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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목요일 5시

로벤과 디아라의 딜레마

mcmanaman 2008.02.11 21:01 조회 1,947 추천 1
우습게도 슈스터의 자의에서가 아닌, 부상신의 강림으로 인한 타의에서의 플랜B였지만 기대이상의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하는 로벤을 왜이리 아껴두셨는지, 꽁꽁숨겨놨다가 챔스 8강이후에서 비밀병기로 쓰실려고 그랬던거?

확실히 로벤은 호빙유와 공존(단 15분밖에 못봐서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움)이 가능하다, 그리고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이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첼시에서처럼 오른쪽 측면요원으로서의 플레이도 무리가 없다는것이 확인이 된 경기였습니다.

2/3월호 '챔피언스' 표지를 장식한 호빙유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스페인에는 내가 평생 뛰었던 포지션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브라질에서 나는 수비 임무가 거의 없이 자유롭게 움직여도 되는 세컨드 스트라이커였다. 스페인에서는 메인 스트라이커인 9번이나, 플레이메이커인 10번을 맡아야 하는데 나는 그 둘 다 아니다. 그게 아니면 윙어가 되어야 한다. 그것도 내 포지션은 아니지만 그 위치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소한 슈스터 감독은 카펠로 감독처럼 수비를 강조하기 보다는 그저 공간을 좀 줄이라는 지시만 내린다."

아시다시피 호빙유의 왼쪽 윙포워드(편의상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포지션은 애초에 그의 포지션이 아닙니다. 스페인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의 본래 포지션을 대체해서 스페인 리그에 맞춰진 전술적인 역할입니다. 물론 이전의 데이비드 베컴의 존재때문에 그가 왼쪽측면 임무를 부여받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이제 그에게 또 하나의 포지션으로 자리가 잡혀가고 있고, 레알 마드리드 이적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호빙유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오른쪽에서 플레이한 경험이 더 많은것도 로벤이고, 유럽 리그 경험이 더 많은것도 로벤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국왕컵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아직도 리그와 챔스를 병행해야 하며, 그에따른 부상등의 문제와 자의/타의에 의한 로테이션, 전술적인 변화등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슈스터가 어제 이전까지 조금 잘못해왔던 부분이 지나치게 베스트11을 고집했다는 점인데, 어제 경기를 통해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전술적인 변화, 스쿼드의 변화를 꾀했으므로 그것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하기를 빕니다.

다음은 디아라인데, 수비자원의 백업이 전멸한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단지 라모스를 쉬게 해주기 위해 디아라를 중앙수비수로 투입한것은 크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디아라의 자존심이 굉장히 상했을것 같더군요. 조금 성급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올 여름에 디아라가 떠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한준희위원의 지적대로 디아라는 EPL이라면 굉장히 환영받을 선수이지만, 라리가에서는 그렇게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지는 못합니다. 발렌시아의 다비드 알벨다가 오랜 시간동안 '저평가'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것과 같은 이유에서죠.

클로드 마켈렐레는 레알 마드리드 역사에 있어서 굉장히 큰 공을 세웠던 선수이지만, 레알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좀더 아릅답고 세련된 축구를 원하며, 마켈렐레처럼 거친 태클로 볼을 빼앗아 무조건 지단이나 피구에게 연결했을뿐인 마켈렐레를 과소평가했죠. 그래서 페레스가 '마켈렐레가 터무니없는 연봉을 요구해 첼시로 보내고 대신 베컴을 영입하겠다'고 했을때 열렬한 환호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우리가 알고있는대로죠.

페르난도 가고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페르난도 레돈도를 존경한다고 했지만 아직 레돈도가 되기는 한참 멀어 보입니다. 아니, 아르헨티나를 넘어 전세계의 미드필드들을 생각해봐도 레돈도의 수준에 근접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죠.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디아라와 엇비슷하고, 패스는 좀 더 정확하므로 현재로서는 가고가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가 있다면 레돈도의 6번은 디아라가 달고 있다는것 정도?

딜레마라고 거창하게 제목을 붙이기는 했지만 이 글은 무슨 결론을 내겠다는 글이 아니고, 쉽게 말해서 '떡밥'성의 글입니다. 저는 대강의 사실을 제시만 했으니 판단은 레매님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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