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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깨고 국내축구의 서포터가 되어가는 과정

오렌지레알 2010.01.01 17:17 조회 1,331 추천 1



축구에 몰입하기 시작한건 2005년, 그러니까 박지성이 PSV아인트호벤 소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AC밀란과 자웅을 겨루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바로 그 해입니다. 소위 박지성 맨유 가고 축구보기 시작한 사람들 무리에 저도 끼게 되는 셈이군요. 다른 점은 MBC-ESPN 채널을 볼 수 없어서 맨유 경기대신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를 시청했다는 정도이겠습니다. 엑스포츠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중계해줬는데, (지금은 바르셀로나 팬이지만) 구별없이 모두 챙겨보곤 했습니다. '유럽축구와 바르셀로나의 팬으로서' 축구에 빠지게 된 과정입니다.

2005년이란 해는 한편으로는 여러분들이 기억하시다시피 언론이 떠들어대던 '축구천재' 박주영이 프로데뷔한 해이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박주영에 대한 관심과 환상을 가지고 박주영의 경기를 챙겨보기 시작한게 K리그에 대한 첫 관심의 계기가 되었으니, 제가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가 된 것도 결국 박주영 덕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관심과 호기심은 점차 커져서 저도 처음 연고팀 대전의 경기를 보고자 아빠에게 월드컵 경기장에 데려다달라고 조르게 되었는데 그 역사적인 첫 관람 경기는 대전VS포항, 아직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저의 '공식 데뷔전'입니다.



저도 한 때 그랬지만, 일반인들이 K리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은 '느리다, 재미없다, 거칠다'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부정적인 인식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한 해동안 두 가지 경험을 겪어본 저는 이러한 일반적인 관점이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K리그는 분명 빠릅니다. 유럽, 남미리그에서 뛰다 한국에 온 외국인 선수들이 괜히 'K리그 템포가 장난아니게 빠르다'라고 말하는게 아닙니다. 가까이 보면서 선수들의 동작도 한층 더 격이 높아보였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보는 축구는 TV에서 봐왔던 축구와 매우 달랐는데, 처음 경기장을 다니던 시절엔 그 신기함-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욕설, 홈팀과 원정팀 서포터의 노랫소리, 경기장 특유의 냄새 모두- 에 매료되어서 다녔던것 같습니다. 아무튼 대개의 부정적인 인식의 많은 부분이 틀렸다는 걸 알고 그걸 조장한 -프로축구연맹과 구단의 잘못도 있지만- 언론매체에 분노를 느끼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골수 국내축구 팬'이 되었던걸로 회상합니다.



학교에서도 대전팬임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저에게 친구들은 종종 "EPL 수준이 훨씬 높다. K리그 재미없는데 왜보냐."라며 곧잘 묻곤합니다. 확실히 제가 응원하는 대전은 매년 우승을 노리는 팀도 아니고, 골을 많이 넣는 팀도 아니며, 이제 우리도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는구나 싶으면 다른 팀에게 팔아야 하는 가난한 팀이긴 합니다. 곧바로 수긍할만큼의 반박은 늘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관되게 대답합니다. "자주 이기지도 못하고 답답할 때도 자주 있지만 태어난지 겨우 10년이 넘은 대전의 서포터가 됨으로서 '우리 팀'의 초창기 역사를 두 눈으로 지켜보고, 그 현장에 있고, 내가 그 역사의 일부가 된다는 그 자부심과 순수한 열정으로 응원한다. 올해 대전은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6천명의 관중들은 시즌 끝날때까지 자기 자리를 지켰다. 그들이 꼭 재미 때문에 입장권과 매점에 투자할 적잖은 돈을 가지고 경기보러왔을까?"



축구 커뮤니티 공간에서 국내팬들과 유럽팬들의 마찰을 자주 보곤합니다. 아직도 싸우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둘 다 자기 좋아하고 보고싶은 거 보면 그만이니까요. 그러나 이유없이 유럽축구 까는 것만큼 이유없이 국내축구 무시하는 의견에 화나긴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비롯해 K리그에 무관심한 분들에게 늘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습니다.

"당신이 무얼 생각하든 그 이상을 보고, 느끼고, 얻게 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K리그입니다. 제가 매주 느끼는 설렘과 행복 슬픔 모두를 여러분들과도 공유하고 싶습니다. 하루 정도 시간투자해서 손해볼 건 없잖아요?"
출처:유애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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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이지만(허락은 받았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는 글이었습니다.
작년에 레알이 한창 부진할 때 친구들이 이제 망해간 클럽을 왜 보냐 묻더군요.
전 이렇게 대답했죠 "왜냐고? 좋아서지 ㅄㅇ ㅋㅋ"

그 당시 레알은 조직력,수비 모두 안습이었습니다. 패스는 안되고 선수들은 개인플레이
하고 그러나 그들은 레알마드리드라는 클럽의 자부심이 있었기에 최선을 다해 뛰었습니다.
중위권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맛보았지만 후반기 대반격으로 리그2위까지 올렸습니다.
저는 그런 레알마드리드선수들의 정신력과 자부심을 사랑합니다.

모든 팀에는 자기만의 고유의 매력이 있습니다. 팬들은 그런 자기만의 매력을 찾았기에
그 팀을 서포트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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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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