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주는 클럽, 레알 마드리드
1.
제가 레알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단순해요.
모 팀을 좋아하다가, 제가 밀던 선수 2명이 쫄딱 망하면서
갑자기 의도치않게 정이 떨어졌다가, 라울의 경기 영상을
한번 접하게 되고, 레알의 경기를 보면서 빠졌습니다.
지단, 베컴, 라울, 호나우도, 그라베센, 카를로스, 카시야스 등
제가 당시 허접한 지식 나부랭이로 알고 있던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는 경외였습니다.
제게 '레알 마드리드'는 축구의 묘미를 알게 한 '최후의' 계기였죠.
2.
축구에 미치게 된 '최초'의 계기는 초등학교때였습니다.
그 전까지 그냥 아버지가 보시면 따라 보는 정도에서
우즈벡키스탄 최용수의 발리슛과
홍명보의 시저스킥으로 공을 걷어내는 수비는 절 축구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 이후 그냥 축구에 미쳐 살았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학교 가서 8시까지 축구하고
학교 2시에 마치면 5시까지 공 차다가 오고
운동신경은 꽝이었지만
하나 하나 기술을 알아가는 재미에 그냥 미쳐 살았습니다.
이게 인사이드구나
이게 아웃사이드구나
당시 제 방의 책장에는 교과서보다 축구기술교본이 더 많을 정도였습니다.
용돈을 모아두었다가 축구교본, 축구만화를 사 모으기 바빴으니깐요.
3.
이동국의 이야기도 좀 잠깐하겠습니다.
제가 예전에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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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정말 지구 역사상, 아니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는 이동국으로 남을거다.
뭐라고 욕해도 좋다. 똥볼을 차니, 무모하게 epl가서 망했느니, 해도 내게 이동국은 희망의 상징이다.
한국에서 이동국보다 이른 나이에 천재성을 보이면서 국대에 승선한 선수가 있었는가?
한국에서 이동국보다 멋진 슈팅 테크닉을 보유한 선수가 있는가?
한국에서 이동국보다 원톱자리에 어울리는 선수가 있는가?
라는 재능적 요소는 말할 나위 없다. 괜히 허접무가 이동국이 아쉽다, 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떠나간 핌 비르빅이 괜히 몸상태 최악이었던 이동국을 끝내 아시안컵에 보낸 것도 다 저런 실력이 있기 때문이고, 이는 지금 K리그내를 아무리 뒤져봐도 국내에서 이동국만한 선수는 없다. 신영록의 장래성은 정말 기대되긴 하지만, 그가 이동국을 넘을거라고는 섣불리 말을 못하겠다.
정말 이동국이 위대한 건, 그의 멘탈과 도전정신, 그리고 시련 때문이었다.
이동국만큼 국대에서 혹사당하면서도, 제몫을 해준 선수가 있었는가?
오른쪽 무릎이 나가서, 검은 무릎 보호대를 끼고 아시안컵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가 있었는가?
이동국만큼 정상에서 급격하게 나가 떨어져서 오랜시간 욕을 먹은 선수가 있었는가?
월드컵 직전, 리그 7경기에서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꽂아넣으며 승승장구, 국대에선 이미 부동의 원톱을 유지하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월드컵이 좌절된 선수가 있었는가?
100% 완치되지 않은 무릎을 부여잡고, 자신의 꿈이었던 큰 무대에 나가서, 10분을 뛰어도 뛰어다니고 관중들의 야유를 견뎌내면서 눈물을 흘린 선수가 있었는가?
그래서 이동국이 좋은거다.
실력은 루드 반 니스텔루이 , 루이스 호나우두, 안드레이 쉐브첸코의 발가락의 때만도 못하지만, 그의 굴곡있는 인생 역경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다시금 재기하는 그 모습에 난 반한거고, 그래서 그를 내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라고 꼽는 이유다.(그래봤자, 앞으로 나는 살아온 날의 3배는 더 살아갈 인생이 남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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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이죠.
지금 K리그에서 9경기 7골인걸로 알고 있는데
또 부활이네요.
4.
