

지난 2002 월드컵의 히딩크 감독님 때도 이런 기분을 느껴보긴 했지만, 그때는 무조건 단판에 끝나는 외나무 다리 경기였기에, 상황상 보다 극단적인 전술운용이 가능 했겠지요...
그에 비해 오늘 경기는 토너먼트도 아닌 38경기나 치루는 리그경기중 하나 였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물론 옆동네 바르사의 무시무시한 연승 행진 탓에 리그 역시 한경기 한경기가 결승 토너먼트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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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 (정확히는 후반전 이후) 에서 무감독님이 꾀했던 전술적 변화를 살펴봅시다.

                                                    전반전
                        

전반전은 그동안 쭈욱 써왔던 4231 전형 그대로 나왔습니다.
다만 부상으로 빠진 페페 대신 알비올이 선발 출전 했고, 경기 감각이 떨어져있는 케디라 대신 라스가 몇경기째 알론소와 중원에서의 호흡을 맞추었죠.

가장 안정적이고 많이 연습해온 전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의 카르발료-알비올의 센터백 라인과 알론소-라스 의 중원은 말그대로 Hell 그 자체였습니다...
카르발료와 알비올의 수비라인은 그동안 호흡을 별로 못 맞춰본 탓인지 업사이드 라인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채 번번히 상대 공격수에게 뒷공간을 내주었고, 이러한 구멍을 땜빵하려고 라모스와 마르셀로까지 중앙으로 자꾸 밀집되다 보니 이번엔 양쪽 사이드에 헛점이 생겨버리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라스는 오늘 영 컨디션이 별로였는지 특유의 끈덕진 대쉬에 이은 볼경합 & 탈취 후 연결 이라는 기본적인 임무조차 소화하지 못했고, 엉성한 간격유지로 상대방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에게 농락당하다시피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알론소 역시 앞에서 보조를 잘 해줘야 하는 라스가 고전함에따라 덩달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줬고 공을 갖게 되면 무조건 전방의 호날두나 외질에게 짧게 연결해 주는데만 연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비야레알의 공격진은 마치 지난 엘클라시코에서의 바르셀로나를 보는 것 처럼 상당히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로 측면 중앙 가릴 것 없이 우리 수비진을 탈탈 털어버렸죠...
우리가 실점한 두번의 장면은 정말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공격 전개에 의한 것들이었습니다.

불안한 수비라인과 중원에서의 미진한 지원으로 인해 벤제마-호날두-외질-디마리아의 공격진은 넷이서만 고립되는 현상이 벌어졌지만, 그래도 좋은 집중력으로 전반에만 두골을 따라잡았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2:2까지 상황을 만들어 놓고 후반전을 맞이 할 수 있었기에 다행이었지만, 영 톱니바퀴가 맞지 않는 수비라인과 중원을 그대로 둔 채 후반전에 임하는건 결코 성에 차지 않는 무감독님이셨나봅니다.

                                                후반전 시작

                              

저는 사실 후반전 막판의 득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수비자원을 빼고 공격자원을 투입하는 과감한 선택 보다도, 전반전 직후 수비 안정화를 위해 보여준 약간의 변화가 더욱더 충격적이었습니다.

무감독님은 전반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라스 대신 간격 유지에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케디라를 투입했고, 매우 불안했던 수비 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매우 독특한 전술을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라모스-카르발료-알비올의 3백에 가까운 변칙 수비 라인을 지시 하신 거죠!!!!
저는 처음 선수들이 뛰는 위치를 보고 단순히 라모스와 알비올이 서로 자리를 바꾼 것인줄 만 알았습니다. 전문 풀백인 라모스를 센터백으로 내리고 전문 센터백인 알비올을 풀백자리로 보낸다라......
정말 의아한 변화였지만 카르발료-알비올 보다 라모스-카르발료 라인이 더 호흡이 잘 맞는 다는 무감독님의 의중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경기 모습을 계속 보아하니 이건 마르셀로까지 함께하는 4백이 아닌, 마르셀로를 좀더 전진배치하고 라모스-카르발료-알비올 셋이 3백을 구성하는 모습에 더 가깝더군요...

