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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경기였네요. 아약스전 후기입니다.

Super_Karim 2010.11.25 02:29 조회 3,012 추천 17



챔피언스리그 16강 조별 1위를 확정짓는 경기가 끝났네요.
1위로 올라갈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밀란 아약스라는 만만하지 않은 팀들을
이 정도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일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다른 조 경기나 다른 팀 경기엔 사실 관심이 없어서 다른 조 1위들은 얼마만큼의 임팩트를 보였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챔피언스 리그 조별일정에서 우리팀보다 더 압도적이었던 팀은 없었을 거라 예상합니다.


산시로에서도 오심을 제외하면 이겼다고 볼 정도로 압도적이었는데,
썩어도 준치라고, 아약스를 그네들 홈에서 저렇게 탈탈 털어버리다니... 밀란도 아약스 원정가서는 비기고 왔는데 말이죠.



아약스 전 간략후기입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다음 엘 클라시코를 생각했을 때, 팀케미스트리를 최고조로 유지한 상태로 엘클을 맞기 위해서, 아약스 전도 이기는 멤버와 이기는 전술을 구사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었는데, 그대로 잘 된 것 같아서 너무 좋네요.


그러면 최근 우리팀은 밀란전의 1무를 제외하고는 전승가도로 엘클라시코를 맞이하게 되죠.  싸인 곡선으로 생각하면,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라 있는 상태, 그리고 이과인 케디라 페페 카르발료가 (이과인 케디라는 부상이라고 나왔기 때문에 출전 여부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휴식을 취한 뒤 좋은 몸상태로 엘클에 임할 수 있게 되었네요.



경기력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일단 수비가 너무 훌륭했습니다. 저는 이 경기 보면서 '아 이경기가 엘클의 모의고사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약스가 공격해 들어오면 비교적 안전지역이라고 여겨지는 하프라인 부분부터 강하게 압박을 했습니다.   하물며 하프라인까지 넘어오지 않은 상태인, 아약스 진영에서 아약스 수비진들이 공을 돌리며 빌드업을 할 때도  레온과 벤제마는 계속 따라다니면서 빌드업 자체를 영리하게 방해했구요. 

하프라인 부분부터 우리가 압박을 해 나가니, 아약스는 공간도 얻지 못하고 패스 할 곳도 없는 상태로 전혀 공격의 빌드업을 하질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격다운 공격은 한차례도 없었고, 경기내내 위험한 장면도 프리킥 이후 얻어걸린 중거리슛을 이케르가 무려 한손으로 막아내는 장면밖에는 없었죠.



라스가 정말 잘해줬습니다.  계속 달려다니면서 필요한 곳에서 공 끊어내고 몸으로 부딪쳐주고말이죠.

엘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나면 이렇게 수비하는 수밖에 없죠.
남의 팀이지만 바르셀로나의 공격빌드업과 2선-1선까지 이어지는 패스들은 굉장히 위협적인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공을 배분하는 사비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고, 공간을 미리미리 선점하는 수비를 해야됩니다.

바로 오늘 우리 팀이 그런 수비를 해줬네요.  몇 번 아약스의 공간을 미리 뺏지 못한 장면에서는 뒤의 수비수들이 빠르게 백업해줬구요.
아약스 정도 되는 팀이 (최근 아무리 하향세라고는 해도) 우리 팀의 중원과 수비를 상대로 90분 내내 아무것도 못하게 할 정도로 오늘 수비는 훌륭했습니다.

엘클라시코의 모의고사로 본다면 저는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은 수비를 했다고 생각하네요.


다만 라스... 오늘 심판의 성향이 왠만한건 안불어주는 강경한 성향이어서 그렇지. 카드를 받거나 PK를 내주더라도 할말 없는 장면들이 나오긴 했습니다.

엘클라시코의 주심은 또 어떨지 모르니까요.  열심히 압박하는건 좋지만 위험지역에서는 파울성 움직임을 자제해야지요.  뒤에 백업해줄만한 동료가 있을 때 무리하게 파울하면 안됩니다.  아직까지 실점 장면이 없긴 하지만 우리팀은 고질적으로 셋피스 방어에 약하니까요.


만약 주심의 성향까지 고려해 두고 '이정도면 반칙 안불겟구나' 하는 확신을 갖고 그런 수비를 했다면 그저 찬양해야겟지요. 저는 냄비니까요ㅋㅋ


공격도 오늘 좋았습니다.

