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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팬과 선수

검은티슈 2008.08.06 03:21 조회 1,230 추천 2

이 글을 올리려다 논쟁이 길어지길래 말았는데
아무래도 그냥 올리고 싶어지네요; 제 생각도 나타내보고 싶어서요...


호빙요에게 불만이 있다는 기사를 한두번 본건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호빙요가 떠나고 싶어한다는 요즘 기사가 확실한 건가요?
언론에서 말 한두마디 꼬아서 완전 다른 뜻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이 허다하지 않습니까

확실한 것을 모른다면 우리는 호빙요를 믿고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레매에서는 호빙요에게서 마음이 떠난분들이 대다수인것 같군요.

제 생각에 팬이라면, '이 인터뷰가 사실이라면 호빙요에게 실망이다.' 라는 반응이 아니라
'호빙요는 레알에 남을 것으로 믿는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게 아닌지요. (아마 이것이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일겁니다.)

알고보니 원래 호빙요는 레알에 꼭 남고 싶었는데, 팬들이 호빙요에게 '흔들리면 떠나라'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안다면, 호빙요에게는 상처가 될 것이고, 그것이 레알을 떠나고 싶게 만들 수도 있겠죠. 호빙요는 레매를 안보겠지만;

근데,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분들이 '그것 때문에 레알을 떠나고 싶어진다면 더 이상 필요 없다'라고 생각하실 것 같네요. 적어도 여지껏 올라온 레매 분들의 반응을 보니 말이지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절대적인 충성'을 바라시는 것 같습니다. 레알은 종교와 같은 것이라고 여기시는 거라고 할까요.

이런게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근데 저는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아마 레알에게 원하는 것이 각자가 다르기 때문 아닐까요. 예전에 엘렷님이 쓰셨던 칼럼의 제목 What Do You Want from Us? 라는 물음이 생각나는군요.(저 칼럼의 내용은 제 글과 큰 관련이 없어보입니다.)

저는 스포츠의 낭만적인 측면을 매우 좋아하기에, 레알 마드리드가 팀과 선수와 팬이 하나가 되는 클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역경을 딛고 우리가 같이 꿈꾸었던 목표를 이루는...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신의가 있어야겠지요.
신의가 있다면 어떤 소문을 들어도 의심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서로를 위한 조금의 희생과 보호도 가능하겠지요.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클럽을 너무 최우선 가치로 생각할 때 나타나는 극단적인 경우를 얼마전에 보았습니다.(그 글은 링크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그 글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할건데, 글쓰신 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하니까요.) 그 글에 이런 말이 있었죠.

"우리는 세계최강 레알마드리드고 항상 전 포지션을 세계최고의 선수로 채워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중략)... 일단 데려와서 선수층 두텁게 해놓고 선수들이 언해피뜨면 못하는 선수는 팔아버리면 됩니다. [라울,구티,카시,라모 제외] 그리고 또 최고의 선수를 사면되죠."

이건 잘못된 방향으로 생각을 이어나가다 나온 결과이긴 하겠지만, 스포츠가 왜 사랑받는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정말 잘못된 생각이란 것을 알 수 있죠. '팀이 선수보다 먼저'라는 것 자체엔 문제가 없으나, 극단적으로 '팀을 위한 일이라면 선수는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이것은 문제가 있죠.

선수가 팀 전체를 흔들어 놓는다면, 당연히 팀이 우선이므로 그 선수를 내쳐야겠습니다. 하지만 팀이 선수에 대해 애정과 신의를 가지고 있다면, 아주 약간은 팀이 선수를 배려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가령, 호빙요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위해, 호빙요를 팔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를 적극적으로 낸다거나, 연봉 인상 요구를 들어준다든지요.(선수의 무리한 요구까지 받아주라는 것은 아닙니다.)

