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렷 리뷰]발렌시아전 리뷰
라싱 산탄데르 전에서의 패배, 그 것이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력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물론 올 시즌 내내 공격 축구의 대명사이 레알 마드리드에게 골 결정력의 부재라는 이름표가 다시 선명하게 드러나긴 했지만 골을 넣기 이전의 모든 전개 과정은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것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에게 발렌시아는 단순한 3점을 얻기 위한 상대가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를 바짝 따라오는 바로 뒷 주자이며 이 발렌시아 전의 승리는 발렌시아라는 거대한 디딤돌을 밟고 더 높은 곳으로 도움닫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이었다.
수비의 숫자는 전혀 바뀐 적이 없었다. 이번 시즌의 다른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수비수 4명에 더블 피보테 기용을 하였다. 카펠로가 부임했을 때 수비적인 축구를 할 것이라는 말은 바로 오늘 경기의 모습이었다. 잘 굳어진 단단한 콘크리트 기반처럼 오늘 경기에 마드리드 수비진은 완벽하게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등의 강력하고 위협적인 존재들을 상대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매우 긍정적이며 이 것이 바로 카펠로의 마드리드의 기반이라는 점이기에 카펠로의 전술의 효과와 결과물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공격 시에 양 윙백 중 왼쪽의 젊은 토레스가 더 많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여하였으나 오른쪽의 살가도는 토레스에 비해 상당히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양상으로 인해서 항시 3명의 수비수가 있기 때문에 수비의 안정감은 더욱더 강해졌다. 칸나바로는 일대일 찬스에서 상대를 효율적으로 제압하면서 시간을 끌었고 동료들의 도움을 기다리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였다. 라모스도 이전에 비해 훨씬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하였으나 패스 때 조금 더 침착하게 시야를 넓히는 것이 요구된다. 수비는 농구의 일대일이 아니며 선수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수비진이라는 집합의 힘이 요구된다. 협동과 압박이 키워드이다. 오늘 레알 마드리드 수비는 그러한 수비의 정석을 보여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중앙에서 디아라와 가고의 중앙 라인은 마드리드가 경기를 장악하는데 가장 큰 일조를 하였다. 디아라와 가고가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발렌시아는 중앙에서 공을 많이 인터셉트 당하였고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는 인터셉트로 인해 많은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농구에는 리바운드가 있어 다시 공격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면 축구에는 중앙 장악으로 공격의 기회를 다시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을 장악하는 자가 경기를 장악한다는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플레이었다. 수비와 중앙 모두에서 오늘 공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압박은 상당히 완벽하게 진행되었고 효율적이었으며 타이밍도 적절하였다. 강한 압박으로 상대는 쉽게 공격작업을 해나가지 못했고 그 것이 오늘 경기를 보는 마드리드 팬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주는 원인이 되었다.
오늘 미드필더 진에서 공격 작업을 해나갈 때 상당한 안정감을 가지고 침착하게 여유있게 하다보니 좋은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올 시즌을 통틀어서 이렇게 패스워크가 잘 맞는 경기는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말하는 패스워크의 정의는 그냥 공이 선수들에게 끊기지 않고 연결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동료의 스피드를 살리면서 줄 수 있는 패스, 좀더 컨트롤 하기 쉽게 가는 패스등을 말하는 것인데 이러한 면에서 올 시즌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준 마드리드가 오늘 경기에서는 상당히 개선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첫번째 루드의 골은 저승사자 마드리드, 엘레강스한 마드리드의 모습 그 자체였다. 아름다움과 세련됨의 극치라고 나는 평하고 싶다. 살가도가 루드에게 굵은 선의 패스를 하고 루드가 투박하게 이과인에게 떨궈준 볼을 이과인이 디아라에게, 다시 디아라가 이과인에게 공을 다시 받은 이과인이 호빙요에게 호빙요의 센스있는 백패스를 가고가 받아서 빈 공간에 공을 그려 넣으면서 토레스가 쇄도해와 크로스를 올리고 다시 그 공이 루드의 오른발에 강타 되면서 멋진 발리 슛이 되었다. 뭐랄까? 마치 화가가 크게 스케치를 연필로 하고 조금씩 디테일하게 붓터치를 하여 만들어지는 한 명작의 과정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축구를 보고도 카펠로 마드리드가 재미없다고 한다면 그 말을 한 사람이 만족할만한 이 세상에는 재밌는 축구가 절대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오늘 경기에서 눈여겨보아 할 것은 바로 팀이 운동장을 매우 넓게 썼다는 것이다. 양날개의 선수들은 널찍이 펼쳐주었고 운동장 구석구석을 아끼지 않고 이용하였다. 그리고 여유있게 조율을 했다는 점이다. 공을 돌리는 것은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 아니다. 이 것은 두가지 중요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계속 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둘째는 초조해지고 공의 소유권을 빼앗아 오고 싶은 상대의 플레이로 빈틈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이런 플레이가 적었는데 오늘 경기에서 발렌시아라는 큰 팀을 상대로, 또 바로 뒤에 붙어있는 라이벌을 상대로 여유를 가지고 경기를 조율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플레이를 해나갔다는 것이 상당히 큰 성과이다. 이 것은 선수들이 집중하고 있으며 어떠한 상황과 상대도 두려워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에 대해서 말해본다면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다들 좋은 플레이를 해주었다. 우선 균형 있는 윙 포워드들의 플레이가 참 좋았다.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의존하지 않고 플레이 한다는 것은 상대에게는 골치가 아픈 일이며 팀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것이다. 이과인의 플레이 스타일이 이전과는 조금 변한 것 같다. 좀더 밑으로 내려가서 공을 받아오며 자신이 결정 짓는 역할 보다는 도와주는 패서의 모습을 선택한 듯하다. 예전에는 좀처럼 하지 않던 롱 크로스등을 하면서 자신이 공만 가지고 드리블하는 제한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상대하게 인식 시키며 수비하기 쉽지 않은 존재로 거듭났다. 호빙요는 토레스라는 걸출한 윙백의 존재로 인해서 아주 윙보다는 중앙쪽으로 들어올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무리한 돌파보다는 팀원을 이용하는 지능적이고 협동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그가 헤타페 전에서 개인기를 부려 골을 넣은 메시가 될 필요는 없다. 선수는 팀을 빛내기 위해 존재하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반 니스텔루이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으면 오늘 경기의 수훈 갑을 무시하는 태도임이 분명하다. 루드는 중앙에서 제한 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양 사이드를 이용하여 중앙에 공백을 만들어 제 2선에서의 침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포스트 플레이를 하였다.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바로 그의 볼키핑력이었다. 원 포지션으로 돌아온 라울이 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비록 오늘 득점에는 실패 했지만 동선이 상당히 좋아 골을 넣지 못한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그리고 루드는 오늘 이전과는 다르게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골을 노리는 진정한 골게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시 돌아온 레알 마드리드가 쫓아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불운의 모리엔테스의 골은 어찌보면 충분히 막았을 수도 있는 골이었다. 오른쪽사이드로 파고드는 호아킨, 그를 뒤에서 쫓아가는 토레스, 호아킨 앞에 있었던 라모스. 이 둘이 잘 협동했다면 호아킨의 크로스를 원천봉쇄 할 수 있었고 크로스를 올릴 당시 5대 4 상황으로 숫적 우위를 차지 했음에도 맨마킹에서 실패하면서 혼이 났다고 말할 수 있겠다. 순간적인 스피디한 역습과 맨마킹은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의 고질적인 아킬레스 건이다. 이것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다.
