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셀타 비고토요일 5시

기다림도 즐길줄 알아야 한다.

국가의폐인 2009.10.22 22:54 조회 1,066 추천 1


  축구계에서 가장 시끄러울 여름과 겨울엔 많은 선수들이 거취를 옮기거나 남는다. 보통은 실력으로 가름되는 일일테지만 가끔 운이 지지리도 없거나 신뢰가 무너짐에 따라 락커룸에서 짐을 싸는 일은 다반사다. 축구계의 올 여름 시작과 끝을 주도한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클럽의 이적시장은 포지션만큼이나 다양한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베르나베우에 모였다. 


  지난 겨울, 자택에서 로쏘네리 유니폼을 들어올린 브라질리언은 가장 먼저 메렝게스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으며 세계 최고로 비싼 축구 선수가 된 포르투갈 꼬마는 8만 관객 앞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엠블럼에 키스를 하고서야 하얀 치아를 드러내 웃었다.
  조증이 의심되는 프렌치맨은 자신의 아이돌이 남긴 흔적을 따라 왔으며 감독과 틀어진 바스크인은 자신이 가장 필요한 곳, 그리고 최고이자 최악의 선택일지도 모를 하얀 사자의 허리를 맡게 되었다. 어쩌면 룸메이트였던 아랍인의 귀뜸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발렌시아 청년과 작은 예수는 페레즈가 자신이 내세운 공약에 얼마나 성실했는가를 보여준다. 물론 세간에선 얼버무리려는 영입이 아닌가 의혹을 제기 했지만 차기 알비세레스테의 중심축이 될 아르헨티노의 리턴까지 지금까지로썬 좋은 선택이었다.


  하얀 사자 군단은 리그 7경기가 치뤄지는 동안, 현재까지 리가 최고의 화력과 준수한 수비력으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1위 바르셀로나를 2점차로 맹렬히 뒤쫓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또한 준수한 성적으로 조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물론 조편성의 행운이 따랐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이 전혀 기쁘지 않은 듯, 무언가를 잊은 듯,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쩌면 그들 눈엔 스킨 헤드의 프랑스인에게서 로쏘네리의 일원이 된 것을 후회하고 있을 네덜란드인의 향수가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며 전임이 11년간 쌓아놓은 업적에 비해 작은 21살의 브라질리언에게 선수로써의 모든 기회를 다 준듯 말하고 있다. 건실한 기독교인 청년이 왔을 때를 기억하는가? 그는 세계 최고 기록(초콜릿 보이 갱신전)에 약간 못미치는 거금으로 왔지만 많은 이들은 65m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지네딘 지단의 향수를 잊게 해줄 스타의 영입이라 칭송하며 시즌 초까지 그가 팀 승리에 기여하다 최근 들어 무슨 이유에선지 일시적인 부진을 겪자 그제서야 65m의 가치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지금의 Los Blancos가 모인지 얼마나 되었다 생각하는가? 여름이 오기도 전부터,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 외쳐대던 레즈의 일원이 온 시기는 8월 초이니 이제 막 발을 맞춘지 세달이 되어가는 슈퍼스타로 가득한 새내기 클럽일 뿐이지만 전세계 축구팬들은 갈락티코를 연상했고 다시 한번 기대하기 시작했으나 기대만큼의 기다림을 갖고 있지는 않은 듯 해 아쉽다.
   


  언제부터인가. 지구 반대편에서나 일어나는 일들이 일상 생활처럼 느껴지며 6000마일의 거리는 그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데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회사에서 학교에서 분에 못 이길때, 아마 그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쓴 웃음만이 지어진다.



-기다림을 즐기는 이가 인생의 사사로운 기쁨과 슬픔 또한 즐길 줄 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4

arrow_upward 뒤늦은 밀란전 후기.. arrow_downward 밀란전 각종 스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