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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라울의 골을 보면서...

피오호 2010.09.26 16:56 조회 2,189 추천 9
득점 장면을 자세히 보시면 후라도와 수비수가 볼 경합중에 볼이 라울 쪽으로 흘렀고 라울이 이것을 잡아냅니다. 수비수가 달라붙고 라울은 수비수와 경합을 하면서 측면으로 움직이지요. 이과인이었다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든 그 수비를 제쳐내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겠지요. 호날두였다면 백숏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그 자리에서 슛을 했을테구요.

하지만 라울은 안으로 들어가려는 동작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이 상황까지는 굉장히 무의미한 드리블로 보여집니다. 몸싸움으로 수비수를 제쳐내지도 못하고 상대 수비수의 좋은 수비로 인해서 각도와 타이밍을 모두 놓친 채 볼을 끌고 있게 되는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협력 수비하러 온 다른 수비수에 의해서 유의미한 드리블로 바뀌게 됩니다.

뒤늦게 합류한 수비수의 움직임에 맞추어 드리블의 속도를 늦추고 바깥쪽으로 살짝 볼의 흐름을 바꿉니다. 두번째 수비수가 이 동작 때문에 볼을 지나치게 되면서 황급히 걸음을 멈추게 되고 라울은 이 수비수의 등 뒤로 돌아 슈팅 각도를 만듭니다. 뒤따라 오던 첫번째 수비수가 두번째 수비수에게 진로가 막힙니다. 농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박스아웃이네요. 두번째 수비수가 몸을 돌리고 첫번째 수비수가 두번째 수비수에게 막힌 사이에 슈팅.

이런 상황을 처음부터 의도하고 움직였다면 그는 축구의 신일테고 두번째 수비수의 대쉬에 맞춰서 임기응변으로 그 둘을 엉키게 했다면 그는 천재일겁니다. 이 모든것이 우연이었다면 그는 진정한 행운아겠죠. 그런데 행운이 이어지면 그것은 단순히 행운이 아니라고 합니다. 전체를 살피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주위에 대해서는 잘 살펴볼 수 있는 시야와 상황에 맞는 적절한 판단 능력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기본적인 축구 재능. 라울이라는 선수가 여태껏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이고 그가 전설로 남아야 마땅한 이유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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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

arrow_upward MBC, 분데스리가 중계하나보네요. arrow_downward 애매한 이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