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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과 베르바토프 이야기

M.Torres 2010.01.15 23:01 조회 1,952 추천 2

1. 리버풀의 챔스 유전자의 정체는 개인적으로 봤을때 크게 2가지입니다. 제라드의 무시무시한 체력과 침착함이 첫번째이며, 두번째는 무한 로테이션입니다.

제라드의 가장 강점은 1박2일의 강호동 뺨치는 버라이어티 정신(이라고 적고 헐리우드 액션이라고 읽는다)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의 침착한 한방은 큰 무기입니다. 적어도 뚝심하나는 정말 타고난 친구가 아닌가 싶은데, 이 친구를 보면 이기든 지든 항상 팀원을 독려하는 모습이 자주 나옵니다. 소위 말하는 '캡틴 제라드'모드죠. 이로 인해 팀원의 사기를 돋우고, 또한 언제든지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또 후반 90분이 넘는 시간에 터지는 그 특유의 버져비터도 제라드의 무시무시한 점이죠. 소위 말하는 '로또풀'의 긍정적인 의미는 제라드의 한방으로 인한 승점 획득일겁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의미는 좀 더 뒤에서 언급하구요.


무한 로테이션으로 인해서,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같은 굵직굵직한 무대에서 항상 힘을 발휘합니다. 큰 경기에 맞춘 로테이션을 주로 구사하다보니, 챔피언스 리그같은 큰 무대에서, 토너먼트가 진행될수록 부상자가 많아지는 다른 팀과는 달리 컨디션 관리를 통해서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죠. 리그 5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적같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했다던지, 4-4-2로의 전환 실패 이후 부침을 겪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세의 레알을 대파한다던지, 다 이런 점에서 기인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2. 반대로 저 무한 로테이션덕에, 리그에서는 일정 수준의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하게 됩니다. 기존 주전급 선수들의 백업을 위해서 라파가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그에 따른 성과를 적절히 거두지 못했고 꾸준히 리그에서 상위권 랭크에 실패하게 됩니다.(비록 지난 시즌에 4-3-3으로 변하고, 제라드와 토레스의 미친듯한 활약으로 리그 우승의 잠깐의 꿈에 부풀게 되지만요.)

혼돈의 라리가, 라리가라고는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라파의 전성기 시절에는 정말 우승권에 다다른 팀들은 데포르티보, 발렌시아, 레알, 바르셀로나 정도에 불과했죠. 그것도 정말 고정층은 자신이 이끌던 발렌시아를 제외하면 '레알 , 바르셀로나' 두팀이였습니다.
하지만, EPL에서는 2000년대 이후 꾸준히 해외자본이 유입되면서 많은 팀들의 전력 상승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많은 부침을 겪으면서 흔들리던 라리가에서의 경쟁자 - 데포르티보, 레알과는 달리 10여년 가까이 팀을 맡으면서 안정권에 이르렀던 퍼거슨의 맨유, 방제의 아스날등과 무링요를 앞세운 첼시, 꾸준히 유럽 대회권에 머무른 모예스의 에버튼 등 경쟁자가 많았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가 영입했던 선수 중에서 많은 선수들이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부진하게 됩니다.
04/05 지브릴 시세, 페예그리노, 누네즈, 모리엔테스, 엘 하지 디우프, 르 탈렉,   
05/06 얀 크롬캄프, 젠덴, 퐁골,
06/07 벨라미
07/08 보로닌, 라이언 바벨
08/09 필립 데겐, 도세나, 로비 킨,
09/10 키르키아코스, 아퀼라니

※ 자료는 독일의 트렌스퍼마켓사이트를 참조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잔류하고 잇는 바벨, 아퀼라니, 키르키아코스는 더 나아질 가능성도 있기야 하지만, 확실한 건 실패한 선수들의 네임밸류가 그 이전의 클럽에서나, 그 이후에서의 클럽에서 상당히 잘해줬다는 사실이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팀을 떠난 히피아가 분데스리가 올해 최고의 영입 중 한명으로 꼽히는 반면, 대체자 키르키아코스는 리버풀 올해 최악의 영입 중 한명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베니테즈의 선수를 보는 안목에 많은 비판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즉 주전급으로 영입한 선수들이 연이어 부진하고 실패하게 되면서, 로테이션에 따른 플랜 B의 정상적인 가동은 사실상 힘들어졌고, 여기서 잃은 전력과 승점의 손실 탓에 리버풀은 번번히 리그 우승에 실패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어이없는 패배를 잘 당한다는 의미에서 부정적인 '로또풀'이라는 별명이 붙은거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부진의 또다른 이름은 지나친 토레스 의존증입니다. 토레스의 뛰어난 폭발력과 그에 따른 한방은 상당히 위협적이지만, 그외의 다른 측면에서 토레스는 기존의 다른 월드클래스 네임밸류에 뒤쳐지는듯한 모습입니다.

