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 라울 마드리가 되었는가

Raul~ 2010.07.27 12:33 조회 1,626 추천 17
 라울에 대한 레알팬, 스페인 팬들의 광적인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90년대의 레알과 라리가의 상황, 둘째 라울이 '엘 니뇨'라는 것. 라리가의 90년대 초중반은 바르셀로나의 패권시대로, 그 유명한 크루이프의 92년도 챔스우승 드림팀이 리그도 4연패를 하던 때라 레알팬들로서는 자존심이 매우 구겨져 있었고 이는 레알팬들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드림팀이 챔스우승을 하는 동안 레알은 60년대 6번째 챔스 우승 이후로 근 30년 가까이 빅 이어를 들어올리지 못하던 때라 이래 저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 있었고 이것은 (내 추측이지만)레알팬들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했음은 물론 레알팬들의 열등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즉,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레알은 이를 타개해줄 무엇인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돌연 '엘 니뇨'가 나타났다. 20대 선수의 플레이를 하는 10대 선수의 등장! 그것은 라리가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라울의 데뷔시즌인 94-95시즌 9골을 시작으로 해마다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며 레알의 부활에 크나큰 기여를 한 라울은 바르싸에 대한 레알의 대답이며, 레알팬들의 바르싸에 대한 콤플렉스를 일거에 해소시켜 주는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 시기의 라울은 꼭 필요한 시점에 득점을 했고 엘 클라시코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었기 때문에 점점 그 존재감이 커져갔고 리가에서의 뛰어난 활약을 챔스에서도 똑같이 이어갔다. 97-98시즌 30여년만의 챔스우승 이후로 99-00 챔스 우승까지 21세기 갈락티코의 01-02 챔스우승 전 2번의 챔스 우승과 라리가에서의 우승행보는 레알 팬들에게는 '라울=라리가우승=챔스우승'으로 여겨지고 있었고 따라서 이는 레알이라는 영광스런 이름을 다시금 자랑스럽게 만들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바로 칸테라 출신의 라울이 말이다. 내가라울의 플레이를 본게 96-97시즌 부터인데, 바로 이때의 라울이라는 존재는 '레알의 부활'과 정확히 일맥상통하고 있었다고 본다. 바르싸에 대한 열등감과 오랫동안 들어올리지 못한 빅 이어로 상징되는 유럽에서의 패권에 대한 열망을 해소시켜준 이, 칸테라 출신의 라울, '엘 니뇨'!


플레이 측면에서는 투박한 볼컨트롤과 거친 몸싸움을 경멸하는 스페인 축구팬들로서는 야생마 같은 주력과 깔끔한 기교,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능력, 1~2명 정도는 가볍게 뚫는 드리블, 수비를 바보로 만드는 슛팅스킬 등 소위 ‘천재성’의 집합이라고도 볼 수 있는 라울의 재능에 열렬한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었고, 여기에 가난한 서민층 출신에 잘생긴 외모까지 더해져 ‘라울’, '라울리스타‘, ’라울 마드리드‘는 하나의 광적인 현상이 되었다.


레알이라는 팀은 전국구 클럽으로서 들은바에 의하면 사실상 스페인 국민의 절반이 레알팬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는데, 이는 레알이 오랜 기간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해온 클럽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로나 월드컵 본선무대에서라울의 활약이 사실 조금 모자란 감은 있지만, 경기력 측면에서 라울이 나빴던 기억은 최근을 제외하곤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나 98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한 아름다운 왼발 발리슛은 잊을 수 없는 골로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물론 경기는 졌다.)


레알에서의 폭발적인 경기력을 대표팀에서도 고스란히 재현한 라울은 이로써 마드리드의 아들이며 스페인의 아들로까지 인식되었는데, 오늘날 라울에 대한 절대적 사랑은 이미 90년대말 경에 거의 완성되었으며 이 모든 것은 영웅을 간절히 원하던 레알과 스페인팬들에게 그 스스로 실력과 결과로 자신을 증명한 라울의 위대한 재능에 기반한 것이다.


'천재'라 불리던 어린 시절을 지나 갈락티코의 화려한 시절을 거쳐 팀이 유럽무대에서 다소 부진했던 지난 몇 년과 최근의 막강한 바르싸를 상대하기 까지 라울은 오랜 시간을 팀과 함께 하며 프로 정신과 팀에 대한 헌신 다른 팀과 선수들에 대한 존중 등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영위하며 라이벌인 바르싸 선수들에게까지 찬사를 얻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것은 이제 레알과 스페인 팬들의 단순한 지지의 수준을 넘어 절대적인 사랑으로 화했으며, 이것이 오늘날 '라울 마드리드'의 신화를 만들어낸 배경이다. 이제 베르나베우를 떠나는 그를 레전드라 불러도 좋고 아이콘이라 불러도 좋다. 그런데 난 '베르나베우의 아들' 이나 '엘 니뇨'라는 말이 더 마음에 든다. 시간의 흐름은 돌릴 수 없는 것이지만, 영원토록 간직하고픈 우리들의 아름다운 추억 때문이라도 라울을 언제까지나 '엘 니뇨'라 부르고 싶다. 나에게 있어 '엘 니뇨'는 라울뿐이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4

arrow_upward [짧은 인터뷰]반데바르트 : 저는 잔류하고 싶습니다. arrow_downward [오피셜] 최태욱 FC서울 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