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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토요일 5시

우리 선수들 이야기 조금 해볼까요? ^^;

M.Torres 2009.08.17 20:51 조회 2,028



1. 프리시즌의 라울은 상당히 인상 깊었어요.
여전히 빠르지 않은 발이었지만, 정확한 상황 판단으로
볼을 잡고 시간을 끌어야 할때, 과감하게 원터치 슈팅으로 이어가야 할때, 패스를 해줘야 할때

그야말로 극에 달한 완숙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라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신입 선수를 보는듯한
최대한 객관적일려고 노력한 상황에서의 라울은 그야말로 까삐탄에 가장 걸맞는 모습이였습니다.

좋은 상황이라고 해야할려나, 나쁜 상황이라고 해야 할려나.
이과인이 어느정도 기복을 띄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즌 초반 붙박이 주전이 예상되는데
한번 더 전성기를 보여주고, 멋지게 스페인 국가대표팀에 한번 더 올랐으면 좋겠어요.

유로2008때의 스페인 공격진 무게와 다르게, 요 근래의 스페인 공격진 무게는 갑자기 가벼워졌죠. 연계능력이 없이 개개인의 능력으로 수비진을 박살 내던 비야-토레스 사이에 윤활유가 필요하고, 이런 연계능력을 가진 선수는 현재로썬 라울이 가장 가깝지 않나 싶어요. 다만, 지금 같은 상승세의 폼을 꾸준히 보여줘야 하겠지요.



2. 날동이의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드리블 잘 하는 스네이더같았어요. 돌파를 한다기 보다는 자신이 볼을 소유하면서 수비진을 끌어들이고, 빈 공간으로 들어가는 선수에게 가볍게 패스하고 자신은 다시 다른 공간 찾아 들어가고
또 여의치 않다 싶으면 한선수만 가볍게 '빗겨내고' 슈팅.

어찌보면, 우리가 스네이더에게 바라던, 주변을 잘 이용하는 원터치 패스 이후에 막히면 중거리슛.그리고 쉽사리 뺏기지 않는 볼키핑력을 날동이가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어요. 또 날동이의 경우, 굉장히 발놀림이 빠르기 때문에, 가볍게 토킥으로 툭 수비진 사이로 넣어주는 공이 상당히 성공 확률이 높더라구요. 아마 드렌테의 경우 날동이가 정체되어 있을때 언제라도 공간으로 뛰어들어 갈 수 있기 때문에 기용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별개의 이야기지만, 만약에 스네이더가 날동이 정도의 경기력을 지금 보여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고, 반대로 날동이는 나쁘지 않은데(한 10점 만점에 7점정도?) 자신을 사오는데 페레즈가 투자한 금액이 얼마인지 잘 생각해본다면, 좀 많이 기대 이하였어요. 투자한 값만큼의 활약이라면 매경기 MOM을 찍어도 모자랄 판에... 다만, 시즌 초반이니깐, 하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보고 있어요.

맨유에서도 그랬듯이, 초반에 조금 혼자우도로 놀다가, 후반기쯤 되어서 대폭발하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슬로우 스타터로 느긋하게 기대중입니다.

다만, 다소 부진했던 다른 부수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프리킥은 정말 '쩌는군요.' 라리가의 잔디와 공에 적응하고, 선수들의 동선이 키퍼의 시선을 분산시킬만큼 호흡이 들어맞는다면 프리킥으로 5골은 능히 뽑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3. 카카는 역시 예상처럼 많이 밀란에서의 모습,셀레캉에서의 모습과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었는데요. 좀 더 게임 조율과 공간을 넓히는데 주력하는듯한 모습이였어요.

아무래도 밀란, 브라질에서의 카카의 롤은 낮은 위치에서 역습으로 들어가서 파투, 인자기/파비아누, 호빙요등에게 볼을 연결해주거나, 혹은 자신이 해결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고 이를 표현하자면 '공간을 찢어'가는데 주력한 반면에, 

지금의 레알은, 페에그리니가 원하는 모습은 좀 더 잦은 패스와 내려오는 움직임을 원하는듯 했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부합하는듯 보이네요. 말 그대로 자신의 패스와 볼 받아주는 움직임을 통해서 공간을 '우리것'으로 만드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였어요.

