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클라시코 해법 - 木村浩嗣 칼럼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이 되어야 했을 엘 클라시코 이튿날. 2-6이라는 대패를 두고, 마드리드에서는 바르셀로나 축구에 대한 예찬이 쏟아지고 있었다. "진정한 축구와 거짓의 축구"라는. "그 거짓의 축구를 과장해서 쏟아내었던 건 대체 어디의 누구였는가?"하고 미디어들에게 되묻고 싶어질 정도였다.
어쨌든, 나 역시 1-1, 혹은 2-1로 레알에게도 승리의 기회는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터라, 어제 바르셀로나의 6득점에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나로서는 결국 양 팀의 차이는 "개인능력의 차이->팀 역량의 차이->팀 만들기에 있어서의 일관성의 차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전술가로서의 과르디올라"에 촛점을 맞출까 한다. 그의 기자회견, 믹스드 존에서 들을 수 있었던 에투의 이야기에도 귀기울일 만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드리블을 봉인하고 패스에 집중한 메시
"클라시코에서 이긴 것은 과르디올라다. 메시를 중앙에, 나를 사이드에 두는 것으로 경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에투)
이 날, 메시의 포지션, 그리고 그 역할은 28일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 첼시와의 경기에서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익숙했던 오른쪽 측면이 아닌, 한가운데 포진하고 있었다. 그가 했던 것은 드리블, 2:1패스를 통한 돌파가 아닌, 샤비, 이니에스타와의 패스워크에 가담하여 공의 순환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었다. 역할로 말하자면 센터 포워드가 아닌 2선 공격수. 첼시전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전방을 향해 뛰어들다가 공을 빼앗기곤 했지만, 이 날 밤의 메시는 장기였던 드리블은 자제하고 패서의 역할에 치중했다.
바르셀로나라고 하면 떠오르는 포메이션은 3명의 공격수를 두는 4-3-3. 하지만 클라시코에서는 실질적으로는 오른쪽에 에투, 왼쪽에 앙리라는 2명의 공격수를 둔, 4-3-1-2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과르디올라는 이렇게 설명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비디오를 분석해 본 결과, 양 볼란테가 자신의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고 그 배후에 공간이 생기는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메시를 그 자리에 위치시키고, 샤비-이니에스타와 함께 플레이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죠. 만약 칸나바로나 메첼더가 메시를 마크하러 나온다면, 스피드가 장기인 에투, 앙리에게 수비가 엷어지는 측면을 공략하게 할 생각이었습니다."
"자리를 떠나는 것"은 레알 마드리드의 결점은 아니다. 볼란테인 라스(라사나 디아라)와 가고가 밀착 마크를 통해 중원에서 공을 빼앗는 것이 후안데 라모스 류(流)의 역습 축구의 핵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을 빼앗은 순간, 전방의 라울, 이구아인, 로벤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상대 팀을 파괴합니다." 과르디올라는 레알의 공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주 세비야에서 2, 3번의 패스를 통해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만들어낸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을 눈 앞에서 보았던 나 역시, "파괴"하고 하는 형용사에는 동감한다. 그리고 그 기점에는 양 볼란테, 특히 인터셉트 능력이 뛰어난 라스가 있었다.
라스는 세비야전에서는 오른쪽 측면까지 움직여, 라모스와 함께 페로티, 카펠을 막아냈다. 하지만 이 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는 라모스는 고립되었고, 앙리는 마음껏 측면을 휘저을 수 있었다. 물론, 라모스의 포지셔닝은 엉망이었고 컨디션도 좋아보이지 않았다 - 이따금은 오프사이드 라인을 돌파당하고, 근접 상황에서의 스피드 경쟁에서도 뒤처지곤 했다 - 만, 라스의 커버 부족에도 책임은 있다. 그는 대체 무엇을 했는가? 가고와 함께 이길 수 없는 2대3(메시, 샤비, 이니에스타)의 대결에서 공을 뒤쫓기만 했을 뿐, 측면을 볼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카운터 어택의 한계
따라서 레알 마드리드가 지금까지 쾌승할 수 있었던 비결, 즉 필살의 카운터 공급원은 완전히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과르디올라는 적의 장점을 단점으로 바꾸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빠뜨린 뒤, 상대보다 뛰어난 선수들의 개인기를 통해 천천히 레알을 요리한 것이다.
"우리들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양 팀 간의 대결에 서프라이즈는 존재할 수 없다. 있다고 한다면, 발데스가 포워드로 나올 때 정도겠지." 하고 후안데 라모스는 경기 전날 호언장담했지만, 과르디올라에게는 비책이 있었고, 라모스는 이에 대응할 방법을 갖고 있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의 슈팅이 계속 벗어난 덕에, 하프타임까지는 어찌어찌 무난한(?) 점수차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무대책인 채 후반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 양 측면 중 1명을 희생하여 중원에 숫자를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리드를 당하고 있는 상황. 수비전문요원이 아닌, 공수양면을 담당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어도, 벤치에는 그런 자원은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점은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안필드에서 리버풀과의 경기를 0-4로 헌납했던 때와 마찬가지다.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의 방정식은 카운터 어택 뿐, 다양함이 결여되어 있다. 시나리오를 수정할 수 있는 전술, 전력의 폭도 없고, 혼자 힘으로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크랙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결국 결론은, 보강이나 팀 만들기, 팀 아이덴티티 따위의 거창한 이야기가 되기 일쑤이지만, 예전에 썼던 이야기를 여기서 다시 한다고 해도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양 팀간의 거대한 차이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은, 과르디올라가 시도한 아주 사소한 전술적 수정 때문이었다.
