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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목요일 5시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단상

mcmanaman 2008.02.01 20:59 조회 1,342 추천 2
지난 주말 비야레알과의 경기를 다운받아서 보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열심히 본것은 아니고 이미 골장면과 결과는 확인한 상태에서 한준희씨의 해설을 듣기위해, 오늘 도착한 포포투를 보면서 대충대충 보았죠.

필리핀은 굉장히 축구가 인기없는 나라이고, 자국 리그조차 없지만 신기하게도 유럽리그를 티비에서 보는것은 전혀 어렵지 않은 나라입니다. 잉글랜드,스페인,독일리그를 시청할 수 있었죠. 아쉽게도 세리아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세리아가 어떻게 돌아갔는지는 잘 모릅니다. 인터가 잘나가는것만 ESPN스포츠센터를 통해 알 수 있었는데 '무려' 무패였는지는 한국에 돌아와서야 알았습니다.

아무튼 한준희씨의 해설을 듣기위해서 느려터진 클럽박스 이용도 불사했던 이유는 한국의 전문가들이 현재의 레알을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가 굉장히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에서 영어로된 중계를 보면서 내가 생각했던것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죠.

한준희씨는 굉장히 명쾌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골수 레알팬들이 보시기에는 좀 불만이 있으실 수 있겠지만 아무튼 현재의 레알은 표면적인 결과로서는 엄청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현재의 레알은 1998년 이래로 두 번째로 재미없는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재미없었던것은 물론 지난 시즌의 카펠로고요. 슈스터는 카펠로보다는 조금 더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것 같고, 그때보다는 골도 많이 넣고 있지만 지루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겁니다. 카펠로가 우승컵을 되찾아오고도 경질된 이유가 '너무 지루한 축구를 하기 때문'이라는것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입니다. 슈스터는 언제쯤 자신이 취임시에 말했던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줄까요.

저는 이번 시즌 팬으로서의 목표를 이렇게 세웠었습니다.

리그 2위 챔스 4강이상

그렇게 세웠던 이유는 당연히 대부분의 네이버댓글러들의 의견에 따르면 '같은 승점을 기록하고 더 많은 골을 넣었음에도 스페인리그의 요상한 규정때문에 준우승에 그친' 바르셀로나가 진일보한 모습으로 새로운 시즌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섬나라에서 건너온 '엄청 유명한 9번을 싫어하는 공격수'를 영입했고 단순히 형제라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굉장한 선수라는것을 보여준 아야 투레, 지난 시즌 라리가 최고의 수비수중 하나였던 밀리토를 영입했죠. 이니에스타는 급성장했고 메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로 올라섰습니다.

반면 레알은 이적시장 막판까지 베컴의 23번을 달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고,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03/04 챔스 우승멤버도 아닌(포르투선수에게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커리어입니다.) 페페를 무려 3천만 유로를 주고 영입하는 알 수 없는 행보를 보인뒤 이적시장 막판에 가서야 로벤과 스나이더를 '엄청 비싸게' 영입하는데 그쳤습니다. 엄청 비싸게 영입했다는것은 초여름에 삿다면 좀더 싸게 데려올 수 있었던 두 선수를 막바지에 영입해 과한 금액을 줬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저는 리그 우승은 바르사에게 내주더라도 챔스에서 구겨진 자존심 회복을 하는것을 올 시즌 최대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슈스터는 적임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챔스 우승을 하고 싶으면 카펠로가 남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슈스터는 감독으로서 유럽클럽대항전에 나가본적조차없죠. 슈스터가 리그에서는 엄청나게 잘 나가고 있지만 챔스 조별예선에서 어려움을 겪은것도 그런데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조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같은 승점을 기록하고 상대전적에 의해 가까스로 1위에 오른것이고, 3번의 원정경기에서 단 1승도 못한것은 브레멘,라치오,올림피아코스라는 팀들의 면면을 볼때 상당히 좋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래서 라치오의 라이벌인 로마전도 확신은 할 수 없습니다. 상대전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로마와 마지막으로 만났던것은 지단 피구 베컴이 같이 뛰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을 본다면 제가 처음에 잡았던 예상목표를 수정해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리그우승 챔스 4강이상

2월이 시작되는 시점에 9점차라면, 따라잡기 쉬운 점수가 아닙니다. '레알극장'을 썼던 지난 시즌 본격적인 추격전이 시작된 후반기 엘 클라시코때 양팀의 승점차는 4점이었습니다. 4점차도 거의 드라마를 쓰면서 따라잡았었는데 현재의 9점차는 바르셀로나의 전력을 고려해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것은, 잔여 경기 일정이 레알에게 굉장히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레알은 이미 비야레알, 아틀레티코와 두 경기를 모두 치뤘고, 4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세비야,발렌시아,바르셀로나,에스파뇰과는 모두 홈경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레알이 올 시즌 리그 홈경기 전승이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물론 불안요소는 많습니다. 레알은 현재 플랜B가 없어 보이고, 슈스터는 호빙요가 막히고 스나이더가 닌자모드일때 구티를 투입하는것 말고는 할 줄 아는것이 없는것으로 보입니다. 메첼더가 시즌아웃이 될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수비진도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말리의 네이션스컵 조기탈락이 다행스러운 상황이죠. 미드필드 문제와 좌우 불균형을 댓글러들은 많이 이야기 하는데 이건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좌우불균형이야 현재의 레알의 전술상 불가피한 부분이고, 그래서 라모스가 중앙수비가 아닌 풀백으로 뛰어야 하지만 중앙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어쩔수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베컴과는 전혀 다른 선수인 스나이더에게 베컴처럼 뛰어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재미있는 축구를 하며 이겨야 한다는것은 정말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유럽에서 제일 큰 클럽의 감독을 맡아, 재미있는 축구를 하면서 이기라는 특명을 나름대로 잘 수행하고 있는 슈스터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습니다. 그의 능력중에 다른것은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붕괴된 중앙수비진을 데리고 리그 최소 실점 2위를 하고있다는것에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물론 이마저도 슈스터의 능력이 아닌 성 카시야스의 원맨쇼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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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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