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고사 전 후기
에메르손과 디아라라인의 문제는 물론 두 선수가 모두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선수에게 패스하는 것에 급급하면서 공격진에게 골고루 볼을 돌리지 못한 것에도 있지만, 두 선수의 포지셔닝 문제가 컸습니다.
-------에메르손--------------------
----##상대##---##상대##------------
-----------------디아라------------
------------포백-------------------
이런 상황에서 포백으로 부터 디아라가 볼을 잡으면 에메르손은 디아라에게 볼을 받기 위해, 내려와야 하죠. 하지만 에메르손, 또는 그 반대의 경우에는 디아라가 나 몰라라 하면서 볼 잡은 선수의 고립을 초래했습니다. 결국 상대의 미드필더의 압박에 볼을 쉽게 뺐기거나, 롱패스 위주의 뻥축구를 하게됬습니다.
하지만 디아라, 가고 라인은 두 명의 UP, DOWN 이 자유자재로 이루어지더군요. 디아라가 내려와서 상대 선수가 붙으면 그 상대들을 같이 끌고 올라가 공간을 만들고, 가고가 그 공간으로 내려와서 포백한테 볼을 전달받는 식으로요. 또한 거기서 그치는게 아니라, 볼 잡은 가고에게 다시 압박이 가해지려고 하면, 디아라가 다시 내려와 볼을 전달 받으면서 상대의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처했습니다. 결국 공격진, 특히 레예스가 훨씬 많은 볼을 받기 좋은 형태로 받을 수 있었죠.
또한 가고의 합류는 미드필더에서 공격진으로 전달되는 패스의 질과, 속도를 끌어 올렸습니다. 가고는 시야와 기본기가 굉장히 좋죠. 그래서 원터치 패스로 바로바로 공간이 나있는 공격수에게 패스 공급이 이루어졌습니다. 베티스전만 해도 스페인 잔디에 아직 적응을 못 했는지 전진 숏패스가 짧은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패스 성공율과, 패스의 질이 모두 많이 좋아졌더군요. 제2의 레돈도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이런, 미드필더진의 볼 공급 향상은 공격진에 더 많은 볼터치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하였죠. 하지만 공격진 자체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일단 개개인의 컨디션 문제도 컸죠. 루드는 예전보다 몸싸움을 통한 볼키핑 후 피딩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날카로운 움직임이 아쉽기도 했구요. 특히나 저는 몸싸움에서 너무 잘 밀리는 루드의 모습이 가장 안타깝더군요. 4-2-3-1에서는 원톱의 고립이 이루어지기 쉽기 때문에, 볼을 키핑하거나 상대 수비진의 거친 도전 속에서 볼을 몰고 나가야할 때가 많죠. 그럴 때마다 루드가 몸싸움에서 밀리면서 볼 소유권을 잘 내주더군요. 월드컵 후유증인지, 아니면 나이로 인한 체력저하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피지컬 훈련에 힘을 써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레예스의 경우에는 최근에 자신감은 많이 되찾은 모습입니다. 드리블 돌파도 자주 시도하고 있죠. 하지만 그 자신감 만큼 몸이 못 따라 오는 것 같더군요. 레예스 역시 드리블을 하면서 너무 볼 소유권을 잘 잃습니다. 보통 드리블을 하면서 볼을 잘 빼앗기는 원인으로는 무리한 드리블 시도, 높은 무게중심으로 인해 민첩성이 떨어지는 경우,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레예스의 경우, 최근 볼이 갑자기 많이 와서 그런지 몰라도 너무 과도하게 드리블 시도를 하기도 하고, 무게 중심이 높은 선수는 아니지만 기술적 문제인지, 컨디션 문제인지 볼 방향 전환할 때 볼터치하는 속도나 기술이 좀 떨어져 있습니다. 또한 몸싸움이 약한 선수기도 하구요. 이런 경우에는 레예스는 드리블 돌파보다는 좀 더 날카로운 공간 침투라든지, 다른 선수와의 자리 체인지같은 움직임과 기본적으로 재능을 보였던 센스있는 패싱 플레이로 팀에 공헌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패싱, 공간 돌파를 모두 고려해야하는 수비진에게 레예스의 드리블 돌파가 더 잘 먹힐 수 있죠.
