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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 리그의 진수 (54) 라울의 진가

조용조용 2007.10.26 13:11 조회 2,293 추천 6
음; 예전에 이 칼럼 번역해서 올렸더니 다른데서 보셨다고 해서 좌절했는데 ㅠㅠ
이번에도 그러면 울꺼에요 ㅠㅠ
일본 칼럼니스트가 연재하는 '챔피언스 리그의 진수'라는 칼럼이 있는데 이번호가 라울 얘기라 급흥분!
중간에 델 피에로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나쁜 의도로 비교한 건 아닌 것 같으니 이해해주시길 ^^
저도 알레 좋아해요~ ^^

챔피언스 리그의 진수 (54) 라울의 진가
by 스기야마 시게키
번역 레알매니아 조용조용

1977년 6월 27일생 30살. 라울은 바로 4개월전까지 20대였다. 이 사실을 듣고 놀라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라울이 처음 챔피언스 리그의 무대를 밟은 것은 95/96 시즌. 무려 12시즌 전이다. 당시 라울은 18세였다. 그 이후 거의 매시즌 풀출장. 통산 출전 경기수 112는 챔피언스 리그 최다 출장 기록이다. 현재에도 매경기 출장할 때마다 기록을 갱신하는 그야말로 베테랑 중 베테랑이면서도 나이는 고작 서른.

나는 2, 3년전 라울의 움직임을 보고 라울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는가. 끝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날카로움, 스피드는 볼 때마다 떨어지고 있었다. 당시 27, 28살이라는 젊은 나이였는데도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맞은 선수처럼 나이들어 보였다. 당시 그의 나이를 듣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라울이 불세출의 간판선수가 아니었다면 그 시점에서 방출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현재, 라울에게 그런 안타까운 시선을 보낼 필요는 없다. 30살이 된 현재의 모습이 2,3년 전의 움직임보다 확연히 낫다. 날카로움이 살아있고 보유한 기술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요즘 라울을 보면 마치 나이를 파악할 수 없는 선수처럼 보인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체형을 들 수 있다. 데뷔 당시와 12년 후인 지금, 이렇게나 체형에 거의 변화가 없는 선수는 정말 드물다. 축구 소년같은 분위기는 아직도 선연하다. 한마디로 아저씨같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델 피에로와 비교하면 더 이해하기가 쉽다. 델 피에로는 라울보다 세 살 많지만 챔피언스 리그 데뷔는 라울과 같은 95/96 시즌이었다. 이탈리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신성 델 피에로는 그 시즌 21살의 젊은 나이로 유럽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델 피에로와 스페인의 라울은 양 국가의 기대주이자 신성으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였다.

그리고 델 피에로 역시 27, 28살이 되자 하락세가 찾아왔다. 어느덧 체형은 데뷔 당시와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체형만 보아도 하락세가 눈에 띌 정도가 되었다. 물론 델 피에로는 그 후에도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그의 전성기를 아는 사람에게는 예전과는 달리 둥그스름하게 살이 오른 등이 안쓰러워보기기 짝이 없다. 이런 모습에서 라울이 얼마나 독특한 선수인지가 더욱 잘 드러난다.

플레이의 특성면에서도 라울과 비교할만한 선수를 찾기가 어렵다. 라울은 챔피언스 리그 출장 회수도 1위일 뿐더러 통산 득점 랭킹도 1위이다. 112 경기 출전에 56골을 기록하고 있다.

53골로 2위를 달리고 있는 반 니스텔루이는 정통파 스트라이커. 3위인 쉐브첸코(46골), 4위인 앙리(43골) 역시 스트라이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전형적인 골게터다. 라울과는 유형이 다르다.

라울과 비슷한 선수를 굳이 꼽으라면, 다시 한 번 73경기에 출전하여 37골(6위)을 기록중인 델 피에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두 선수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기교파 세컨드 스트라이커라고 할 수 있다. 델 피에로는 3-4-1-2 전술에서는 투톱 아래에서 뛰는 경우도 있었지만, 4-4-2에서는 투톱 중의 한자리나 오른쪽 절반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즉 활용도가 높은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라울에게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능력이 있다. 4-2-3-1의 포진이라면 원톱은 물론 '3'의 좌우에서 윙과 같은 플레이도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골문 앞으로 뛰어들어간다. 헤딩골도 심심치 않게 넣는다.

패서 타입인 델 피에로에 비하면 유동적인 플레이가 눈에 띈다. 움직이면서 득점 기회를 노리는 것이 라울. 장기인 킥을 사용하여 득점을 노리는 것이 델 피에로.

양 선수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신장이다. 델 피에로가 173cm, 라울은 181cm.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8cm나 차이가 난다. 라울을 직접 본 사람들이 새삼스럽게 놀라는 것도 그의 키다. 

소위 일본에서 말하는 대형(장신) FW다. 키도 크면서 기술도 갖춘 기교파 선수인 셈이 된다. 이것이 라울의 독특한 점이다. 델 피에로는 일본에도 있을 법한 유형이지만 라울과 같은 선수는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드문 존재다. 게다가 통산 득점왕인 동시에 가장 수명이 긴 선수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라울이 '상'을 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 라울처럼 물흐르는 듯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보다 좀 더 눈에 띄기 쉬운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평가를 내리기 쉽다. 통산 성적이 1위이면서도 유럽 올해의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 적이 없다. 가장 가능성이 높았던 2001년조차 오웬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활기를 찾은 라울이 반 니스텔루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상대편 골문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축구계의 맹점이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어느 누구와도 다른 타입. 바로 그것이 라울의 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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