스스로 무릎에 대한 부담감으로 무리를 안 하는 것이든, 감독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든 상관없이, 현재로써는 영입된 새로운 공격자원들 중에서 가장 빠른 적응속도를 보인게 아닌가 싶어요.



4. 알론소 칭찬하면서 가고 욕 좀 할게요 ^^ 가고 팬분들 죄송해요

알론소는 오버페이한 보람이 있었어요.
가고가 자신의 피지컬과 어린 나이에 따른 부담감으로 100% 안전빵인 플레이를 중시한데 비해서, 아무래도 알론소는 가고보다 훨씬 좋은 피지컬과 훨씬 많은 경험을 토대로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는데, 이게 지금 잘 먹히고 있는 느낌이에요. 어제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도 나왔는데, 반대로 알론소는 수비수가 있든 없든 전방으로 공을 보내려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제가 기억하는 평상시의 가고가 공을 '한가한 곳'으로 보내는 경향과 상반되는 부분이였어요.

가고가 지적되는 단점 3가지
-하나는 '전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두번째 단점은 '패스 루트의 지나친 단조로움' 때문이에요.
-세번째 단점은 '드리블 능력'이 부족하다는 거에요.

그런데, 이를 뒤집어 말하면 전진하지 않기에 '뒷공간을 100%' 메꿀 수 있는 것이고, 기본적인 패스만 하기에 패스를 실패할 일이 없어요. 드리블 능력이 부족한 걸 알기에 결국 전진하지 않고 빠른 패스로 인해서 빠르게 처리 가능한 숏패스를 주로 하는거구요.

즉, 가고의 큰 단점은, 궁극적인 단점은 '지나치게 안전빵'을 한다는거에요.

여기서 제가 느낀 점이 있다면, 지금 가고에게 필요한건 볼 키핑 능력을 기르는 것도, 바디 체킹 능력을 기르는 것도 아니라, '과감성'을 기르는 게 좋다고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어린 나이에 타지에 와서, 최후방을 맡고, 팀이 무너지는 와중에 최대한 팀을 덜 무너뜨리는 쪽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들어서 그런지, 07/08의 가고와 지금의 가고는 플레이 모습이 조금 다르고, 06/07의 가고는 지금의 가고보다 좀 더 투박했지만, 훨씬 적극적이였어요.

06/07의 가고는, 그 나이때에 비해서 풍부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때 구티의 후계자로 공격형 미드필더쪽으로 키우는게 어떻겠나, 라는 이야기 까지 나왔던 선수잖아요.

어차피 지금 분위기라면, 레알에서의 1년도 보장될테고, 의외로 중원이 얇은 아르헨티나의 미들 특성상 무난하게 월드컵까지 갈거 같은데, 이 참에 실컷 실수해도 좋으니 과감하게 좀 질렀으면 좋겠어요. 료코님과 제가 예전 가고 이야기하면서 한가지, '볼을 주고 받는 움직임이 좋다'라고 했는데, 이 말을 조금 고쳐서 상대방에게 공을 좀 위험하게 주는 습관을 들였으면 해요. 알론소의 모습을 보면서 무리하게 자신의 단점인 육체를 다듬기 보다, 좀 더 깊게 알론소의 '스타일'을 보면서 머리를 키웠으면 하네요.

알론소의 경우, 프리시즌에서는 수비쪽도 우리쪽도 몸을 사려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몸으로 부딫히는 돌파보다는 요소 요소 수비진 사이를 접고, 빠지는 식으로 전진 드리블을 했거든요. 가고도 이런 눈대중을 확실하게 재는 습관을 들인다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거에요.

좀 더 적극적으로 몸을 부딫히면서 드리블도 시도해보고, 공간이 없어도 크날두의 스피드를 믿고 수비 뒤로 롱패스를 하고, 수비에 둘러쌓인 카카에게 숏패스를 한 이후에 자신이 카카를 이용해서 좀 더 공격쪽에 깊숙이 가능둥, 0607때 적응하고, 0708때 디아라와 맞추면서 4-1-2-3의 1에 최적화 되었고, 0809 디아라 없는 미드필더에서 죽어라 수비력을 키우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중앙 미드필더로써의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가고. 가고는 이번에도 진화하지 못하면 그의 미래는 레알에서는 없어요.


