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링요의 첼시, 인테르,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이 글에 앞서 한가지 사족을 달고 싶습니다.
세상이치가 그럴 겁니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
뭐 정치적으로 봐도 이명박이 맨날 언론장악 장악해도 결국 우리나라 평균 소득 4만불 찍고 범죄율 줄어들면 이명박은 최고의 대통령이 되는겁니다.
이번 인테르 - 에투, 무링요 보면서 그걸 많이 느낍니다.

<사진 - 8강 진출 전만 하더라도 경질설과 거품론에 시달렸던 무링요.>
인테르 경기 보면, 에투가 놓친 게 상당히 많습니다. 이과인은 비할바가 못 됩니다. 이건 이근호도 넣는다.. 싶었던 걸 놓친게 최소 5개는 될겁니다. 무링요 역시 상반기만 해도 만시니와 달라진게 뭐가 있느냐, 즐라탄<>에투 딜은 에투의 실패다라는 분위기였습니다. 아니, 3월까지만 해도 그렇습니다.
티아모 당사나 세리에에서 활동하시는 분은 잘 아실겁니다. 저는 세랴는 다들 아시다시피 논쟁 유발로 활동을 하지 않고, 티아모에서는 눈팅 유저로 있는데 8강 직전까지만 해도 무링요의 자질 의심 이야기는 엄청 많았습니다.
아, 쉽게 이야기하죠. 만시니, 콰레스마, 그리고 에투의 영입까지. 그리고 로마, 밀란, 유벤투스가 나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10점차 이상을 벌리지 못하고 있는 2위와의 승점 격차. 아노토시스, 파나티나이코스, 분데스리가 '10위'인 브레멘이 속한, 식은 죽 먹기인 조에 속해서 고작 거둔 성과가 2승2무2패.
이게 스페셜원의 중간 성적표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경질설이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우승을 하게 되자 득점에 기여하지 못한 에투는 그의 활동량을 인정받게 되고 모로 가나 결국은 트레블이라는 업적을 쌓은 무링요는 스페셜 원이 됩니다. 콰레스마와 만시니의 실패 사례를 언급하면서 무링요의 선수 보는 눈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사라집니다. 왜냐.
그는 결국 '승자'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 이시절의 무링요 첼시는 공포였습니다. 단 한명. 호나우딩요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박살내지 못하던, 그 시절.>
다만,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이번 인테르는 작년의 절정의 바르샤나, 호나우딩요조차 막지 못하던 무링요 첼시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해보입니다. 첼시나 포르투 시절에는 데코/람파드, 드록바를 필두로한 빠른 공격 전개와 공격 전개시에도 원투패스를 통한 공간창출을 보여주면서 공격적인 면에서도 충분히 재미가 있었고 수비시에는 전방압박, 라인 정렬, 공간 장악면에서도 완벽했습니다.
다만 더프, 로벤, 조콜의 잔부상과 겹치는 타이밍에 외계인임을 인증한 호나우딩요의 허리 놀림 한방에 나가떨어지기는 했지만요. (사실 그 시절 호나우딩요가 뚫지 못하는 팀이 있었나 싶었습니다. 불라루즈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딩요를 막지 못했구요. 밀란 팬분들이 딩요를 이긴 스탐이라고들 하시는데.. 글쎄요. 그 경기 역시 구해서 봤지만 딩요는 보통 이상은 족히 해줬습니다. 스탐이 아니라 밀란 자체가 딩요만을 견제하는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인테르와 결정적으로 달랐던 점이라면, 인테르는 상대팀에 상관없이 무조건 수비 80: 역습 20이라는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한 느낌이였다면 무링요가 거친 첼시와 역사상 최고의 팀이냐 아니냐 논쟁까지 나왔던 작년의 바르셀로나는 줄곧 자신의 철학을 지지했다는 점이겠습니다.(비록 이게 왜곡되어 전원 공격, 전원 압박, 보는 사람이 즐거운 축구를 모토로하는 크루이프즘의 본질에서 매우 벗어나서 '바르셀로나만이 할 수 있는 팀의 축구. 바르셀로나를 이길려고 발악하는 팀은 추구하지 못하는 철학' 이라는 일부 몰지각한 바르셀로나 팬들의 개드립에나 차용되는 수준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크루이프즘은 그런 개드립이 아닌데...) 확실한 건 무링요 첼시, 작년 바르셀로나는 상대팀이 어떻건 자기들이 해오던 축구를 줄곧 해왔다는 점입니다.
