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축게는 논쟁 게시판이 아닙니다.
글에 앞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우리말인 논쟁과 토론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봅시다.
논쟁 =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주장을 말이나 글로 논하여 다툼.
토론 =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함.
위의 사전적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논쟁과 토론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대화라는 공통점에서 시작하지만, 그 목적에서 각각 "다툼"과 "논의" 라는 전혀 상반된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토론을 여러가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대화를 통해 좀더 발전된 결론으로 도달하기 위한 과정 이라고 볼 수 있다면,
논쟁은 말 그대로 내말이 더 맞는지 아니면 네말 더 맞는지를 가리기 위한 경쟁의 행위입니다.
즉 토론의 결론이 1+1=2 아니면 그 이상의 시너지로 표현되는 반면,
논쟁의 결론은 1X1=1 아니면 그 이하의 소모적 활동으로 허비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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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레매 내에서 (특히 축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말다툼은, 의견 교환의 목적이 토론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논쟁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 "보다 발전된 레알 마드리드의 모습" 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그 과정이 자꾸만 내가 원하는 마드리드의 모습이 더 바람직한지, 아니면 네가 주장하는 마드리드의 모습이 더 잘났는지를 겨루는 듯 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결론적으로 레매 회원들 끼리 감정이 상하게 되는 결코 원치 않던 결과로 이어지는 듯한 모습입니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같은팀을 응원하면서 서로를 독려하지는 못할망정, 누구말이 더 맞는지를 두고 옥신각신 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소모적인 행동이며 낭비일 뿐입니다.
특히나 특정선수를 두고 하는 "답이 나올 수 없는" 논쟁의 경우엔 더욱더 그럴수 밖에요...
지난 화요일 새벽의 충격적인... 그리고 조금은 치욕적인 사건을 계기로, 매년 되풀이되는 논쟁을 위한 논쟁이 계속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또한 그러한 논쟁에 반응을 했던 입장에서...), 대체 무엇이 이러한 소모적인 행동을 반복시키는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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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투의 문제, 단어 선택의 문제, 그리고 인정의 문제
"틀렸습니다. 아닙니다. <-> 다릅니다."
웹상에서의 다툼이 일어나는 원인의 거의 90% 이상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공격적인 어투와 자극적인 단어선택에서 일어나는것 같습니다.
글이 말보다 더 유용한 점은 조금더 생각을 한 후에 표현 할 수 있다는 점이고, 다시 고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말은 한번 뱉으면 다시 주워 담지 못하지만 글은 조금 더 생각 해 본 후에 다시 고칠 수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 조금만 더 생각하고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새글쓰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내가 이 글을 썼을때 또는 이 단어를 사용 했을때 남들은 어떻게 해석할까.... 라는 고민을 10초라도 해본다면 충분히 고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글에 대한 댓글을 쓸 때에도, 글쓴이의 논조에 동의 할 수 없고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시다면, 그저 "다른 의견"을 제시해 주시면 되는 겁니다.
우리가 신이 아니고서야 그 누구도 글쓴이의 생각이 틀렸다고 단정 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축구와 같이 그 결과를 누구도 예측 할 수 없는 스포츠에서 누구의 의견이 절대적인 사실일 수는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그 누구도 자신의 의견이 틀렸다고 반박을 하고 들어온다면 기분이 나빠지지 않을 사람 없을겁니다.
거기서 부터 이미 논쟁의 불씨가 타들어가기 시작하는거겠죠...
이런 의견이 있으면 저런 의견도 있다는건 누구나 머리속으로는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다만 이걸 생각하고 댓글을 다느냐의 문제겠지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글을 보게 된다면, 그것을 틀렸다는 표현으로 지적하기 보다는 또다른 의견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건설적인 토론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2. 과민반응 & 확대해석의 문제
레매 안에서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에 대한 얘기를 할 때에 악의를 품고 얘기를 하는 분은 하분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악성 반란 분자가 있을수도 있겠지만요 ㅋ) 다들 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결국 결론은 레알마드리드의 부흥과 성공을 목적으로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ㅋ
이는 앞서 말했던 공격적인 표현에서부터 유발되는 문제로 생각이 되는데요,
요즘 글과 댓글을 통해 오고가는 논쟁들은, 글쓴이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몇몇 표현들로 인해 너무나 확대 해석되기 때문에 생기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큰 숲을 보지 않고 나무를 보는 경향은 어떤식으로든 왜곡된 결과를 초래 할 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잠깐만 생각을 해보면 (적어도 이사람이 나와 같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라는 사실만이라도 인지를 한다면) 이사람이 쓴 글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누구든 깨달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3. 끝까지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내가 이러이러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에 대해 글을 쓰게 된다면, 정말 이러이러이러한 생각을 최대한 "친절하게" 쓰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모든 오해와 분란은 상호간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며, 그러한 오해의 1차적인 책임자는 글을 읽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한 글쓴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이 내 머리속에 들어와 있지 않은이상, 내가 표현한 것 이상으로 내 생각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것입니다.
왜 댓글 단 사람들이 내 진심을 몰라줄까.... 하고 실망하기 보다는, 내가 어떤 표현을 잘못 했기에 사람들이 오해를 하게 되었을까... 를 고민하는 레매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이러한 부족함을 욕하기 보단 좀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도록 수정 방향을 제시 해 줄 수 있는 레매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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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닌 글이었는데 쓰다보니 좀 길어졌네요...
전부다 그동안의 저의 모습이었고, 또 여러분들 중에서도 공감하시는 분들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정말 표현 하나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수도 있는 우리말인만큼
좀더 생각하고 신경 써서 항상 발전적인 토론으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자정기능 1만%의 레매!
이번에도 문제 없겠죠!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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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레알 2010.12.06추천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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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2010.12.06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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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징징수박 2010.12.06추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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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내사랑 2010.12.06감정적인 댓글싸움을 만들지 않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만약 본인의 의견개진으로 의도치 않게 타인이 상처받는다면
본인의견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으면.
가끔, 이쪽 의견에 좀 더 마음이 쏠릴 때도 다른쪽 의견을 묵살하기 위해 공방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을 때가 있네요.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그저 이기려고만 든다면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란 글러먹은거죠.
괜히 울컥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이 틀리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나와 이런이런 점에서 다르구나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정도만 이해시켜야지 하는 식으로 차분히 접근하는 쪽이 좋을것 같습니다. 함께하는 팬사이트가 되길. -
알로샤 2010.12.06논쟁을 지켜보며 든 제 생각과 가장 가까운 글 같습니다^^
논쟁이 격화되어 \'팀 위에 선수없다\'라는 명제조차 일방의 입장을 반영하는 레토릭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문제의 핵심은 이 글처럼 표현이나 태도의 차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논쟁이 감정싸움으로 번져버린 이상 더이상 공방은 사실상 좁혀지지 않는 반복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신중하고 개방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포용적인 자세가 갖춰줬으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