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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이야기 2편 : 이게 다 카카 때문이다

마인부우 2010.03.15 12:30 조회 3,127 추천 21

레알마드리드 이야기 1편 보러가기 클릭 

 

 

 

<사진 : 페예그리니는 원래 상당히 전술적으로 유연한 감독이다. 리베르 플라테에서는 4-3-1-2, 4-5-1을 고루 썼었고, 비야레알에서는 4-5-1. 4-2-2-2, 4-4-2, 4-3-1-2등을 돌아가면서 썼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착화 되어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 원인은 무엇일까?> 

 

 

 

4. 폐에그리니는 왜 4-3-1-2 외에는 쓸 수가 없었는가?

 

4-3-1-2가 세계 주류의 중심으로 편승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단순하다. 스승 아리고 사키의 영감을 받았던 안첼로티가 유벤투스에 부임하게 되었고, 지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지단에게 수비부담을 가하지 않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전술을 생각하다 보니 Zizou for all, All for Zizou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4-3-1-2를 세리에A의 중심으로 편승시킨 것이다.

 

이것은 두가지를 의미한다.

 

첫번째는 그 '1'에 해당하는 선수의 경기를 아우르는 능력이며, 두번째는 '1'외의 선수들은 1이 가지고 있지 않는만큼의 수비부담을 가져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뒤집어 이야기하면 다른 선수들의 헌신적인 움직임이며, 이 헌신적인 것 이상으로 '1'이 분전하지 않는 경우에는 팀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4-3-1-2는 구조적인 특성상, 공격형 미드필더 아래 3명의 선수가 중앙 지향적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좌우 측면이 공략당할 위험이 다분하다. 이에 따라 좌우 풀백과 두명의 인사이드 미드필더의 많은 활동량이 요구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페예그리니가 '킹 리켈메' 체제를 구축하면서 좌우 미드필더로 마르쿠스 세나와 후안 소린, 밑에는 라리가의 가투소 호시코(타키나르디)를 썼던 것과 일맥상통하다.

 

 

 

 

 

  

 

<사진 : 역사상 가장 완벽한 4-3-1-2의 전형으로 불리웠던 AC 밀란의 스쿼드. 가투소는 카푸의 뒷공간을 메꾸면서 수비적인 안정감을, 피를로는 쉐도르프의 뒷공간을 메꿈과 동시에 전방으로의 다양한 볼배급을, 쉐도르프는 볼 배급, 볼 운반과 수비장악을 담당했고 카카는 안심하고 득점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ㄱ. 4-3-1-2의 전술적인 승리를 위한 요소

  

좀 더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서 4-3-1-2의 특성을 간략히 알아보자.

 

 

장점

1. 상대팀의 전술적 모토에 따라서 피를로와 카카 둘 중 한명은 필연적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2. 4명의 미드필더가 중앙에 있기에, 미드필더 장악이 좀 더 용이하다

3. 상대팀의 시선을 중앙으로 모은다면, 우리팀의 압도적인 좌우 풀백의 공격력을 극도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 (카푸와 오또를 보유했던 밀란의 오른쪽 라인이였다.)

 

 

단점

1. 측면지역에서의 숫적 열세를 감수해야한다. 더 나아가 극복해야만 한다.

2. 수비가담을 8명이나 하는 4-4-2, 수비가담을 9명이 하는 4-3-3(4-5-1)과 달리 수비를 7명이서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사진 : 안첼로티가 아니였다면, 지금의 카카는 없을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안첼로티 없는 카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ㄷ. 안첼로티는 4-3-1-2를 어떻게 썼는가?

