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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르 카시야스의 갈락티코스의 일상 19회

하루 2007.06.21 22:56 조회 1,879 추천 4

                                                                        지금은 우승을 확신한다





라싱전 후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시간이 걸렸다

여러분 오랜만이예요!!! 칼럼을 쓰는건 약 두 달만이네요(지난 회 휴식). 그렇지만 잠시 시간을 둔 덕분에 이번엔 여러분들께 즐거운 화제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요,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 가능성이, 드디어 현실성을 띄기 시작한 거예요!!!

두 달 전 25R가 끝났을 때 레알 마드리드는 4위로 선두 바르샤에 6점 뒤지고 있었지만, 32R가 끝난 지금의 순위는 3위. 게다가 여섯 경기를 남겨 둔 시점에서 선두 바르샤와의 승점차는 2점, 2위 세비야와는 1점 차이. 최고의 포지션에 자리잡고 있는 거지요.

이번 시즌엔 개막 이후부터 정말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였던데다, 피치 바깥에서도 소동이 끊이질 않아서 지금의 순위표를 보고 놀라는 팬들이 혹시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저 스스로는 26R 클라시코(바르셀로나전 / 누 캄프)에서 무승부를 기록(3 : 3)하고 나서, '할 수 있다!' 고 진심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클라시코에서와 같은 경기를 계속하면, 역전 우승도 가능하다고요.

그리고 지금은 기쁘게도 '왕좌탈환' 에 불타고 있는 우리들을 클럽에서도 확실히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클라시코가 막 끝났을 때의 일인데요, 클럽에서 팬들의 성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거든요. 선수와 팬이 하나가 되어 싸우면, 목표는 반드시 달성할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선수들이 출연하는 프로모션 비디오를 제작해 주었어요. 이 비디오는 레알 마드리드 TV에서 매일 방송중이고, 홈 게임이 있는 날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대형 스크린에서도 공개되고 있지요.

그렇지만 어떤 때나 만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라, '팀의 부진을 감추기 위해 기획된 캠페인은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팬들에게 꿈을 싸구려로 파는 짓 따위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우승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번 캠페인에 참가한 겁니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 최상의 컨디션으로, 22R 이후 이어진 열 한 번의 경기에서 단 한 번 밖에 지지 않았어요(30R 라싱 산탄데르전 / 전적은 6승 4무 1패). 그 라싱전도 심판의 오심에 의한 패배- 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 였다구요(편집부 주/ 레알 마드리드는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73분과 90분, 라싱 산탄데르에 주어진 PK에 역전패를 당했다).

라싱전이 끝난 후 라커룸에는 분노가 가득했어요. 모두들 패배의 억울함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 지 모를 기분이었지요. 크게 소리를 지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바닥을 굴러다니는 페트병을 닥치는대로 밟아버리는 선수도 있고...... 저도 그 날은 정말이지,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어요.

뭐어. 이렇게 경기 맨 마지막에 승리를 놓치고 만 점에서는 클라시코와 마찬가지였고, 그 시합 이후에도 라커룸 분위기는 침울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을 때 즈음 어디선지 모르게


"우리는 오늘 누 캄프에서 바르샤를 아슬아슬하게 잡을 뻔 했어."

"우리들만의 축구를 하면 이렇게 멋진 시합을 만들 수 있다구."

"그렇게 많은 승점을 놓치고도 아직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는 걸 보면, 우리가 우승하는건 어쩌면 하늘의 뜻인지도 몰라!"


등등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답니다. 거기에 맞춰 모두들 '맞아, 맞아' 하는 느낌으로 들떠서, 잠깐 사이에 우승을 다짐하는 분위기가 됐지요.

리가 우승을 향한 좋은 소식은 이것 말고도 있어요. 시싱요, 데이빗(베컴), 호베르투(카를로스), 레예스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해 전력이 정비됐거든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게 된 데이빗과 호베르투는 리가 우승을 마지막 기념 선물로 가져가기 위해 상당히 의욕에 차 있고, 저로서도 두 사람이 떠나는게 슬프지만 그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위해서도 어떻게든 타이틀을 차지하려는 마음이예요.





신들린 메시는 나로서도 막을 수 없었다
자, 클라시코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요. 시합은 이기지 못했지만, 저는 그 날 친우이자 천적이기도 한 사무(에투)와의 대결에서 승리했습니다.

모두들 알다시피 사무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치뤄진 클라시코(7R)에 부상으로 결장했잖아요? 그래서 누 캄프에서의 일전이 이번 시즌 첫 대결이었는데요, 그날 저는 사무를 상대로는 신기할 정도로 잘 막았어요. 시작 직후 15분간 세 번의 슈팅을 당했는데도, 한 골도 내주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지금이니까 말이지만, 레이카르트 감독의 지휘도 제게는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반 종료 직전에 올리게르가 퇴장당해 생긴 수비진의 구멍을 메꾸기 위해 사무를 벤치로 불러들였거든요(실빙요와 교체). 하프타임이 끝나고 피치에 사무의 모습이 없다는걸 알았을 때, 저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니까요(웃음).

