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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고통스럽지만 이겨냅시다.

Super_Karim 2010.11.30 14:25 조회 3,193 추천 29

 


엘 클라시코가 최악으로 흘러간다면 이렇게 되겠지.
라는 예상보다 더욱 더 좋지 않았던 경기가 끝났네요.


우리팀이 가진 불안요소는 모두 다 드러났고,
이렇게까지 안 풀릴 수 있을까.
이렇게까지 플레이가 안 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경기와 스코어였습니다.
마치 우리 선수들은 최악의 컨디션
그쪽 선수들은 최상의 컨디션일 때 딱 붙은 것 같은 그런느낌이었네요.


전방에서의 1차 압박선은 사라졌고,
상대방의 중원을 피지컬로 유린하던 케디라와
상대방의 뒷공간을 킬러처럼 노리던 알론소가
오늘 경기에선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부상 후 바로 경기에 나온 케디라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굵직굵직한 플레이에는 자신을 보이지만,
세밀한 플레이를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를 잘 몰라서 그랬는지
우리의 1차 압박선은 붕괴되었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편하게 패스플레이하는걸 저지하지 못하면서
계속해서 뒷공간을 허용했죠.


그리고 수비수들 개개인의 대인마크도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구요.
수비라인이 처음에 심하게 흔들리면서
이른 시간에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그 얄미운 팀 선수들은
우리가 여지껏 너무도 잘 해왔던 것들을 해내면서,
우리 공격진은 아무것도 할수 없었습니다.


우리 공격라인에서 공을 잡을때,
기본 두 세명이 에워싸면서 강하게 압박하는데
피지컬싸움으로 가면 힘을 쓰지 못하는 외질과 디마리아는 아무 위협도 주지 못하고 말았네요.


디마리아는 최근 연달아 있었던 경기 출장의 피로누적이 오늘에야 나타난건지
경기내내 몸이 계속 무거웠구요. 특유의 공간침투 패스라든지,
적극적인 수비가담 둘다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누캄프의 분위기에 완전히 먹혀버린 듯한 플레이를 하고 말았네요.
저번 스포르띵 히혼 전에서 어려운 경기를 했을 때에도,
저렇게 운동장의 분위기에 휩쓸렸었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때는 무리뉴 감독님이 경기장에 없어서 그랬다는 느낌이었지만 어제 깨달은 건
아직 우리 팀이 어린 팀이라서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럴때일수록 경험많고 굳건한 선수가 팀의 무게를 잡아주고
선수들을 정신차릴 수 있도록 독려해주어야 하는데,
카시야스의 지배력이 필드 전체에 미치기엔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너무나 물리적인 거리의 한계에 있네요.


어제의 경기는 정신싸움에서부터 진 것인만큼
우리도 필드위의 정신적 지주.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잊지 않고 단호한 의지로 플레이할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만, 어제 우리 라인업에서 2선-1선까지의 선수구성을 본다면,
20대 중반도 딱 한명, 알론소 뿐이지만 알론소도 이적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고
레알의 스피릿으로서 정신적 지주가 되줄만 한 선수가 없다는 게 생각보다 큰 문제로 드러났네요.

이로써 나올 문제점이 모두 다 나왔습니다.
불안요소들은 모두 다 드러났구요.


처참하고 굴욕적인 기분이었습니다.
경기를 보는 내내 패닉상태였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래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경기를 대신 뛰어줄 수 없다면,
지고있다고 해서 팀이 플레이 하는 걸 외면하진 말아야죠.

평소에 레알 팬입네, 레알은 내 모토입네 말로만 외치는 것보다도,
이런 경기에서조차 용기를 잃지 않고
지는 모습이라도, 아무리 처참한 모습이라도 끝까지 "지켜봐 주는 것" 이 팬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네요.


작은 잘못을 했을 땐, 그때마다 엄하게 혼내서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큰 잘못을 했고,
그것이 잘못임을 잘 알고 있고, 본인이 가장 괴로워하고 있다면,
그 상황에선 안아주어야지요.  거기서 또 한번 비난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평소엔 냉정하게 하다가도, 큰 잘못이 터졌을 때 그것을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계속 안고 가는 게
팬이 가져야 될 자세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굴욕적이고 처참한 경기였지만,
모든게 너무나 안풀리던 최악의 경기였고 최악의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도 우리는 갈 길이 멀고 하나 하나 만들어가야하는 팀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리가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입니다.
엘 클라시코에서의 승리는 보너스 같은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아직 길게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선수들도 그렇고 우리들도 말이지요.


라모스의 경우에도, (사실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서 불행 중 다행입니다.  그 부분에서만 영상이 끊겨서 난투극이라도 일어난 줄 알고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잘못한 건 분명히 잘못한 것이고, 징계 받을 건 다 받고, 다시 돌아와서 열심해 해주기만을 바랍니다.


그리고 라모스가 마드리드의 정신에 먹칠을 했다는 둥,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잘한 건 아니지만 이런 과격한 경기에선, 그리고 이런 식으로 무기력하게 흘러가는 경기에선 어쩌면 한번 쯤 나올 수 있는 범위 내의 선수끼리의 다툼이라고 보입니다. 


잘했다는 건 분명히 아닙니다.  징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런 잘못도 안고 갈 각오를 해야지요.


뭐라고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처참하고
굴욕적이지만,

시즌이 끝나는 그날까지 함께 합니다.

내년에도 함께 합니다. 10년 20년 후에도 함께합니다.

머리가 다 하얗게 샌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면
손자와 함께 또 응원할겁니다. 


잘나갈때만 옆에 있어 주는게 아니라,
힘들고 아플때 옆에 있어주는게 진정한 친구잖아요.
레알매니아가 레알 마드리드의 진정한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레알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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