독이 든 성배, 라는 말에는, 특히나 최근에 축구판에서 쓰이는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보통 '주는 기간에 비해 많은 결과를 원하는 팀의 감독,회장,구단주,선수'를 비꼬는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 대표팀, 레알 마드리드에 많이 쓰이는 단어라는 점에서
양팀의 팬을 자처하는 제 입장으로써는 많이 아쉬운 입장이죠.
히딩크의 성공신화를 일컫어 '꿈이 이루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히딩크 덕에 수많은 여성 축구팬이 생겼고, 한국 축구 인프라가
많이 좋아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겠죠.
그것이 기대 이하냐, 기대 이상이냐는 시각차이가 존재할뿐
적어도 히딩크 덕에 오늘날의 박지성, 이영표가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이유일수도 있지요.
물론 박지성, 이영표의 가능성을 발견한건 허정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겠지만 말이죠.
히딩크의 성공신화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후에 온 박항서, 코엘류, 본 프레레, 아드보카트, 핌 비르빅, 허정무에게
많은 압력을 줬습니다. 많은 감독이 부담에 못 이겨서
자진 사퇴, 경질, 재계약 제의 거절을 했는데
허정무는 그 많은 비난 여론속에서도
부족한 시간속에서도 지금 상당히 성공적인 컬러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전 박수를 보냅니다.
실제로 잘하고 있고, 예년과 달라진 그의 축구 컬러도 보이구요.
5.
하지만, 아무도 히딩크가 '꿈을 이루는데' 필요했던
비난과 칭찬을 오가던 1년 5개월간의 역사를 언급해주지 않았습니다.
2001.1월-5월 순항
2001. 5월 컨페드컵 충격의 5-0패배와 대비되는 일본의 준우승과 비견되면 경질설 부각
2001. 8월 체코에게 5-0 패배. 9월-10월 부진으로 경질설 더욱 부각. 오대영이라는 별명이 생김
2001. 11-12월.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수차례 국내에서의 평가전 성공적으로 치뤄냄.
이 기간동안 최태욱, 이천수, 송종국이 확실한 히딩크의 선두주자로 부각.
2002. 1-2월. 체력 강화를 꾀하는 동안에 부진. 경질 서명운동을 벌이자고 주장하는 축구 전문가까지 등장.
2002. 3월. 성공적인 유럽원정. 하지만 여전히 경질설
2002. 4월. 중국과의 졸전덕에 경질설
2002. 5월. 안정환, 이천수의 매경기 마법으로 인해서 순항. 그리고 월드컵에서의 4강신화.
여기서 제가 언급하고 싶은 점은 세가지입니다.
첫번째는 1년반에서, 욕을 '쳐먹은' 시기가 절반이 넘었고, 칭찬을 들은 시기는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두번째는 아무도 히딩크가 왜 그렇게 졸전을 펼쳤는지 전술적인,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견지해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히딩크의 당시 졸전 이유는 첫째로, 4백과 3백의 양립사이에서 갈등. 두번째는 압박축구를 위해서 수비라인을 극도로 위로 올리면서 생기는 뒷공간 공백 커버링 문제와 호흡 문제. 세번째는 홍명보를 둔 수비라인, 홍명보를 버린 수비라인 사이에서의 갈등. 네번째는 체력강화와 멤버 솎아내는 과정에서 생긴 잡음.
이렇게 크게 네가지 정도였습니다만, 당시에는 이런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언론이 없었습니다.
세번째는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한달에 한번은 합숙했다는, 프로팀을 우선시 해야할 선수들에게 '국가'를 우선시하게 했을 정도로 긴 시간을 믿고 맏겨줬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뒷면에는 언론의 욕을 한몸에 받아드셨던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님과 당시 기술고문 총 책임자 역할을 하시던 이용수 교수님의 노고도 치하해야겠지요.
이런 여러가지 장애물을 넘기고, 결국 히딩크호는 불안하게 맞았던 월드컵에서, 앞으로 당분간은 없을 '아시아 최초의 4강'이라는 위대한 '꿈'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6.
하지만, 이후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지원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인, '프로팀 중심의 대표팀 운영'이라는 원칙에
입각한 점에서는 긍정적인 과정이었지만, 반대로 언론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포르투칼을 유로 2000 4강으로 이끌었듯이
한국도 2006월드컵 4강으로 이끌어달라고 데려온 코엘류에게
하루가 다르게 성과를 요구했죠.