여튼 알론소를 사온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였다고 생각해요.



5. 구티의 모습이 또 역시 인상 깊었어요. 기존의 레알이,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골골대던 구스틴은 차치하더라도, 슈스터 시절 4-3-3의 꼭지점에 위치해서, 밑의 가고-디아라의 든든한 지원 아래 수비가담이 거의 없었던 모습과 달리, 적극적으로 투 볼란치의 본연의 움직임에 적응하는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수비도 내려오고, 반대로 카카와 원투 패스를 이어가며 전방으로 침투하기도 하는둥. 아무래도 라쓰, 디아라, 알론소 같은 선수들이 빵빵하다 보니, 주전으로 뛰는건 불가능 할지라도 조커, 로테이션 멤버로써는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믿고 있어요.



6. 벤제마의 경우는, 예전에 한번 아데바요르와 비교하는 글로 9번의 몫을 해줄 선수지만 리그를 정복하지는 못할 선수, 라고 한번 언급했었는데요. 초반이지만 예전에 주장했던 제 가설이 맞을수도, 아닐수도 있는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요. 초반에 제가 프리시즌을 띄엄 띄엄 봤을때 좌우 스위칭을 잘해주면서 와, 얘 리얼 대박이다, 라고 했는데 유벤투스전 같이 그야말로 졸전의 끝을 보여주기도 했고, 반대로 또 잘하기도 하고..

벤제마의 가장 큰 장점은 완성된 개인기술이죠. 그야말로 성숙한 플레이요. 이 위에 제가 느끼지 못했던 천재성을 얹어서 레알의 앙리가 되어줄런지, 아니면 초반의 반짝으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초반 행보만 보면 전자의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팀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요. 

아니, 어찌보면 리옹에서 하던 1선과 2선을 넓게 아우르는 플레이를 레알에서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기도 한것 같기도 한데, 여튼 지금까지는 만족입니다.  



7. 수비진의 모습을 어떻게 보셨는지? 저는 괜찮게 평가하고 싶어요. 수비 조직력 중에서, 가장 힘든점이 수비진을 전진시키는 부분이에요. 이는 본질적으로 수비는 최후방 보루이기 때문에 자신이 뚫리면 사실상 키퍼와 공격진의 승부를 야기시키기 때문에, 뒷공간을 비워둔 채로 전진한다는 점은 큰 모험이에요.

명장 히딩크가 한국에 와서 계속 5-0, 5-0 이렇게 졌던 점도, 홍명보를 뺐다가 다시 막판에 합류시킨 점도, 라인을 앞으로 끌어 올리는 데 미숙하다 보니 옵사이드 트랩이 어설프게 붕괴되면서 공격수들에게 신나게 공간을 허용하고, 또한 최후방에 쳐진채로 선수들을 지휘하는데 익숙한 홍명보의 30년간 축구 습성덕에 라인이 붕괴된다고 판단한 히딩크의 판단이 있었죠. 표면적인 이유야 홍명보의 부상 + 송종국의 미친듯한 포텐 폭발이 있었지만요. 여튼 이 수비라인을 완성시키는데, 2001년 1월부터 2002년 2월까지. 무려 14개월을 소비했는데, 저희의 수비 불안이 행여나 발생한다고 해도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봤으면 하네요. 성급하게 뭣도 모르고 욕하다가 허무하게 페에그리니가 자신의 고집을 꺾고 단순한 역습축구로 전락 안 했으면^^

페페가 복귀한다면, 발빠른 페페의 특성상 라인을 무지하게 과감하게 올릴 수 있을거에요.

아스날이 EPL에서 거의 최초로 라인을 전진배치해서 올린 클럽인데, 이 이면에는 2000년대 초반에는 아담스와 캠벨이라는 아주 영리한 센터백들이, 그 이후의 세대인 갈라스, 주루, 투레같은 발빠른 애들이 있었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아주 긍정적이게도) 레알은 발 빠른 페페와 머리가 영리한 메첼더, 가라이를 보유했어요. 알비올의 경우는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이대로라면 정말 우리가 꿈꾸던 강력한 수비진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네요.


다른 레매 분들은 프리시즌의 레알을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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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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