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들의 유형 (펌)
영국의 심리학자 알란 탭박사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 간 축구팬의 유형에 대해 연구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답니다. 충성도에 따른 행동 유형에 대한 보고서로 모두 7개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파나틱 fanatic
fanatic의 사전적 의미는 '광신자, 열광자' 입니다. 한 클럽의 광신자를 뜻하는거죠. 한 클럽에 미친. 그래서 그 클럽에 대해서 모든지 꿰 뚫고 있는. 개인적으로는 K리그 팬중 파나틱 팬에 해당하는 팬분들을 만난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EPL.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는 저런 팬이 많지요. 영화 '피버피치'를 보면 아스날팬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아스날의, 아스날의 의한, 아스날을 위한. 아스날에 미친 팬이지요. 축구팬이라면 '아 이런 팬도 있구나' 라며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축구팬들 중 물론 파나틱에 해당하는 팬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K리그 파나틱 팬은 보지 못하였고 EPL 파나틱 팬은 몇분 봤습니다. 저도 박지성 선수 덕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클럽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선 특히 이 맨유에 대한 파나틱 팬들이 많이 보입니다. 98-99시즌 맨유 트레블 당시 솔샤르가 언제 투입되서 몇분만에 골을 넣었는지 (물론 이 사건은 엄청나게 유명한 사건이긴 하지만), 퍼거슨 감독이 몇년째 부임하고 있는지, 뮌헨참사가 몇년도 몇월 몇일에 일어났고 몇명이 죽었고 몇명이 다쳤는지 등등 맨유에 대한 사건을 일일이 꿰뚫고 있는 분들이 많더군요.
클럽 입장에서는 정말 놓칠 수 없는 팬입니다. 이 팬들은 자신의 클럽을 위해서라면 다른 클럽의 팬들과 싸우기도 하고 자신의 클럽을 자신의 자존심으로 생각하는 분들이지요. 정말이지 클럽 입장에선 두손 두발 다들고 '어서옵쇼~' 해야 할 팬의 유형입니다.
레퍼토리 repertoire
repertoire의 사전적 의미는 '상연 목록, 연주 목록' 입니다. '넌 어째 레퍼토리가 맨날 똑같냐?' 할때 레퍼토리입니다. 레퍼토리 팬은 클럽이 아닌 축구 자체를 좋아하는 팬을 의미하는데요. 왜 레퍼토리가 저런 뜻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아무튼 저는 K리그에 이런 팬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클럽이 아닌 축구자체 리그자체를 즐길 줄 아는 팬. 자신이 좋아하는 클럽의 경기가 아니여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경기장을 찾아가 경기를 보는 팬들이지요.
개인적으로 어서 빨리 K리그도 팀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보면 상당히 작은 나라지만 일반 사람의 눈에는 넓디 넓은 땅덩어리죠. 서울에 사는 팬이 fc서울의 경기를 보는것은 쉽지만 인천, 수원의 경기를 경기장에 가서 보려면 하루를 비워야하고, 강원 전북 전남 경남 포항 하물며 제주는 최소 이틀은 생각해야 경기장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주같은 경우에는 비행기를 타면 충분히 하루만에 다녀올 수 있지만 장거리 여행 후유증과 비용 등을 생각했을때, 사실상 서울에 사는 축구팬은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제외하곤 다른경기장에 가는게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점을 생각하자면 당연히 TV를 보면 되는거 아니냐! 라고 할텐데... 아시죠? 당신이 K리그 팬이라면. K리그를 보려고 했었다면. 보고싶어도 볼 수 없는. 새벽에 이루어진 맨유경기에서 호날두 선수의 골을 아침에 컴퓨터만 켜면 HD급 화질로 볼수 있는데 어째서 자국리그 K리그는 생방송은 택도 없으며 경기 후 골장면도 못보는걸까요... 어처구니가 없죠 어처구니가.
레퍼토리 팬을 이야기 하다가 좀 새어나왔는데요. 아무튼 레퍼토리 팬은 클럽을 정해두고 응원하는 팬이 아닌 축구 자체를 좋아하는 팬이라고 합니다. 저도 일단 래퍼토리 팬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군요.
대리 만족 BIRG(bask in reflected glory)
네. 영어는 버립시다 ㅋ 대리 만족이라는 훌륭한 한글이 있는데!! 아무튼 대리만족 말 대로 대리만족 입니다. 많은 맨유팬들이 대리 만족형에 해당할 것 같은데요. 유일한 무패우승을 이끌었었던 아스날 팬들도 그럴것이구요. 한시대를 주름잡았던 리버풀 팬들도 많이 해당할 것 같군요. K리그에서는 작년시즌 우승클럽인 축구수도 수원의 클럽 수원 삼성 블루윙즈 팬인 그랑블루 분들 중 많이 있을 가능성이 높겠군요. 수원이 항상 이기는것은 아니였지만 작년시즌 보여준 수원의 능력은 충분히 챔피언이였죠. 이번시즌 참 아쉽게도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지만.