코엘류식 4-5-1에서 필수불가결로 필요했던 원톱감을 찾는 과정에서
생긴 김도훈, 조재진, 우성용, 최용수, 이동국 테스트 잡음조차도
언론에서는 참지 못했습니다.
결국 자기가 원하던 원톱을 제대로 찾지도 못한채
언론의 등쌀에 밀린채 안정환을 4-5-1의 원톱에 박은채
경기에 나섰죠. 덕분에 안정환의 극도의 인스피레이션을
맛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기도 했지만, 코엘류의 4-5-1과는
매우 거리가 있었죠.
나중에 저도 아는 형님과 이야기하다가 들은거지만
유로 2000의 폴츄칼과 초반 코엘류의 행보를 봤을때
안정환이 게임을 리딩하고, 이동국이나 조재진이 마무리 하면서
최원권이나 김남일, 김상식같은 강한 체력을 가진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들을 뒷받침하며, 센터백으로는 노련한 최진철, 김태영 밑으로
신진들을 양성하면서, 4-2-3-1 체제를 갔을 거라고 하네요.
그냥 상상은 해보지만, 이루지 못한 미래니 여기서 접도록 하고,
자신의 실력부족 탓일수도, 성격탓일수도, 언론탓일수도 있겠지만
코엘류는 초라하게 경질되고 맙니다.
그리고 나가면서 뼈있는 한마디를 던지죠.
' 한국은 인내심이 없다.'
그리고 시계바늘을 1년뒤로 옮겨서
역시 공항을 빠져나가던 본 프레레도 한마디 합니다.
' 시간을 왜 안 주느냐.'
또 이 말은 2년뒤에도 핌 비르빅이 말합니다.
'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은 급하다.'
7.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는 이 말을 많이 깊게 새겼습니다.
그리고 꿈이 이루어지기도 했죠.
여기서 말하던 '꿈'인 결승행은 불발이었지만
이미 16강으로 인해서 꿈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이후로 어느 누구도 '꿈이 이루어졌던 과정'
즉,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했던 '희생과 시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필요성을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양식있는 기자, 네티즌들이 지향해야할 축구관으로
언급하기는 했지만 묻혔죠.
8.
레알 마드리드는 꿈을 주는 클럽, 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합니다.
지단, 피구, 사무엘, 베컴, 라울, 루드 반 니스텔루이, 에메르손, 카를로스, 카시야스, 레돈도, 마켈렐레, 라모스, 맥마나만, 이에로, 호나우도, 오웬
90년도와 2000년도를 수놓은 수많은 스타들이
돈을 좇아서 왔든, 꿈을 좇아서 왔든, 그냥 왔든 각각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그들은 레알을 거쳤고, 레알을 수놓은 스타들입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스타들의 네임벨류, 업적, 활약상덕에
남부유럽(특히나 포르투갈, 스페인)의 축구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축구클럽 1위에 당당히 뽑히기도 했죠.
하지만, 조금 이야기를 더 나아가
우리는 그들에게 준 애정과 기다림의 시간, 인내에 비해서
너무나도 각박한 애정을 코칭 스태프와 유쓰들에게 베풀었습니다.
지단을 향한 찬양의 절반만 주었어도
레알에 뼈를 묻겠노라고 다짐했을법한 수많은 어린 선수들에게요.
결론적으로 포르티요, 메히야, 파본, 라울 브라보, 미남브레스등은
유쓰에서의 활약에 비해 어이없을만큼의 비참한 커리어를 연명하고 있지만
만약에 우리가 그들에게 계속 힘을 주고, 클럽에서 그들에게 지속적인
시간을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9.
꿈을 이루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돈으로 이룰수도
얼굴로 이룰수도
운으로 이룰수도 있지요.
하지만, 가장 인정받고, 진정으로 멋진 '꿈'은 피땀흘려서 이룬 꿈입니다.
시련을 딛고 이룬 꿈입니다.
즉, '꿈을 이루는 과정'을 가지고 마침내 이루는 꿈입니다.
과거의 레알에는 이 과정이 없었습니다.