말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두가지였습니다.
무링요의 인테르가 거둔 성과는 대단하지만, 이 인테르가 강한 팀일지언정 정말 보는 것이 즐거운 팀은 아니라는 점과 (다들 아시다시피, 인테르는 마이콘과 스네이더가 빠지면 공격전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팀입니다.) 반대로 무링요의 첼시는 거둔 성과는 결국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무너졌을지언정 보는 것 마저 즐거운 팀이였다는 점입니다.

<사진 - 좋든 나쁘든, 무링요는 바르셀로나의 일관되게 고수해온 3미들 중심의 '고집'스런 축구를 보면서 경험을 쌓았기에 그의 축구에 대한 신념 역시 일관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현재 레알에는 허울 뿐인 '좋은 공격수 영입을 통한 공격 축구'밖에 안 남았습니다.
비야레알처럼 무한 스위칭과 빠른 원터치를 통한 축구, 세비야처럼 양쪽 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축구, 바르셀로나처럼 개개인의 역량을 고려해 짜놓은 최적화된 4-3-3위에 메시(딩요)를 이용한 축구 같은 컬러는 5년 이상 이어져왔습니다. 리켈메에서 피레스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순간부터, 알베스, 레예스, 나바스, 푸에르타, 카펠이라는 위대한 재능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요한 크루이프가 구축해놓은 틀 위에 레이카르트와 데코, 호나우딩요가 만나고 메시가 1군으로 승격한 날부터 시작되어 왔습니다.
과연 레알은 어떤 축구를 추구하게 되는걸까요? 피구와 지단이 없으면 안 굴러가는 경기? 카시야스가 막고 호날두가 쑤셔넣는 경기? 이걸 보자고 앞으로 4년간 약속된 100m의 지출을 퍼부어 무링요를 데려오는 게 아닐겁니다.
사상누각이 될 날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페레즈는 결국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링요를 데리고 왔습니다. 만약 공격축구'만'을 원했다면 페예그리니를 유임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것이 아니기에 페레즈는 무링요를 데리고 왔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무링요가 줄곧 고수했던 전방에서부터의 압박과 좌우 측면을 중심으로 하는 빠른 공수전환은 현재까지 첼시의 컬러로 남아있습니다. 레알에게도 동일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페레즈도 생각이 있다면, 무링요를 환영한 팬들도 무링요 축구를 봐왔고 축구를 아노라라고 자부한다면 공격축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단 하나.
무링요 스스로가 언론으로부터의 방패가 되어 팀을 한데 묶고, 이를 통한 '팀 스피릿의 고취를 통한 적극적인 승리 쟁취'를 레알에 심어주길 바랍니다. 그대가 매일 말하듯이 언젠가는 'EPL'의 감독으로, 포르투칼과 스페인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떠날 것을 압니다. 다만, 그 떠나는 날에 부디 페레즈로부터 기인해 칼데론이 이어받아 페레즈가 다시 바통을 물려받은, '잃어버린 10년'을 10년에서 끝내주길 바랄 뿐입니다.