그 결과 전반전에 누굴 막아야 할 지 모른채 우왕좌왕 하던 수비진은 거짓말 처럼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중원에서의 케디라의 분전으로 인해 전방에서 부터의 강한 압박으로 상대방의 공격 시작점 자체를 뒤로 물린 탓도 크겠지만, 업사이드 라인에 연연할 수 밖에 없는 4백보다 공격수 한명 한명에 대한 개인 마크와 공간 축소에 유리한 3백을 선택함으로써, 상대에게 뒷공간 자체를 허용하지 않도록 하는 무감독님의 전술적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비적으로 매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경기 주도권 역시 완전히 찾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라던 골은 터지지를 않았죠....


                                                              카카의 교체
                               

공격 강화를 위해 무감독님이 선택 할 수 있는 카드는 실질적으로 카카의 투입 하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팀 내에서 가장 공격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는 네명의 선수를 이미 모두 투입 한 상황이었고, 페드로 레온이나 그라네로, 카날레스의 카드는 결코 주전 네명보다 공격적으로 더 뛰어나다고는 볼 수 없는 카드였기 때문이겠죠... 레반테와의 코파델레이 경기로 인해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겠구요..

저는 처음 카카가 몸을 풀고 있을때, 이번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벤제마를 빼고 카카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님의 선택은 달랐죠.
무감독님은 확실한 승부를 위해 수비자원인 알비올을 빼고 카카를 투입하는 초 강수를 선택하십니다.... 중원에서 뛰던 케디라가 살짝 사이드로 빠져서 풀백 비슷한 롤을 하게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수비는 라모스와 카르발료 둘에게만 전담 시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비야레알은 점점 수세에 몰리자 공격 자원을 빼고 수비자원을 투입 함으로써 승점 1점이라도 따가고 말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죠.
따라서 비야레알의 공격진에는 쥐세페 로시 단 한명만이 남고 나머지 선수는 모두 자기 진형에서 수비만 하는데 급급했고, 결과적으로 수비 자원을 빼고 공격자원을 투입한 무감독님의 선택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물론 결과론 적인 예기이긴 하지만, 어쨌든 교체 투입된 카카가 크로스를 올리고 호날두가 놓친 공을 '교체되지 않고 무사히 남아 있던 벤제마에 의해' 수비가 걷어내지 못하게 되었고, 이를 다시 낚아챈 호날두가 결승골을 집어 넣었으니까요.... 결국 교체 아웃 되지 않은 벤제마가 그 자리에 서있었기 때문에, 페널티 박스 안에 공격수가 두명이 움직일 수 있었고 그게 바로 골로 연결 된 것이죠..... ㅠㅠ

                                                            후반전 막판
                              

결승골이 터지고 모두가 흥분에 휩싸인 상황에서도 무감독님은 여느때 처럼 침착함을 유지하고 그제서야 벤제마를 빼고 가고를 투입하여 수비 안정화를 꾀했습니다. 그때 까지도 승리를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교체 투입된 카카가 호날두의 크로스를 받아 자신의 8개월 만의 복귀골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레알마드리드의 것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카카가 특유의 하늘을 바라보며 두손가락을 높이 들고 아이 빌롱투 지쟈쓰 세레모니를 할때 나도 모르게 똑같은 포즈로 따라하고 있더군요 ㅎㄷㄷㄷ)

열광하는 관중들에게 승리의 표효를 하던 무감독님의 뒷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이후 경기 종료 전까지의 비야레알의 공세는 상당히 매서웠지만 반칙으로 적당히 끊어 가면서 잘 막은 결과 4:2 똥줄 경기의 승리를 쟁취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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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말그대로 미친 용병술, 미친 전술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아요....ㅠㅠ

정신 차리지 못하고 휘둘리는 수비... 믿었던 알비올과 라모스의 부진...
한수 아래라 여겼던 상대에게 완전히 장악 당한 주원....
주어진 공격자원은 매우 한정적이고 이미 그중 두명이 필드 위에서 뛰고 있는 상황.....
그나마 교체 투입으로 공격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는 이제 갓 복귀해서 두경기 교체로 뛴 선수 한명 뿐...

이런 총체적 난국을 하프타임 동안의 전술적 변화, 그리고 후반 막판의 극단적 용병술로 이겨 내시는 무감독님의 창의성과 용기에...
저는 단순한 승리 그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리그 경기 하나에서 이렇게 변화무쌍하고 흥미로운 전술 변화를 보여주시는 무감독님...
이분이라면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던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화려한 "왕의 귀환" 을 기대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강한 믿음이 생긴 한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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