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이야기(3) - 위기의 비야레알
요즘 라리가가 너무 양강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것에 라리가 팬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네요. 레알 팬이기는 하지만 이렇게나 전력이 차이나버리면 리그가 너무 재미 없어지는데 부디 다른 라리가 팀들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라리가 주요 구단들 현 상황들에 대해서 제가 아는대로 설명하는 순서를 가져보려 합니다. 이번 순서는 감독이 바뀐 이후 적응에 애를 먹으며 주춤하고 있는 비야레알에 대해 언급해보겠습니다.
전에 썼던 세비야, 발렌시아 편을 못 보신 분은 클릭~ㅎㅎ
그동안 노란 잠수함 돌풍을 이끌었던 함장인 페예그리니가 레알 마드리로 떠나버린 후 비야레알은 그의 후계자로서 에스파뇰에서 코파델레이 우승, 유에파컵 준우승, 올림피아코스에서 08/09더블을 하면서 좋은 지도력으로 스페인 내에서는 이미 인정받던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를 데려오게 됩니다. 그의 비야레알은 프리시즌에 승승장구 행진을 보이면서 페예그리니의 공백을 최소화 시키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죠. 하지만 막상 시즌이 열리자 지금까지 7번의 공식전동안 레프스키 소피아와의 홈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두고 나머지 경기에서 2무 4패 라리가 5경기 동안 4득점 8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출발이 매우 암울하기만 합니다. 도대체 페예그리니 때의 비야레알과 뭐가 달라져서 이렇게까지 추락한 걸까요.
---------------요렌테(니우마르)-----------로시(호나탄)----------
----카솔라(피레,이바가사)------------------------카니(카솔라)----
----------------세나(카니)------------에구렌(브루노)-------------
--카프데빌라(마르카노)--고딘(마르카노)--곤잘로(키코)--앙헬(벤타)--
------------------------디에고 로페즈(올리바)--------------------

발베르데(左)는 페예그리니(右)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
이전시즌들과 선수 구성은 거의 비슷합니다. 이번 여름에서 비야레알은 니우마르를 보강하고 잉여 선수들의 방출과 임대 갔던 선수들이 돌아온 거 빼고는 딱히 별다른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발베르데는 페예그리니의 비야레알에 좋은 점은 반영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살린 비야레알을 만들겠다고 부임 인터뷰에서 말을 했었죠.
페예그리니의 비야레알에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나 끊임없이 움직이는 패스&무브 플레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점에 있어선 발베르데의 비야레알도 궤를 같이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둘이 다른 결정적인 요인은 페예그리니는 정교하고 세심한 패스게임에 무게를 두는 데 비해 발베르데는 보다 선이 굵고 크게크게 경기장을 쓴다는 데에 있습니다.
페예그리니의 비야레알은 양 윙이 측면에서 보다는 중앙으로 파고들어오면서 공 근방 공간에서 많은 선수들이 모여 공간공간 마다 상대와의 수싸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선수들이 굉장히 많이 움직이면서 포지션에도 딱히 구애되지 않는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패스 게임을 전개해나갔는데 발베르데의 비야레알은 스위칭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고 측면 윙어들도 넓게 자리를 잡으면서 크게 크게 벌리면서 측면에서의 크로스에 더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간격을 넓게 서다보니 윙어들이 공격할 때 상대 수비수들에 의해서 협력 수비로 막히는 모습이 꽤나 자주 나오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세나 위치에 있는 선수는 이전 시즌들 보다 훨씬 공격에 자주 가담하면서 공격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보다 많이 맡고 있습니다.
거기에 페예그리니의 비야레알은 측면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하며 거의 하나의 공격루트나 다름없었는데 발베르데는 오버래핑을 적극적으로 시키지는 않구요. 그리고 공격수들은 그 선수들의 패스를 받기 위해 거의 수비라인과 딱 붙어 움직이며 크로스 받기를 시도하거나 뒷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을 많이 보여주고 있구요.
비야레알 선수들이 기본 능력들이 좋아서 보통 경기들 보면 경기를 주도해나가면서 좋은 내용을 보여주는 편이지만 간격이 넓고 공격수들이 잘 내려오지 않아서 공격수들이 고립되는 편이고 공간 공간 마다 숫자 싸움에서 상대 수비에 비해 열세인지라 패스게임도 이전시즌들에 비해 위력이 덜한 편이더군요. 그러다보니 기회 자체를 많이 만들지 못하고 있구요. 기회를 만들더라도 공격수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구요. 이번시즌 라리가에서 공격수들 중에 골을 넣은 선수라고는 로시의 1골이 다이니 말 다했죠.
그런 식으로 하다가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 되서 공격이 필요하게 되면 페예그리니 비야레알처럼 측면 윙어들을 중앙으로 많이 돌리고 측면 수비수들 오버래핑을 자주 시키는데 이 때도 이전처럼 세심한 패스게임 보다는 측면에서 크로스나 상대 수비들이 중앙에서 패스 게임을 잘 못하게 라인을 내리고 있을 때 세나가 중거리를 때리는 식의 공격이 많습니다. 이전에는 그런 상황에서도 그래도 패스게임으로 수비수를 끌고 다니면서 기회를 만드는 플레이에 중점을 두면서 더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을 하면서 때때로 중거리를 때리는 방식이었는데 예전보다 선이 굵게 스타일이 바뀌어서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거 같긴 하더라구요.
