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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레알 마드리드, 영광과 추락 그리고 재기

Kyuka 2010.10.09 23:49 조회 2,492 추천 15
중간고사 대체 리포트를 쓰려고 예전에 썼던 리포트들을 정리하던 차에
우리 팀과 관련된 글이 있어 한번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2008년도 1학기에 작성한 글이니 현재 상황과는 조금 동떨어져있네요.
카펠로체제가 끝나고 슈스터가 1년을 보내고 나서의 시점인듯 합니다.

레매 연차는 오래되었으나 내공이 없는지라 글에 쓰여진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도 있고
깊이가 얕을 수도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편의상 리포트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영광과 추락 그리고 재기


이번 과제가 자유주제로 이루어진다는 말에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하나 많은 고민을 했다. 그냥 다른 친구들처럼 사회적 이슈나 쟁점을 가지고 글을 써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고 가장 존경하는 팀에 대한 글을 스스로 써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팀은 바로 '레알 마드리드(Real Madrid)'이다.


역사상 최고의 클럽, 그리고 갈락티코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축구는 몇몇 매니아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오늘날에는 박지성과 같은 한국 선수들의 진출로 많은 사람들이 해외축구를 친숙하게 여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팀 중 하나가 바로 '레알 마드리드' (이하 레알) 이다.


사실 '레알'은 이미 FIFA에서 '20세기 최고의 클럽'으로 선정할 정도로-단 한 팀만 선정한 것이다-최고의 클럽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유럽 축구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내 팬들은 2000년대 초반 '레알'이 가졌던 '갈락티코스' 라는 이미지로만 '레알'을 기억하곤 한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무려 9번이나 우승한 팀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갈락티코스'란 무엇인가. 이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것을 뜻한다. 이러한 정책이 시작된 것은 2000년 레알의 새 회장으로 페레즈가 당선되면서 부터였다. 그는 이미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던 팀이 더욱더 빛나길 바랐고, 이는 팀의 이미지나 추구하는 방향, 상업적 목적에 까지 두루 부합하는 정책이었다. 그래서 라이벌 팀이자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꼽히는 FC 바르셀로나의 주장 '루이스 피구(Luis Figo)'를 바이아웃으로 이적시킨 것을 시작으로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지네딘 지단(Zinedine Zidane)'을 아직도 깨지지 않는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유벤투스에서 데려왔고, 축구황제 '호나우도(Ronaldo)'를 인테르에서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데려오면서 영입선수들이 기존에 팀에 있던 '라울 곤잘레스(Raul Gonzales)'나 '로베르토 카를로스(Roberto Carlos)', '레돈도(Redondo)', '페르난도 이에로(Fernando Hierro)' 등의 선수들과 합쳐지며 갈락티코스 정책에 정점을 찍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마이클 오웬(Michael Owen)'과 같은 선수들의 영입으로 갈락티코스 정책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갈락티코스의 영광과 몰락


페레즈 회장의 갈락티코스 정책은 승승장구하며 엄청난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미 최고의 선수들에 최고의 팀이라 불리던 다른 팀들의 에이스들을 영입하며 최고중의 최고의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의 합은 다른 팀을 압도했고 이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스페인 라리가 우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또한 그 상업적 효과는 엄청나서 불과 몇 년 만에 레알의 재정 수준은 다른 클럽들을 압도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영광도 잠시, 레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빅 사이닝(Big signing)에 열중한 나머지 팀 전체 전력의 균형을 유지해주던 선수들을 다른 팀에 팔아넘기는 실수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전성기를 벗어났지만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이에로와 같은 선수의 방출도 그 몰락에 한 몫 거들었다. 게다가 갈락티코스 정책으로 영입된 선수들 자체가 당시 전성기를 달리던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비록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하지만, 그 기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면서 전력의 약화는 불가피했다. 뿐만 아니라 팀 자체가 한골 먹히면 두 골,세 골을 넣어 이기는' 공격적인 색채를 띠고 있기 때문에 그 전력 약화는 더욱 타격이 컸다. 그리고 이는 레알을 수년간 준우승 등으로 '무관의 제왕'에 머물게 되는 수모를 겪게 한다.


왕의 귀환


수년간의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금 왕좌로 돌아오기 위해 구단은 큰 변화들을 감행한다. 2006년 2월 27일 페레즈 회장의 사임을 필두로 갈락티코스 정책의 종말이 선언된 이후, 수많은 감독들이 바뀌었고 수많은 스탭들이 바뀌었다. 그리고 결국 06/07 시즌 현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인 '파비오 카펠로(Fabio Capello)'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갈락티코스 정책은 진정한 종말을 맞는다. 05/06시즌에 갈락티코의 첫 주자였던 피구가 인테르로 이적했고, 그 해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지단이 선수생활에서 은퇴했던 찰나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호나우두와 데이비드 베컴, 카를로스가 카펠로 감독에 의해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팀의 주장 '라울' 뿐이었다.


