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멘디의 실수가 대패를 불렀다.
아르헨티나의 독일전 대패는 특정 이유를 꼬집어 말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굳이 오타멘디의 실수를 꼬집어 말하는 이유는 아르헨티나가 통제력을 잃고 무너진건 두번째 골 이후였고 그 골이 대패의 지름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클로제가 네골 중 두골을 쓸어담으면서 월드컵 통산 14골로 호나우두의 기록에 바짝 나가서게 되었는데 아르헨티나의 입장에서는 늙은 클로제가 저승사자처럼 보였을겁니다.
경기 양상을 보면 그 두번째 골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아르헨티나의 역전이 쉽지 않아보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수비수의 단 한번의 치명적인 실수가 경기 전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두번째 골의 결정적인 원인이 오타멘디의 실수였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레매에서 오타멘디가 푸욜의 다운그레이드 버젼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적은 시간이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오타멘디의 플에이를 볼 수 있었는데 푸욜의 다운그레이드 버젼이라는 말이 사실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운동신경과 수비 지능이 많이 떨어지는 푸욜 정도 되어보였습니다.
오타멘디가 경기 내내 미흡한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겨주었는데 두번째 골 상황에서의 실수는 정말 차두리급의 축구 지능이 아닌가라고 의심될 정도였습니다.(공교롭게도 차두리도 나이지리아 전에서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골 상황을 보면 오타멘디가 측면으로 빠져 있는 포돌스키를 대인 마킹하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오타멘디의 앞에 볼을 소유한 독일 선수(죄송합니다, 기억이 안납니다.)가 나타났고 오타멘디는 넙죽 태클을 시도했습니다.
주변에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들이 지원을 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뭐가 그리 급했는지는 몰라도 그것이 치명적인 실수가 되어버렸습니다.
태클은 실패했고 볼은 프리상태가 된 포돌스키의 앞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포돌스키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클로제의 골...완벽한 장면이었습니다.(클로제의 두번째 골 오프사이드 논라닝 있던데 어차피 포돌스키도 골키퍼를 포함해 두번째 수비수 앞에 있었으니 문제될 건 없지않나 싶습니다, 클로제와 포돌스키는 거의 동일 선상이었구요.)
클로제를 놓친 아르헨티나의 중앙 수비수들도 문제가 있었지만 오타멘디가 포돌스키를 따라가기만 해줬더라도 포돌스키가 그리 쉽게 크로스를 올렸을지는 의문입니다.
풀백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한 선수를 마킹하다가 공을 가진 다른 선수가 나타났을 때 어느 쪽을 막아야 할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 입니다.
예를 들어 표현해 보겠습니다.
간단하게 수비측 선수를 '수' 공격측 선수를 '공'이라 표현하겠습니다.
수7
수5 공3 수6 공1
수1 수4공2
수2 수3 ↓
여기서 수4는 공2를 마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2는 수4의 뒷쪽으로 침투하고 공1은 공을 몰고 수4의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수4는 혼자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수3과, 수6이 커버 플레이를 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4는 공2를 따라가야 합니다.
공2가 배후 침투시 수3이나 수6이 커버하기에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오타멘디는 예시와 비슷한 상황에서 최악의 수를 두었습니다.
공2를 버리고 공1에게 달라붙었고 태클을 시도해서 공을 빼앗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의 패스를 통해 포돌스키의 발 앞까지 공이 무사하게 배달 됐습니다.
포돌스키로부터 클로제에게 이어진 패스는 어시스트가 되었습니다.
앞서 비슷한 실수를 차두리도 저질렀다고 말했느데 기억 나시는 분도 있으실 겁니다.
야쿠부가 국민흑형으로 등극하던 그 순간입니다.
당시, 차두리는 공을 가진 선숫를 마킹하러 전진했고 김정우가 협력수비를 하러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김정우는 배후로 침투하려는 또 다른 선수를 마킹하라고 손 짓으로 지시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차두리는 지시에 불응했고 결국 한명의 선수에 두명의 수비수가 달라붙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은 침투하는 선수에게 전달됐고 야쿠부는 붓다 뺨치는 자비로 국민흑형에 등극했죠.
풀백의 이러한 아주 기초적인 전술 이해도 부족이 결정적 기회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혹은 집중력이나 침착성 부족이겠죠.
제가 굳이 오늘 이러한 이야기를 끄집어 낸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라모스 때문입니다.