가장 염려 되는 것은 호빙요 입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보이더군요. 그리고 키핑 능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예전에 지단-구티로 이어지는 라인을 썼을 때는 공간상 호빙요가 사이드에 많이 몰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4-2-1-3 또는 4-2-3-1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여러차례 뛰기 편하다는 윙포워드의 롤을 보고있죠. 하지만 호빙요의 움직임이 별로 좋지 못합니다. 호빙요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는 윙쪽에 둬도, 자유롭게 운동장을 누비면서 뛰어난 슈팅 능력과 패싱 센스를 보여줄 때 였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의 경우 뒤로 갈 수록 좋아지기는 했지만, 스스로 사이드에 몰려 있어서 특유의 슈팅능력이 발휘되지도 못했고, 라울 브라보와의 연계 플레이가 살지 못하면서 힐패스 연결 같은 호빙요의 패싱 능력이 발휘되지도 못했죠. 감독이 좀 더 자유로운 역할을 맏기던, 윙백의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지시하던, 호빙요의 자신감을 좀 더 끌어올리던지 .. 뭔가의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새로 추가된 이과인의 경우 볼터치도 좋고, 움직임도 좋아서 라울을 대체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공격진이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혼자 드리블로 해결을 하려고 하거나, 고작 해봐야 한 명의 돌파 후 다른 한 선수에게 공간패스.. 이 정도가 공격진이 보여준 조직적인 모습이죠. 결국 이는 압도적인 볼 점유율에 비해서 극히 적은 슈팅 수를 가져왔습니다.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근래 몇 년간을 봐도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격진의 경우 선수들이 라울을 제외하고는 합류한지 길게는 1년 반, 짧으면 1개월 정도 밖에 안됬죠. 결국 이제 좋은 무기들을 갖춘 만큼 같은 멤버로 꾸준히 호흡을 맞춰보는게 중요합니다. 또한 사이드에 고립되고 있는 윙 자원들을 위해 윙백의 공격적인 지시를 내리거나, 적극적인 선수들간의 자리 교체 등의 카펠로의 전술적 지시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렇게 좋아진 점, 개선해야 할 점 모두 있지만... 가장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은 선수들의 투지가 되살아 났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비야, 바르셀로나가 패하고 레알이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만큼 선수단 전체 분위기의 기복 문제만 해결된다면 올시즌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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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ot Lee 2007.01.15디아라-에메르손 라인의 단점을 정말 말씀해주셨네요. 덕분에 투박한 라인이 투박의 극치를 보여주고 중원을 잘 못잡으면서 팀 자체가 기복이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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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TI 2007.01.15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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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룰렛 2007.01.15에메르손이 좀 공격성향이 강해서 잘 맞지 않는 거 같네요..
제라드도 공격성향이 있어서 수비형으로 안두고 중앙미드로 두는데.. -
나보 2007.01.15진짜 이과인은 next raul이라는 느낌이 정말 강했죠~ 아직 얼마 보지는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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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ZIDANE 2007.01.15카펠로가 선수단 분위기는 지금 제대로 잡아논듯해요. ㄷㄷ
호빙요의 포지션은 좀 아쉬운 부분이고요.. -
Becks7 2007.01.15카펠로 경기보니 풀백이 오버랭핑만 잘해줘도 공격이 더욱 수월하게 다양하게 이뤄지더라고요 .
그런데 정말 호빙요는 요즘 뭔가 이상하다는 ..
레예스가 좀 나아진다 싶으니까 이제는 빙요가 .; -
라울곤잘레스 2007.01.16이과인에서 비롯된 공격진의 문제는 라울의 유기적인 팀플레이로 커버 할 수도 있겠네요
