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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즈와 베르나베우 : 동상이몽

Elliot Lee 2010.05.28 17:06 조회 1,972 추천 5

지금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즈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회장시절 축구를 보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로망과 판타지를 꿈꿔왔던 사람입니다. 누구나 꿈꾸죠. 스타로 차있는 아름다운 축구를 하는 팀. 스페인의 암울했던 프랑코 시절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가 관계가 되면서 디 스테파노 영입에 도움을 받았다라는 등의 후문이 있는데 어쨋든 베르나베우는 헨토, 피리, 푸스카스, 디 스테파노, 레게이로, 모로우니, 브라이트너 등등을 영입하면서 최고의 팀을 만들어 냅니다. 챔피언스 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 컵 창설에도 지대한 공을 들였고 죽는 그날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일했습니다. 83년의 인생중 60년을 레알 마드리드에서 바쳐온 사람입니다.

 

페레즈는 갈락티코라는 정책을 확고하게 실행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단, 피구, 베컴, 오웬, 호나우두, 호날두, 카카등을 뛸 수 있게 해줍니다. 베르나베우 시절의 팀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오히려 네임밸류만으로는 더 뛰어날 수 있는 팀이죠. 그래서 페레즈가 새로운 베르나베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근본적으로 페레즈와 베르나베우는 다릅니다.

 

베르나베우와 페레즈가 최고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베르나베우는 유스에서 1군으로 축구 선수로서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고 코치로 기술부장으로 그리고 임원으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동했습니다. 베르나베우는 축구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었고 그 시대의 전문가였습니다. 

 

그에 반해 페레즈는 축구에는 우리와 같은 팬에 불과하다는 거죠. 페레즈는 베르나베우보다 더 나은 상술과 언론을 다루는 법 그리고 팀의 위상을 대내외 적으로 높이는 법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노이즈마케팅에도 선구자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이 레알 마드리드는 축구 팀입니다. 물론 농구팀도 있군요. 기업이기 이전에 스포츠라는 특수한 산업에 발을 담고 있습니다. 경영자는 경영을 해야겠죠. 정경관일치나 유착이 되면 더러워지고 말이 많아지죠.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비약일 수도 있습니다. 페레즈가 새로운 스타들을 영입할때마다 저는 행복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민이 되곤 합니다. 팀이라는 유기체를 무시하고 기존 선수들이란 인격체를 무시하는게 아닌가 하고요.

 

모든 음식에 좋은 와인들로 알려진 샤토 라피트, 페트뤼스, 무통, 뒤켐이 어울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름만 보고 나열하는 것은 돈 낭비라고 하죠. 테마와 각각의 와인들이 풍미를 잃지않고 시너지 효과를 내어주는 것, 그 마리아주가 바로 페레즈에게 생각해볼만한 것이죠. 페레즈는 그냥 와인을 멋으로 먹는 사람이라면 베르나베우는 소믈리에로 마리아주까지 맞춰주는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예전과 지금의 경기력 차이가 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축구라는 아주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시각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베르나베우 시절에 더 위대한 일들을 해냈고 페레즈는 엄청난 이름의 선수들로도 사퇴를 해야 했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서울로 가는 길은 많지만 가는 방법은 다 다르겠죠.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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