구티와 베컴의 교체는 공격도 신경쓰고 있다는 카펠로의 생각을 반영한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많은 카드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교체에서도 한시름 놓을 수 있는 카펠로이다. 클라스는 영원하다 라는 아주 흔하고도 정확한 진리가 있는데 베컴의 크로스와 패스는 그 말 그 자체를 증명하였다.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을 하지 못한 선수라고 하기에는 아주 좋은 경기력을 선사했으며 실제로 그의 크로스로 레알 마드리드는 승리의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구티는 조커로서 최고의 선수가 아닌가 생각된다. 교체 후 빠르게 경기의 흐름을 파악한 후 자신의 패스로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창조해낸다. 이 것이 구티 카드를 가진 카펠로에게는 엄청난 메리트임이 분명하다. 뭔가 큰 기대를 해도 이상치 않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1로 발렌시아를 이겼다. 이 경기의 승리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승점 3점으로 자신의 뒤를 바짝 뒤쫓아오면서 목덜미를 죄여오는 올가미를 끊어버렸다는 것. 그리고 오히려 앞서있는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에게 올가미가 되어 그들의 목덜미를 죄여오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발렌시아라는 조직력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팀을 상대로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하면서 오히려 상대방의 플레이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자신감을 완벽하게 돌려주었고 리그 우승의 꿈을 꿈이 아닌 현실에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자가 울부짖으면 밀림의 동물들은 떨 수 밖에 없다.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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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나 2007.04.23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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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Kewell 2007.04.23마지막 문장에서 동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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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ud Madrid 2007.04.23반니의 골보고 집에서 혼자 미친듯이 소리지르다가 맞아죽을뻔했습니다...ㄷㄷㄷ칸나바로,디아라,반니같은 이적생들이 무엇보다도 거의 적응완료가 되간다는점에서 이번경기는 정말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가 없더군요~ㅎㅎ
이제 카사노,레예스만 살아나면 되는데 이 둘은...ㅜㅜ -
subdirectory_arrow_right Иo.Roberto Carlos 2007.04.24@Ruud Madrid 레예스..제발 살아나줘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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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lgado 2007.04.23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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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Zizou 2007.04.23캬..마지막 문장...역시 표현하나는 최고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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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ka)(ga)고 2007.04.23잘 읽었습니다..좋은 경기력을 볼수록 클라시코와 라싱전이 자꾸 생각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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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 Pivote 2007.04.23골의 과정이..좋았기에...너무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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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왕성인 2007.04.23리뷰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같은 경기를 봤는데도 ㄷㄷ 저도 좀 더 경기 보는 시야를 넓혀야 할 듯;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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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룰렛 2007.04.23정말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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惡鬼夜行 2007.04.23역시 최고의 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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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함께라면 2007.04.23마지막 문장 정말 대박입니다^^ 나중에 책이라도 한 권 쓰시는게 어떨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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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레알로오다 2007.04.23라울 사이드에서 4명 돌파후 슛 진짜 ㅎㄷㄷ 이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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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온 2007.04.23역시 진정한 리뷰어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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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net 2007.04.23마지막문장...사자가 울면 밀림의 동물들은 떨수밖에 없다....명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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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ZIDANE 2007.04.24요새 레알 공격진은 다들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수비하기 힘들게 만들어주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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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ks_23 2007.04.24레알 이번엔 충분히 우승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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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maker 2007.04.24엘리엇님 리뷰를 읽을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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Иo.Roberto Carlos 2007.04.24멋진 분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