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영입이 불안한 이유
1.
전 세계에 있는 감독이 1000명이라면, 이 세계에는 최소한 1000개의 전술이 존재하는 셈이 되고, 2000명이라면 최소한 2000개의 전술이 존재하는 셈이 됩니다. 무링요의 말마따나, 프로 축구 클럽을 이끌정도의 수준이 된 감독이라면, 자신만의 전술 철학을 담은 그 무언가가 하나씩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전술이란것은, 우리가 FM에서 조악하게 화살표를 긋고 보기좋게 포메이션을 배치시키는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개념입니다. 11명, 골키퍼를 제외한다면 10명 모두가 각각 선호하는 플레이가 있고, 무의식적인 버릇이 있으며, 약점도 존재하고, 강점도 존재합니다. 이 모든것을 종합해서 전술을 짠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인게 분명합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감독이 10명의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조화시킨 전술을 짰다고 합시다. 그러나 그게 전부일까요? 상대팀의 10명과 그 선수들을 이끄는 감독은요? 아마 그들도 우리팀 선수들의 약점을 바짝 분석해서 그에 어울리는 전술을 맞춰들고 나올겁니다.
그에 맞춰서 또 경기중에도 전술을 바꿔줘야 할것입니다. 이기기 위해서라면요. 그래서 감독들이 그렇게 라인앞까지 나와서 소리를 치고, 코치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최소 19개 팀에서 최대 30여개 가량의 팀들의 전술적인 특징에 맞춰서 같은 포메이션에서도 조금씩은 전술이 바뀔것이고, 한 경기에서도 크게는 수번, 작게는 수십번씩 전술에 변화를 줄것이며, 선수 한명에게 갑자기 특정한 움직임을 지시할 수도 있고……. 좀 옆길로 새자면,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이런 복잡한 세계를 단숨에 정리할려고 든다던가, 완전히 이해한 뒤에 이래라 저래라 전술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드는것은 상당히 무리라고 할 수 있죠.
3.
어쨌든, 전술이란것은 그렇게 복잡한것이라는 겁니다. 예를 듭시다.
A라는 팀에 B라는 감독이 부임해 왔습니다. A팀에는 a라는 팀 컬러가 있고, B감독에게는 b라는 자신의 철학이 있습니다. B감독은 선수단을 갈아엎기로 결정합니다. 9명정도의 선수를 영입하려고 듭니다. 자 그럼 C라는 팀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뛴 D라는 선수를 예로 듭시다. 그 D라는 선수에게는 d라는 선호하는 플레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 팀에서 E라는 감독이 가진 e의 철학에 맞춰서 플레이를 해왔습니다. B감독이 가진 b라는 철학과는 상당히 배치되고, A팀의 팀컬러인 a와도 썩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선수가 9명이 영입됬다고 칩시다. 다음경기는 P라는 팀과의 경기인데, 그 팀은 전통적으로 p라는 팀컬러를 갖추고 있으며, 팀의 에이스인 Q선수는 q라는 플레이를 선호하고, 파트너인 R선수와 뛴다면 그 선수의 선호하는 플레이인 r과 어우러져서 s,t같은 플레이가 나오기도 합니다. B라는 감독은 고민한 끝에 u라는 전술을 준비했지만, 코치의 말에 의하면 상대팀은 u라는 전술을 맞이할 경우 에이스인 Q 선수에게는 h같은 플레이를 지시하고, 파트너인 R선수는 약간 아래쪽에서 V선수와 호흡을 맞추며 x,y,z같은 플레이를 펼치는데 주력한다고 합니다. 그 플레이를 막아야 할 우리팀의 O라는 선수는 그런 상황에 처했을 경우 본인의 장기인 2,3같은 플레이를 펼치지 못합니다. 새로 영입 된 D라는 선수는 이런 상황에서 d라는 플레이를 펼치는게 가능할지, i같은 플레이를 펼칠지 모릅니다. 비디오로만 확인했기 때문이죠. 자 경기날짜는 다가옵니다.
이걸 맞추고 일일히 조율하는게 생각만큼 쉬울까요?
아마 아닐껍니다.
물론, 큰 틀은 있을꺼에요. 대부분의 강팀들이 그러하니까요. 전술상의 큰 틀을 잡아놓고, 상대팀에 맞춰서 변화를 줄껍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입니다. 그 큰 틀부터 잡아야 할 입장에 처했습니다.
4.