라모스도 다분히 열혈 청년이라 쉽게 공을 가진 선수에게 유혹당합니다.
그 결과 배후로 침투하는 선수를 놓칠 때가 있는데 사실 풀배그이 배후를 원투패스로 공략하는 방법은 지극히 정석인 방법이고 풀백은 항상 이러한 공격 방법에 대비를 해야합니다.
라모스나 혹은 열혈파 수비수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약점인데 이런 약점은 라모스의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되면 더 크게 부각될 것 같습니다.
그랳기 때문에 유독 걱정이 됩니다.
정말, 오타멘디의 그 어처구니 없는 수비를 보면서 라모스가 오버랩되는 심정은 다시 떠올리기가 싫습니다,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경기를 보면서 떠오른 또다른 구상은 한 팀이 다른 팀을 몰아붙이고 있을 때 전후반 사이의 하프 타임에 의해 끊어졌을 때를 제외하고 20~30분 이내 골을 넣지 않으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의 경기 양상을 떠올려 볼 수도 있을겁니다.
한국은 후반들어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기회들이 다 무산되고 아르헨티나의 역습으로 두 골을 더 실점하였죠.
아르헨티나도 후반들어 독일을 꽤나 힘들게 했지만 무위로 그치면서 3골을 더 실점했습니다.
A팀이 0-0 혹은 한점차로 뒤지는 상황에서 B팀을 밀어붙이고 있고 B한팀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비력과 역습, 공격전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때 밀어붙이는 쪽이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마지노선은 최대 30분 이라고 봅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B팀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확률이 80% 이상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웬만한 팀은 이기기 위해 혹은 따라잡기 위한 지속적인 공격을 감행할 때 그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수비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지공을 펼치는 팀은 경기의 흐릅을 잡았을 때 반드시 30분 이내에 골을 넣어야 안전하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팀의 반격에 흐름을 다시 빼앗길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 역시, 우리 팀 마드리드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팀이 유독 챔스에 약했던 이유가 수비를 굳힌 팀을 상대할 때 혹은 흐름을 잡았을 때의 지공 상황에서 골을 못 넣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팀은 수비를 단단히 하고 역습을 주무기로 삼는 팀이 아니며 우리팀을 상대하는 팀은 대부분 수비적으로 나왔거나 수세에 처한 상황에서 역습 전개에 상당히 능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빠른 시간 안에 골을 결정 짓지 못한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 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컬러는 화끈하고 강력한 공격이었지만 팀 스피드가 저하되고 조직력이 느슨해지면서 지공 상황에서의 파괴력이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보았듯이 또는 챔스에서의 인테르의 우승이 말했듯이 앞으로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클럽에서도 당분간 수비와 조직력 위주의 축구가 대세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팀이 상대하기에는 더 까다로워 질겁니다.
우리는 바르샤처럼 환상적인 마에스트로도 없고 폭풍처럼 질주하는 드리블러도 없으며 이곳 저곳을 헤집어 주는 선수도 없습니다.
대신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킬러 두명이 존재하고 신체 능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이동 시킬 수 있는 브라질리언이 한명, 후방에서 전방으로 정확한 패스의 공급이 가능한 패스 마스터가 한명 있습니다.
이 전력을 가지고 다시 현대 축구에 대적할만한 전술적 흐름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바르샤의 축구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것이 제가 최근 공격의 마드리드에 대해 회의감을 품은 이유입니다.
무리뉴 감독이 새로운 현대 축구의 흐름에 대적할만한 팀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PS1. 이 글은 얼핏보면 오타멘디를 까는 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마드리드가 걱정되요라면서 징징거리는 한국의 마드리드 팬의 글이었습니다
PS2. 경기 영상을 안가지고 있고 또 일일히 찾아보기 귀찮아서 예시된 상황에서의 선수 이름이 잘못 기재 될 수 있습니다,, 너그러히 용서를...
PS3. 다른 분들처럼 스틸 샷도 올리고 경기 분석 데이터도 올리고 싶은데 귀차니즘이 뭔지...
자료 찾다가는 귀찮아져서 글을 못 적을 것 같아요.
PS4. 요번에 새로 블루베리 시리얼을 샀는데 맛이 없습니다.
차라리 소시가 선전하던 그레놀라를 살껄 그랬습니다.
PS5. 빈약한 지식으로 인해 미숙한 점이 좀 많습니다, 레매 회원분들의 단련된 두뇌로 지도 부탁드립니다.