그렇지만 그 시합에서 저는 또 새로운 적을 만들고 말았어요. 말할 것도 없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레오(메시)죠. 그 날 레오의 플레이에는 정말로 신이 들려 있어서, 저로서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속도를 내 돌파한 이후 왼쪽 발로 때린 세번째 골은 호쾌함 그 자체였지요.

클라시코에서의 해트트릭과 헤타페전(코파 델 레이 준결승 1차전)에서 보인 다섯 명을 차례로 제친 후 기록한 골. 최근의 레오는 정말로 엄청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플레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이 녀석은 엄청난 선수가 되겠군' 하는 확신이 있었는데, 그대로 됐네요.

 참, 화제를 바꿔볼까요. 저는 최근에 라울과 함께 클럽이 설립한 재단의 친선대사로 임명됐어요. 이 재단은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이나 아이들에게 스포츠를 통해 사회참여의 기회를 주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는데요, 취임 회견에서 칼데론 회장에게


"라울과 이케르는 오늘부터 한 해 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클럽 이념을 상징하는 존재가 됩니다"


라는 말을 듣고는 새삼 그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느끼고 어울리지 않게 긴장해버리고 말았어요. 덕분에 인사를 할 때도 '막중한 책임' 이라는 말을 연발해서 몰려든 기자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웃음). 그렇지만 이렇게 '막중한 책임' 을 진 자리에 임명된 것은 큰 영광이니, 작게나마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출장 경력을 많이 쌓는 것 보다 국제대회 타이틀을 얻고 싶다
좀 오래된 이야기긴 한데, 3월 하순에는 스페인 대표로서 무척 중요한 시합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물론 알고 있겠죠? 그래요, 유로 예선 덴마크전(3월 24일)과 아이슬란드전(3월 28일)말예요. 스페인이 본선에 출장하기 위해서는 '연승'이 절대조건이었습니다만, 결과는 알고 계신 대로. 우리는 덴마크를 2 : 1로, 아이슬란드를 1 : 0으로 꺾어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몇 달 전 이 칼럼에서 '스페인은 꼭 유로 본선에 진출한다' 고 여러분께 약속했던걸 기억하고 있나요? 이번에 덴마크,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연승을 거둔 덕분에 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죠(편집부 주/ 3월의 연승으로 스페인은 F조 3위로 부상. 2위 스웨덴과의 승점차는 3점).

어느쪽의 승리나 가치있는 것이었지만, 특히 덴마크전은 만원 관중이 들어찬 '우리 집(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에서 치뤄진 터라 제게는 잊을 수 없는 시합이 되었습니다.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승리할 수 있었어요.

스페인 국가대표팀에 최근 라울이 소집되지 않는 바람에 제가 주장 완장을 찰 기회가 늘어났는데요, 최근 어느 기자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리더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자각이 있습니까?"


물론 대표팀 캡틴으로 임명된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리더로서 아직 저는 너무 젊다고 생각해요. 우연찮게 대표팀 경력이 가장 많다는 이유로 주장 완장을 차고는 있지만 지금의 스페인 대표팀에는 푸욜, 알벨다, 샤비, 모리엔테스 등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도 있는데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가 리더로 나서는 것보다는 모두가 협력해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튼 이런 질문을 받으면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른다는걸 아프도록 느끼게 됩니다. 대표팀에 발탁된지 정말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이슬란드전(카시야스의 국가대표팀 68번째 경기) 이후 제 대표팀 경력이 아르코나다의 기록과 같다는 사실을 기자가 제게 가르쳐줬거든요. 아르코나다는 70년대에서 80년대에 걸쳐 레알 소시에다드의 골 마우스에 군림했던, 스페인의 전설적인 골키퍼예요. 그런 위대한 선수의 기록과 25세인 저의 기록이 같다니......

그 기자는 제게, 제 기록이 역대 7위이며 6월에 치뤄질 라트비아전(유로 예선)이 끝나면 부트라게뇨의 기록(69경기)과 같아진다고 말해줬어요. 그렇지만 이런 기록을 달성해도 스스로는 크게 느끼지 못하는게 솔직한 기분이예요.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아직 젊고 아직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전력을 다해 플레이하는 것 말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까요. 현역에서 은퇴한 후라면 그때까지 스스로가 쌓아 온 것들을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게 되겠지만 지금은 아직 그럴 여유는 없네요.

수비사레타의 최다출장기록(126경기)을 갱신하는 것도 꿈은 아니라고 언론은 말하지만, 저는 이제 겨우 그 절반을 넘어선 참이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이른 예측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가장 큰 목표는 그런 개인 기록을 달성하는 것보다 월드컵이나 유로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니까요. 역시 축구선수에게는 대표팀 타이틀보다 더 좋은 것은 없어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내년 유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출전할 생각이니까, 모두들 계속해서 응원 잘 부탁해요.

 

 

World Soccer Digest No.224
translation by harusion
20070621





얘도 뒷북 해석인데... 시험기간이 겹쳤던지라 ^^;
카샤의 예감대로 우승했네요. 알라 마드리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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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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