만약에 기사처럼, 카카도 오고, 알론소도 오고, 리베리도 오고, 호날두도 오고, 뭐 파브레가스도 오고, 필리페도 오고, 벤제마도 오고, 비야도 오고, 실바도 오고 대충 해가지고 한 9명이 온다고 칩시다. 그 선수들은 각각 9개의 팀에서 9개의 서로다른 지시들을 받아왔으며 여러개의 선호하는 플레이가 있고, 무의식적인 버릇이 있거든요. 게다가 자존심도 센 이 최고의 선수들은 후보에도 만족하지 못할겁니다. 그럼 우리팀에는 최고의 선수들이 없나요? 그들도 자존심이란게 있죠.
자, 페예그리니 감독은 단지 선수의 영입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우리와는 다르게 아마 엄청난 고민에 빠질것이거든요. 그가 원하는건 호날두도 아니고, 리베리도 아니라 단지 자신이 세워놓은 아웃라인에 얼추 부합하는 선수들 몇명일지도 모르거든요.
보통 한 팀이 정상적으로 2,3명의 방출과 2,3명의 영입을 거치고 난 뒤, 신임감독을 선임한다면 노장들을 위주로 해서 팀의 구심점을 잡고 전술을 세워볼것입니다. 자신의 철학에 부합하는 요구를 할 것이고, 수십차례의 연습경기와 수차례의 프리시즌 경기를 통해서 한번 그 전술을 무대에 세워볼 것입니다. 그렇게 팀은 단단해져가고, 9월,10월달쯤 가면 보통 전술의 외곽은 단단히 세워지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것도 주축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상이라는 상황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입니다.
페예그리니가 이런 코스를 밟지 못할것이라는건. 여러분들도 잘 아실껍니다. 레알의 이적시장은 뜨거울것입니다. 8월달까지도 영입은 계속되겠지요. 전술에는 계속 수정이 가해져야 할 것이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원하는걸 펼쳐보지도 못하는 스쿼드를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딘가 익숙한 얘기라고요? 그럴 수 밖에요.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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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수 2009.06.07지켜봐주며 응원해주는 수 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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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사발롱소 2009.06.07걱정되는 부분...
저도 생각해 봤는데요
후보들은 유망주나 나이가 좀 있는 선수들로 체울꺼 같구요
지금 영입하는 선수와 전에 활약이 뛰어났던 선수를 주전으로 할꺼같네요 -
하얀펠레 2009.06.07흑흑 유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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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레알 2009.06.07그런데 지금은 감독도 바뀌고 보드진도 바뀌었기 때문에 대규모 영입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앞으로 성적이 안 좋다고 감독과 선수들을 마구 자르는 그런 사태는 오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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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브이이 2009.06.07어렵지만 불가능은 없기에
기대해 봅니다 ㅎㅎ 레알이니까~ -
라울곤잘레스블랑코 2009.06.07제발 그라네로와 네그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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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젖 2009.06.07사실 저는 이번시즌 루머들 보면서 1~2시즌 무관 정도는 각오하고 있습니다. 아홉 명씩이나 되는 선수들을 영입해서 주전으로 쓴다는 건 그냥 팀을 하나 새로 만드는 거죠 거의. 조직력도 조직력이고, 언해피나 적응실패 등 질곡 많은 한 시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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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er Casillas 2009.06.07어차피 방출하는 선수들 모두 지금까지 모습이 많이 실망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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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티 2009.06.07그러게요.. 지금 영입에있어서 페예그리니의 의사가 어느정도 반영되고있는지 궁금하네요. 페레즈가 감독의사에 최대한 맞춘영입을 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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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키나르디 2009.06.07발다노가 최대한 페레즈에게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게하지않도록 도와주면서 페예그리니의 의사를 100% 반영해줄꺼라 믿는수밖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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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니스텔루니 2009.06.07갈라티코때 시궁창 모드 안나오란 법이없죠. 리가 4위자리도 고수하기 힘들고 개개인의 프라이드덕분에 병장 축구라하면서 까이겠죠.. 라젖님 말씀처럼 한 두시즌 무관에 머물며 그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변화는 곧 도전이니까 그저 설렐뿐입니다. 실패할지라도 말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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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2009.06.07페예그리니 감독의 의사가 반영되는 이적이어야겠죠...확실히^^; 안 그렇다면 팀컬러든, 뭐든 살아날 수가 없을 테니까요 ^^; 페레즈 회장님을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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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꼬씨 2009.06.07한시즌이상은 기다림이 필요하지않을까하는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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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피언 2009.06.08근데 지금 선수진이 워낙 조악하다보니 이런 것도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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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d Schuster 2009.06.08단시간내에 최대한 벨런스를 맞춰서 팀을 리빌딩하는게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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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ementia 2009.06.09비싼 수업료를 지불 했으니 잘 알아서 해주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