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의 역할이랄까
개인적으로 경기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 중 하나를 꼽으라면
교체되어 나가는 주장이 필드에 남아 있는 부주장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주는 장면일 것 같습니다.
저 어쩌면 별거 아닐 수 있는 그런 장면들을 좋아해서-_-;;;
경기는 재미없었어도 그런 장면이 있으면 단지 그 장면만을 위해 소장하기도 하지요.
(그게 발락->클로제였기 때문에 더 좋았다고는 말할 수 없...<)
사실 딱 기억나는 교체 장면은 역시 07/08 엘클라시코 2차전 때
멋진 활약 하시고 교체되어 나가시던 주장님이 팬들의 기립박수 속에서
골대에 서 있던 이케르에게 달려가 직접 팔에 주장완장을 채워주던 장면입니다.
주장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몇 사람이 있는데, 전 축구 오래 안 봐서 몇년 전은 기억에 없으니까...
레알 마드리드의 라울, 밀란의 말디니, 인테르나치오날레의 사네티
02월드컵 한국의 홍명보와 독일의 칸
현재 독일의 발락, 현재 스페인의 이케르
등등
다른 팀들에 비해 주장단을 확실히 꾸리고(서열이 있다는 의미) 있는 레알로서는
주장완장은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겠지요.
잡지 챔피언스에서는 주장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 완장은 아무나 찰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 잡지에서 주장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어떤 포지션에 있는 선수가 주장인 것이 좋은가...에 대한 누군가의 인터뷰를 옮겼었습니다.
공격수가 주장인 경우,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애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하는 경기이고, 골을 넣은 선수가 결국 영웅이 되는 시스템 때문이죠.
공격수인 주장이 골을 넣으면 분명 주장은 영웅이 됩니다만
주장에게 골과 주장완장 모두가 집중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약간 밀린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거죠.
주장이 골키퍼인 경우, 다른 선수들과 너무나 멀리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경기가 안 풀릴 때 파이팅을 해주거나 불리한 장면에서 어필을 해야 하는 주장이
거리상 너무 멀리 있어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유로08 때의 스페인 주장은, 스페인 애들이 워낙 저~ 앞에서 알아서 잘 해낸지라
주장이 딱히 페널티박스 밖에 나갈 일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확실히 골리 주장은 그런 면이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레알의 주장단은 전 포지션에 한 명씩 박혀 있습니다.
공격의 라울
미드필드의 구티
수비의 라모스
골리의 이케르
좋네요.
...응?
암튼; 실질적으로 최근 가장 주장완장을 많이 차는 건 결국 출장시간이 가장 많은 이케르인 것 같은데요.
라모스는 아직 주장으로서의 뭔가 느낌이 덜 오니까 빼고,
라울이나 구티가 주장인 경우 좀 애들을 우루루 이끌고 가자 꼬맹이들아 고고고고~ 하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주장님은 어쩔 땐 '님하 수비수인가여ㅠ0ㅠ' 할 때가 있을 정도로
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곳에서 뛰어주시니
'짬밥 많은 주장이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본보기가 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장점이 된다고 보구요.
근데 이케르가 주장인 경우는 좀 '멀리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네요.
아래에서 우리 팀이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좀 휩쓸리고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 시즌에도 그런 걸 한두 번 느낀 게 아니에요. 많이들 그러실 거 같네요.
경기할때도 얘들아 캄다운 캄다운 할 때가 많았거든요, 저.
이럴 때 역시 짬밥있고 나이있는 선수가 잡아주는 게 필요한데
제일 그러기 좋은 역할, 그리고 그래야 하는 역할은 역시 주장이죠.(뭐 꼭 그러지만은 않지만요.)
이제 라울과 구티의 출전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그 역할을 해야 되는 게 이케르라는 거죠.
이케르가 좀 더 적극적이어야 되는 이유가 요기에도 있다고 봄니다.
수비할 때의 다른 수비수들을 대하는 이케르의 자세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어 거친남자가 되려고 하는
그의 의도(인지 생각없는건진 몰라도)와는 다르게 참 얌전한 남좌이지 말입니다.
단지 최종수비이며 수비라인을 수습해야 하는 골키퍼라서의 문제가 아니라
주장이기 때문에요. 저 멀리 최전방 과인이까지 수습해야 하는 주장이니까
좀 더 포스가 있어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이 휘둘릴 때 과인이부터 비올이까지 진정시켜 줄 수 있고
팀이 늘어질 때 과인이부터 비올이까지 일으켜 줄 수 있는 그런 포스가 말이에요.
