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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호베르투 카를로스

하루 2007.05.17 22:19 조회 2,320 추천 21
+지지난호 월드사커다이제스트에 실린 카를옹 인터뷰입니다. 그간 시간이 안 나서 묵혀뒀다가 오늘 해석해서 레매에도 올려봐요 ^^; 시간이 좀 지나서 보니 지금 상황과는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Roberto Carlos


남기는 말

 

 

 

챔피언스리그 탈락이 결정된 후, 호베르투 카를로스는 미디어를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생각임을 밝혔다.
대체 무엇이 그런 결정을 내리게 했는지, 그 가슴 속에서 오간 생각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재적연수 11년의 공로자가, 클럽에 남기는 말은...

 

 

 
레알 마드리드는 위대한 클럽. 과도기를 겪고 있지만, 무적의 시대가 다시 온다
월드 사커 다이제스트(이하 월드): 놀랐어, 호베르투! 결국 레알 마드리드에서 떠날 결심을 했다면서? (편집부 주/ 3월 9일자 마르카에서 호베르투 카를로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이 인터뷰는 그 직후에 행해졌다)
호베르투 카를로스(이하 카를): 그래, 내 시대는 이미 끝났어(웃음). 아니, 농담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에는 끝이라는게 있는 법이잖아. 물론 고통스러운 결단이었지만, 내가 팀을 떠나 줘야 마르셀로나 미겔 토레스의 출장 기회도 늘어나고, 그 애들의 성장과 팀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도 클럽에 도움이 될 거고. 그렇지만 머리로는 이렇게 생각해도 실제로 팀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역시 슬프지. 마드리드에서 보낸 지난 11년간은 정말로 좋은 추억으로 가득해. 돌아보면 다 셀 수 없을 만큼 타이틀을 손에 넣었지. 솔직히 말하자면, 이 곳에서 커리어를 끝내고 싶었어. 클럽과는 구두로 2년간 계약 연장에 합의한 상태고.


월드: 다음 시즌 이후의 구체적 계획은 있어? 지코가 이끄는 페네르바체(터키)나, 카타르 쪽에서도 즉시 영입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카를: 확실히 오퍼는 몇 개인가 들어온 것 같아. 그렇지만 어디로 갈 것인지는 아직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어. 다만, 더이상 리가에서 뛰는 일은 없겠지. 유럽에 남는다면 스페인 이외의 나라로 갈 거야. 스스로는 앞으로 2, 3년간은 탑 레벨에서 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 그 후에 브라질로 돌아가 또 2년 정도 현역에서 뛰는 것이 이상적. 이렇게 말은 해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나도 모르지. 가족과도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봐야 하고.


월드: 전에는 프리미어리그에 흥미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
카를: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어. 겨우 한 시즌 뿐이었지만 이탈리아의 축구는 인테르에서 경험한 적이 있고(95/96).


월드: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시즌도 마침내 종반을 맞이하고 있는데, 돌이켜 본 감상은?
카를: 그렇게 훌륭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 챔피언스리그는 16강에서 탈락. 리가에서도 안정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다만, 다행스럽게도 리가는 뚜렷한 우승 후보가 없는 혼전양상이라 레알 마드리드에도 타이틀을 향한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27R가 끝난 현재, 선두 바르셀로나와 승점 5점 차 3위). 남은 시합에서 전부 승리할 각오로, 어떻게든 역전 우승을 이뤘으면 해.


월드: 지금의 팀 상태로 보아 '전승' 은 달성하기 힘든 미션이 아닐까? 그건 그렇고, 언제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톱니바퀴는 어긋나기 시작한 걸까. 11년차 호베르투라면 알고 있겠지?
카를: 톱니바퀴가 어긋난게 아냐. 말하자면, 이게 팀의 사이클이라는거지. 어떤 강호든 항상 승리할 수만은 없어. 호조의 첼시, 세비야, 리옹 등이 그 사이클의 절정이라면,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는 과도기, 즉 세대교체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중인거야. 세 시즌이나 무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다음 세대로의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일 뿐. '그 시기가 너무 길다' 고 느끼는 사람들은 몇 년 전의 바르샤를 떠올려 봐. 그들은 5년 동안이나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어. 그런 팀이, 지난 시즌엔 챔피언스리그와 리가 2연패를 이뤘잖아.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야. 유베, 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그들도 시대와 함께 적잖이 부침을 거듭하고 있지.


월드: 레알 마드리드가 부상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거야?
카를: 물론.


월드: 그렇지만, 거기에 호베르투는 없을지도 모르겠군.
카를: 어쩔 수 없지.


