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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 "나는 아직 배고프다."

호당이 2010.06.16 17:17 조회 2,254 추천 6

(사진의 출처는 모두 연합뉴스와 조이뉴스24 입니다. 뉴스사이트에서 퍼오는게 안된다면 즉시 자삭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진 게시판에 올리려고 했는데 은근히 글이 계속 길어져서 그냥 축구 게시판에 올리게 된점 양해 부탁드려요!!!)

 

 

다들 아시는바와 같이 어제 북한 대표팀과 브라질 대표팀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세계 최강의 브라질팀과 한민족인 북한의 경기라 많은 관심이 쏠렸었죠..

우리 선수인 브라질의 카카와 인민루니라고 불리는 북한의 정대세 선수의 대결에 많은 기대가 되었던 매치업이었습니다.

특히 1966년 월드컵 이후 정말 오랜만에 출전하게 된 북한선수들은 매우 감격해 하였고, 그중에서도 정대세 선수는 경기 시작 전부터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몹시 기뻐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대세 선수는 월드컵 시작 전부터 월드컵 출전은 자기 축구 인생 최대의 꿈이며, 특히 세계 최강팀인 브라질과 맞붙어 보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고, 실제로 조별예선에서 브라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대세 선수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장 안에서 대화하고 싶다는 꿈에 같은 프로팀에 소속된 브라질 출신 용병에게 직접 포르투갈어를 배워가며 이 경기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정도로 기대가 많은 경기였다는 거죠.. 

실제로 북한 대표팀과 정대세 선수는 최강 전력의 브라질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이 않고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정대세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자기 진영에서 수비에 열중하던 상황에서, 혼자 공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정대세 선수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단독 돌파를 하다가도 반대편으로 공격방향을 전환 해 주는 긴 크로스 패스는 일품이었습니다.

북한 대표팀은 전반전 내내 철벽 수비로 브라질의 막강한 화력을 막아냈지만, 후반전에 터진 마이콘과 엘라누의 골에 2:0으로 끌려 가게 되었죠... 이때는 그 누구도 북한 대표팀에게서 희망을 찾아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북한팀이 공세적으로 나올때 생기는 뒷공간으로 브라질 대표팀에서 추가골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이때 기적과도 같은 북한의 골이 터집니다.

정대세 선수가 헤딩으로 떨궈놓은 공을 지윤남 선수가 한번의 터치 후에 지체없이 슛팅으로 연결해 세레상의 골망을 가른거죠! 모두가 예상치 못한 골이었기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고 북한팀은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듯이 기뻐했습니다.

단 한 선수만 빼놓고요...

 

 

 

다른 북한 선수들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을 때, 정작 헤딩으로 공을 떨궈 줬던 정대세 선수는 골 세레모니를 하는 대신 브라질 골대로 뛰어가 공을 몰고서 센터 서클로 재빨리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만화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마지막 산왕전에서 종료 8초를 남겨두고 역전을 위해 홀로 상대방 진영으로 달려가던 모습과 흡사했습니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거죠..

천하의 마이콘도 그러한 정대세를 바라보며 얼이 빠진 표정이었습니다.

정대세 선수는 센터서클로 돌아온 이후에도 첫골에 흥분한 다른 동료 선수들을 독려하며 더욱 공격에 박차를 가하자는 표정이었습니다. 

정대세 선수는 정말 "승리"를 바라던 것이었던거죠...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2:1 브라질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비록 지긴 했지만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은 플레이를 펼친 북한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가 보내졌고, 북한 팀 선수들도 자신들의 플레이에 만족스러워 하며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대세 선수는 끝까지 패배가 몹시 아쉬운 듯한 모습이었습니다.혼자 고개를 떨구고서 감독님께 안기던 모습은 저 선수가 정말 승리를 원했구나... 하고 깨닫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실망 하고 있던 정대세 선수를, 브라질 선수들은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경기 내네 부딛혔던 브라질 수비진들은 물론 교체되어 나가있던 카카까지 그에게 다가와 격려와 칭찬의 제스쳐를 취해주더군요.. 정말 한 민족으로서 너무나 장하고 뿌듯했습니다.

저는 브라질의 팬이며 카카의 팬입니다. 새벽 세시에 일어나 졸린 눈을 부비며 끝까지 경기를 관람한 이유는 브라질과 카카가 얼마나 환상적인 플레이로 수비일변도의 북한을 물리칠지를 보고자 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저는 다른 것을 얻게 된 것 같네요..

"승리" 라는 스포츠의 본연의 정신에 충실한 진정한 "스포츠맨" 정대세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는 정말 저에게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정치적인 이유로 가까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북한이지만, 어제 경기를 통해 느낀 감동은 그들을 응원하도록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라는 죽음의 조에 들어가 승점 1점 따는것 조차 힘들어 보이는 북한이지만, 이번 월드컵이 끝날때 까지 그들을 응원하고 싶네요.

그리고 진정한 "스포츠맨" 정대세를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의지와 승부욕을 잃지 않아 주길 바랍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꼭 그의 미소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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