 

지단을 얻고 난 이후, 유벤투스는 이런 형국의 선수 운용을 하게 된다

 

..델 피에로..인자기

.........지단

..다비즈..잠브로타

......타키나르디

 

그리고 후에, AC밀란으로 부임하게 된 안첼로티는 다른 방식의 선수 운용을 하게 된다

 

..크레스포..쉐브첸코

..........카카

..쉐도르프..가투소

.........피를로

 

 

두 팀의 공통점이라면

a. 지단, 카카라는 위대한 크랙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전술

b. 다비즈,잠브로타 - 쉐도르프, 가투소로 이어지는 막강한 중원라인

 

반대로 차이라면

a. 델 피에로, 인자기 꼬꼬마 투톱 <>크레스포, 쉐브첸코 떡대 투톱

b. 일꾼 타키나르디 <> 마법사 피를로

 

 

위의 것과 밑의 것의 결정적인 차이는 '지단 <>카카'의 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안첼로티는 AC밀란의 전술적 특성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었다.

 

 

카카는 지단과 같은 미드필드의 지휘자가 아니다. 상대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이겨내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것은 카카에게 그리 적합한 역할이 아니며, 따라서 카카는 좀 더 앞선에서 적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상대하며 직접 골을 노려야 할 필요가 있다.”

“피를로가 미드필드 후방에서 공격의 방향을 정확하게 선택하고, 셰도르프가 피를로를 도와 공격을 원활하게 전개해나가는 한편, 카카가 상대 위험지역 부근에서 활동할 때 밀란의 공격은 가장 효과적인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필자 주 : 피를로 대신 알론소, 쉐도르프대신 마르셀루를 넣어서 이야기하면 페예그리니의 인터뷰가 된다.) 

 

 

지단에 비해 더욱 더 팀에 역동성을 불어넣어 줄수는 있었지만 큰 틀에서의 경기 만드는 능력은 한참 아래였던 카카였기에, 이런 카카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루이코스타의 백업이였던 피를로를 밑으로 내려서 Deep Lying Playmaker로 쓰게 된 것이다.

 

또한 카카의 발 빠른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서 넓은 공간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크레스포, 쉐브첸코의 압도적인 피지컬로 수비진과의 물리적인 경합을 통한 수비진 초토화가 필요했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쉐브첸코는 델 피에로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보다 뛰어난 육체적인 능력이 있었고, 크레스포 역시 인자기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더욱 뛰어난 육체적인 능력이 있었기에 카카는 좀 더 수월한 경기 운영이 가능했다.

 

 

 

그러나 쉐브첸코가 팀을 떠나고, 인자기-질라르디노 투톱으로 노선을 바꾼 이후의 밀란은 카카가 막히면 답이 안 나오는 경우를 곧잘 보여주고는 했는데, 특히나 카카가 부상의 여파로 제정상이 아닌 상황이였던 상황에서는 - 레알로 이적하기 직전의 카카는 정말 미치도록 답답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그 당시의 활약상을 당시 밀라노에서 거주하던 이윤철 기자는 이런 식으로 요약한 바가 있다.

 

 

상황-1. 카카는 공을 잡은 뒤에 치고 들어간다. 수비가 잠그는 공간을 향해 드리블을 한다. 수비가 몰린 상황에서 방향 전환이나 중거리 슛을 시도하지만 모두 수비의 발에 맞고 튕겨 나온다.

상황-2. 카카는 공을 잡고 전진한다. 원톱(A)은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수비 뒷공간으로 움직이려 하나 카카의 예상 진로와 겹치고, 결국 반대편 포스트 쪽으로 넓게 벌려준다. 카카는 자신의 가까운 쪽으로 접근하는 미드필더(B)에게 횡패스를 한다

 

  

저 A에 이과인, B에 호날두를 대입해 보면 딱 레알 상황 같지 않은가? 오른쪽의 이과인이 크게 도는 와중에 호날두는 밑으로 내려와서 카카의 볼을 받을려고 하고, 카카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서 호날두의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사진 : 카카는 어디까지나 '공격수'로써 주목받던 선수였다. 그에게 이과인, 호날두, 벤제마같은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한 틀에 묶는 능력은 부족한듯도 하다.>

 

 

 

ㄹ. 레알 마드리드의 '불안한' 4-3-1-2

 

자 위의 4-3-1-2 개념을 고스란히 가지고 우리팀의 상황을 그려보자

 