월드: 강했던 시절이 그리워?
카를: 뭐어. 타이틀이라는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한 팀에밖에 주어지지 않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의미가 있고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것이지. 나는 레알 마드리드에 있는 동안 챔피언스리그라는 최고의 타이틀을 세 번이나 손에 넣었어. 맨 처음은 암스테르담(97/98)에서, 다음은 파리(99/00), 마지막은 글래스고(01/02). 상상이 돼? 다섯 시즌 동안 세 번이나 빅 이어를 든 거야. 이것이 얼마나 어렵고 위대한 일인지 이해할 수 있겠어? 그래, 레알 마드리드는 위대한 클럽이야.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무적의 시대' 는 틀림없이 와. 하루라도 빨리 그렇게 되기를 바래. 어쨌든 마드리디스모(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성격이 급하니까(웃음).


월드: 젊은 선수들을 보며 처음 이 곳에 왔을 때의 자신을 떠올리기도 해?
카를: 그런 일은 잘 없지. 10년 전에 이 곳에 왔으니...... 23세인가. 딱 호빙요나 세르히오 라모스의 연배인 셈이네. 믿기지가 않아. 라울이나 구티도 좀 더 어렸지만, 그때는 나도 팀에서 젊은 축에 속했지. 그런데 지금은 제일 나이가 많아. 시간의 흐름은 진짜, 무섭네(웃음).





어떤 스타 선수도 한 곳에 계속 머물 수는 없다, 반드시 끝이 오는 법
월드: 화제를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 보지. 최근 부진의 원인을 아까 호베르투가 말한 '팀의 사이클' 이외의 부분에서 찾는다면 무엇일까?
카를: 프론트의 혼란이지. 델 보스케 감독이 떠난 후부터 소란이 시작됐어(03년 6월). 그 후 퀘이로스, 카마쵸, 레몬, 룩셈부르고, 로페스 카로, 카펠로 등, 정권 교체가 줄을 이었지. 겨우 몇 년 사이에 저렇게 줄줄이 감독이 바뀌는건 정상이 아니잖아. 이래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밀고 나가기가 불가능하고, 선수들도 피치에서 플레이에 집중할 수 없어. 레알 마드리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아스날을 배워야 해. 퍼거슨이나 웽거는 클럽의 큰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팀을 지휘하고 있어(퍼거슨은 올 시즌까지 21년째, 웽거는 11년째). 그들은 만약 타이틀을 놓치거나, 혹은 부진한 시즌을 보내더라도 그렇게 간단히 목이 잘리지 않아. 본인도 그걸 알기 때문에 차분히 자기 일을 잘 해낼 수 있지. 레알 마드리드는 가혹해. 감독만이 아니라 스포츠 디렉터도 언제든 해임될 수 있지. 발다노, 부트라게뇨, 사키, 프롤로, 미야토비치. 이런 상태로는 '타이틀을 향해 팀을 하나로-' 따위 될 리가 없잖아.


월드: 이번에는 호베르투에 관한 질문을 할게. 이건 개인적인 인상인데, 지단이 빠진 후로는 호베르투의 오버래핑이 줄었다고 느끼는건 기분 탓인가?
카를: 아냐, 정답이야. 솔직히 말해 지주의 은퇴는 무척 괴로워. 나와 지주는 두 사람의 콤비네이션으로 왼쪽 사이드를 마음껏 지배해왔어. 내가 라인을 따라 뛰어올라가면 거기엔 항상 지주가 있었지. 그러니 나는 볼을 그에게 맡기고 전방으로 치고 들어가면 그만이었어. 내게 돌아오는 볼은 언제나 완벽했으니까. 나의 스피드와 왼발 킥. 거기에 지주의 마법이 녹아들어 정말로 재미있는 사이드 공격을 진행할 수 있었어. 물론 지금도 왼쪽 사이드에는 나를 서포트해주는 선수가 있지. 그렇지만 역시, 지주만은 못하니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월드: '해임해야 한다' 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카펠로 감독에 대한 인상은?
카를: 규율을 중시하는 완벽주의자지만, 스펙터클한 축구를 싫어하는 것은 아냐. 우수한 지도자라는 점은 틀림없고, 어느쪽이냐고 묻는다면 좋은 인상이라고 말할거야. 애초에 그는 레알 마드리드 말고도 밀란, 로마, 유베에서도 타이틀을 차지했던 감독이야. 그런 위대한 인물을 부정할 수는 없잖아.


월드: 1월에는 호나우두가 밀란으로 이적했고, 시즌이 끝나면 베컴이 팀을 떠나게 되지(LA 갤럭시). 이렇게 베테랑들을 하나씩 잘라내는 프론트의 방식을 어떻게 생각해?
카를: 두 사람 다 클럽의 프로젝트에 들어있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지. 아까 말했듯이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 다시 태어나고 있는 중이야. 그걸 고려한 결정이니까 역시 존중하지 않을 수 없어. 어떤 스타 선수도 한 곳에서 계속 플레이할 수는 없는 법이야.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찾아오니까.


월드: 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과 유럽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만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카를: 리가 우승을 위한 최대의 비결은 홈에서도 어웨이에서도 안정된 플레이를 보이는 것, 이게 제일이라고 생각해. 반대로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상황에 적절히 대처해 전략을 바꾸는 지혜와 유연성이 필요하지.


