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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란에 스네이더 인터뷰를 보면서 느낀 점

쭈닝요 2008.07.26 23:13 조회 1,482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첫 시즌에 무엇을 배웠나요?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요. 스페인 리그는 네덜란드 리그와 너무 달라요. 경쟁이 정말 치열하죠. 모든 경기가 마치 결승전 같아요. 매 경기 최선의 컨디션으로 임해야 하죠. 저는 그게 좋아요. 


이거 보니까 생각나는게 있네요. 

스네이더 한창 부진하던 시기에, 시합에서 태도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공이 오면 뭔가 해보이겠다." 
다시 말하면 좋은 위치에서 손놓고 기다리기. 

그렇지만 막상 공을 받으면 슛 말고는 제대로 하는게 없었습니다. 슈니는 스페인 특유의 오밀조밀한 패스 플레이에 익숙하지 못했고, 그 때문에 스스로 짜증내면서 한 방을 노리는 기색이 강했죠. 미드필더로서 그건 직무유기에 가깝습니다. 이 동네는 알메리아, 헤타페 같은 듣보잡이 레알 바르샤 관광보내는게 일상.-_- 잠깐 정신줄 놓으면 순식간에 미들이 안드로메다로 떠나가죠.

당시의 슈니를 유심히 보면, 전반전에는 "난 이런 약팀 선수들하곤 급이 달라." 라는 눈빛도 당당한 포스를 내뿜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미들이 말리고 슈니도 짜증내는 표정으로 바뀌어갑니다. 플레이에 관여하지 않는 시간이 길지만, 막상 공을 잡아도 별로 할 수 있는건 없음. 머리 잘 굴리는 패서도 아니고, 1대1로 압도할 수 있는 테크니션도 아니니까요. 마침내 경기가 끝날 즈음엔 "...이게 아닌데." 하는 한심스러운 표정의 슈니를 자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스네이더가 자세를 바꾼건 리그가 끝나가던 3월 아후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비에 대한 의식. 예전에는 공을 뺏기면 고작 한두발 따라붙다가 포기하던걸, 다섯발 이상 쫓아가서 상대를 괴롭혀주는 모습으로 바뀐 것이죠. 힘들고 재미없는 수비를 열심히 하고, 드리블을 간결하게 바꾸었습니다. 이떄부터 그는 확실하게 미드필드 플레이에 공헌하기 시작했죠.  

저는 이게 스네이더가 상대의 강함을 인정하고 스스로의 약점을 깨달은 것에서 나온 변화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슛에 자신이 있더라도, 슛할거란걸 상대가 미리 읽고 있으면 통하지 않는다는것. 쓸데없이 공을 오래 잡으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실패를 통해서 깨달은 것이 아닐까. 살아남을 방법은 한가지, 남들보다 한 발이라도 많이 뛰는 것이었을 겁니다. 자세한 과정이야 어찌됐든 슈니는 팀플레이어로 변신했고 성공에 한 발 가까워졌습니다,

애초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선수 중에 스타가 아닌 선수는 없습니다. 그런 선수들에게 필요한건 자기 위주의 플레이를 해서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아니라, 팀을 위해서 조금씩 희생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말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으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뛰어야 한다." 라는 충고도 있었죠. 

슈니는 한 관문을 통과한 셈입니다. 한 때는 심히 눈에 거슬렸지만, 열심히 뛰는 모습이 어느새 예뻐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전 지금의 슈니가 아주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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