오늘은 이과인과 디마리아에게 휴식을 주고 벤제마 레온 카드를 꺼내들었는데요.  벤제마의 움직임은 참 재미있었다고 생각되네요.

벤제마는 확실히 이과인보다는 패스가 잘 되는 선수인 것 같네요.  주고 들어갔다가 이어받는 플레이를 본인이 선호하기도 하구요,  일단 공격을 오밀조밀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수 있는 공격수입니다.  오늘도 여러 차례 공격전개에 가담해서 좋은 패스웍을 보여주었죠.

여태까지 벤제마가 호날두하고 같이 나오면 둘이 되게 겹치는 모습이었는데 오늘 같은 경우엔 두 선수와 외질 이렇게 셋이서 짧게 짧게 패스를 돌리는데 그걸 보는 재미도 쏠쏠했네요.
벤제마가 오랜만에 골맛을 보기도 했구요. 

벤제마는 점차 살아나는 것 같네요.  이과인이 경기에 출장할 수 없을 때 확실히 믿고 맡겨도 되는 폼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기쁘네요.  벤제마가 살아나주면 결국 또 우리팀에겐 큰 도움이니까요. 


이제 한 사이드에 세명이 치우치는 장면도 한두차례 나왔는데, 그 부분은 조금 더 역할분담이 명확해지고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면 앞으로 안보일 장면들이라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한 사이드에 선수들이 몰렸을 때, 중앙이 텅 비는 장면도 원래같았으면 그 자리 비지 않습니다.  마리아느님이 그 자리로 어느새 치고 들어와있거든요.

그런데 오늘 레온은 공격이 왼쪽에서 진행될 때, 중앙쪽으로 움직여 주는 모습이 조금 부족했네요. 그래도 오늘 레온의 수비가담이라거나 패스웍은 괜찮았습니다.
슈팅 몇개가 좀 많이 빗나가서 안좋아 보이긴 했지만요.  

호날두나 외질 벤제마 마르셀로가 왼쪽 공격을 활발하게 잘 풀고, 그게 막힘없이 잘 될땐 굳이 레온이 오른쪽에서 공격을 주도하지 않아도 됩니다.

안막히는 이상 잘 통하는 루트를 계속 이용하면 되죠.  그게 안됬을 경우에, 막힐 경우에 반대쪽을 이용하면 되구요.
근데 오늘 우리 왼쪽 공격이 너무 활발했고, 호날두와 마르셀로에게 반더비엘이 아주 탈탈탈 털렸었죠.  그렇기 때문에 통하는 왼쪽을 계속 공략하면 됩니다.

그러면 레온은 오른쪽에서 균형만 맞춰주면 되죠.  수비가담 잘 해주구요.  그런 면에서 레온은 나쁘진 않았습니다.  슈팅이 좀 떠서 그렇지 ㅋ.ㅋ;;


외질의 감각도 최근 물이 올랐네요. 

지난 빌바오전에서 환상적인 원터치로 호날두의 골을 어시할때도 외질 감각이 정말 물이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벤제마한테 뒤꿈치로 내주는 그 장면은 아마 지금까지 나왔던 라리가의 어떤 명 어시스트 장면에도 꿀리지 않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영리한 움직임으로 패널티를 유도하기도 했구요.


일단 외질은 공을 받으면 끌지 않아서 좋네요.  본인이 돌파하기가 여의치 않아보이면 바로바로 주변 동료에게 공을 돌려줍니다.  무리해서 본인이 뭔가 하려 하지않고 간결한 움직임으로 공의 소유권을 계속 이어나가구요.  팀의 공격 흐름에 절대로 역행하지 않는 플레이를 하네요.

그래서 호날두나 디마리아만큼 많이 눈에 띄진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대방 선수들을 굉장히 괴롭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네요.  외질이 이정도의 감각을 계속 유지해주면 엘클에서 부스케스 정도론 외질을 절대 막지 못할겁니다.  누캄프 울음바다 원정대의 핵심이 될 것 같네요.

+
개인적으로 좋은 장면이라 생각되었던 장면은 문전앞 프리킥 찬스에서 호날두가 후~ 하고 다리 벌리고 준비하다가 외질이 깜짝 감아찬 장면이었네요.  상대 골키퍼가 겨우 막아내었기에 망정이지 굉장히 좋은 장면이었다 생각합니다. 