호빙요가 첼시로 가고싶다는 것까지 간다면, 위에서 말했던 레알에 대한 애정이 더 이상 없고 신의를 저버린다면, 그를 보호할 이유는 없을지도 모릅니다.(개인적으로는 팀을위해 몇년간 뛴 선수를 좋게 보내주는 것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그가 레알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다면, 레매의 모든 분들이 그를 지지해주시겠지요.
그런데 두 경우 모두 아니고 레알에 남고 싶긴 하지만 호날두의 영입설이나 자신의 방출설들 때문에 첼시로 가는 것도 생각해보는 정도라면요? 레매분들의 글을 보니 미련없이 보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을것 같습니다. '그런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엔 필요없다.'라는 생각이신것 같아요.
그럴지도 모르죠. 레알 마드리드라는 20세기 최고의 클럽이 최고의 선수가 없어서 아쉬워 하는 것도 아니고, 영입 경쟁 때는 '레알 프리미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선수들이 가고 싶어하는 명문 클럽이니까요. 게다가 그런 선수에게 남으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사랑해온 선수입니다. 위에서 말했던 선수에 대한 애정과 신의가 있었던 선수라면, 그리고 그가 약간은 마음이 다른 곳으로 기울었다면, 우리가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있더라도, 그의 행동이 팀에게 약간의 악영향을 미치는 것 같더라도, 한번쯤은 잡아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인의 관계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것이 그렇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던가요? 물론 레알 마드리드와 선수 개개인의 관계에서는 레알이 주도권을 잡아야겠죠. 하지만 한번정도는 양보해주는 것도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삐진 애인 달래주는 것처럼요. 더군다나 호빙요의 경우,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건 레알의 책임이 분명 있습니다. 호빙요에겐 팀이 먼저 자신을 실망시켰을지도 모르죠.


저는 특별히 호빙요 팬은 아니예요. 그가 레알 선수이기에 좋아하기는 하지만 다른 레알 선수들보다 특별히 좋을건 없습니다. 이 글은 그를 변호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호빙요에 대한 루머만 터지고 확실한건 아무것도 없는 지금, 우리가 '레알 마드리드 팬'으로서 그에게 해줘야 할 것은, 마음이 기울었다면 나가라는 말이 아니라, 좋은 말들만, 혹시 마음이 흔들리는 일이 있더라도 남아서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주길 바란다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알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떠나라는 생각은 속으로만 하고, 입밖으로 꺼내지 않고 말이지요.(아무리 조건이 달려있어도, 생각만 하는 것과 말로 내뱉는 것엔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 그냥 글을 끝내고 싶지만, 여기서 끝내면 제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 모르시고 오해를 하실 수가 있고, 필요없는 논쟁이 또 이어질 것 같아 더 씁니다.(논쟁은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나, 필요없는 논쟁은 했던 말을 반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제가 글을 쓴 목적은 호빙요를 변호하기 위함이 아니예요. 
 모든 경우에 있어서 팬이 어떻게 해야할지 제 생각을 밝힌 거라고 할까요. 제 생각대로 따라오라고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팀을 최우선으로 여기다가 발생하는 잘못된 사고의 예가 위에 나와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팀이 제일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극단적으로 가지 않기위해 선수를 존중해주는 방식의 생각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선수에게 충성을 요구하기 전에 팀이 선수에게 믿음을 보여주는 자세가 필요한것인지도 몰라요.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팬과 선수와 팀이 하나되는 것을 추구한다면, 지금 호빙요의 상황에 있어서 우리 팬들이 취해야할 입장은 그를 믿고 지지해주면서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물론 호빙요가 정말로 레알에서 마음이 떠났을 수도 있고, 그것은 곧 밝혀지겠지만 꼭 호빙요가 아니어도 앞으로도 비슷한 경우가 생길테니까요.

* 한마디 더 추가. (큭, 글 올린뒤에 여러번 수정하게 되는군요 ;;)
제가 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팀과 선수와 팬이 하나가 되는 클럽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요즘 드라마 대왕 세종에 비유하자면요, 태종 같은 칼로 정치하는 군왕보다는 세종처럼 정적마저 감싸안는 성군의 모습이 레알의 모습이길 바란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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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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