모든 레알 팬들은 라울의 은퇴 무대가 빅이어가 전열된 그라운드 위이길 바라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 기억해뒀으면 좋겠습니다. 그대를 환영합니다 무링요.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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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 Mourinho 2010.05.30무링요가 레알 마드리드에서마저 인테르에서 추구했던 축구를 시도할 정도로 꽉 막힌 사람은 아니겠죠 설마. 오피셜까지 뜬 지금 와서 생각하면 베니테즈가 안 온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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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amos 2010.05.30공격적 측면에서. 인테르선수들보단 우리선수들이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떄문에...
인테르의 축구와는 다르고. 첼시시절 433보다는 유연한
무리뉴의 축구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통역관으로 나마 라리가를 경험했기때문에.
그리고 그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그냥 무조건페레즈가 신뢰해줬으면
페레즈가 [페] 가 안되기를 바랍니다.. -
카카만세 2010.05.30멋진글. 이런건 레알마드리드 공홈에 가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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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iguain 2010.05.30어찌되었건 지금 우리팀의 감독은 무링요이니.
기대하는바가 큽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이제 제발 레알만의 철학을 조금이나마 성립해주길 바랍니다. -
Drenthe15 2010.05.30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추천!
그런데 말이죠. 무리뉴가 레알의 축구철학없이 본인 철학대로 팀을
단단하게 만든다는것에 찬성하시나요? 반대하시나요? -
오렌지레알 2010.05.30222 첼시 시절엔 빠른 역습을 통한 역습 축구(수비라인도 안정감 있었지만),인테르 땐 전형적인 수비축구로 팀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전술을 구사한 무리뉴 감독이 레알에 어떤 공격 축구를 심어줄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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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 2010.05.30띠아모 내에서도 능력부족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는 했으나 그에 앞서 전제로 들어간거는 \'세리에 협회에서 인테르에게 주는 피해가 좀 심하다\' 였습니다. 징계부분이 엄청 심한부분이 많았구요 특히 1~2월에는 힘들었죠... 네이션스로 인한 에투공백이나 꾸추,무리뉴감독 출장 징계등 이있었죠 하지만 판데프가 들어오고 만시니가 임대를 가면서 공격진을 효율적으로 쓸수 있게되고 에투가 서서히 우측면에서 적응을 하게되고 동시에 리그적응을 해나가면서 433,4231의 카운터 어택전술을 잘 구사할수 있게 되었죠... 무리뉴감독의 영입 실패작은 [콰],[만]......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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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훌 2010.05.30솔직히 인테르의 공격자원과 현재 우리의 공격자원은 차원이 틀리기에, 인테르같은 축구를 하진 않겠죠, 인테르에 가장 적합한 전술을 한것이고, 이번에도 레알에 가장 적합한 전술을 들고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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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지주 2010.05.30확실히 인테르에서 역사에 남을만한 족적을 이루긴 했지만 팀컬러 자체만은 다이내믹 첼시 쪽이 저도 좋네요. 레알 마드리드에 와서도 무링요가 비교적 오랜 시간 유임하면서 또 그만큼 우리만의 팀컬러가 완성되길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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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 201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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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 2010.05.30지친네요이젠.. 페감독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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亂世英雄 2010.05.30무링요가 주로 하는 축구는 우리팀과는 안맞습니다....
그러나 그가 보여주는 축구 철학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걸로 보입니다....
우리 팀의 피지컬은 다른 유럽 팀들에 비해서도 꽤 괜찮은 편이고....
공격도 스피드에 바탕을 둔 역습에 아주 적합한 팀,.....
다만 수비에 대한 개념은 아주 전무한 상태.....
무링요가 잘해주기만 빌어야죠.....
그리고 페레즈가 우승 못해서 페감독 짜른게 아니어야 함 ㄷㄷㄷ
뭐 하기야 무링요 모가지 치는 순간 페레즈도 사퇴선언해야할테니 -
Ricardo Kaka 2010.05.30진짜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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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 2010.05.31어쩌면 레알이라는 클럽은 무링요가 추구하는 이상을 완벽에 가깝게현실로 만들수 있는 팀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