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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즈는 과연 갈락티코스 시절 수비를 등한시했었나?

피오호 2009.04.21 01:54 조회 1,911 추천 12
피구를 시작으로 한 갈락티코스 정책에 있어서 많은 공격 재능이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반해 수비적인 재능들의 영입에는 등한시해 보였던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의 여러 정황들을 되짚어 본다면 그를 무개념 회장으로만 몰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먼저 레돈도를 내보내고 영입한 선수들이 바로 마켈렐레와 셀라데스, 콘세이상.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들이며 아르헨티나에서 캄비아쏘를 데려왔다. 3명의 즉시 전력감 수비형 미드필더와 미래를 보고 데려온 어린 수비형 미드필더. 캄포와 카랑카의 전례는 검증된 수비수가 아니면 영입하는 것이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줬고, 당시 엄청나게 폭등한 선수들의 몸값은 특급 수비수들의 몸값까지 덩달아 치솟아 오르게 만드는 원인이었다. 또한, 공격쪽의 선수들에 비해 수비쪽의 선수들은 몸값이 비싸건 비싸지 않건간에 각 클럽에게 있어서 중요한 자원이고 쉽게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수들의 이동 자체가 많지 않다.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들을 영입하여 레돈도의 공백을 메꾸는 한편, 수비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엘게라를 수비수로 내리고 이에로, 엘게라, 산치스로 이어지는 로테이션 체제와 더불어 유스 레벨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불렸던 파본과 브라보에게 많은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 특히나 파본은 페레즈의 네스타 비교 발언이 결코 허황되지 않다고 여겨질만큼 같은 나이대 수비수들 가운데에서는 특출난 존재였고 차기 스페인 국대감으로 인정받는 선수였다.

엘게라의 부진과 산치스의 은퇴, 여기에 이에로의 노쇠화까지 겹치는 3중고를 겪으며 사무엘과 우드게이트를 영입하게 되는데 밀리토의 메디컬 테스트 아웃은 오웬-우드게이트로 이어지는 잉글리쉬 커넥션으로 잉글랜드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입지를 넓히고자 하는 정책의 일환이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어쨋든 우드게이트는 당시 잉글랜드의 유망주 수비수 4인방 (존 테리, 리오 퍼디난드, 웨스 브라운, 그리고 우드게이트) 가운데 최고의 재능으로 꼽히던 선수.

사무엘의 경우엔 한시즌만에 이탈리아로 리턴했지만 'Wall'ter Samuel로 불릴 정도로 이탈리아에서는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던 선수였고, 아르헨티나 부동의 주전 수비수이자 전세계적으로도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선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최고의 선수였다. 당시 영입 가능한 수비수들 가운데에서는 최고의 네임밸류와 기량을 갖춘 선수였지만 단지 스페인에서 실패를 한 것일 뿐...

네스타 영입건에 있어서는 파본 발언 등으로 인해서 페레즈의 선수 보는 눈이 없다는 둥, 개념이 없다는 둥 비난의 목소리가 높긴 하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라치오의 재정난은 자칫 피오렌티나처럼 파산으로 인한 강등까지 내몰릴 정도였고, 이것을 막아준 사람이 바로 베를루스코니와 갈리아니다. 베를루스코니는 라치오의 채권은행에게 상환 기간을 연장하게끔 압력을 넣었고, 세리에 협회 회장이었던 갈리아니는 네스타를 넘기면 파산으로 인한 강등을 면하게끔 해주겠다는 당근을 던진다. 물론 네스타의 영입 자금은 분명 거액이었으나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재정 능력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미 밀란으로 네스타를 보내도록 각본이 짜여진 상태에서 더이상의 방법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레알과 밀란의 오퍼액은 불과 몇 백만 유로의 차이에 불과했고 밀란의 오퍼를 승인했을 때, 레알이 재차 협상에 돌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라치오의 상황과 당시 이탈리아에 끼치고 있는 밀란 수뇌부의 영향력이 이를 가로막았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사무엘의 적응 실패와 우드게이트의 부상, 네스타 영입 실패와 파본의 정체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를 약해질대로 약해지게끔 만든 요소이나 네스타의 영입 실패를 제외한다면 모두 예상 가능 범위를 넘어선 악재였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마켈렐레를 내보냈다고 할지라도 프리메라에 적응하여 로마 시절의 수비력을 보여주는 사무엘과 별다른 부상이 없는 우드게이트가 수비 라인에 존재했다면 엘게라가 마켈렐레의 빈자리를 채웠을 것이고 어쩌면 마켈렐레의 빈자리를 그리워하지 않았을런지도 모른다. 캄비아쏘와 파본은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했을 수도 있었을테고 말이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결과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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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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