무식하리만큼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많은 스타들을 보유했을지언정
그들을 진정한 한 팀으로 일궈내기에는 카펠로의 2006-2007시즌까지
많은 시간을 허울 좋은 꿈으로 연명해나갔습니다.
우리에겐 꿈을 이루는 과정이 생략되었습니다.
아니, 있었을지언정 지나치게 생략되어 있었죠.
'어마어마한 재력'이라는 지름길을 통해서 말이죠.
'돈으로 만든 클럽'이라는 단순한 비난이 아닙니다.
당시 레알을 수놓았던 선수중에서
레알에서 쓴맛과 단맛을 다 본 선수는
기껏해야 라울, 카시야스, 구티가 전부였습니다.
레알을 위해 헌신하던 마켈렐레, 레돈도, 모리엔테스, 이에로는 팀을 떠나야 했습니다.
진정으로 레알에서 녹아드는 시간을 가진 선수가 없었다는 말이죠.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전술과 감독, 선수들 덕에 의도치 않은 잡음으로 산만한 적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구요.
꿈을 주는 클럽이었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이 생략된, 허울좋은 꿈을 던져다 준 시절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단, 피구, 베컴, 호나우도로 대표되는 갈락티코는 우리에게 세계 넘버원 클럽이라는 자부심을 주었지만, 반대로 '인내심'을 앗아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체계적인 리빌딩법을 잊어버리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한건 그 시절은 정말 좋았다는 점이겠죠.
하지만, 반대로 그 이면에 이런 점도 있지 않았나, 라는 하나의 생각을 저는 해봅니다.
인내심 부족과 툭 하면 '누구 누구 데려와라'라는 식의 푸념요.
정말 레알의 전술적 상성, 가능성, 실력, 정신력이란 점 보다는 단순히 '잘해보이니까'라는
점에 치우친 발언들이 많아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조금 해봅니다.
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죠.
시즌 시작전부터 에인세, 칸나바로 걸고 넘어지던 저였으니깐요.
10.
레알 마드리드에게 이렇게 힘든 시기가 있었을까요?
지금은 마르세유 룰렛으로 수비를 농락하던 지단도, 아름다운 드리블을 보이던 피구도, 절묘한 곡선을 그리는 킥을 날리는 베컴도 없습니다.
그때보다 더 지친 라울과, 패스만 남아버린 구티와 의도치 않는 기복이 생겨버린 카시야스만 남아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하지만,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드디어 레알의 진정한 저력을 테스트 받을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거의 레알의 역사상 최초로 비참한 시기라는 크나큰 장애물을 만났습니다.
2000년대의 레알은, 굳이 지단, 피구, 베컴이 아니었더래도 충분히 세계 축구계를 수놓고 있었던 레알이였으니, 당시의 갈락티코는 시련을 견디고 완성된 축구가 아니었죠.
6시즌 연속 8강 진출 실패.
엘 글라시코 더비 1,2차전 합계 8-2 패배의 치욕.
모든 선수가 레알 클래스가 아니다, 라는 비난에 가까운 야유들.
하지만
히딩크는 영욕의 1년 5개월 덕에 꿈을 한국에 던져주었습니다.
1년 5개월이라는 꿈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가까운 바르셀로나는 무관에 그친 지난 시즌과, 결국 무릎을 꿇은 2년덕에
과거의 레알의 명성을 위협하는 현재의 바르셀로나를 만들었습니다.
멍청하기 짝이 없던 에디슨을 천재로 가는 길을 이꿀어준 한마디는
학교에서 쫒겨나 울상이 되었던 에디슨에게 속삭여준 그의 자상한 어머니
미스 새뮤엘의 '괜찮아, 에디슨, 넌 바보가 아니란다.'라는 한마디였습니다.
소아마비로 휠체어에 평생 앉은채 생활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미국의 가난한 흑인 소녀 , 윌마 루돌프는 매일 자신의 다리를 주물러주며
' 괜찮아 윌마, 넌 누구보다 건강하게 다니는 여자가 될거야.'라는 어머니의 한마디를
매일 들으며 11살때 결국 목발없이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60 로마 올림픽에서 여자 100m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 리스트로
우뚝섰습니다.
박찬호는 4년을 마이너리그에서 햄버거와 콜라로 연명하는 눈물의 세월덕에
PARK 이라는 크나큰 이름 세글자를 메이져리그와 세계 야구계에 새기게 되었죠.
