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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목요일 5시

데르비를 보고 느낀 몇 가지...

피오호 2008.01.21 11:51 조회 1,757 추천 3

Good Choice, Torres.

토레스를 기용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수비력만큼은 좋은 선수죠. 일반적으로 공격력이 뛰어난 팀들은 그에 걸맞는 사이드 어태커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밀란과 같은 경우를 제외한다면 말이죠. 중앙 미드필더들이 상대의 공격을 사이드로 밀어넣는 것이 수비의 기본적인 전술입니다. 따라서 그 사이드 공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막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죠. 그렇기에 사이드 어태커들에게 보다 다재다능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사이드백에게도 그에 걸맞는 능력을 요구하게 됩니다. 라모스는 사이드백으로서 갖춰야 할 것을 사실상 모두 갖춘 극소수의 선수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반대쪽의 경우는 그렇지 않죠. 마르셀루는 공격적이지만 수비력이 부족하고 에인세는 수비력이 뛰어나고 공격 가담 능력도 그럭저럭 괜찮은 선수지만 부상 중입니다. 마르셀루가 아닌 토레스가 선발로 나왔다는 것은 상대의 공격을 사이드로 몰아넣겠다는 의도이고 막시의 파괴력을 막아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슈스터의 생각이었겠죠. 그리고 토레스는 이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아니 오히려 라모스와 살가도의 오른쪽 사이드 보다 더욱 완벽하게 수행해 냈습니다. 아틀레티코의 캡틴을 필드 밖으로 내쫓았으니까요. 토레스와 같은 카드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에인세의 적지 않은 나이와 잦은 부상을 감안한다면, 공격적인 마르셀루와 언제 센터백으로 투입될 지 모르는 라모스를 생각해본다면 좌우 사이드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부여해 줄 수 있는 토레스는 수비 전술의 완성도를 높여 주는 선수라고 생각됩니다. 그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죠. 카펠로의 선택은 최고였고, 슈스터의 활용 역시 최고입니다. 지금까지는 말이죠. 그가 더 성장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Another Mean of Solid.

EPL의 영향일까요? 아니면 마켈렐레의 후광일까요? 수비형 미드필더는 강인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긴 것은...슈팅을 클리어 하는 것은 下, 돌파를 막아내는 것은 中, 패스를 끊어내는 것은 上. 제가 생각하는 수비의 레벨입니다. 패스를 끊어내면 돌파를 허용할 필요가 없고, 슈팅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적어집니다. 가고의 역할을 바로 이러한 것이죠. 디아라의 역할은 돌파를 막아내고 슈팅을 클리어해 내는 것입니다. 디아라가 수행하는 롤도 중요하고 가고가 수행하는 롤도 중요합니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패스를 끊어낼 수 있는 위치를 잘 찾아내고 그에 걸맞는 활동량을 갖추고 있다면 디아라가 더 중요한 자원이 될테고, 중앙 미드필더들의 수비력이 부족한 대신 수비라인이 견고하다면 가고가 더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의 상태라면 디아라보다는 가고가 보다 더 적절한 선택일까요? 하지만 지금처럼 수비진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상태라면 가고의 수비 형태가 불안할 때도 많습니다.
디아라가 패스를 끊어내고 전진 패스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빠를까요? 가고가 상대에게서 공을 뺏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빠를까요? 현실적으로는 그 둘을 함께 기용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만, 그러기에는 공격적인 면에서의 출혈을 감수해야 합니다. 구티가 꾸준함과 압박에 대한 영리한 대처 능력을 갖춘다거나 스네이더에게 지단의 영혼이 빙의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죠. 슈스터 감독님의 선택은 어떤 것이 될까요?


Don't Believe San Iker.

이케르가 있기에 안심이 된다. 이케르는 일 페노메노. 당신들은 이런 인터뷰를 할 때가 아닙니다. 그를 믿지 마세요. 그를 믿는 순간 당신은 한 골을 헌납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홍명보가 벨마레를 떠나 세레소에 도착했을 때, 세레소의 골키퍼가 했던 인터뷰가 기억이 납니다. '골대 앞에 서면 그의 등번호 20이 그렇게 커보일 수가 없다.' -실제로 홍명보의 합류 이후 세레소의 실점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케르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도록. 당신들이 이케르를 믿는 만큼 이케르도 당신들을 믿습니다. 이케르가 당신들의 믿음에 부응해 주길 원하는 만큼 이케르의 믿음에 답해주세요.


Make the Crack, See the Crack.

Crack의 사전적 의미는 '갈라진 틈'. 상대의 수비 라인에 틈을 만들어내는 능력, 그리고 그러한 틈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를 우리는 Crack이라고 부릅니다. 호나우딩요는 스스로가 Crack을 만들고 동료가 만들어낸 Crack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선수입니다. 지단은 동료가 만들어 낸 Crack뿐 아니라 우연히 생긴 아주 작은 Crack을 거대한 Crack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던 선수죠.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는 Crack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라울, 반니스텔로이, 호빙요, 로벤, 이과인 같은 선수들 말이죠.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놓은 Crack을 볼 수 있는 선수는 구티밖에 없습니다. 구티가 미치는 날에는 지단을 능가할지도 모른다. 라는 말이 나온 이유는 Crack을 발견해내는 능력에서만큼은 오히려 지단보다 더 뛰어났고, 미세한 Crack에 대한 대처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죠. 지단은 작지만 치명적인, 하지만 그만큼 위험부담이 있는 Crack보다는 보다 안정적인 Crack을 선택하는 선수였고 구티는 언제나 모험을 즐기고 그것이 성공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은 찰나이고 순간적인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언제나 최고의 컨디션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컨디션이 언제나 최고일 수는 없기에 지단은 자신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 선택지를 넓히지만 구티는 고집스러운 선수입니다. 그것이 지금의 구티를 만들었겠지만 말이죠.
호빙요에게 구티가 가진 시야의 절반만이라도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네이더에게 그러한 능력이 부여된다면? Crack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서만큼은 우리의 포워드 자원들은 바르셀로나의 포워드들보다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러한 Crack을 볼 수 있는 능력은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뛰어나죠. 그것이 그들의 공격이 화려하면서도 치명적인 공격이 되도록 하는 것이죠. 그들은 아주 작은 틈으로 공격을 합니다. 포워드들은 많이 움직일 필요 없이 주는 것을 받아 넣으면 되는 상황을 만들어가죠. 반면 우리는 쉬지 않고 움직여 공간을 만들어내지만 그것이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공간을 90분 동안 끊임없이 창출해내고 있고, 그 수많은 공간을 단 한번만 동료가 발견하고 패스를 넣어준다면 어김없이 골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이 3R의 능력에 의존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죠. 그들이 그만큼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수많은 찬스 가운데 한번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우겨넣기라던가 능력치 슛이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선수들에게 Crack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조금씩 더 생겨난다면 어떻게 될지 한번 상상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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