아무튼 BIRG 즉, 대리만족형은 말그대로 자신을 대신해서 승리를 거둬줄 클럽을 응원하는 그런 팬의 유형입니다. 이번시즌 당신이 미친화력 전북의 편이 되었다면 홈경기 무패행진을 보여줬던 강원의 팬이 되었다면 미친듯 공격에 공격을 거듭하는 전북에서의 대리만족과 절대 지지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원의 정신력을 보고 대리만족하기 위해 응원한건 아니였을까요?
자존심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고, 성공지향 적인 분들. 이분들이 여기에 많이 해당할 것입니다. 저 또한 작년시즌까진 챔피언 수원을 응원하다가 올시즌 최성국의 광주를 응원했었고, 쌍용의 서울도 응원했었습니다. 저는 여기에도 상당히 근접한 팬이네요 ㅎ
언더도그 underdog
언더도그. 싸움에서 진 개. 패배자 라는 뜻의 유형입니다. 패배를 좋아하는 팬이 아닙니다. 패배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잘 나가는 팀보다는 힘겹게 싸움을 하고 있는 클럽을 응원하는 팬을 의미합니다. 올시즌 1승 4무 8패의 대구를 응원하는 팬들 중 언더도그 팬들이 가장 많겠구요. 저번시즌까지는 대리만족형의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수원이였지만 올시즌 언더도그 팬들이 생겼을거라고 예상됩니다. 2승 8무 3패의 경남 팬들도 언더도그 팬들이 많이 있겠군요.
언더도그라는 패배자라는 나쁜 뜻을 가지고 있지만,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패배를 즐기는 그런 팬이 아니라. 패배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이기기 위해 열심히 잔디 위에서 땀 흘리며 뛰는 선수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내 응원이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면 기꺼이 응원하겠다는 팬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선을 다해서 응원했는데 지는건 너무도 싫어서... 저는 절대로 이 유형의 팬이 못될 것 같습니다.
CORF(cut off reflected failure)
CORF. 선호하는 팀을 자주 옮기는 팬이랍니다. 순간 뜨끔하네요. 응원하는 클럽의 성적이 떨어지거나 좋아하는 선수들이 이적한다면 좀 더 잘 이기는 팀을 응원하고 선수가 이적한 팀을 따라 함께 팀을 옮기는 팬이지요.
충성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팬입니다. 클럽입장에서는 클럽팬으로 있을땐 감사해야 하겠지만, 클럽이 떠난다면 상당히 미워질것이라 생각됩니다. 전 이 유형에도 상당히 근접한것 같군요. 유럽으로 따지면 맨유의 호날두와 AC밀란의 카카를 따라 레알마드리드를 응원하게된 팬들을 가리키는 유형일것 같군요.
단순히 나쁘다고만 볼 수 없습니다. 꼭 한 팀만 응원하란 법은 없으니까요. 방법이 다를 뿐. 분명 축구를 사랑하는건 같습니다.
커미티드 캐주얼 committed casual
커미티드 캐주얼. 현실과 타협해 접점을 찾는 팬이랍니다. 7가지 유형 중에 가장 애매한 유형입니다. 그러니까 학생이라고 한다면 결승전이 열리는 시험기간에는 축구를 안보고 시험끝난 뒤 재방송을 보는 정도라고나 할까? 직장인이라면 도중 틈이 나는 시간을 이용해서 축구를 찾는 것이지 모든 일 제쳐두고 자신의 클럽을 찾는 파나틱 유형의 팬과는 대조되는 자신의 일과 타협하여 접점을 찾는 것이지요.
현실과 축구를 가장 냉정하게 판단하는 유형이겠군요. 하지만 축구팬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얄미운 팬으로 보일수도 있겠습니다. 분명 자신이 응원하던 클럽의 중요한 경기인데 '나 바뻐' 하면서 경기장을 찾지 않는 팬이겠군요. 물론 나쁜건 아닙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지요.
저도 이 유형과 닮은점이 많군요. 분명 축구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이 있다면 축구를 버리고 그 일을 할것이라 생각됩니다.