2년동안, 로또, 새가슴, 자비로운 선수라는 비아냥 섞인 웃음을 듣던
이과인이 마침내 올시즌을 통해 그가 아르헨티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쉐브첸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에는 레알 마드리드 차례였으면 좋겠습니다.
몇년이 지나서, 몇십년이 지나서
레알이 또 다시 위험한 시기를 맞이했을때
'우리 08-09의 실패를 극복했던 방법을 생각해내자.' 라는 말이 나올정도의
그런 멋진 해결책과 마인드, 저력으로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성급하게 수박 겉핥기 식의 응급처치가 아닌,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 차근 하나씩 맞추어나가면서,
조금 부진하더라도 최대한 노력하면서 감독의 의중을 읽어내며 조금 기다려주고,
한명 한명에 정성어린 비판/칭찬을 던져주는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디스모였으면 좋겠습니다.
리베리, 카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스크, 알론소를 다 사오는
그런 제2의 갈락티코를 돈으로 완성해도 상관없습니다.
정말 그들의 부진도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주고
그들에게 쏟는 기대만큼 우리 유쓰와 '진정한 레알 마드리드'를 위해서
소모한다면 말이죠.
실속찬 영입으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영입으로 시작해도 상관없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라는 클럽은 그런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들이라도 분명히
마지막은 성공으로 이끄는 힘을 가지는 선수로 만드는 클럽이니깐요.
더 이상 꿈을 단순히 주는 클럽에서 그치지 않고
시간을 견디고, 미래를 꿈꾸며 나가는
꿈을 이루는 과정을 가지는 클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에 걸맞는 팬이 되었으면 좋겠구요.
(우선 저부터 이 옹졸하기 짝이 없는 마음가짐부터 고쳐먹어야겠죠.)
레알 마드리드가 우리에게 주는 꿈은 이게 다가 아닐겁니다.
다만 지금은 우리에게 주기 위한 꿈을 만들기 위한 힘든 시기입니다.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가 쌓아야할 역사는 많이 남아있으니깐요.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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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Iker 2009.05.15좋은 글 잘 봤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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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로스 2009.05.15이런글 닥치고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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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의재림 2009.05.15감동이네요 레알로서나 저 개인으로서나 그 꿈을 위해 전진하게끔 유도하는 마법??ㅋㅋ근데 이동국이 10분출전에 욕먹은 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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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ove 2009.05.15정말 좋은글인듯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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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데밝트 2009.05.15좋은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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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_campeon 2009.05.15완전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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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2009.05.15차곡차곡 준비해서 레알답게! 좋은글 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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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철강왕 2009.05.15진짜 이런글이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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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 2009.05.15와 정말 진짜 제가 매일 친구들한테 하는말씀을 콕찝어서 해주시네요 ㅠㅠ 히딩크 성공신화에 빠져잇는 친구들에게 그전 기간에 욕먹은 기간이 얼만데 딴감독들은 글케 일찎 차버리냐고 ㅠㅠ 이런생각을 하시는분이 꽤 계시는군요 ㅠ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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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현석 2009.05.15^^ 좋은 글입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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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er Casillas 2009.05.15언제 다 읽었는지 모르게 공감하면서 읽었네요 ~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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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2009.05.15걍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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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09.05.15후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복귀하시자마자 그동안 담아두셨던(?) 생각들을 글로 잘 옮겨적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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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 200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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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7 Raúl 2009.05.16이런글은 어떻게 쓰는거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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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가 2009.05.16이동국 까면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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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티 2009.05.16훈련하시면서도 레알생각만하셨군요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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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 2009.05.16오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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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 2009.05.16:) 훈훈합니다. 춫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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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1902 2009.05.16간만에 정벅님 글
역시 ㅊㅊ -
라울 2009.05.16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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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투이디&해리 2009.05.16ㅎㅎ.. 좋은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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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Pacino 2009.05.16*잘 읽고갑니다
그런데 이동국 부분은 잘 공감하지 못하겠는게
운동선수 치고 그만큼의 시련도 없어 본 선수가 있을까요? 오히려 너무나도 운 좋게 어린나이부터 주목받으면서 자신의 기량을 뽐 낼 기회를 너무나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쩌면 탄탄대로였죠 그의 축구 인생시작은, 뭐 가정환경이 불우하거나, 실력에 비해 주목받지 않았던 적도 없었고.. 오히려 그런면으로 보면 어릴때부터 극도로 가난해서 발탁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부상도 거의 없었고 항상 좋은 폼을 계속 유지해왔던 안정환의 경우 팀복, 에이젼트복도 지지리 없어서 계속 불운한 선수생활을 하고있죠..