EPL을 들썩들썩하게 만들었던 선수를 3명만 꼽으라면
단연 예전의 앙리와 루드 반 니스텔루이, 그리고 최근의 드록바 정도가 있겠습니다.

위의 선수 중에서, 다재다능하지 않았던 선수는 없습니다. 루드와 드록바는 부상 외에는 도저히 막을 방법이 안 보이는 선수들이였고, 앙리의 경우 팀의 최전방에서 수비를 등지고 부셔주는 역할은 다소 미흡했지만, 그보다 더 압도적인 득점력과 2선에서의 돌파력, 패싱력을 선보이면서 그의 다재다능함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토레스가, 정말 다재다능한가, 라는 전제에는 상당한 의문점이 붙습니다.

토레스의 경우, 팀원의 도움이 없는 경우에는 거의 무용지물이 되다시피 합니다. 물론 밑에서 받쳐주는 과거의 알론소, 최근의 제라드등. 양질의 패스를 무한정으로 배급해주고, 기복이 없는 선수들 덕에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습니다만, 수비라인을 뒤로 물리고, 제라드가 설령 부진한 날에는 덩달아 같이 부진에 빠지는 상황도 곧잘 보여줬습니다.

지난 2008 컨페드컵에서도 이런 모습이 자주 보였는데요. 상대팀의 수비라인을 크게 뒤로 물리고 중원에서부터 타이트한 압박을 하면서 토레스의 '폭발력'이 살아날 수 있는 공간을 주지 않자, 토레스는 상당한 부진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한계점이 명백히 드러나자, 요렌테, 구이사, 네그레도 등등의 다양한 자원이 비야 파트너로 실험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토레스의 한계점을 일찍이 깨달은 베니테즈가 로비킨을 영입하면서 서로의 역할분담을 통한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한 4-4-2로의 전환을 꿈꾸었지만, 로비킨의 부진으로 인해서 밸런스가 붕괴되기 이르렀고, 여전히 리버풀은 토레스와 제라드에 의한 팀이 되었습니다.(물론 올 시즌에는 풀 컨디션의 베나윤도 있습니다.)

이번에 막시를 영입한 것도, 부진에 빠진 리에라, 바벨의 공백을 메꿈과 동시에 한때 맨유와 링크가 났을 정도로 빠른 침투를 통한 갑툭튀 ㄳ 줏어먹기에 능한 막시의 장점을 살려서 조금이라도 토레스와 제라드에 과부하된 공격루트를 다양화시키기 위함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말 확신없이 추가 수정해서 붙이는건데, 리버풀은 제라드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리버풀의 강점이라고 하면 개싸움에 능한 미드필더인데, 알론소는 위치를 잡고, 제라드와 마스체라노가 정신없이 상대방의 공격을 두들기고, 공을 빼앗아내면 알론소와 제라드의 강한 패스로 빠른 공수 전환을 하는- 그야말로 제라드에 의존하는 공격과 수비가 강한 상황에서, 제라드의 대체자는 전.혀. 안 보이는게 리버풀의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슷한 예로 바르셀로나의 싸비가 있지만, 싸비의 경우 많은 활동량이나 급격한 턴, 무리한 돌파와 바디체킹등을 하지 않는 타입이기에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제라드에 비해 현저히 낮고, 또한 리버풀의 미드필더 수준에 비해서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 수준이 좀 더 높은 클래스에 있기에 좀 덜 합니다.





3. 이제는 슬슬 루드의 대체자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서, 조심스레 베르바토프는 어떤가 고민을 해봅니다. 네그레도가 올 시즌 들쭉날쭉한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시장에서 유망한 장신 스트라이커의 소식이 딱히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나이도 30대를 향해 슬슬 달려가고 있고, 맨유에서의 효과적이지 못한 활약으로 인해 지난번과는 달리 몸값이 크게 하락해있을듯한 베르바토프도 어떤 의미에서는 괜찮은 카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시실리 2km습관은 고치고, 주전경쟁을 0에서부터 다시 하겠다는 베르바토프의 의지가 선행되야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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