수비할 때 있어서 페예그리니는 라인을 바짝 올리면서 수비수들도 빌드업에 적극 가담시키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었는데 발베르데는 페예그리니 때 비야레알이 그런 식으로 하다가 뒷공간이 많이 털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라인을 좀 내리고 안정적으로 공간을 지키는 수비 방식을 선호하더군요. 이전처럼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것은 크게 다를 바 없구요. 그러다보니 이전보다는 역습이나 뒷공간 침투로 당하는 비율은 줄어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세나가 공격가담을 자주하다 보니 이전의 더블 볼란치 체제보다 상대가 비야레알 수비와 미들 사이 공간에서 패스하기 용이해졌고 그로 인해서 포백이 직접적으로 공격을 맞이하는 상황이 더 많아지면서 상대방의 개인능력에 의한 공격에 당하는 빈도는 높아졌습니다. 예를 든다면 레알 과의 경기 때 호날두에게 당한 골이라던가 데포르티보전 때 과르다도와 필리페의 왼쪽 공격에 굉장히 고전하던 장면이 있다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전보다 세트피스 수비가 안정적이지 못한데요. 페예그리니 시절에는 선수들 키가 크지는 않지만 호흡을 오랫동안 맞춘 선수들이라 상대 마크하는 데 있어서 확실한 움직임을 보여줬는데 감독이 바뀌면서 이 점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예전에 비해서 세트피스 시에 선수를 놓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렇게 상대 헤딩에 얻어맞는 건 필드 플레이 때도 마찬가지로 이전보다 잦아졌습니다.
아무래도 페예그리니 하에서 오랜 생활을 보냈던 비야레알이고 그의 축구 철학이 워낙 잘 자리 잡은지라 갑작스런 변화에 많이 당황하며 선수들이 적응에 애를 많이 먹는 거 같습니다. 발베르데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선수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녹아들게 하고 페예그리니의 그림자를 비야레알에서 최대한 빨리 지워내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죠. 그럴려면 일단 빠른 시간 안에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할텐데 이번 주말 엘 마드리갈에서 있을 에스파뇰 전에 감독도 선수들도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중이죠. 개인적으로 비야레알을 좋아하는 편인지라 하루라도 빨리 변화된 팀컬러가 녹아들어서 하위권으로 떨어진 비야레알이 원래 있어야 할 중상위권 정도로는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p.s 애초에 길이 이렇게 길어지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페예그리니의 비야레알과 비교하면서 설명을 하다 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ㅠㅠ 여기까지 모두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흑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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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UAIN 2009.10.02우선 \'페예그리니의 선수\'들로 자신의 스타일을 적용시키려고 한 감독의 책임도 있는것 같네요. 패스게임으로 풀어가겠다는 큰 맥락에서는 같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적용시키기에는 선수들이 너무 페예그리니에게 길들여져 있는것 같아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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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티 2009.10.02새로운팀으로 거듭나기위한 성장통일거라고 믿고있어요.. 부디 감독을 갈아버리는 뻘짓만은 하지않길 바라고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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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go 2009.10.02발베르데식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라 다들 생각되실 거예요 , 우리팀과의 차이점은 새 감독에 대한 적응의 정도와 공격수 개개인의 능력차로 볼 수 있겠네요 . 비야레알 , 좋아하는 팀이니 빨리 상위권으로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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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CFCLV10 2009.10.02잘 읽었습니다.
노란잠수함이 빨리 본 모습을 보여줬으면하네요, -
realjjang 2009.10.02로시가 로또성 슛팅 좀 자제하고 연계플레이에 집중한다면 금방 부활할듯...07/08 시즌 하반기의 니하트가 꾸준히 멀쩡했다면 대권을 노려볼만 했을텐데...이젠 떠나버렸고...
비야레알 얘들도 장기부상 은근히 넘 자주 끊음 -
타키나르디 2009.10.02발베르데 충분히 능력있는 감독이라 잠깐의 슬럼프라고 밖에 생각안되네요. 발베르데의 색깔이 나오면 그때부터 다시 무서운 비야레알이 될꺼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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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업지주 2009.10.03사니케르님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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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eranos 2009.10.03잘 읽었어요. 산이케르님.
라리가가 재밌어 지려면 비야레알일 빨리 살아나는 건 필수겠죠.
우리야 원정도 지났으니 이제 본궤도 찾아서 비상하길!! -
G.Higuaín 2009.10.03잘읽었습니다.
항상 생각하지만 어서빨리 라리가도 상향평준화가되어야할텐데 말이지요ㅠㅠ
잠수함이라고 너무끝까지 잠수해들어가는데 조금은 위로올라오길.. -
rk 2009.10.03정말 공격이안되더라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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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o N.Torres 2009.10.04굳굳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