PS6. 오타는 애교입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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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레알 2010.07.04그자리에 사주장이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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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Pacino 2010.07.05잘 읽었습니다. 오타멘디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라는 네임에 걸맞지 않는 선수라는 거 십분 동의하고요. 사실 그 선수 레벨이 원래 그렇죠.. 잘하다가 월드컵때 못한건 아니고.. 그래도 어쨋든 구티에레즈 보다는 수비력이 좋으니 기용했던거 같습니다 아마 사무엘이 아웃되지 않았으면 부르디소가 나올 줄 알았는데,
무튼 이 모든 패인은 당연히 오타멘디를 쓴 감독인 마라도나가 뒤집어 써야 한다고 봅니다.
지적해주신 수4가 공2를 따라가는 상황은 은근히 윙백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이죠. 상대편 윙의 입장에서는 윙백과 중앙미드 혹은 공격수와 2:1 식으로 연계하면서 뚫는 가장 교과서적인 플레이인데 아주 높은 레벨의 경기에서도 은근히 많이 나옵니다.. 사실 윙백이 그런식으로 한번에 먹어(?)버리면 경기는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 경우에는 결국 마스체라노 1미들이 이뤄낸 성과(?)라고 봅니다. 아무리 단단한 포백이라고 한 들 상대편팀의 공격을 수비형미드가 완충해주지 않고 100% 받게 되면 털릴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저 상황에서는 중앙미드와 우리편 윙이 1차적인 마크를 해줘야 했는데 그게 안되면서 더 큰 위기를 초래했고요.
강팀을 상대로, 특히 독일처럼 조직력이 좋고 단단한 팀을 상대로 1:0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면 사실 이길 방법이 거의 없죠.. 그럴 경우에 가장 유효한 것이 데드볼 상황인데 아르헨은 그렇게 뛰어난 키핑을 가진 선수로 얍살한 축구를 못했습니다.. 네덜란드대 브라질을 보면 사실 그렇게 위험한 상황이 아닌데 로벤이나 반페르시처럼 키핑이 좋은 선수가 계속 파울을 유도하니까 심리적으로 완전히 말렸습니다. 그만큼 셋피스 기회도 많이 나왔고.. 이러한 점 때문에 밀리토가 대기한건데 제대로 쓰지 못한것도 아쉽네요,
개인적으로 아르헨티나는 아직도 마라도나의 환상에 벗어나지 못한게 너무 크네요 심지어 레돈도 때도 공격형미드필더를 굳이 썼으니.. 레돈도라는 아주 출중한 메이커를 놔두고 무게중심을 올린 것은 정말 실용적이지 못한 선택이였다고 보네요.
마라도나가 조금만 더 수비적인 부문을 다듬었다면 이번 아르헨티나는 정말 강한 팀이되었을 겁니다.. 물론 저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저같으면
-----이과인-----테베즈
----------메시----------
캄비아소-마스체라노-루쵸(베론,막시)
사네티--부르디소-사무엘-윙백
정도로 했겠네요, 러시아 리그에서 좋은 활약 펼치던 유망주 오른쪽 윙백이있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않아서..
캄비아소야 현재 압박에 있어서는 유럽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선수이고 사네티는 비슷해보이는 대체자 조차 없죠. 데미첼리스와 사무엘 조합은 둘다 너무 공격적이고 파이터형이라서 어울리지 않고 최근 폼이 좋은 부르디소를 넣는것이 낫다고 봅니다. 혹은 강팀과 상대할때는 부르디소가 윙백을 맡거나요.
무튼 캄비아소나 루쵸 베론 같은 선수들은 공격적 역량도 뛰어난 팀이고 워낙 빠른 선수들이 교체로 대기해있으니 후반에 변화를 주기도 쉬웠을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하긴 지고나서 분석하는것은 안목이 조금만 있는 축구팬이라면 어느정도 다 하는 일이죠.. 그 전에 이기는 것이 힘든거고, 개인적으로는 브라질을 응원했는데 탈락해서 너무 아쉽네요 ㅜㅜ 스페인이나 네덜란드보다는 독일이 더 정이가는데 대진운이 너무 험악해서 조금 걱정됩니다.. -
Ganzinedine 2010.07.05길다....;;
하지만 오타멘디가 성이 같은 오범석같은 활약을 했단 말씀같군요;;
둘다 첫골의 빌미가된 반칙, 그다음 골이 날 때도 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