....호날두..이구아인

...........카카

마르셀루..알론소..라쓰

 

 

즉 이 전술이 '잘 먹힐려면' 패싱 게임의 중심 축인 알론소, 카카에게 주어지는 넓은 공간을 최대한 잘 활용해야만 하고 또한 카카, 호날두, 이구아인이 수비가담을 하지 않는 만큼 다른 3명의 미드필더와 4명의 수비수들의 철벽같은 방어가 요구된다. 또한 역습 상황에서 좌우로 빠르게 들어오는 상대의 측면 공격을 라쓰와 마르셀루가 잘 봉쇄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레알 경기를 자주 보신 여러분들이라면 이쯤에서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마르셀루, 그라네로, 라쓰에게 좌우 측면을 압도적으로 커버가능한 육체적인 능력, 지적인 능력이 있는지 의문일 것이다. 또한 쉐브첸코, 크레스포에 비해서 훨씬 '미드필더'적인 이과인, 호날두의 존재 역시 아이러니이다. 그리고 카카에게 넓은 공간이 주어진 경기가 올 시즌 엘 글라시코 더비, 데포르티보, 헤타페와의 경기 정도를 제외하면 얼마나 있었는지가 말이다. 

 

 

특히나 카카의 '역량'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인데, 작년 이맘때쯤, 해외 포럼에서는 카카의 이적 문제가 대두될때 과연 레알, 첼시, 맨시티에는 카카가 뛸 자리가 있냐는 것이 하나의 화제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결론은 '첼시, 마드리드, 맨시티에서는 뛸 자리는 없다'라는 것이 답이였는데,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당시 4-3-3을 주 전술로 쓰고 있던 레알 마드리드, 첼시, 맨시티였는데 카카에게는 3미드필더의 꼭지점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부족했기에 나온 결론이였다.

 

4-3-3의 대표적인 에이스라면 지단, 데코, 리켈메, 주닝요 정도가 언급되는데 이 모두의 공통점은 '경기를 넓게 보는 시야와 촌철살인의 볼전개'일 것이다. 다만 조금 예외적인 분류로 람파드, 제라드가 언급되기도 하는데, 이들은 그런 '설명 불가능한 시야'가 부족한 대신, 경기를 한방에 뒤집는 압도적인 클러치 능력과 전후반 90분을 마치 45분인양 활개치는 압도적인 활동량을 가지고 있다.

 

 

 

결국 카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카카의 부족한 마에스트로적인 자질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을 밀란에서는 피를로가,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는 모두 다 플레이메이커와 다름 없는 뛰어난 능력으로, 레알에서는 알론소가 보완해주고 있다.

 

 

 

 

 

  

 

<사진 : 카카의 활동량이다. 비록 활동량이 제일 적은 경기였긴 했지만, 레알 이적 후 초반에는 왼쪽으로 치우쳤던 활동량이 점점 중앙으로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호날두가 왼쪽 측면으로 옮긴걸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왼쪽으로 모인다는 카카의 단점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하나의 긍정적인 징후이다.>

 

 

 

ㅁ. 그럼 카카는 반쪽짜리 선수란 말이야?

 

지나치게 카카의 단점만을 이야기해왔던 것 같다.

 

카카의 장점이라면 - 루이코스타에 비해 쳐지는 경기 조율능력과 패싱 능력에도 불구하고 밀란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빠른 발과 역동적인 무브먼트를 이용한 '볼 운반' 능력이였으며, 갈수록 빛을 발한 Finisher로써의 능력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

 

하지만 무릎 부상과 탈장, 거기다가 성적 부담감에 어느정도 시달리고 있는 페예그리니의 고착화된 선발 엔트리 탓에 지쳐버린 카카는 자신의 육체적인 능력은 전혀 발휘할 수가 없었고 앞선 세대의 리켈메, 지단이 보여주는 '몸 상태와는 상관없는 미친 패스 한방'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친 것이다.