카펠로 감독에게 받은 뼈를 깎는 대수술로 팀은 재기에 성공한다. 리그 후반, 줄곧 1위를 달리던 바르셀로나와 승점 동률을 이루며 라리가 규정상 상대전적에 앞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1위를 탈환한 것이다. 그리고 남은 10경기 동안 피를 말리는 대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다. 3년만의 우승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베른트 슈스터' 체제로 바뀐 레알은 다시금 리그 우승에 성공한다. 2위 비야레알과 승점 8점차, 3위 바르셀로나와 승점 18점 차이다.


전형적인, 그러나 감동적인 드라마


우습게도 이러한 레알 마드리드의 행보는 전형적인 드라마와 유사하다. 엄청난 실력자가 있고 그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나머지 몰락한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 화려하게 재기한다는 내용의 드라마 말이다. 하지만 이 클럽의 행보를 수년간 꾸준히 지켜봤고 그들의 성공에 감동의 눈물을, 실패에는 슬픔의 눈물을 함께 흘려왔던 마드리디스타(Madridista)의 입장에서 그들이 쓴 각본 없는 이 드라마가 그렇게 감동적일 수가 없다. 다른 팀 서포터들이나 말하기 좋아하는 일부 언론에서 레알을 '모레알' 이니 뭐니 하면서 비꼬아 댈 때, 선수들이나 클럽의 노력도 모르면서 놀고먹는다고 손가락질 할 때, 성적이야 어찌됐던 선수들만 엄청난 자금력으로 모아댄다고 욕할 때 받았던 그 상처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고 그 상처들은 지금의 감동을 한층 더 크게 만들어주는 영광의 상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교훈


비록 어디서나 얻을 수 있는, 누구나 말해줄 수 있는 작은 교훈들일지는 모르겠으나, 수년간 직접 체험하면서 얻은 이 교훈들은 너무나 값진 것들이다.


갈락티코스의 성공과 실패를 보면서는 개개인의 능력의 합과 그들이 속한 한 팀의 능력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사 최고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팀이라 해도 그들의 능력이 적절하게 분배되고 조화되지 않으면 최고는 아닐지라도 훌륭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팀이 내는 시너지 효과를 이겨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아무리 시너지 효과를 낸다 해도 그 구성원 각각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한다면 최고의 구성원들을 이겨내기는 힘들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 카펠로 감독에 의한 팀 스피릿의 변화 또한 들 수 있겠다. 사실 갈락티코스 이래로 레알은 팀 전체의 능력보다는 개개인의 능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경향이 강했는데 카펠로 감독은 그러한 경향을 타파하고자 수많은 중심 선수들을 숙청해가면서 그 정신을 바꾸었던 것이다.


하지만 카펠로 감독의 이러한 작업에서의 실수는 나에게 또다른 교훈을 얻게 했다. 앞서 말한 중심 선수들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베컴(Beckham)'에 대한 대우의 문제였다. 사실 그는 팀 스피릿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존재였고, 팀의 주장 라울이 있어서 주장을 하지 못했을 뿐 그의 리더십은 '모레알'을 '진흙'처럼 뭉치게 만드는데 일조했었다. 물론 그의 능력은 의심할 필요조차 없고. 그런데 감독은 베컴을 단지 '갈락티코'라는 이유로 전력에서 제외했고 이는 베컴의 이적으로 귀결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바르셀로나와의 우승경쟁에서 팀을 살려낸 사람은 다름 아닌 베컴이었다. 후에 감독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이와 같은 리더의 행동은 팀을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급박한 변화의 과정에서도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태도 또한 본 받을만 했다.


마치며


앞서 말했듯이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2,3위와 큰 승점차로 우승을 거두었다. 물론 그 과정 모두가 순탄치는 않았지만 좋은 결과를 낸 것이다. 팀은 더 이상 갈락티코에 의존하지 않는다. 비록 갈락티코는 아니지만 훌륭한 선수들이 그들의 팀웍을 통해 갈락티코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최고가 된 세르히오 라모스(Sergio Ramos)나 가고(Fernando Gago), 이과인(Gonzalo Higuain) 같은 젊은 선수들과 라울, 칸나바로(Fabio Cannavaro), 구티(Guti)와 같은 나이 든 선수들, 카시야스(Iker Casillas) 등 전성기를 달리는 선수들의 조화,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레알 마드리드를 다음 시즌에도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팀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레알마드리드의 마드리디스모(Madridismo)를 느껴보고 싶거나 마드리디스타(Madridista)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이 사이트를 찾아가 보길 권한다.


http://realman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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