물론 고질적인 무릎부상은 이동국의 최대장점이였던 호쾌한 중거리슛팅의 파워를 매우 줄였지만..
이동국은 상대편수비입장에서 수비하기엔 곤란한 스타일이지만, 우리팀이 공격할때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는 아닙니다 다시말해 무브먼트가 예리하지 않고 오프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좋지못하다는것이죠
그렇기때문에 그가 골은 어떻게어떻게 넣어줘도 욕을 먹는겁니다.. 축구는 결과로 말한다지만, 이동국은 팀공격전술을 죽이면서까지 그에게 맞춘 결과를 아시안컵외에는 보여주지못했습니다
원톱은 이동국 같은 선수가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물론 원톱의 이상향을 말하자면 끝이 없지만 왜 투톱에서 원톱으로 체재가 바뀌었나 하는건 투톱 두명이 할 역할을 혼자서도 해줄 원톱이 있기때문이죠.. 이를테면 드록바나 반니스텔루이같은..
아무튼 이동국의 요즘 폼은 아주 반갑더군요 성남시절까지만 해도 아 결국 마지막 빛 못 발하고 끝나는구나.. 생각했는데
이동국이 국내에서 나오기 힘든 골감각을 가진것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인정합니다, k리그의 많은 수비수들이 그의 골 감각에 대해서 극찬한것도 많고요..
제가 이동국을 다른 선수들에 비해 썩 좋아하지 않는건 그에게는 영리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기때문입니다.. 그냥 선천적인 골감각으로 넣는 것만 같은.. 물론 그건 아무나 가질수없는 아주 좋은 재능이지만요, 거기에다가 영리한 두뇌와 이타적 마인드, 퍼스트터치같은것들이 보완되었으면 황선홍을 훨씬 능가하는 포워드가 되었을텐데..
어쨋건 그간 국대에서 이동국을 제외하고 원톱자리에 넣을 선수는 딱히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움직임 좋고 개인기 있어도 어쨋건 공격에서 마무리를 찍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깐요 우리나라엔 결정력이 좋은 선수가 별로 없죠..
조재진은 헤딩이나 골감각등 다른건 다 준수한 편이지만 공격수로는 치명적인 약점인 퍼스트 터치가 좋지못하죠..
최근엔 박주영이 타겟스트라이커의 소화가능성을 보여주면서 그에게 원톱자리를 주는것도 매우 좋을것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단순한 공격패턴을 바꾸고 또 무엇보다 박주영에겐 뛰어난 퍼스트터치와 볼컨트롤, 시야와 패싱력 이타적 마인드 등등이 있으니깐요.. 몸싸움과 헤딩은 점점 보완해나가는것같습니다
아무튼 이동국얘기로 너무 길게 썼네요 글 잘봤습니다
수고하세요 -
지휘자 2009.05.16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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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d Schuster 2009.05.16좋은글 감사합니다. 근데 이동국에 관한 내용은 공감할 수 가 없네요.. 청소년 국대 시절 부터 이동국을봐왔습니다만..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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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레알 2009.05.16감동적인 글입니다. 저도 보드진과 회장이 나무만 보지말고 숲을 보는, 즉 눈앞의 결과에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팀을 설계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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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새 2009.05.16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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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ARA 2009.05.16긴글이지만 다 읽는게 아깝지 않은 글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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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프리 2009.05.17저도 축구에 관심이 아예 없었다가 어느샌가 새벽에 친구들과 축구를 보고 있거나 축구 하이라이트가 TV에 나오면 열광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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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ko 2009.05.18으메... 이런 좋은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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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슈네이더 2009.05.183번 읽었어요 .. 감명깊어서가 아니라.....제 머리가 빡이라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