 

특히나 '패스'로 정리가 가능한 라리가에서 카카는 좀 더 자신이 '마에스트로'적인 자질을 갖지 못한다면 육체 상태에 따라서 경기력이 극과 극을 왔다갔다하는 반쪽짜리 선수로 그칠 공산이 크다. 이미 그가 밀란에서 보여주었던 빠른 역습 전개에 이은 뛰어난 결정력은 호날두, 이과인이 분에 넘치도록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에게 남은 과제는 한층 더 변화하는 능력일 것이다. 좀 더 라리가스러운, 좀 더 '공격형 미드필더'스러운 !!!

 

다행히도 컨디션이 좋았던 몇몇 경기에서는 비록 지단, 리켈메와는 다른 느낌이지만 그들보다 더 나은 체격조건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기장을 넓게 쓰면서 숏패스 전개로 볼 점유율에 크게 이바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것이 하나의 희망이라면 희망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데포르티보전때의 카카의 모습이 앞으로 카카의 완성형이 될 공산이 크다. 그 경기에서 카카는 경쾌한 드리블링과 함께 간결한 숏패스웍으로 좌우 가리지 않고 고루 고루 썰어주었다. 아쉽게도 세 차례정도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기는 했지만 말이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카카는 꾸준히 진화를 해왔던 선수였던 것 같다.

 

호나우도 팬 카페의 주인장이셨던 Falcao님의 말에 따르면 카카는 제일 처음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에서 아드리아누(전 인테르 밀란), 호베르트(전 PSV 아인트호벤)과 함께 3각 편대의 중심에서 활약한 세컨탑 유형의 선수였고, 또한 2001년부터 당시 룩셈부르고가 국가대표팀에서 중용했던 프란싸(전 바이에르 레버쿠젠)과 소속팀 상파울루에서 투톱을 이루면서 상당히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에는 장신을 이용한 뛰어난 헤딩 능력과 수비라인 뒤로 돌아들어가는 기민한 움직임이 장점이였다고 하니, 지금의 2선에서 활개치는 모습과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이쯤에서 답은 나와있다.

 

알론소는 아직 100% 팀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이고, 호날두와 이과인은 밑으로 내려오는 습성 때문에 자연히 상대팀의 수비라인이 밑으려 쳐지지 않고 앞쪽으로 오게 되면서 카카에게 넓은 공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고, 또한 잠브로타, 다비즈, 쉐도르프, 가투소와 비교하기에는 마르셀루, 그라네로, 라쓰의 역량이 한참 모자르다는 것이 결국 레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올 시즌은 세비야의 공격진, 수비진 줄부상. 바르셀로나의 기복. 비야레알의 자멸. AT의 불협화음 덕에 1위를 달리고는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인테르, 유벤투스, 로마가 건재하던 시절에도 우승 경쟁을 해내며 밀란 더비에서 곧잘 승리를 거두던 AC밀란과는 다른 상황인 것이다. 알론소가 피를로의 롤에 좀 더 녹아들고, 가투소와 쉐도르프의 향기를 좀 더 라쓰와 그라네로, 마르셀로는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결국 시간이 답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챔피언스 리그 조기 탈락의 부진의 책임은 카카 때문이 맞다. 그 많았던 볼터치 중에서 한두개만 더 이과인과 호날두에게 연결해주었어도 그렇게 어이없게 득점 루트 부족으로 조기 탈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카카는 자신이 꿈꾸던 메렝게스의 일원으로써 좀 더 장수하고 싶다면 한번 더 진화를 해줄 필요가 있을 듯 하다.  

 

 

 

 

 

 

p.s 글이 길어지는 바람에 리옹전 구티 좀 이야기할려고 했는데 다른 글에서 해야겠네요.

 

 

p.s 2 덧으로, 카카가 좀 더 경기 조율에 능숙해진다면 4-3-3해서 호날두, 이과인, 벤제마 라인이 가동될 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명이서 스위칭 해가면서 공간 열어주고 카카가 세명을 조율하다가 빈공간 생기면 닥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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