필자 : 木村浩嗣 (키무라 히로츠구)
일본의 해외축구 주간지 "Footballista" 편집장. 94~06년까지 살라망카 거주. 98~99년, 스페인 축구연맹 공인 감독 라이센스(level1~2)취득 후 8년간 유소년 팀 감독. 08년 12월 이후 현재 스페인에서 편집장 겸 특파원으로 활동중
원문 : http://sportsnavi.yahoo.co.jp/soccer/eusoccer/0809/spain/text/200905040002-spnavi_2.html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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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09.05.05아 너무너무 맞는 말들이라 할말이 없네요 진짜...
작년 기억이 나서 더 마음이 아프네요.. -
San Iker 2009.05.05오.. 좋은 글이군요.
확실히 이번 엘 클라시코는 후안데 라모스 vs 펩 과르디올라의 대결에서 펩의 전술적인 완승이 이런 참사를 불러온 거 같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사람 2009.05.06@San Iker 역시 가장 큰 패인은 전술의 패배라는 점에서 공감하는 바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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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tic 2009.05.05반박 할 말이 없네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것같아요 -
老벤 2009.05.06역시.. 펩을 너무 과소평가했군.. 올시즌의 몇시가 크레이지모드라곤하지만.. 펩도 나름 전략가군요.. 지주님이 얼른 감독되서 오셨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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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기린 2009.05.06\"레알 마드리드의 비디오를 분석해 본 결과, 양 볼란테가 자신의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고 그 배후에 공간이 생기는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제가 미드필더진에 대한 글을 쓸때 언급하려고 했는데 여기서 나와줬네요. 이 현상이 나오는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엔 좌우 측면자원의 수비가담이 저조한 것이 첫번째고 라쓰, 가고의 수비 성향이 두번째 마지막으로 협력수비에 대한 세세한 전술이 없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측면 자원의 수비가담이 적극적인 압박으로 볼을 빼앗거나 태클을 사용하는 수준의 정도는 못되더라도 상대 미드필더의 패스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도록 상대의 패스줄기를 간파해서 그 공간에 위치함으로써 패스의 루트를 다양하게 못가져갈 정도의 포지셔닝과 자기 공간에 들어오면 불안함을 제공하는 정도의 압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담에 직접적으로 볼을 빼앗는건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맡기더라두요.
우리팀 측면 자원은 이과인, 로벤 같은 포워드 성향의 선수가 위치해서 애초에 수비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거나 마르셀로 같이 수비시 위치선정이 좋지 못한 선수들이 위치하기 때문에 이런 전술적인 움직임이 제대로 펼쳐지지가 않죠.
두번째로 라쓰, 가고의 수비성향은 적극적으로 볼을 가진 선수에게 대쉬해서 불편함을 제공하거나 볼을 뺐는 스타일이라고 보는데 수비시 공을 가진 선수를 에워싸는 움직임은 수비형 미드필더 뿐만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주위의 측면자원과 풀백 혹은 앞선의 포워드가 합류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때 가고, 라쓰 두 선수 중 한선수가 적극적으로 대쉬하면 나머지 한선수는 포백 앞의 공간을 장악하고 그 공간을 지켜야 하죠. 헌데 측면 자원의 도움이 없고 상대 미드필더가 유유히 노는걸 두고 볼 수 없으니 두선수 다 직접 뛰쳐 나가죠.
이런 상황에선 마하마두가 아쉬운데 마하마두는 우리가 수세시에 본인이 직접 압박에 가담하는게 용이하지 않다면 우리 진영을 훑어보면서 빈공간에 가서 자리를 잡거든요. 라쓰는 이런 점에서 마하마두와 차이를 띄고 있다고 생각하고 가고는 압박의 적극성은 좋지만 신체적 강인함이 부족하고 수비력 자체가 뛰어나지 못해서 지극히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압박은 하는데 볼을 뺏거나 상대를 몰아내는데 큰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상대의 드리블에 잘 속는 모습이 많아요. 몸싸움 역시 강인하지 못해서 라쓰나 마하마두처럼 몸으로 비비면서 잔파울로 공격을 끊는데는 미흡합니다.
선수 개개인의 수비성향과 기량에도 문제점이 분명 있지만 팀전체적인 압박이 실종된 게 가장 큰문제라고 생각해요. -
사람 2009.05.06직접 번역해주신듯한데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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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아 2009.05.06다음시즌은 확실히 역습말고도 지공으로 상대를 요리하는 레알을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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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2009.05.06감사합니다 에휴 고쳐야할부분이 많아요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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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d Schuster 2009.05.06그러게요....일말의 변명조차 허용되지 않는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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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2009.05.06정말 사소한부분 바꿨을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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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Amel 2009.05.06너무나 맞는 말입니다. 위에 기린 님의 말도 그렇고요.
감사합니다. -
SANDARA 2009.05.06\".........\"
이 표현 밖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