구체적인 방법은 전 모릅니다만...;;;
아참. 챔피언스의 그 인터뷰에서 말한 '주장으로서 가장 적당한 포지션'은 센터백이었답니다.
오랜만에 칸나바로 생각이 나네요.ㅎㅎㅎ
저 개인적으로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구요.
하지만 팬들이 '기억에 남는 주장'으로 기억하는 선수들은 다양한 포지션에 있었으니까
별로 중요한 건 아니구요.
주제는, 이케르 화이팅이라구여!
아 결국 뻘글이 되었군요. 하아...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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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ver ramoS 2010.04.25아 님이 제가 원하던 글 잘 써주셧네요.. 저도 이케르가 좀더 포스 잇엇으면 하는 아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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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ver ramoS 2010.04.25근데 그러고 보면 칸은 정말 이런면에서 엄청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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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Iker 2010.04.25유로 08 승부차기 때 부폰은 그 광경을 쳐다보지 못하며 뒤돌아 서있는데 이케르는 아주 태연하게 지켜보면서 경기 끝나기 전까지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아주 태연하고 냉정하게 이탈리아 키커들을 상대하는 거 보고 참 차갑고 침착하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난시즌 앤필드와 베르나베우에서 우는 거를 보면 참 여린 거 같기도 하고..ㅠㅠ 에휴.. 뭐라는 거니;;
여튼 좀 더 팀에 화이팅을 불어넣는 선수가 돼줬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늘어난 거 같긴한데.. -
마지막이별 2010.04.25이케르는 너무 과묵해요 ㅋㅋ 과묵한남자 ㅎ 옛날에 베컴이랑 뛰놀때 귀여웠는데 ㅎㅎ 이번시즌끈나고 구티,라울 다나가면 어쩔까 걱정.... 카카가 온지 얼마안됐지만 나름 그래도 주장감이라고 생각하는뎁... 성격두 좋구..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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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2010.04.25사실 필드 플레이어 중에 떡하니 주장 완장 물려 받을 선수가 있어야 좋은데(이케르를 못믿어서가 아니라 여러 모로) 지금 상황에선 라울 구티 외에 이케르가 적격이라 좀 아쉽긴 하네요. 이케르의 부진이 수염 외에도(개그...) 주장 완장의 무게가 어느 정도 작용하는게 아닐까도 생각하는데 암튼 이케르가 자신감을 갖고 슬럼프도 완벽히 탈출하고 뒤에서 팀도 잘 추스러주고 했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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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ver ramoS 2010.04.25근데 진짜 이케르가 수염기르는게 좀 포스잇게 보이고 싶은 거라면 계속 수염 깍으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네요 ㅋㅋㅋ
근데 수염 깍고 경기 뛰면 안정감 쩔던데..
억지잇는 머피의 법칙인가? -
WS 2010.04.25이케르 간간히 잇는 기복만 좀 없어지면ㅜ
아 그리구 오타인거 같아요.. \'공격수가 골키퍼인 경우\' -
subdirectory_arrow_right 세이라 2010.04.25@WS 제가 이래요ㅋㅋㅋ 감사합니다 냉큼 수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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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 2010.04.25예전에 이에로가 라울한테 \'고생해라\'라는
표정으로 주장완장주고 나갈때 그냥 별생각없었는데
재계약안되고 팀떠나고나서 그 사진보니 뭔가 찡했던 기억이.... -
쌀허세 2010.04.25뜬금없지만 06-07이였나... 라울이 구티한테 완장 채워주고 나갈때 골티비 그 해설자가, 레알마드리드의 주장완장은 고귀하게 줘야 하는 완장이라고 하던게 생각나네요. 이케르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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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iguain 2010.04.25좀만성깔부렸으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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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2010.04.25마드리드의 주장완장이란건....아...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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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또띠 2010.04.26저도같은생각. 올리버칸의 포스를 뿜어준다면 더할나위가 없겠지만 거기까진 안바라고 좀더 강인하고 뜨거워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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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eranos 2010.04.26저도 수미가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론소 잘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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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2010.04.26주장 포스는 칸이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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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의드리블 2010.04.26칸은 진짜 ㅎㄷㄷ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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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_Nino 2010.04.26주장완장 슉 던저주고 가던 옆동네 그분이 생각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