월드: 바이에른전(결승 토너먼트 1회전)의 패인은 대체 뭘까?
카를: 아까 내가 말한 바로 그 부분이야. 적지에서 기록한 2차전 결과(1 : 2)에 분통을 터뜨리기 전에, 우린 1차전의 전술을 반성하지 않으면 안돼. 3 : 2로 이기긴 했지만 홈에서 두 골이나 내주면 안되지. 2차전을 우위로 시작하기 위해선 무승부로 끝내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에 골을 내주면 안돼. 그 원칙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말았던 거야. 확실히 2차전에서 시작 직후에 선제골을 내준 것은 내 실수가 원인이지. 거기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지금도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야. 그렇지만 만약 1차전에서 실점을 하나라도 더 줄였다면, 우린 좀 더 편하게 싸울 수 있었을거야(두 시합 합계 4 : 4. 어웨이골 원칙에 따라 바이에른 뮌헨이 준준결승에 진출).





1인자 자리는 아직 포기할 수 없다. 후계자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은퇴한 후에
월드: 레알 마드리드에는 호베르투의 후계자로 일컬어지는 왼쪽 사이드백이 두 사람 있지. 물론 마르셀로와 미겔 토레스 이야긴데, 그들이 정말로 네 뒤를 이을 수 있을까?
카를: 걱정하지 않아. 두 사람 모두 큰 가능성을 갖춘 재능들이니까. 마르셀로는 이미 브라질 대표팀에 데뷔한 실력자야. 스피드와 테크닉을 갖추었고 공격을 좋아한다는 점이 나랑 닮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 그렇지만 왼발 킥의 파워는 나만큼 강렬하지 못하니까, 골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웃음). 미겔 토레스는 올 시즌의 가장 큰 놀라움이라고 말해도 좋을 선수. 무엇보다 몇 달 전에는 아무도 몰랐었으니까.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확실한 자기주장이 있고, 갑작스러운 발탁에도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플레이해. 양쪽 발 모두 재주 좋게 쓸 수 있고, 오른쪽 사이드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 중 하나. 크로스의 정확성도 좋고.


월드: 레알 마드리드 말고, 호베르투가 좋아하는 팀을 꼽자면?
카를: 리가에서는 세비야의 축구를 좋아해. 실력있는 선수들이 많고, 조직의 완성도도 높지. 후안데 라모스 감독이 정말 좋은 팀을 만들었다고 생각해. 유럽 전체에서 따지자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가 보고 있으면 재미있어. 어쨌든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플레이에는 소름이 돋을 정도야.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테크닉을 발휘한다 싶으면 곧 화려하게 슈팅해 가볍게 네트를 흔들어버리지. 지금 그가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틀림없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해.


월드: 그러면,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베스트 게임은?
카를: 우웅, 역시 처음 빅 이어를 손에 들었던 98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일까. 그래, 미야토비치가 결승골을 넣어 당시 무적을 자랑하던 유벤투스를 꺾었던 경기 말야. 내 슈팅이 막혀 흘러나온 볼을 미야토비치가 밀어넣던 장면도 기억나지만, 시합 후 마드리드의 공항에 도착했을때의 광경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마치 달에서 귀환한 우주비행사를 맞이하듯 엄청난 팬들이 박수갈채로 우리의 개선을 축하해 주었지.


월드: 2002년 월드컵에서 우승했을때도 그 비슷한 상황 아니었어?
카를: 아아, 브라질 서포터의 열광도 엄청났지. 브라질 대표 커리어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그 한일월드컵 우승이었어.


월드: 클럽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커다란 영광을 손에 넣어 온 호베르투. 그런 '위대한 전임자' 의 뒤를 이을만한 왼쪽 사이드백이 나타났다고 생각해?
카를: 어려운 질문이로군. 좋은 사이드백은 얼마든지 있지만,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영역에 도전한다는건 보통 일이 아니라고(웃음). 아, 농담이야 농담이야. 흐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선수는 리옹의 아비달. 공격적이고 득점력도 있고, 또한 수비도 확실히 해내지. 다만 파워와 스피드가 조금 부족한지도. 그렇게 따지면 역시 마르셀로가 나의 정통 후계자가 되겠지. 실제 클럽에서도 대표팀에서도 내 뒤를 쫓아오고 있고. 그래그래, 오른쪽 사이드에도 엄청난 유망주가 있어. 세비야의 다니엘 알베스 말이야. 그는 사이드백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을 높은 수준으로 갖추었지. 스피드가 있고, 수비도 잘하고, 득점력도 있어. 이후의 성장에 따라서 카푸를 능가할만한 거물이 될지도 모르지. 뭐어, 아직 잠시동안은 왼쪽 사이드백 1인자는 호베르투 카를로스로 좋지 않을까? 후계자 이야기는 내가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 하라고(웃음).


World Soccer Digest No.241
translation by harusion
200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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