캐어프리 캐주얼 carefree casual
캐어프리 캐주얼. 선택적 선호 타입입니다. 축구를 좋아하긴 하지만 단순히 많은 취미 중 하나로 생각하는 유형의 팬입니다. 월드컵 시즌엔 월드컵을 보고, WBC 시즌엔 WBC를, 올림픽 시즌엔 올림픽을. 주말에 축구를 보고 싶지만 더 큰 야구경기가 있다면 야구를 보러가고, FA컵 4강전을 보기로 예정했지만 갑자기 재밌는 영화가 개봉한다면 영화를 보러 가는. 축구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랑하지는 않는. 그냥 축구를 많은 취미 중 하나로 생각하는 팬입니다.
이 또한 나쁘다고 만은 볼 수 없습니다.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필요한 팬이지요.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팬의 유형입니다. 이런 팬들이 어느날 환상적인 축구경기를 본다면 축구를 사랑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각 구단 마케팅 담당자들과 축구 협회 관계자들은 야구, 농구 등의 라이벌 스포츠들의 마케팅과 영화 뮤지컬등 문화계의 라이벌들의 마케팅 전략을 보고 배워서 그대로 따라해서라도 이 분야의 많은 팬들을 축구팬으로 돌려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축구팬
파나틱, 레퍼토리, BIRG, 언더도그, CORF, 커미티드 캐주얼, 케어프리 캐주얼. 7가지의 축구팬의 유형입니다. 저는 특정클럽이 아닌 축구자체를 좋아하기에 파나틱보다는 레퍼토리와 CORF가 맞을 것 같구요, 지는 것이 싫기 때문에 언더도그보다는 BIRG가 어울릴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축구에 대한 애정도 순위를 꼽자면
축구자체를 사랑하는 레퍼토리, 클럽을 사랑하는 파나틱, 승리자와 승리를 바라는 자 BIRG와 언더도그, 축구를 사랑하지만 팀은 사랑하는 애정이 가장 떨어지는 CORF, 축구를 현실적으로 사랑하는 커미티드 캐주얼, 취미로써 축구를 즐기는 캐어프리 캐주얼로 순서를 나열할 수 있겠습니다.
레퍼토리 - 파나틱 - BIRG - CORF - 커미티드 캐주얼 - 캐어프리 캐주얼
언더도그
그냥 재미로 나눠보는 것뿐입니다. 모두가 축구를 좋아하기에 팬이 되는것이지요. 누가 클럽에 대한 애정이 많고 적고는 클럽 입장에서나 중요하지 축구를 좋아하는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너는 단지 캐어프리 캐주얼 팬일 뿐이야! 라며 서로를 비난하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단지 축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방법 중 한 가지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당신은 어느 유형의 팬인가요?
출저:알럽싸커의 Dragon님
많은 레매분들은 대부분 1번일듯 ㅋㅋ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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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_Nino 2009.07.06*우리는 repertoire + fana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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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nedine Zidane 2009.07.06재밌네요. 전 파나틱과 커미티드 케쥬얼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것 같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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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R 2009.07.06*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저는 커미티드 캐주얼 이네요.
아니, 다시 읽어보니 파나틱의 느낌도 있고.. 고민..;; -
오렌지레알 2009.07.06저는 레알을 응원하기 때문에 언더독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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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발롱소 2009.07.06*저는 대리만족쪽이네요 (살짝 파나틱도;;)ㅋㅋㅋㅋㅋ
재밌네요 ㅋ -
디펜딩챔피언 2009.07.06양심상 파나틱이라곤 못하겠고 (진짜 파나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 그냥 대리만족 쪽으로 분류해야겠네요 저는
캐어프리 캐주얼 면모도 쬐끔 있는게 사실이고 -
오렌지레알 2009.07.06저도 대리만족+커미티드+캐어프리인 듯... 레퍼토리가 되고 싶은데 너무 멀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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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 2009.07.06ㅋㅋ 한쪽에 딱 걸쳐있는부분엔 없는거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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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야스&한승연 2009.07.06대리만족 (살짝파나틱)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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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oholic 2009.07.06전 커미티드쪽이 아무래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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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é Maria 2009.07.06전 파나틱..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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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face 2009.07.06전 요즘은 커미티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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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TI... 2009.07.06커미티드+대리만족이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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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르 나스리 2009.07.06전 레알의 파나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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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가 2009.07.06한글자로 설명가능.
\"빠\"
네.. 전 레알 빠임 ㅋㅋㅋ -
『우체국™』 2009.07.06커미티드캐주얼..인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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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jatovic 2009.07.07음 저는 레퍼토리와 언더독에 가까운 것 같군요. 다만 경기장에 안가는게 문제지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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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l 2009.07.07대리만족? 형이고 싶었는데 어느새 언더독 이 된 느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