호날두가 준비하고 벽이 긴장하고 있을 때 다른 선수가 허를 찔러서 차는 장면.  수비진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셋피스 상황에 상대수비를 혼란시키는 스킬까지 터득했네요.  동영상에 보면 외질이 프리킥 연습하는 영상이 있떤데 이렇게 써먹는군요. 
패널티킥은 라모스에게, 프리킥은 외질에게 양보하는 호날두의 홍익인간 이념도 돋네요.



호날두 역시 소속팀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어와서 많은 레알팬들이 걱정했습니다만,
오늘 반더비엘 우주로 보내는 것 보니까, 다니엘 알베스가 탈탈탈 털릴 모습이 벌써 눈에 선합니다. 

우리 에이스는 항상 일관적이네요.  골도 잘 집어넣고....
요즘엔 패스의 맛까지 알았는지 치명적이고도 날카로운 패스를 잘 보내더군요.
오늘도 보지도 않고 마르셀로의 침투를 예상하고는 대단한 패스를 하더군요. 다재다능한 에이스입니다.  .

다만... 심판들이 우리 날동이좀 잘 보호해주면 좋겠네요.  날동이 막는 애들 보면 일단 다리부터 집어넣고 보는데, 날동이가 어필하면 그 어필을 잘 안들어주는것 같아서요.

리그와 세계의 슈퍼스타가 부상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게 또 심판의 역할 아니겠어요.  조금 더 배려해주면 좋겠습니다. 파울도 좀 많이 불어주구요.


전체적으로 압박을 강하게 하면서, 공격은 호날두-외질-벤제마에게 맡기고, 마르셀로가 그 공격에 지원을 가는 효율적이면서 위협적인 역습위주 축구를 했구요.

최근 이런 공격패턴이 굉장히 잘 먹혀들고 있네요.  대 바르셀로나전 필승전략이 선수들에게 잘 녹아든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건 훈련도중에 부상 조심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누캄프로 향하는 것이네요.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안정적으로 1위를 확정했으니, 이래 저래 감독님과 선수들의 역량에 감탄하게 되네요.  벌써 이렇게 완성된 팀을 갖추게 될진 몰랐는데 말이죠. 아약스를 홈에서 이렇게나 관광을 보내버리다니... 그저 감탄할 뿐이네요.


그리고 어제 나왔던 전략적 퇴장 말인데요...


물론 명백히 룰을 위반한 것은 맞지요. 파울은 파울입니다.
경기장에서 시간을 지체하지 말아라 도 엄연한 룰이니까요. 
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두선수가 연달아 똑같은 장면을 연출한 "모양이 좀 그랬다" 뿐이지, 그 파울 자체는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의" 전략적 파울이라고 생각되네요. 


똑같은 룰위반이라도 "입으로 휘슬을 불어서 선수들에게 혼란을 주는것" 이나 " 손을 써서 공을 저지하고 모른체 하는것 " 은 그 죄질이 더 "악질적"이라고 할수 있는 반면에,

"역습상황을 맞게 됬을 때 하프라인 근처에서 파울로 끊어내는 것" 은 똑같은 파울이지만 "용인 될 수 있는 범위 내의 그것" 이니까요.

어제 우리의 파울도 그러했습니다.  '이기고 있는 상황 , 승리가 확실시 된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하는 것' 은 그 파울의 정도상 "용인될 수 있고 누구나 전략적으로 범하는" 파울이니까요.

입으로 휘슬을 분다거나 손으로 공과 선수를 막고 모른체 하는건 누구나 전략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죠. 


두 명의 선수가 차례로 똑같은 장면으로 퇴장당했다는게 "그림상" 좀 그렇다 뿐이지, 하프라인 근처에서 역습을 방지하기 위해 영리하게 파울로 끊어내는 전략적인 파울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우리 팀은 원래부터가 이슈메이커적 기질이 강한 팀이니까요.  논란이 되더라도 축구협회와 유에파에서 크게 문제 될것 없다. 하면 그걸로 그만인 수준으로 받아들이기로 해요. 


어쨌든 최근 팀 분위기 너무 좋네요.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고, 선수들도 힘든 일정 잘 소화하구 있구요.   이제 무리뉴 감독의 진정한 진가를 보일 첫 무대, 엘클라시코를 기대하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최근 우리팀 경기 하는 걸 보면 세상 어느팀을 데려다가 붙여도
전혀 질것 같지가 않습니다. 

제입으로 이런말 하긴 뭐하지만 제 예감은 비교적 잘 맞는 편이에요.  분명 이길 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추운 날씨 감기들 조심하세요.


엘클라시코, 누캄프의 침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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